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수림 바깥과의 전쟁 -->
나만의 자급자족형 마탑을 만들고 전투로 피폐해진 몸과 마법의 난발로 혹사된 두뇌를 휴식하기 위해 정신없이 잠들고 나서 배가 고파 잠을 깨니 어둠 속에서 은빛 달만이 반짝이고 있는 것이 보인다.
'잠든 것은 하루 정도인가?'
몸은 달의 마력으로 깔끔하게 치료되었고 마력조차 마탑의 보조로 완벽하게 충전되어있다.
지금의 나는 완벽한 10서클의 마도사이고 마탑을 만들면서 한 단계 발전된 것을 느낀다.
자기희생을 보여준 마족과의 계약에서 온 긍정의 카르마와 마탑을 만들며 넓어지고 익숙해진 마법지식에 의해 나의 서클이 드디어 10서클 마스터에서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조금만 더 긍정의 카르마를 얻고 마법 수련과 지식을 쌓으면 11서클에 도달한다.'
11서클의 마도사는 주신처럼 카르마를 어느 정도 조정할 수 있다.
인간의 수명을 조정하는 것과 같이 운명조차 약간은 조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마탑 밖에서도 여기처럼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모처럼 기분이 날아갈 것 같고 아공간을 열어 조리되자마자 아공간에 보관되어 연기가 모락모락 오르는 빵과 고기요리, 생선을 푸짐하게 내려놓고 먹으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둠에 쌓인 나의 마탑의 주변은 고요했고 달의 빛만이 은은하게 바다위에 떠 있는 고래골램과 잠든 가축들을 보호하며 움직임을 멈춘 개의 골렘들을 은빛으로 비추고 있었으며 저 멀리 수확을 하고 있는 기계형 골렘들도 보인다.
마탑 바로 밑에 우주수의 떡잎이 2개에서 4개로 늘어나고 2배로 자라 거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응-? 잎이 4개? 너무 빠른데.'
예상은 백년으로 생각했는데 하루 만에 저렇게 자라있다.
처음 높이가 3km에 폭이 6km옜는데 지금은 2배로 자라 장성한 세계수와 맞먹는 크기로 자란 것이다.
처음에는 식물의 성장이 빠르다지만 너무 빠르다.
이곳에 물질계에서 있을 수 있는 최대한의 정기와 마력으로 가득 차 성장과 성숙이 거의 백배수준이지만 백년이 자라야 할 것이 단 하루 만에 저렇게 자랄 수 없다.
밖의 시간의 흐름으로 다시 계산해보니 한 달 정도가 지나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기간 동안 마탑 내부의 정기와 마력을 흡수하고 마탑 외부의 순수한 마기를 우주수가 흡수하여 융합시킴으로서 그만큼 성장을 이룬 것이다.
자신의 최초 예상보다 거의 1,200배의 성장 속도이지만 나쁜 일은 아니다.
우주수가 커질수록 자신이 부여한 차원의 권능으로 스스로 확장하고 물과 흙, 공기를 증가시키며 마탑이 커갈테니 정말 좋은 일인 것이다.
마탑 외부의 변화도 없을 테니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아는 것은 정령신들뿐이고 그녀들도 정확히 무슨 일인지는 모른다.
물론 자신의 생존은 주신에게 알려질 테지만 어차피 카르마에서 못 벗어난 자신이기에 카르마를 조정하는 것이 가능한 주신은 눈치 채고 있을 것이다.
그것보다 굶은 기간을 생각하니 갑자기 배가 더 고파져 부지런히 배를 채워갔다.
'어째 배고프더라. 아아, 맛있어라,'
이끼나 썩어가는 동물시체가 아닌 따뜻한 빵과 잘 구워진 소고기와 물고기 구이에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하며 계속 먹어갔다.
아공간에는 그렇게 바라던 음식의 산이 지금도 물량을 급속도로 늘리고 있었다.
보아하니 골렘들이 벌써 늘어나는 생산물의 양을 못 따라가는 징조가 보이기에 가볍게
마탑이 확장되고 동물의 수가 증가됨에 자체적으로 골렘 수가 늘어나도록 골렘에 증식과 분리의 마법을 걸었다.
'우우우웅-!'
골렘들이 은빛을 발하며 요동치며 아메바처럼로 나뉘어 복사되듯이 수가 늘어났다.
고래골렘이 4마리로 늘어나고 다른 골렘들도 거의 4배로 수가 증가했다.
우주수는 마탑을 단 한 달 만에 4배로 확장하는 기적 같은 효율을 보여 준 것이다.
자급자족형 마탑의 가로와 세로, 높이가 각각 400km이다.
나중에 100km정도의 높이로 탑처럼 공간을 나누면 처음보다 16배의 규모가 되고
왕국을 세우거나 조그마한 제국을 세울 수 있는 규모다.
잠시 이게 문제가 될 수 있나 잠깐 고민했지만 크고 많으면 좋은 것이라는 생각에 걱정을 접었다.
아니 아공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식량에 즐거워진 것이다.
이제 평생 굶은 일은 없는 것이다.
또 극도로 소모된 체력과 마력을 달과 태양에서 보충하며 거의 100년간 받지 못했던 생명의 축복을 한 달간 꽉 채우면서 그 덕분에 최상의 몸과 정신이 유지되고 꽉 막혀있던 11써클의 벽이 눈앞에 있었다.
'부정적인 카르마의 방해만 없으면 나는 정말 행복하구나.
아예 영원히 나가지 말까?'
방정맞은 생각을 하며 마탑 안의 마족들의 동태를 확인하니 모두 대수림의 마기로 자신들의 마력을 회복하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마계의 혼탁한 마기와는 다른 정제된 대공동의 마기에 한 달간 고생을 하며 다른 일은 아무 것도 못한 모양이다.
남은 백년간을 자신의 마력을 회복하는데 전념하면 마계의 혼탁한 마력에 비해 월등히 강한 위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혼탁한 마기를 버리고 정순한 마기를 채우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내 스승도 8서클을 위해 50년을 교체작업하다 반도 못하시고 돌아가셨다.
그런데 거의 9서클 급의 마력 전부를 대수림의 정순한 마기로 교체하려면 마계의 혼탁한 마기에 익숙하여 마기를 호흡처럼 자연스럽게 다루는 마족에게도 굉장히 어려운 것이며 그렇기에 마기와 마력, 정기가 넘치는 이 대수림에는 마족이 살 수 없는 것이다.
10서클을 제외한 전부가 제한 받을 정도니 말 할 필요가 없다.
정신체들이라 마기만 있으면 먹지도 마시지도 않아도 되니 오히려 잘 되었다.
백년 뒤에 마계의 문이 열릴 때까지 마탑 안에서 마기보충이나 하게 하면 되겠다.
마족으로 이루어진 하렘이나 서큐버스 퀸은 어떻게 할 거냐고?
나중에 하자.
지금은 밥이 먼저다.
솔직히 여자보고 미칠 나이는 100년 전에 지났다.
몸은 18세지만 정신은 백살 넘은 노인이라 아주 가끔 육체가 발동 걸릴 때가 있지만 하고나면 다 허무한 일이더라.
그러니 지금은 조용한 내 마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쉬는 즐거움을 누릴 뿐이다.
"인생은 정말 아름답고 편하구나."
그런 말이 저절로 나오는데 마탑 내부에 약간의 파동이 일더니 그것은 목소리로 변했다.
"위대한 흑마도사여 회복을 축하하네."
갑자기 들려오는 반하대의 남성의 목소리는 주신이었고 나는 순간 불길한 예지에 얼어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