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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63화 (63/1,533)

<-- 최상급신의 인수인계 -->

"오지 않으면 직접 가겠다. 배교자들이여 처참히 죽어라."

갈색의 피부를 가진 여성의 주변의 공기가 일그러지며 점점 투명하게 변하고 악몽이 시작되었다.

파아아악-! 파악-!

주변의 거목들이 마구잡이로 날카로운 거대한 검에 베인 듯 베어지기 시작하고 하이엘프들의 팔과 다리, 목이 잘려서 튕기듯 하늘로 치솟기 시작한다.

보이지 않은 무엇인가가 초고속으로 이동하며 자신들을 나무와 함께 칼로 종이 베듯 날려지고 있는 것이다.

삼엄한 군기가 무너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적에게 자신의 동족들의 비명과 피가 대지를 적셔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진영이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도중에 하늘이 어두워지고 정령왕의 비명 같은 목소리가 귀청을 때렸다.

"전력으로 앞으로 피해라-!"

꽈르르릉-!

반사적으로 앞으로 뛰어나간 자신들의 뒤로 거대한 암반이 지축을 뒤흔들며 땅을 파고들었고 다시 그 암반이 들려지면 자신들을 덮쳐왔다.

온 몸의 힘을 다하여 거리를 벌린 순간 그 암반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세계수보다 더 큰 바위의 늑대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었다.

"늑대-!"

"흙의 정령신이신…….아니 종속신이신 늑대신이시다.

불에 대한 면역과 신살의 속성이 있으시니 최대한 피해."

"신살? 정령신이라며?

마신도 아닌데 무슨 신살의 속성을?"

"그…….그게 사정은 나도 잘 모르겠다. 어서 피해"

와우우우웅-!

거대한 암반의 늑대가 울부짖으며 엘프의 대군을 헤집고 수많은 나무를 깔아뭉개며 자신들만을 노리며 쳐들어오는 것이 먹이를 노리는 맹수의 것이었고 그 거체로는 믿을 수 없게 자신들의 속력을 따라오며  주변을 초토화하는 것이다.

"타아아앗-!"

틈을 노린 하이엘프퀸이 떨어진 발목 격인 암반을 가격하자 약간의 바위가 떨어져 나갔다.

그 단단함에 기가 질린 하이엘프퀸이 전력을 가하려 하자 거대한 암반늑대가 또 다시 몸을 띄웠다.

자신들을 덮쳐오는 줄 알은 하이엘프퀸들이 몸을 날릴 준비를 했다가 멈칫했다.

그렇게 맹렬하게 공격해오던 거대 늑대가 뒤로 뛰어서 도망간 것이었다.

꽈릉-!

그 뒤로 뛰어간 동작에 수천의 하이엘프들이 비명을 지르며 깔리고 거대한 암반늑대는 자신의 발의 조금 떨어진 부위를 이마로 올리며 애처로운 비명을 냈다.

"끼잉-! 낑-! 깽-!"

퍼어억-!

거대 늑대의 머리가 갑자기 땅에 부딪치든 떨어지고 한없이 차가운 목소리가 전장을 울렸다.

"똥개."

은색의 빛이 늑대신의 머리에서 퍼져나오고 거대한 은색의 활을 든 여신이 나타나자 정령왕들의 비명이 뒤를 이었다.

"아아아악-! 아르테미스님이다. 저분까지 왜?"

"뭐야!"

"어서 숙여-!"

은빛 머리카락을 가진 자신의 키만 한 활이 만월처럼 휘어지는 것 같더니 빛이 폭발했다.

파파파파팍-!

주위의 모든 것이 구멍만한 구멍이 나며 벌집이 되어간다.

땅도 바위도 나무도 모두 둥그렇게 원형을 그리며 점점 소멸해 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행하는 것은 화살모양의 신력의 화살이었고 어떤 물체도 두 번을 버티지 못하고 구멍투성이 되어 사라져 갔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보이지도 않는 빠른 동작으로 연신 활을 당기는 여신의 모습이 보였다.

광대한 신력이 끝없이 활에 집중되어 빛의 화살로 변해 날려지고 있는 것이다.

"한발 한발이 중급신을 일격에 소멸시키는 신살의 화살이다.

절대 고개 들지 말고 피해!"

"왜 또 신살이야? 저것들 마신이야?"

"원래 그런 분들이야."

늑대 주변의 모든 것이 생명을 잃고 쓰러지자 늑대가 다시 우렁차게 울부짖으며 다른 곳을 덮쳐갔다.

자신들이 살아 있는 것을 힐끔 본 것 같은데 완전히 반대쪽으로 거구를 날려 하이엘프 군대를 덮치고 초토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주변이 온통 법집이 된 상황에서 자신들의 정령왕들의 도움과 각자 힘을 합쳐 살아남았지만 무리한 정령력 사용으로 온몸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가까스로 무수한 신력화살은 직격을 피했는데 그 여파에 몸이 파괴되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딱해라. 계약자도 너무 하지.

저 아이들을 저렇게 풀어 놓다니."

스르르륵-!

부드러운 비닐이 스치는 소리가 들리며 어느 샌가 자신들의 주위를 휘감고 있는 거대한 뱀의 벽을 보았다.

'나가-! 아니야 지나치게 크다.'

주술로 거대화된 나가의 수백배의 크기였다.

지름이 3km를 넘고 길이가 90km를 넘을 듯 몸이 지평선에 걸쳐진 거대한 뱀의 몸통이 어느 새인가 자신들을 휘감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로 궁장을 입은 기품 있게 머리를 말아 올린 귀부인 같은 모습의 상반신이 나타나 자신들을 자애가 가득한 표정으로 내려다보았다.

"여…….여와님-!"

"아. 정령왕들이구나.

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착한 아이들이 한다고 했으니 너희들은 푹 자면 돼."

"아아-! 그게 아니고-! 으아아아악-!"

벌컥-! 벌컥-!

일순 대기가 물로 변해 자신들의 온몸을 휘감았다.

뱀의 몸통으로 휘감긴 공간 자체가 물로 변해버린 것이다.

갑자기 나타난 바다처럼 넓은 공간이 물로 변하자 미처 대응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물을 마시며 잠겨들은 것이다.

그리고 고통스럽기 보다는 이상하게 상처가 치유되고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이 들며 졸음이 밀려왔다.

그리고 귀로 어머니 같이 자상한 소리가 밀려왔다."

"좋은 아이들을 낳을 것 같은 아이들이니 푹 자고 일어나면 많은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 있을 테니 잘 자렴."

지금 들릴 리 없는 이야기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좋은 아이? 많은 아이의  어머니?'

전력을 다해 세계수와 연결하여 자신들의 몸을 강제로 활성화시켜 물을 뚫고 튀어 올랐다.

너무나 넓은 지역이지만 물을 박차고 황급히 뱀이 감아놓은 지역을 벗어나서 물을 토했다.

물에 몸은 거의 치유된 것 같은데 너무 활성화되고 편안하여 잠이 들 것만 같은 것이다.

"다행이다. 어서 벗어나라. 계약자-!"

"저 거대 나가는 뭐야-! 이 소름끼치는 공격은 뭐고?"

"여와님은 생명의 탄생과 진화를 담당하는 물의 정령신이시다. 그분의 물을 마시면 몸은 치유되고 생명체는 안정을 찾지."

"그래서? 이게 무슨 공격이 되는데?

몸은 치유되는데 왜 이리 소름끼쳐?"

"많이 마시면 임신한다."

"뭐야-?"

"임신 한다고-!

남녀노소 신과 마신, 정령을 가리지 않고-! 어서 벗어나!"

정령왕의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소리에 황급히 날뛰는 늑대 쪽으로 달리며 말했다.

"나…….나 임신한 건가?"

평생 처음으로 떨리는 기분을 맞보며 정령 왕에게 물었다.

"정신을 잃고 자지만 않으면 괜찮다.

보기에 인자해보이지만 여와님이 진심으로 나서면 모든 정령신은 도망간단 말이야.

임신하기 싫으면 절대 싸우지 마."

"아아. 다행이다."

뒤에 가만히 있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있는 뱀의 여신이 이렇게 무서워 보일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뱀의 여신이 자신의 황금의 줄로 만든 금색 허리띠를 푸는 것이었다.

풀어진 옷자락 사이로 살짝 배꼽과 풍요한 가슴이 살짝 보이는 것 같은데 아무 상관없이

허리띠를 자신이 만든 물에 담갔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머리 위에 올리고 돌리자 빗방울 같은 물방울이 사방을 적시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악-!"

그 모습을 보고 지르는 정령왕들의 비명소리에 하이엘프퀸들이 화들짝 놀랐다.

"동굴이나 뭐든 비를 피할 곳을 찾아.

저거 맞으면 절대 안 돼-!"

"뭐-?"

"맞으면 당장 아이를 낳게 된다고-! 어서 피해-!"

"까아아아악-!"

태어나 처음으로 여성스런 비명을 지르는 하이엘프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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