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창조 -->
마탑의 최상부 허공에 직경 1km정도의 소형태양이 공간을 이동해 나타났다.
"앗-! 뜨거워"
"뭐냐? 또 네년 짓이냐?"
천장과 가까운 허공에 떠 있던 정령신들은 자신의 머리 위에 갑자기 태양이 나타나 열기를 내뿜자 황급히 떠있던 높은 고도에서 내려와 흑마도사의 머리 위에 있던 빛의 정령신을 포위하였다,
다시 공격을 하려 했지만 언제나 거만하게 부채질하며 독설을 내뱉던 그녀가 부채질조차 멈추고 묘하게 창백하게 굳은 표정을 보고 공격을 멈추었는데 태양의 정령신을 머리 위에 둔 마도사의 손이 다시 복잡하게 움직이며 무엇인가를 조작하는 것을 보고 사태를 짐작하였다.
검은 로브가 연신 빛을 발하며 마력의 빛줄기가 수없이 초소형 태양을 가격하면서 태양을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초소형 태양을 불러내 조작하는가?"
"하긴 그러니 저 성질 더러운 태양신과 계약이 가능했겠지."
서로 성질 더럽고 못돼먹었다고 욕하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을 뱉기라는 것을 모르는
정령신들이며 감히 자신들 앞에서 대놓고 욕하는 자들이 아예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다른 속성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이것이 무슨 사태인지 모르는 다른 정령신에 비해
태양신인 자신의 권능으로도 알 수 없는 태양의 출현에 기가 막힌 빛의 정령신과 비록
중급신이지만 너무나 자신의 힘을 과신하는 잘난 주인이 오빠인 태양신에게 태양이 뭐가 대단하냐고 비아냥거려 발생한 남매싸움에 휘말려 신체가 절반 가까이 완전 소멸 될
위기를 겪은 적이 있는 흙의 늑대는 입을 벌린 채 다물지 못했다.
남매싸움 이 후 타버린 몸을 이끌고 아등바등 살아남아 태양을 삼킨 늑대라는 신위도
얻고 태양에 어느 정도 면역되었지만 자신을 노린 것도 아닌 공격에 스친 정도로 반신이 소멸된 기억은 정말 끔찍했다.
'저 마도사는 중급신이하의 신체를 멸하는 것이 가능하다.'
태양신들은 주신 바로 밑의 최상급 신중에서 최고위이며 때에 따라 두계급 밑의
중급이하의 신들이 죄를 지을시 불살라 소멸시키는 즉결 심판관을 하기도 한다.
그 무서운 태양의 힘을 비록 초소형이나마 인간의 흑마도사가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이제 주인이 시켜도 가급적 물지 말아야 겠다. 소멸보다 맞는 게 낫다.'
악착같이 생존해온 늑대신의 마음의 결정이었다.
빛의 정령신은 초소형 태양을 쳐다보며 저것이 실물인지 조사하다 비록 약간 불안정하고 반응이 느려 열과 빛이 약하지만 태양 본체로 인정했다.
자신이야 주신의 직계이고 최초로 주어진 신성이 태양이라 가능한 권능을 자신의 계약자가 직접 다루자 잠시 혼란에 빠졌으나 자신의 태양에 비교할 수 없이 약한 위력에 빠르게 이성을 찾았다.
신력에 따라 끝없이 올라가는 초고온과 무엇보다도 빠르게 가속되는 빛의 속도는
한 단계 위의 타 속성의 신을 압도할 수 있고 정령신 중에서 자신보다 강한 태양신은 없다는 자존심이 이성을 회복하고 욕망을 부추긴다.
'태양으로 불리기 부끄러울 정도이나 생성시키고 조정이 가능하다니 정말 기특한지고.'
자신의 발밑에서 가끔 자신을 우러러 보고 부지런히 손을 놀리며 분명히 새로 태어난 것이 분명한 작은 태양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눈빛이 이리 저리 바뀌면서 생각을 빠르게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 흑마도사가 육체를 포기하지 않고 신성을 봉인하여 아직 마신으로 전직하지 않았다 하였지?
정말 재주가 많은 자라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얻을 가치가 있을 것 같도다.
호오-! 이정도 감정을 느껴보는 것이 언제였던가?’
신왕으로서의 광폭한 지배욕과 명예욕이 몸을 떨게 한다.
'짐은 비록 작으나 태양신을 종속신으로 거둔 유일무이한 국신이 될 수 있으리라.'
이계의 신계로 화려하게 복귀하여 태양신을 발밑에 둔 자신의 모습을 대륙의 신들이
우러러 보는 광경을 생각하니 정기의 유입 탓도 있겠지만 심장에서 피가 솟구치며 온몸을 뜨겁게 달구며 가벼운 절정을 느낄 지경이었다.
왼손으로 부채를 크게 펼쳐 얼굴을 가리고 눈만 보인 상태에서 빠르게 뛰기 시작한
자신의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오른손을 펴서 왼쪽 젖가슴을 꽉 눌렀다.
그리고 가빠지는 호흡을 내뱉는 입술을 왼손으로 덮었다.
황금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옷도 온몸을 치장한 보석도 갑자기 흥미가 떨어졌다.
자신의 눈에는 저 광대한 능력을 보이는 흑마도사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물로 느껴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은 가지고 십은 것이 생기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얻어왔으며 이번에도 다르지 않으리라 확신했다.
‘강제로라도 사악한 흑마도사의 육신을 정화시켜 나의 것으로 해주리라.’
아직 익숙하지는 않은지 태양을 계속 미세하게 조정하는 흑마도사를 빛의 정령신이 보는 시선이 반드시 처단해야 할 사악한 흑마도사에서 먹이를 노리는 맹수의 시선으로 바뀐
것을 모르는 정령신은 없었다.
정령계에서 계약 결과로 정령들과 정령왕이 바친 각종 보물을 놓고 분배를 할 때마다
자신의 마음에 든 물건을 먼저 가진다고 행패를 부릴 때의 눈빛과 행동 이였던 것이다.
무엇인가 말로 쏘아 붙여 주고 십지만 빛의 정령신이 미쳐 전력으로 싸우면 자신들이
아주 약간 밀리기에 다만 속으로 욕할 뿐이다.
‘미친 년! 또 저러내.
그래 이번에도 아예 박살을 내라.
이번만은 마음껏 응원해 주마.’
그녀가 바라던 보물 중에서 너무 과격한 수단으로 멀쩡하게 손에 들어온 것이 없으며 그녀의 신계가 멸망한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을 아는 정령신들은 이번만은 응원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