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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4화 (4/1,533)

<-- 흑마도사의 상황 -->

이번에 급하게 식량을 사 오게 된 이유가 대공동에 마계의 문이 곧 열리기 때문이다.

스승님과 같이 있을 때는 교대하면서 싸워 버틸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나 혼자 버티어야 했다.

"도움이 안 되는 스승님. 리치가 되라 하니 제자가 십 서클이 된 것을 보았으니 이제 더 여한이 없다고 그냥 돌아가시면 어쩌란 겁니까?"

하이 엘프 퀸인 칠 서클 마스터 수준인 다섯 명과 오억이 넘는 하이 엘프 군단과 맞싸워야 한다.

‘정화된 마기를 유지하는 대수림을 보호하려면 대단위 마법은 사용하면 안 된다.

다행히 마기가 구석만 안정화되어서 일부분만 방어하게 되어서 천만다행인 상황이군.’

여기를 떠나면 되지 않느냐고?

서클을 올리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마력의 양이 아닌 질이다.

‘이곳 외의 지역을 뒤져보았는데 모두 일백 분의 일 이하의 농도였다.’

결국, 하이 엘프 제국과는 사생결단을 내야 할 상황이었다.

태양이 비추고 있어도 어둠 외에는 없는 대공동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공간에 균열이 가며 마기가 눈에 보일 정도로 강해진다.

"저들도 준비 완료인 모양이군."

공동 주변을 에워싼 수억 명의 엘프들의 화살이 시위에 걸린 채 대공동 중앙을 노리고 있었다.

하늘에는 수많은 정령이 허공을 꽉 채우고 공격할 준비를 마친다.

공동 중앙의 허공에 떠 있는 검은 돌의 마탑을 표적으로 말이다.

그 마탑의 위에서 검은 로브를 걸친 나는 한숨을 내뱉고 있었다.

“휴우-! 마탑을 마계로 옮기자니 마기의 질이 형편없고, 그렇다고 이런 드잡이질도 한두 번이지.”

협상도 안 될 정도로 하이 엘프들은 고지식하고 획일적이다.

‘수차례 협상을 제안했지만, 대화 자체가 불가능했다.’

카르마만 아니었다면 학살을 벌일 정도로 집요하게 공격받았다.

‘숲으로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날아오는 화살만 수천 발이다.

육 서클 이하의 방어막 정도는 우습게 관통할 위력의 정령 화살로 말이야.’

흑마도사가 투덜거리는 모습은 검은 로브에 둘러싸여 보이지 않지만, 주변을 포위한 엘프들도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하이 엘프 대군의 중앙에는 서 있는 높이와 폭이 일 킬로미터 이상인 거대한 움직이는 나무이자 이동 요새인 ‘워킹 트리’가 있었다.

그 머리 위에는 은색의 진은 갑옷으로 무장한 하이 엘프 퀸들이 대화를 하고 있었다.

“정말 십 서클일까? 저 인간 흑마도사.”

“대공동 바깥에서 우리 다섯 명의 합격을 막을 수 있다면 팔 서클 이상이다.”

“거기에 오만에 엘븐 나이트를 피해 달아났으니 구 서클 이상으로 판단할 수 있지."

“검은 로브에 새겨진 열 개의 원이 사실이라면 십 서클이 맞다.”

“어릴 적에 저 흑마도사를 무슨 희생이 치루더라도 죽였어야 했어.”“이미 지나간 일.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죽인다.”

그들은 대륙에 알려진 자연 순응적인 엘프와는 격이 달랐다.

키도 일반적인 엘프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크고, 기본적인 마른 몸매는 근육이 강인하게 단련되어 가슴이나 엉덩이가 일반 인간 여성보다 클 정도였다.

종족의 특성인 날씬한 몸매 위에 근육으로 뭉쳐진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 그리고 극도로 단련되어 단단한 팔과 다리가 달렸다.

긴 귀가 아니었다면 밀림의 여전사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나뭇잎 초록색의 색깔의 머리카락과 푸른 눈이 시퍼런 살기를 품으며 아름다운 얼굴을 보는 감동 대신에 싸늘한 한기를 느끼게 한다.

그들은 태초부터 대수림을 엘프의 성지로 지켜오면서 수많은 마물과 마족들을 죽여 왔던 하이 엘프들의 수장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의지는 하나였다.

“마계의 문이 열리면 총공격으로 마물과 마족을 처단한다.”

“그 다음에 저 더러운 흑마도사를 성지에서 말살한다.”

하이 엘프 퀸들의 대화는 이미 신의 경지에 도달한 흑마도사의 이목을 벗어날 수 없었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살자고 발악한 게 죄냐?”

그는 대수림의 영역을 벗어나 산맥 너머까지의 영역을 자신의 권능 영역에 두는 게 가능했다.

‘권능 영역에서는 삶과 죽음은 극소수의 강자를 제외하고는 좌우하는 게 가능하다.’

하이 엘프 제국을 모두 멸망시키는 것도 가능한데 이렇게 소극적인 방어만 하게 된 이유가 있었다.

신계의 신족과의 계약 때문이었다.

“쪼잔한 엘프들의 신 그랑조아!

빌어먹을 신족들 같으니라고.”

십 서클이 되고 신의 영역에 들었을 때 흑마도사는 중간계에 남기를 선택했다.

‘오직 마법만을 원했고 알려진 극치에 도달했기에 이제 다른 분야를 경험하기 위해서였지.’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던 상황에서 엘프들의 신 그랑조아가 그를 중간 신역으로 호출한다.

그랑조아가 더 아름다울 수 없는 엘프의 얼굴에 호리호리한 몸을 살짝 반투명한 의상에 감싸고 있었다.

그런데 그 웃는 모습을 본 순간 흑마도사는 위기감을 느끼면서 반사적으로 마법을 퍼부었다.

‘그렇게 엘프들의 신 그랑조아와 전투를 벌이고 결국 무승부였다.’

서로 거의 엉망이 된 상태에서 그녀가 통보한 것은 신은 신계에 있어야 하나 흑마법으로 신의 영역에 오른 너를 성스런 신계에 둘 수 없어 중간계에 둔다.

그러나, 카르마가 부정적으로 흘러 ‘극악(極惡)’에 이르면 신계의 총력으로 말살하겠다는 협박이었다.

‘엘프들보다 더 아름다운 얼굴로 나긋나긋한 미소를 지으면서 협박을 하다니?

그래도, 막 신이 되고 혼자인 나는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자신은 모든 것을 감추는 로브를 쓰고 카르마 관리에 필사적이 될 수밖에 없게 된다.

'두고 보자 신족들아.

어떻게든 십일 서클이 되어 이 고난을 그대로 갚아주마.'

마계의 문이 열린다.

정제되지 않은 마기가 미친 듯이 요동치고 곤충과 동물들이 섞인 마물들이 우박처럼 공중에서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검은 박쥐의 날개를 가진 하급 마족들이 환호하며 중간계로의 진출을 기뻐했다.

파파파파파파파파파-!

그런데 그 순간 하늘이 갈라지면서 화살의 폭우가 쏟아진다.

수억 발의 화살이 그들에게 쏟아지고, 그 화살 바로 뒤에 무수한 정령들이 자신들을 덮치고 폭발했다.

꽈꽈꽈꽈꽝! 슈가가가가가가각!

마탑의 주변은 공동의 중앙이기에 어떤 공격이나 폭발도 마계 어딘가로 이동한다.

그래서 흑마도사는 잠시 외유하여 본 연극을 보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물론 부 수익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마물들의 몸은 귀중한 마법 재료이고, 마족들의 심장인 마정석은 마력의 근원이기도 했다.

물론 장비하고 있는 무기나 갑옷도 귀중한 재료이기도 하고 말이야.’

마수와 마족들의 반격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집중포화를 뚫기 위해서, 딱딱한 껍질의 거대한 비행형 마물들이 초고속으로 돌진한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중급 마족들이 육중한 중장갑을 입고 날아갔다.

아무리 보아도 그대로 밀릴 분위기였는데 하이 엘프가 왜 대수림의 지배종족인지 증명했다.

파아아아! 파아아아!

세계수와 연동된 수백 만의 엘프 나이트들이 자신이 계약한 상급 정령들과 합체되어 그들을 도륙하는 것이다.

‘상급 정령과 합체한 엘프들의 크기는 십 미터 이상이고, 힘으로도 밀리지 않는다.’

작은 하급정령과 합체한 하이 엘프들도 아무런 두려움 없이 중급 마족들을 처단을 시작했다.

‘쉽게 끝나는군.

역시 마족과 영겁의 세월 동안 싸워온 일족다워.’

짧은 전투의 감상평을 생각하면서 있는데 익숙한 여성의 요염한 목소리가 들린다.

마탑 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쳐다본 흑마도사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마탑의 주변은 일종의 공간결계이기에 외부의 공격을 배제하면서 마계로 날려지지 않는 중립지대가 존재하고 거기에 마족들이 대피해 있는 것이었다.

“호호호. 여전하군요. 위대한 흑마도사.”

“그냥 가라.

원하면 바로 산맥 너머로 보내주겠다.”

대화를 나누는 여성은 서큐버스라고, 남자의 욕망을 먹고 사는 정신계 마족이었다.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 피처럼 붉은 선홍빛의 입술은 남자를 언제나 유혹할 준비가 되어있다.

거기에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젖가슴과 엉덩이는 아슬아슬한 검은 가죽옷으로 가린 여성 마족과는 상당히 구면이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도 비슷한 복장의 여성형 마족들이 요염한 미소를 지으면서 몸을 살짝 꼬면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어머. 매정하셔라.

그렇게 뜨겁게 대하실 때는 언제이고?"

"젊어서 한때다.

그리고, 인간 남자는 독점욕이 있어서 양다리 하는 여자는 싫어해."

막 태어난 아기일 때 공동에 들어와서 여성 자체를 몰랐는데 소환마법을 연습하다 소환된 상대가 저 서큐버스였다.

‘어떻게 하다 보니 동정을 잃고, 상당히 뜨거운 경험을 하게 되었지.’

그녀가 흡수한 정기는 다행히 당시의 자신에게는 큰 위협이 안 되어서 무척이나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나중에 스승에게 발각되어 혼나고, 서큐버스의 생태와 정조관념을 알게 되어 바로 끊어버렸다.’

갑자기 생각나는 젊은 날의 추억은 나중으로 밀어 놓고, 중립지역에 모여든 여성 마족들을 보면서 말했다.

"너희는 마왕성의 소속인데 왜 마계에서 밀려난 것인가?"

"이번 백 년 전투에서 저의 출신인 십칠 마왕님이 졌어요.

끈 떨어진 연 신세라서 재처리되기 전에 중간계로 도망쳐 온 거죠.

당신만 믿고요.”

“….”

소환마법으로 여성형 마족을 자주 소환하면서 남녀 간의 정을 쌓다 보니 마계의 소식을 알게 되었다.

‘백 년마다 열리는 대수림의 마계의 문은 마왕의 위치를 정하는 백 년 전투와 관계되었다.’

마계에는 1명의 마신과 마왕을 통솔하는 3명의 대마황과 999명의 마왕이 있고 거기에 도전하는 9,999명의 대공이 있다.

‘그 전투에서 패배하고도 살아남은 자들은 모두 여기를 통해 추방된다.’

마왕이 바뀌는 경우는 드물지만, 만약 그렇다면 골치 아픈 상황이 될 수 있다.

일단 엄청난 수의 마족들이 처단되고 재생성 되게 된다.

이 과정은 정신체의 마족의 모든 기억을 지우고 충성심을 입력하는 과정이기에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된다.

‘즉 마족의 죽음과 같기에 그것을 피해 중상급 이상의 마족들이 대거 이동해 올 수 있다.’

중립지대로 슬금슬금 접근하는 모르는 남성 마족들은 모두 마계로 이동시켜 버렸다.

이미 서로 이야기가 되었는지 그 당시 소환했던 여성형 마족은 모두 이곳으로 모인 모양이었다.

내게 말을 건 서큐버스는 당당한 것 같지만, 무척이나 불안한 감정을 보였다.

여성형 마족의 직접 전투력은 남성형 마족과 비교할 수 없이 약하다.

지금 저 난전에 들어가면 순식간에 소멸할 것이다.

“그런데 왜 다 여성 마족이지?”

“당신은 여자 좋아하잖아요.”“….”

괜히 물어보았다.

주변에는 안도의 한숨을 짓는 여성 마족들뿐이니 변명도 못 한다.

‘여자를 이렇게 밝히다니 이럴 때는 내가 정말 10서클의 신급 마도사인지 의심이 갈 지경이다.

지금도 남성마족은 반사적으로 마계로 날리고 있다.’

마족들은 천이 귀하여 전투 중에는 대부분 벗고 싸운다.

그러니 그 흉물을 덜렁거리며 가까이 오니 반사적으로 날린다고 생각했지만, 여성 마족들만 남은 것을 보고 한숨만 나온다.

“언제까지?”

“다음 마계의 문이 열릴 때까지 주인으로 모실게요.”

“좋아. 마력은 제공한다.

단 나를 귀찮게 하지 말고 조용히 지내도록 해라.”

“역시 호색한인 당신이라면 그럴 줄 알았어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

젊은 시절 철없는 실수가 정말 후회된다.

‘서큐버스에게 호색한 소리를 들어야 하다니 그때는 나는 정말 타락한 존재였구나.’

계약 의사가 전해졌는지 집중포화를 피해서 여성 마족들이 마탑의 주변에 몰려든다.

‘드디어 상급 마족들이 공격에 나서기 시작하는군.’

나는 마탑 위에서 상급 마족들을 쳐다보았다.

기본적으로 2쌍 이상의 검은 날개와 2개 이상의 뿔을 가진 거대한 인간형 마족들이었다.

그들이 학살당하던 중급 마족을 통과하여 정령과 합체한 엘븐 나이트들과 부딪쳐 가자 하이엘프들에게도 피해가 생기기 시작한다.

‘마족과의 피해가 일 대 일로 대등하게 발생한다.

과연 마계의 주전력인 상급 마족들의 위력은 대단하군.’

중간계에서 그 힘을 10분의 1밖에 쓰지 못하면서 상급정령과 합체한 하이엘프들과 대등하게 싸운다는 점은 엄청난 일이다.

그때 엘프이동요새 ‘워킹트리’가 생명력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고 나는 마탑의 주변과 중립지역에 방어막을 펼쳤다.

“모든 것은 뿌린 자에게 돌아가리니!”

- 마법계열 : 법칙마법, 방어계, 항상 발동

- 효    과

모든 공격을 공격자에게 그대로 되돌린다.

공격의 힘의 크기나 종류와는 상관없다.

항상 수억의 하이엘프 군단에게 공격당하는 주인공이 살기 위해 만들어진 마법이며 이 마법을 개발하고 난 뒤에야 대수림을 벗어 날 수 있었다.

개발목적은 주신급과의 전투와 대군과의 결전용이다.

상대방을 죽이려다 반사되어 자신이 죽은 것은 카르마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에 가장 애용하는 마법이다.

- 처음 발현 후 주인공 한마디 : 지긋지긋한 것들 이제야 살겠네.

자신이 만든 10서클의 법칙마법은 충실하게 그 임무를 수행했다.

파아아아앙!

워킹트리가 발동한 ‘숲의 성역’을 자신의 영역에서 되돌린 것이다.

‘이 숲의 성역은 엘프들의 신 그랑조아의 권속은 강화하고, 그 외에는 모든 것을 약화하는 최악의 저주다.

물론 엘프들에게는 승리의 축복이겠지만 말이야.’

성역에 접촉한 상급 마족의 비명과 피해가 줄을 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마탑과 자신들을 감싼 방어막을 보는 여성 마족들의 눈에는 놀람을 숨기지 못했다.

최상급 신의 권능을 마법으로 막은 것을 안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최상급 마족과 순위전에 패한 마왕인가?’

최상급 마족과 마왕의 전투력은 중간계에서 힘의 1할이라도 용족의 용왕들이나 용황과 맞먹는다.

‘더군다나 지금 왕좌에서 쫓겨나 악에 받친 마족들이라면 더욱 위험하다.’

5명의 엘프퀸들이 정령왕과 융합하면 거의 용황급이 되니 큰 문제는 없겠지만, 그다음 공격대상이 나라는 사실에 정말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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