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창조 -->
확장된 마탑 중앙에는 과거 3층 마탑과 같은 모양이 금빛으로 만들어져있다.
허공에 떠 있는 '영원한 빛'에 의해 번쩍이고 그리고 그 지붕 위로 검은 색의 로브와 산산 조각난 팔다리와 피가 우수수 떨어졌다.
후두두둑-!, 두둑!
방금 엘프퀸들의 세계수의 공격에 박살난 흑마도사였다.
로브 위의 9개의 원이 검은 빛을 발한다.
동그란 검은 원심원이 시체 조각을 검게 물들었다.
잘려져서 흩어진 팔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위치에서 모두 사라지며 로브 안이 사람모양으로 솟아올랐다.
거친 숨과 비명이 대기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으으으윽-! 으아아악!”
마력이 로브 위를 내달리며 로브를 태우기 시작한다.
불길이 그 몸 전체를 뒤덮고 그만큼 비명소리가 커져갔다.
그 과정을 쳐다보며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마왕 아몬과 마족들은 눈을 찌푸리고 있었다.
"신의 권능으로 죽음에서의 부활인가?
마력으로는 불가능 한데?"
"마기로 이루어지는 것은 시체부활입니다.
흑마도사는 생명의 부활은 불가능합니다.리치가 될 뿐이지요."
공손한 어조로 답하는 최상급 마족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 저건 신력이다.
그것도 극도로 정화된 빛의 신력!"
검은 불꽃이 더더욱 타오르며 마탑 전체를 벌겋게 달구기 시작했다.
마탑 전체에 새겨놓은 마법이 발동이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금빛 마탑 주위에 겹겹이 깔아 놓은 외부와 연결된 차원방벽 때문에 접근하지 못하는 마족들의 시선 속에서 흑마도사는 자신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로브는 재로 변해 날아가고 들어난 나신의 육체는 자잘한 상처로 가득했다.
얼굴 전체를 뒤덮은 검은 빛이 도는 금색의 장발의 머리카락 밑의 입에서는 쉴 새 없이 이빨을 부드득 갈고 있었다.
마치 하이엘프족의 육체처럼 날씬해 보이지만 최고의 순발력을 발휘하기 위하여 극도로 단련된 근육은 근섬유 하나까지 피부위로 드러날 듯 했고 베어지고 지져진 상처와 화상이 사지에 빈틈도 없이 그려져 있었다.
가장 많은 것은 화살에 뚫린 원형의 상처들 이였고 그것은 빠짐없이 대칭으로 나있었다
극도로 단련된 신체는 그 노력으로 인해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하나 너무나 많은 상처로 인해 처참해 보였다.
그나마 깨끗한 것은 스스로 육체마법으로 소모하고 재생시킨 양손이었다.
“으득-! 이게 무슨 꼴이냐?”
이빨을 부서져라 갈면서 확인한 새로운 상처는 아직도 피가 새어나올 듯이 심장 주위로 다섯 개의 붉은 선이 그어져 있었고 그것을 쳐다보는 검은 눈이 분노로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주변에 재로 변해 사라져간 로브가 아프게 마음을 쑤신다.
스승이 물려주신 근원학파의 상징인 '흑암의 로브'를 이번 일로 잃은 것이다.
"나는 나로서 존재하니 너 역시 그러하리라."
- 마법계열 : 시공마법, 창조계, 발현시
- 효 과
인식이 없는 물질의 형상을 창조한다.
속성을 가리지 않으며 어떤 물건도 모두 최상의 상태로 되돌리고 더한다.
창조계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마력은 10서클 중 최고이기에 잘 쓰지 않는다.
개발목적은 공동에서 생필품이 부족한 주인공이 생활을 위해 만들었다.
- 처음 발현 후 주인공 한마디 : 정말 구질구질하다.
10서클이 되서 처음 만든 마법이 이거냐?
새로운 '흑암의 로브'가 재에서 다시 돌아와 내게 입혀졌다.
머리를 중심으로 거대한 빛의 원이 고속으로 회전한다.
그 수는 열개였고 완벽한 10서클의 마법을 발현하며 로브위에 다시 열개의 원을 새긴다.
근원학파의 마나서클의 위치는 일반 마도사와는 다르게 심장이 아니기에 즉사를 면해 나는 살았다.
심장에 새겨지는 마나서클은 심장에 부담을 주고 육체를 약화시킨다.
마법사가 고위의 서클일수록 몸이 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근원학파는 흑마법이며 전장의 마법이다.
기사의 보호가 없으면 죽기 딱 좋고 오라로 강화된 기사들의 속도를 약화된 마법사의 몸으로는 상대할 수 없으며 기사와 같이 배에 만들면 격렬한 운동에 수시로 변하는 내장과 휘는 척추는 자신의 좌표가 꼬이므로 마법발현이 안되었다.
그래서 선택된 것이 머리였다.
신체에서 가장 강한 근육을 가진 심장조차 그 부담으로 점점 약화되는데 인체에서 가장 복잡하고 정밀한 곳에 서클을 만드는 미친 짓을 최전선에서 수없이 죽어가던 저서클 흑마법사들은 선택했다.
어차피 천한 신분으로 가장 천대받기에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해 수없이 죽어가는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발꿈치 뼈를 제외하고 가장 단단한 두개골을 서클의 좌표로 삼고 뇌 속에 서클을 심었다.
그리고 거의 미치거나 뇌가 터져 죽어갔다.
하나의 서클을 새기는데 성공한 소수의 인원은 서클의 회전에 자극되어 강화된 뇌의 향상된 연산속도와 마법의 위력에 놀라고 육체에 아무런 영향이 없음을 기뻐했다.
자신들의 제자에게 그 과정을 새기고 두 번째의 서클을 새기기 위해 시도하다 제자들의 눈앞에서 시행착오를 보이며 또 무수히 죽어갔다.
다시 살아남은 흑마법사들은 성공한 서클의 생성과정을 품고 제자를 찾아 전쟁터를 전전했다.
시체를 해부하고 파손된 중상자의 뇌의 반응을 보며 연구를 계속했고 그 사악하고 끔직한광경으로 점점 더 천대받았다.
두뇌 서클의 연구를 위해 수없는 희생자가 생겨도 어차피 기사와 병력으로 보호받는 선택된 마도사들에 비해 사망률이 극도로 높은 그들이기에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이종족들과 벌이는 종족전쟁의 틈바구니에서 힘도 지위도 없어 최전선으로 화살받이로 끌려온 재능 있는 자들은 하루의 삶을 연장하기위해 기꺼이 흑마법사가 되었고 모든 인생을 그대로 보이기에 다른 마법사라면 지극히 꺼리는 기억전이로 자신에게 모든 것을 전수하고 눈앞에서 머리에 서클을 새기기 위해 시도하다 머리가 터져죽는 스승을 보고 오열했고 미쳐서 흑마법을 난사하다 동료에게 죽는 모습에 이를 악물었다.
근원학파는 그렇게 생겨났고 그렇게 점점 소수학파가 되어갔다.
써클 상승시 죽을 확률이 워낙 높기에 자신의 모든 삶과 지식을 제자에게 주고 전장을 누비다 축적된 부상으로 죽을 때가 되면 다음 서클을 여는 길을 위해 도전하다 죽어간다.
그렇게 근원학파는 가장 수명이 짧으며 가장 강력하고 생명력이 강한 학파였지만 그 수는 점점 줄어갔다.
머리에 서클을 새길 수 있는 체질이 규명되고 선별하여 받으면서 두뇌서클을 비밀로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세월이 흘러 5서클의 근원학파의 마도사가 종족전쟁에 처음 등장했을 때 기사이상의 속도로 최전방을 헤집으며 보통 마도사의 수배로 속도로 마법을 퍼붓고 아무리 몸을 난자당해도 두뇌서클로 회복마법을 남발해 회복하는 흑마법사의 모습에 모든 종족이 전율했다.
물론 머리가 박살나면 끝이겠지만 기사이상의 속도로 공격을 회피하는데 모든 육체단련을 하는 우리 학파가 그리 쉽게 머리에 맞아 줄 리가 없지 않은가?
참고로 나도 엘프제국과 수없이 싸우면서도 머리와 얼굴부분을 공격에 내준 적이 없다.
덕분에 팔다리만 이런 꼴이 되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근원학파는 엄청난 희생을 치루고 흑마법의 최고로 올라섰고 검은 로브위에 새긴
빛의 원의 수는 자부심이 되었다.
물론 멋뿐만 아니라 로브에 비상 구명마법을 새기기 위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하여간 '흑암의 로브'에 새겨둔 마탑으로 차원이동 시키는 마법덕분에 살았다.
마탑에 준비해둔 '자신을 돌아보니 과거와 현재가 같도다.'가 부족한 본신마력에 의해 불완전하게 발동되어 죽을 상황을 반복해서 겪은 것 빼고는 말이다.
짧은 마도사 인생이지만 이런 심한 꼴을 당한 건 정말 처음이다.
다섯 개의 정령검에 난자당하며 불타오르고 터지는 과정을 수십 번을 겪어야 했다.
"복수다. 이것들아!"
눈이 뒤집힐 정도로 분노한 흑마도사가 무슨 짓을 하는지 보여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