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계의 사정 -->
"대안은 없었소.
하이엘프 신족 10억과 1,000억에 가까운 엘프를 관리하고 전쟁신을 대신할 존재는 최상급신 중에 없고 신력부족으로 당장 마계나 경계에 밀려날 수 있소."
"……."
한숨이 절로 쉬어지는 상황이다.
전쟁의 신의 능력이 모자라 전쟁에서 밀려 다른 최상급신이 투입되고 신력을 보급하는 자신들은 꼼짝도 못하는 상황이라 전력을 보충하기 위해 막대한 부정적인 카르마를 가진 흑마도사를 잡으려다가 오히려 중간계를 날리고 신계가 정지할 뻔 했다.
"전투능력은 확실하니 경계를 전담시키고 신력을 보충하여 전선을 회복시키면 되오.
전화위복의 기회요."
"그랑조아를 색마에게 희생시키고 말이죠?"
여신들 사이에서 살기가 충만한 신력이 몰려왔다.
저 흑마도사가 마계에서 색마를 넘어 색신이라는 소문이 도는 것을 모르는 신은 없었다.
음마 중 서큐버스 퀸이 못 견딜 정도로 밝힌다는 소문 때문에 신계도 엘프처럼 일부일처제를 하고 결혼 전 순결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그랑조아가 얼마나 미워했던가?
지금도 그 처절한 전투 중에서도 부지런히 여자를 모아서 데려가지 않았는가?
아무리 자유연애가 일상화된 신계라지만 도가 넘었다.
더구나 아무런 권리가 없는 인질이면 어떤 꼴을 당할지 아는지 얼굴이 흙빛이 되어서 고개를 끄덕거린 그랑조아가 가슴에 박혀왔다.
그러나 지식의 신의 눈에서도 살기가 폭발했다.
그 역시 영겁의 세월동안 싸워 살아남은 태초의 신들 중 하나였다.
소멸의 직전까지 타격을 받아 죽어 재생을 몇 번이나 한 자신이 아직 죽어보지 못한 여신들의 살기에 기죽을 리 없었다.
“그럼 여신들을 전력으로 모두 내놓으시오.
그럼 내가 책임지고 그랑조아를 원위치 시키겠소.
지금도 경계에서 남신들이 일상처럼 죽어 재생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오.”
소름끼치는 살기가 여신들을 압박하자 잠시 대치를 이루다 멈추었다.
언제나 이런 평행선이었다.
여신들을 전력에 투입하기 원하는 남신들과 여신은 신력의 생산과 신의 탄생이 효율적이라고 전쟁에서 배제하려는 여신들의 다툼은 이제 감정싸움으로 번지려 하고 있었다.
“신족의 신력을 주로 생산하고 새로운 신을 탄생시키는 것은 우리들입니다.
그 고통을 모르십니까?”
“죽어 재생도 못해본 여신이 전쟁의 고통을 알 리 없지.
전 전쟁신을 기생오라비라고 하던데 아주 동감이요.
전쟁신 주제에 꽃단장하고 여신 냄새 풀풀 풍기면서 여신 편을 드는데 아주 짜증났소.”
“말이 무척 험하십니다.
당신도 여신에게 태어났는데 여자냄새라니요?”
“닥치시오, 내 어머니는 당신들이 아니요.
최소한 밖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남신들을 더럽고 거칠다고 무시하진 않으셨소.
다친 상처를 치료하고 격려했지 집지키는 개라고 무시하지 않았단 말이오.
누가 그 소리를 했는지 밝혀지면 맹세코 소멸시킬 것이오.”
당장이라도 결투라도 벌릴 상황이었다.
그러나 압도적인 살기와 전투경험이 풍부하다 못해 넘치는 태고의 최상급신을 아무리 다수라지만 무사히 제압할 리 없는 것을 알고 대치만 하는 상태였다.
“그가 어떤 자이든 강한 자이고 전장에서 당신들보다 도움이 되오.
그것이 내가 그를 최상급 신으로 추천한 이유요.
모든 것은 당신들이 아닌 카르마가 판단할 것이니 절대 방해를 하지 마시오.”
진득한 살기가 주신전을 가득 채우며 여신들을 몰아갔다.
“집 지키는 개라 모욕당한 야수신의 분노가 그만의 것이 아닌 것을 명심하시오.
지금의 주신께서 과거 신황인 그분이셨다면 우리들은 당신들을 용서하지 않았소,”
한순간 살기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지식의 신의 얼굴에 더할 수 없는 피곤함이 몰려오는 듯 했다.
“그러나 그분의 뜻은 자유와 평등의 행복한 세상이니 우리는 따를 뿐이오.”
“이번 전쟁신에게 지원은 없습니다.
다만 방해도 없을 것입니다.”
“그걸로 되오. 카르마의 계약에 관용은 없소.
단 한 번의 편법을 적용하려다 신계가 몰락 직전에 몰리고 최상의 최상급신이 주변까지 말려들 정도로 추락했소.”
“.....”
“또 다시 발생한다면 이런 기회도 주어지지 않을 것이요.
명심하시오. 홀로 평화로운 여신들이여. 훗-!”
지식의 신의 냉소가 공간을 울리고 사라지면서 여신들도 고개를 흔들고 모두 공간으로 사라지면서 서늘한 고요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