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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32화 (32/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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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르르륵-!

검은 색의 윤기로 번쩍이는 드레스가 자신의 눈앞에서 펼쳐진다.

풍성하게 흰 레이스로 올린 어깨부분에서 시작되어 손끝과 목까지 감싸는 섬세한 마법문양이 빛나고 가슴을 강조하듯 가슴 위와 사이 부분만 반 정도 패인 상태의 상의를 나누듯이 가는 허리부위에는 은색으로 빛나는 벨트가 조여져 있었다.

층층이 겹쳐진 모양의 스커트 역시 발목까지 내려오면서 은색실로 휘황찬란한 별처럼 빛나는 마법문양을 복잡하게 수놓은 옷은 은하수로 빛나는 밤하늘과 같은 아름다운 옷이었다.

마치 밤의 여왕을 위해 준비한 듯 품위가 넘치고 보는 사람의 소유의 욕망을 무한정으로 자극했다.

자신도 모르게 그 옷을 받기 위해 손을 뻗어 그 옷이 닿자 자신에게 닿으면 모두 흡수되어 사라지는 것이 생각나 화들짝 놀라며 손을 떼려고 했으나 그 옷이 흑마도사의 손을 떠나 자신의 몸을 감싸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흡수'신성을 무시하며 옷이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자신의 몸을 감싸는 것이다.

방법이 없어 머리카락으로 가렸던 나신을 옷이 살아있는 것처럼 몸에서 머리카락을 풀고 자신의 몸을 감싼다.

누군가가 옷을 벗기는 것처럼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를 가렸던 머리카락이 풀어 헤쳐져 하늘로 향하고 거기에 은빛의 실로 수놓아져진 검은 드레스가 입혀졌다.

상의가 가슴을 한순간 물결처럼 출렁이게 하면서 양쪽 젖가슴을 도드라지게 가운데로 모아주고 양어깨의 풍성한 흰 레이스에서 가는 은빛 선이 반쯤 드러난 가슴의 유륜의 윗부분을 교차하며 고정시켰다.

벨트는 은빛으로 빛나며 자신의 허리를 감싸서 출렁거리는 가슴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겹층식의 치마는 벨트 밑으로 직선으로 뻗으며 자신의 다리를 감싸서 가리고 양쪽 허벅지의 옆 부분이 벨트부위부터 끝까지 나누어지며 다리의 움직임을 편하게 했다.

아주 얇은 재질의 천이 자신의 다리를 발끝에서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허벅지까지 통째로 감싸는 것을 느끼고 벨트와  검은 재질의 줄이 연결하는 것으로 착용이 끝나는 듯 했다.

옷의 착용이 끝나자 자신의 옷의 문양이 일렁이며 옷이 미세하게 신축을 거듭하여 자신의 몸을 칼날조차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바짝 달라붙으며 완전히 입혀졌다.

천이 얇은 부분은 피부 밑의 근육의 움직임이 보일 정도로 완전히 자신에게 맞추어진 것이다.

마치 나신으로 있는 것 같은 착용감과 자신의 신성의 또 다른 일면인 '흡수'를 무시하고 입혀진 옷에 혼이 나갈 정도로 놀라면서도 옷을 조사했다.

이 마법문양은 정기의 흡수를 돕고 계약자와의 연결을 더욱 밀접하게 하는 것이었고 이 옷의 재질은 자신의 신성이 담긴 머리카락과 거의 동일했다.

정기의 흡수를 돕는 기능 하나만으로도 정령계가 들썩일 정도의 옷이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흡수'의 신성을 버틴다는 건 대부분의 신성을 견딘다는 뜻이고 신들이라면 이것을 얻기 위해 어떤 대가도  치르려 할 것이다.

언제 이런 것을 준비했는지 모르겠다.

나신 때문에 어디로도 움직일 수 없던 나에게는 너무나 귀한 보물이었고 '흡수'의 신성으로 접근하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던 것에서 벗어나 타인과 접촉할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나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고 신경질만 부리듯 했는데 이런 선물을 주다니 마음이 감동으로 물들었고 그 격렬한 감정 속에서 결심했다.

'계약자여 이 일 결코 잊지 않겠노라.

이제 나는 영원히 그대의 여자다.'

마도사는 옷을 입은 자신의 몸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마탑 위로 돌아섰다.

그리고 그 머리에 떠 있는 빛의 정령신과 주위의 정령신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 전에 바람기는 용서할 수 없으니 버릇부터 고치겠다.'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무섭게 타오르는 암흑의 정령신이었다.

흑마도사는 그런 마음의 변화를 모른 채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살았다.

다행히 옷은 마음에 드는 모양이네.

연결이 강화되어 드디어 암흑속성의 정령력의 분석이 끝났다.

이제 밤을 완성한다.'

저 옷은 암흑의 정령신에게 최초에 공격을 받았을 때 얻은 머리카락을 기초로 10서클인 '나는 나로서 존재하니 너 역시 그러하리라.'로 제조한 특수품이다.

본래는 내가 방어용으로 남성복을 제조해 입을 생각이었는데 내 전용 마법방어로 필요가 없어져서 잠시 치워두었던 옷이었다.

어찌 된 일인지 모르지만 자신의 속성인 암흑의 정령신에게도 미움 받아서 암흑의 속성을 스스로 구현해야하는 썩을 입장이다.

그런데  '흡수'계열인 암흑의 정령신에게는 대부분의 탐지수단이 무용지물이라 어찌 할 방법이 없어 궁리하다 자신의 나신을 가릴 옷을 원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계의 지식까지 참고하여 만들어냈다.

거참 이계의 옷은 정말 복잡하더라?

옷이 가장 화려하고 번성했던 가슴을 반쯤 드러내는 중세 유럽의 드레스를 기반으로 해서 허벅지가 화악 터져 있어 활동성을  강조하는 '차이나 드레스'와 방호와 방한기능을 보완하기 스타킹이란 긴 양말을 추가하고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벨트에 '가터벨트'란 것으로 결속하여 보완했다.

어떻게 공격 안 받고 입히고 입고 있게 만드는 것을 고민하다 자동 착용기능까지 덧붙이고 오래 입히기 위해 각종 편의 기능을 고생을 하면서 추가하다보니 특유의 장인정신이 불타올라 작품을 넘은 명작을 만들겠다고 심혈을 기우려 만든  옷이었는데 노력의 대가를 충분히 받은 기분이다.

'그래.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아.

암흑의 정령력을 확실히 알게 되었잖아.'

본인이 어떤 여자를 감동시켰는지 모르는 흑마도사의 평안한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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