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 생존전략-7화 (7/1,533)

<-- 대수림 전쟁 -->

순수한 마력이 유형화되어 흑마탑 전체를 휘감고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 색은 어둠보다 더한 흑암의 결정이었다.

공동의 차원장벽 안에서 그 장벽을 내부에서 부술 기세로 마력은 한없이 광폭하게 발산되고 있었고 점점 기세를 더해가고 있었다.

공동내부의 안정화로 대수림 부족 전사 전원이 완전무장 상태로 마탑을 에워싸고 있었다.

하이엘프 전사 4억 5천, 하이오크 일족 3억, 나가 일족 1억 5천만, 드워프 일족 5천만, 그리고 기타 일족 1억이 그 거대한 공동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사악한 흑마도사와 마왕과의 계약은 중간계 전체의 위협이었다.

더구나 대수림의 종족들은 영겁의 세월동안 마족과의 싸움으로 그들의 잔인함과 냉정함을 알았다.

백년에 1번씩 열리는 마계의 문 앞에서 흘린 피가 얼마인가?

가끔 마왕이 튀어나올 때마다 종족의 운명자체가 송두리째 흔들렸다.

마족과의 전투에서 우세를 점한 시기는 하이 엘프퀸들이 정령왕과 합신이 가능하여 중간계에서 최상급 마족을 압도하는 수준에 도달한 얼마 안 되는 과거부터였다.

그 전에는 중급마족 하나에 열의 희생을 치렀다.

그나마 버틸 수 있던 것은 대수림의 저주이자 은혜인 정순한 마기 덕분이었다.

그 정순한 마기는 대지에 비할 데 없는 영양소였고 그 것을 기반으로 산맥너머에는 이제 몇 그루 없는 세계수가 이 대수림에는 수천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장성한 세계수는 엘프 1억명을 감당한다.

자신이 태어난 세계수가 숲이 사라지고 주변이 사막화되며 말라 죽었을 때 일족은 멸망 직전에 몰렸다.

정령의 인도에 따라 일족을 이끌고 저 하늘을 뚫을 듯 솟은 높은 산맥을 넘을 때 일족의 9할을 잃었다.

숲에서 무한의 체력을 보이는 엘프일족조차 걷다가 탈진할 정도로 거대한 산맥이었다.

늙은 자들은 스스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지거나 마수들의 미끼가 되었고 나무를 잘 타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은 사냥 당하거나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었다.

전사들조차 약한 자들은 모두 죽어야 했다.

그때마다 번성하는 다른 종족에 밀려 어머니인 세계수를 잃고 쫓겨난 자신을 얼마나 저주했는가?

처음 이 곳에 도착하여 수천그루의 세계수를 보며 난생 처음 울며 감동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 마수들과 싸우며 남은 1할 중 다시 9할을 잃어야 했다.

세계수위에 다시 왕국을 세웠을 때 마계의 문이 열려 마족과의 전투에 다시 9할을 잃었다.

백만에 달했던 나의 일족이 1년의 이동과 대수림에 자리 잡은 순간 남은 것은 천 명 정도였다.

수없이 많던 내 동포가 이제 한눈에 헤아릴 정도 밖에 없고 그들도 사지가 멀쩡한 자들이 드물었다. 그들은 그것을 치료조차 못하고 정신없이 일족을 번성시켜 나갔다.

그것은 같은 시기에 세계수를 잃고 이곳으로 이동한 다른 엘프일족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들은 맹세했다.

다시 이런 꼴을 당하느니 끝까지 싸워 멸족을 택하겠다고.

결코 이 대수림을 마족이나 다른 종족에게 내주지 않겠다고 말이다.

과거를 회상하는 하이엘프 퀸들의 주위에는 그들과 계약한 정령왕들의 기세가 섞여 격렬한 감정에 감응하여 속성별로 공간을 태우거나 얼리거나 번개를 치면서 아우성치고 있었다.

머리카락이나 눈동자 색이 자신이 선택한 정령의 색에 의해 다채로운 변화를 보이는 그들의 공통점은 오직 하나 다른 모든 일족을 압도하는 살기였다.

중간계 누구보다도 아름답다는 엘프의 외모나 극도로 단련되어 엘프의 마른 체형을 벗어나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가 강조된 성숙한 육체도 눈에 먼저 띄지 않았다.

싸우기 위해 태어났다는 하이 오크조차도 질리게 하는 투기가 자신의 일족 맨 앞에서 적의 눈에 가장 먼저 눈에 뜨게 번쩍이는 보석으로 치장된 갑옷과 거대한 무기를 움켜쥔 채 폭발적인 마력유동을 보이고 있는 흑마탑을 살기에 번들거리는 눈으로 노려보고 있을 뿐이다.

그들의 영향으로 하이엘프들의 눈에서도 살기만이 보일 뿐이다.

다른 일족들은 그들의 살기에 밀려 마른 침만 삼키고 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극도의 단련을 통해 경지를 넘었고 엘프를 벗어나 영원의 수명을 얻은 하이엘프들이었다.

"우와-! 살벌하네요.

주인님이 얼마나 악독한 짓을 하셨기에 저 순하기로 소문난 엘프들이 저래요?"

이 가증스런 여자가 또 속을 뒤집는다.

서큐버스퀸으로서 자부심을 걸고 자신이 가장 먼저라고 살금살금 달라붙더니 이제 아예

자신의 수박처럼 풍만한 가슴을 뒤에서 내 머리 위에 살짝 올려놓고 목을 양손으로 감은 채 히죽거리고 있다.

내가 그것을 가장 좋아했던 것을 기억하는 모양이다.

가증스런 것이지만 과거의 인연 때문에 차마 마계로 날려버리지 못하고 있다.

결코 머리 위의 몽실몽실한 좋은 느낌 때문이 아니다.

"닥쳐-! 난 살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다."

마탑 안에서 확장작업을 마무리하기 전에 살짝 밖을 본 나는 경지에 든 이후 처음 사례가 걸릴 뻔 했다.

말이 좋아 10억이지 끝이 안 보이는 숫자다.

그것도 저것들은 하나하나가 산맥 밖에 나가면 최소 4서클이하는 상대가 가능한 초인 급의 이종족들이다.

그런 것들이 나 하나만 노리고 말없이 시퍼렇게 살기를 피우고 있다고 생각해봐라.

정순한 마기가 모인 이곳에서 무한의 마력을 지원받으며 싸운 내 스승과 나는 생명의 위협을 안 받으며 산 적이 없다.

이곳이라면 거의 8서클 이상의 반신급의 위력을 내는 7서클의 흑마도사 2명이 안정기 1년간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하고 중립지역에서 마계에 날려지는 위험을 감수한 채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았다.

저 중 제일 독한 것은 저 하이엘프퀸 5명이다.

외모야 절세의 미녀지만 지독한 미친개들이다.

우리를 죽이겠다고 정말 수단방법을 안가리더라.

특히 저 빨간 레드엘프퀸은 정령왕과 합신해서 이종족에게 치명적이 독이 되는 마기로 가득한 중립지역까지 뛰어 들어와서 방심한 내 스승의 마력장을 꿰뚫고 심장을 도려내었다.

자신조차 독기에 오염되어 몸이 줄줄 녹아내리려 하는데 정말 기분 좋게 웃고 있더라.

내가 마계로 날려버리려고 하자 같이 죽자고 녹아가는 몸으로 달려드는데 정말 소름끼쳤다.

가까스로 공동 밖으로 순간 마력포로 날려버렸지만 며칠 후에 또 뛰어 들어오려 하기에 아예 마계로 보낼 준비를 하니까 외부에서 불의 정령왕의 권능인 용암덩어리를 쉴 새 없이 중립지역 안으로 쏟아 부었다.

그것을 보고 다른 엘프퀸도 펄펄 끓는 물이라던 작은 산만한 바위라던가 폭발하는 번개덩어리를 중립지역으로 보내는데 그것을 1년간 피하고 마계로 보내는데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다행히 목은 안 잘린 내 스승님은 가까스로 내 심장복원으로 되살아난 이후 레드엘프퀸 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더라.

흑마도사로서 평생 전쟁터를 구른 자신도 저런 미친년은 처음 본다고 말이다.

볼 때마다 자신의 심장을 가리고 슬금슬금 뒷걸음치시다 경계선을 넘어 마계로 날려질 뻔 했다

"잊자."

깔끔하게 과거를 정리한  나는 그들을 외면했다.

내가 정말 저 살벌한 것들하고 사생결단을 내려 했는지 새삼 부끄러운 과거라 생각되었다.

어떤 미친놈이 엘프를 평화로운 종족이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저 무식한 오크들조차 엘프들의 살벌한 투기에 기가 죽어 있는 것을 보면 한참 잘못된 것 같다.

그리고 드디어 안정기에 들어간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