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수림 전쟁 -->
흑마도사의 로브 위의 원이 하나 줄어들었다.
9개의 원이 로브위에 빛나고 희미한 고리의 흔적만이 남았다.
하이엘프 퀸들의 눈에서 잠시 빛이 나면서 겨눈 대검을 그대로 조금씩 접근해갔다.
저 로브가 서클을 표시하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그럼 분명히 지금은 9서클이고 그럼 신력으로 강화된 자신들과는 겨우 한 단계의 차이이다.
몇 명의 마왕을 같이 처리해온 자신들이라면 가능하다 생각하는 듯하다.
로브 속에서 한 번도 빛을 보지 못한 것처럼 하얀 손이 드러났다.
그 손은 자신에게 접근하는 엘프퀸들을 향하지 않고 오른손은 하늘로 왼손은 땅을 향했다.
극에 이른 정령사이며 검사인 하이엘프 퀸들은 순간 멈칫거렸다.
공격하려면 자신들을 가리키리라 생각한 예상이 흔들린 것이다.
꽈르르릉-!
그리고 그 순간 왼손에서 엄청난 폭음과 폭발이 터져 나와 자신들을 종이 짝처럼 하늘로 날렸다.
'뭐야! 방출계의 마법은 봉쇄되었을 텐데.'
갑작스런 폭발에 자세가 무너진 그녀들의 하늘로 튕겨졌고 그 순간 오른손에서 무엇인가가 빠르게 날려졌다.
그것은 잘려진 인간의 손가락이었다.
폭발에 잘려져서 날려진 인간의 손가락이 공중에 튕긴 그 순간 검사에게 가장 취약한 자신의 하체를 노린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8서클의 속성별 최강의 마법들이 자신과 계약한 정령왕의 정반대의 속성으로 발현되었다.
불의 정령왕과 합신한 레드엘프 퀸은 빙계 마법중 최강인 블리자드가 순간적으로 얼음덩어리로 만들었고, 얼음의 정령왕과 합신한 실버엘프 퀸에게 화계 마법 중 최강인 헬파이어가 엄청난 열기로 모든 것을 증발시켜 나갔다.
대지의 엘프왕과 합신한 엘로우 엘프퀸에게는 수계 마법 중 최강인 네일 스튜림의 해일이 전신을 갈아버릴 기세로 회전해 갔으며 물의 정령왕과 합신한 블루엘프퀸에게는 대지계 최강마법인 어스퀘이크의 충격파가 몸 전체를 유린해 갔다.
그리고 나무의 정령왕과 계약한 그린 엘프퀸에게는 금속계 최강인 신의 망치가 머리 위에 떨어졌다.
5명의 하이엘프 퀸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단 한순간에 자신의 최대 약점 속성의 최강마법에 휘말려든 것이다.
엄청난 충격파와 굉음, 열기와 한기가 몰아치고 전장은 한순간 고요를 찾았다.
다리를 만들며 다가오던 이종족들과 공동외곽에서 대기하던 용족들이 갑작스런 사태에 놀라 마탑 위를 쳐다보자 서있는 것은 오직 흑마도사 뿐이었고 그가 하늘과 땅을 가리키던 양손에서 손목이상은 사라지고 로브는 자신의 피에 젖어갔다.
사태를 짐작한 전 종족이 얼어붙어 같다.
저 미친 흑마도사는 외부로 마법 발현이 불가능해지자 자신의 몸을 촉매로 마법을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충실하게 목적을 달성했다.
육체조차 투쟁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냉정함이 그들을 두렵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흑마도사의 외침이 전장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승리를 위해 희생을 구분하지 않기에 흑마법이 최강인 것이다.
근원학파가 왜 전장에서 최강인지 보여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