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창조 -->
"부유!"
한 면이 100km정도의 정육각형 공간의 바닥에 놓여 있던 금빛의 마탑이 허공 가운데로 올라가서 고정되었다.
마족들은 모두 마탑 안으로 대피한 상태다.
같이 보고 싶다고 칭얼대는 서큐버스 퀸의 몸을 마력으로 들어서 가볍게 마탑 안으로 던져 넣고 내가 살아갈 공간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결코 마법 중에 뒤통수 맞고 십지 않다.
마계의 주종관계는 철저한 힘의 역학관계이기 때문에 자신이 강하면 상관없지만 약해지면 종에게 죽는 것이 당연한 살벌한 관계이다.
가끔 마계와 중간계의 주종관계를 잘 이해를 못하는 초보 흑마법사들이 서큐버스에게 정기를 빨려 미라가 되거나 하급 마족에게 정신을 조정당해 분탕질을 하다 비참하게 죽는 이유가 여기 있다.
무엇보다 이것만 잘되어서 자급자족만 되면 남은 평생을 여기서 살 생각이기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
다시는 나무열매 조금 가지고 목숨 걸고 살기 싫고 나만 보면 죽이려 드는 하이엘프들이나 앞에서 웃으면서 뒤통수나 치는 그랑조아 같은 신족들에게도 정나미가 떨어졌다.
역시 나이를 먹어 늙으면 자기만 생각하고 자신만 건사해도 잘하는 것이라고 사악하게 웃던 스승님의 마음이 십분 이해된다.
"소환! 이계의 정령신"
마탑 주변에 반경 1km의 다섯 개의 마법진이 생기며 거기서 인간모양의 존재들이 나타났다.
허공에는 빛을 상징하는 이계의 정령신이 원형의 강력한 불길을 내뿜고 오른쪽에는 반투명한 물에 싸인 나가와 비슷한 존재가 눈을 빛내고 왼쪽에는 흙으로 뭉쳐진 짜증에 찌든 거대한 늑대의 머리를 밟고서 자신의 키의 두 배가 넘는 활을 들고서 나뭇잎으로 몸을 가린 정령신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
뒤에는 안 봐도 당연하게 자신을 죽일듯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을 끝없이 초고속으로 이동하는 반투명한 바람의 정령신이 도착해 있는 것이 느껴진다.
그나마 앞에서 긴 흑발로 하얀 나신을 가린 암흑의 정령신의 벌레를 보는 것 같은 시선이 나을 정도이겠지.
'분명 난 나와 계약한 정령신들을 불렀는데 왜 하이엘프 퀸들과 싸울 때 보다 더 불안하지'
참고로 모두 여성이다.
그것도 다 성질 더럽고 자기 밖에 모르고 툭하면 계약자로서 자신들에게 정기를 나누어 주는 나를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 공격한다.
그런데 왜 계약했냐고 물으면 다 어린 시절의 남자의 로망이라고 하겠다.
모두 어린 시절 내 취향의 늘씬하고 특정부위가 풍만한 아름다운 여성들이다.
그리고 그때 내가 여자에 미쳐서 돌았다고 수없이 후회했다.
머리 위에는 치렁치렁한 금으로 장식한 흰색 치마복장에 검은 색의 머리카락, 비녀라고 하는 보석장식으로 긴 머리카락을 둥글게 말고 황금빛의 빛의 왕관을 쓴 태양의 정령신이 불쾌한 듯 눈도 뜨지 않은 채 나에게 쏘아 붙였다.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 강제로 소환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태양의 불길 속에서 자신의 무례를 영겁토록 사죄하고 싶은가?
저번에 맛 본 불길은 미지근했던 모양이구나."
당장에라도 자신에게 쏘아지려는 작은 태양 같은 불의 구체가 수백 개가 떠오르는 것을 보고 황급히 자신에게 건 '모든 것은 뿌린 자에게 돌아가리니'가 이상 없는지 점검하며 로브 속에서 분주히 수식을 점검했다.
저건 하나하나가 9서클의 '헬 템피스트'보다 강력하며 마력을 정화하는 신성의 불이다.
보통 흑마도사나 마족이라면 스치기만 하면 영혼까지 재가 되어 소멸한다.
다행히 쏘지 않는 걸 보니 이번에는 관대하게 넘어갈 모양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목표가 주변으로 바뀐 것뿐이었다.
"그리고 이 초라한 공간은 무엇인가? 고귀하게 빛나는 짐을 보고 찬양할 가련한 우민들도 없고 이 덜 떨어진 되다만 것들만 있다니?"
'저런 말 하면 큰일 나는데.'
후우우웅!
나의 전후좌우를 둘러싼 이계의 정령신들의 시선이 나를 벗어나서 허공의 태양의 정령신을 노려보았다.
각 속성의 정령력이 계약자인 나의 허락도 없이 정기를 빼앗으며 증식하기 시작했다.
"호오. 사악한 흑마도사와 강제로 계약당한 타락한 천민들 주제에 자존심은 남아있는가?
그래 덤벼보아라.
왜 빛과 태양이 모든 속성 위에 있는지 보여주마."
머리가 찌근찌근 아파온다.
이미 통제 불가의 사태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다 성질이 더러우니 사이가 좋을 줄 알았는데 이건 동족혐오인지 서로 치고 받고 싸우기 시작했다.
태양의 신력이 폭발하며 수천줄기의 코로나가 각 정령신들을 후려치고 나가족의 물의 주술과는 비교를 거부하는 해일과 같은 물줄기가 끝없이 태양을 잠식하려 했다.
바람의 정령신의 바람이 소리를 몇 백배를 초월하여 태양을 관통하며 공간을 뒤흔들었다.
어찌나 빠른 속도인지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빛이 휘어 보일 정도였다
암흑의 정령신의 나신을 가린 머리카락이 마구 풀어지며 태양을 흡수하고 태양신의 본체마저 위협한다.
흙의 정령신의 거대한 화살에서 신력이 무수히 작렬하고 접근하는 소태양을 찢어발긴다.
그리고 발밑의 흙으로 구성된 거대늑대가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지 울부짖으며 작은 태양을 몸으로 때우거나 삼키고 광분하며 그 커다란 입으로 주변을 모조리 물으려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주 대상이 나다.
'쉿-! 저리가.
난 계약자란 말이다.'
다른 정령신도 은근슬쩍 실수인양 나에게 공격이 들어오는 상황에 정말 눈물이 나오려 하고 있다.
다른 정령사들은 정령들이 소멸을 각오하면서 도움을 준다는데 나는 툭하면 적보다 나를 먼저 죽이려고 한다.
겨우 몇 마디 이죽거리는 말에 자존심에 상처입고 저리 미쳐 날뛰면서도 착실하게 내게 공격 파편을 날리는 것을 보면 정말 소환하기 싫다.
어차피 내가 말한다고 들어줄 정령들도 아니니 내 할일이나 해야겠다.
"나의 세계를 여기 구현하니 따를지어다."
- 마법계열 : 법칙마법, 준 창조계, 발현시
- 효 과
자신의 상상을 정령력을 기반으로 현실에서 창조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법이 아니기에 마력의 소모와 난이도가 낮으나 이 마법의 시행자는 반듯이 5대 기반속성의 정령과 계약을 하고 동시 소환이 가능해야 한다.
덕분에 무시무시한 난이도를 자랑하며 주인공 전용이 되었다.
개발목적은 공동에서 마탑을 만들 때 자재가 부족하고 작업공간도 부족하여 1번에 만들고 공동내부도 개선해보자 하며 궁리해 만든 것이다.
물론 마법에는 성공했지만 원하는 결과 도출에는 실패하여 일일이 작업할 수밖에 없었고 힘겹게 살아야 했다.
- 처음 발현 후 주인공 한마디 : 그만하지 못해! 난 계약자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