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급신의 인수인계 -->
여와가 자신의 황금의 줄로 된 허리띠를 위에서 돌리면서 물방울들이 비처럼 대수림에 내리기 시작한다.
저것이 어떤 공격인지 아는 정령들의 비명소리가 하늘을 울리고 자신의 계약자에게 알리자 빛의 정령신에 가까이 가기 전에 불타오르고 땅의 정령신의 거체에 깔리고 무수한 화살에 먼지처럼 소멸해도 악착같이 달려들던 하이엘프의 진영이 단숨에 무너졌다.
반투명한 바람에 휩싸여 초고속으로 진영을 유린하던 바람의 정령신이 미처 뒤쫓지 못할 정도로 후퇴하기 시작한 것이다.
남녀노소와 신족과 마족, 무엇보다 정령까지 임신시키는 공격이라는 소리에 기겁을 한 것이다.
특히 남성 하이엘프들이 벌써 몇몇 동물들이 쓰러져 배가 불러오고 신음하는 모습에 모골이 송연할 정도로 놀라 공포가 극에 달해 도망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아비규환의 현장을 한숨을 쉬며 말하는 여성의 소리가 공중에서 올렸다.
"휴우. 정말 저건 안하면 좋을 텐데,
저러다 주신에게 유폐되었으면서 또 사용하네."
휘리리리릭-! 파파팟-!
하늘에서 수십만 개의 검은 실이 일순 퍼지며 하늘을 덮었다,
그 실은 후퇴하는 하이엘프들의 앞에 내려와 땅에 박혀 장막이 되었으며 세계수로 향하는 퇴로를 막은 진한 검정색인 실의 장막은 공간을 검게 물들여 갔다.
그것을 본 하이엘프들이 화살과 검으로 그 실을 배려했으나 닺는 순간 모든 것이 흡수되어 갔다.
검과 같은 물질뿐만 아니라 정령력으로 만든 불길까지 흡수하고 태양빛조차 빨아들이는 실의 모습에서 하늘을 올려다 본 정령들은 너무 놀라 온 몸이 어는 듯 했다.
그 수십만 개의 실은 한 정령신의 길어진 머리카락이었고 그 정령신은 몸을 윤기 나는 검은 천에 은색으로 장식된 드레스를 감싸고 두 눈을 감고서 영창하고 있었다.
“하이엘프와 정령들의 적은 흑마도사와 소환된 정령신.”
길어지는 검은 머리카락과 마력이 발해지는 영창에 정령들은 최고로 흉악한 능력을 가진 정령신이 곧장 생각났다.
그리고 그 검은 머리카락이 하이엘프들을 덮치고 머리를 향해 오자 기겁했다.
"으악-! 배신선택 메데이아님이다!
저 머리카락에 절대 닿으면 안 돼-!"
그러나 그 머리카락의 움직이는 속도는 하이엘프의 동작보다 몇 배 빨랐고 수십만의 하이엘프가 그 실에 머리가 감겨 발버등치며 공중으로 들어 올려졌다.
그리고 공중에 들려진 순간 영창이 대수림을 울렸다.
"정령과 하이엘프는 먼저 정령과 하이엘프를 죽인다."
파아아아악-!
검은 빛이 머리카락을 통해 그들에게 집중되는 순간 절망에 빠진 정령들과 하이엘프의 얼굴표정이 점차 살기 띤 표정으로 변하며 조금 전까지 동료들에게 공격을 미친 듯이 퍼붙기 시작했다.
실로 묶인 자신을 도우려던 동료의 가슴을 검으로 찌르고 정령으로 불태우는 것이다.
갑작스런 동료의 공격에 어쩌 할 바를 모르며 하이엘프군단은 무너져 갔고 그렇게 세뇌가 완료된 머리카락은 또 다시 풀려 다른 목표를 향해 끝없이이동하며 배신자들을 계속 만들기 시작한다.
이것이 암흑의 정령신인 메데이아의 마법과 결합된 고유권능인 ‘배신선택’이며 중급신이하 모든 존재를 무한정으로 세뇌하여 아군으로 만드는 권능이었다.
이 권능이 알려진 이 후 메데이아의 주변에 그 성질 더러운 정령신 조차 두려워 접근 못하게 되었으며 이것이 배신선택 메데이아가 가장 흉악한 정령신으로 불리는 이유였다.
전쟁터는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어 종국을 향하고 있었다.
땅에 강림한 태양이 대수림을 끝없이 불태우고 바람이 수없는 거목을 배어 넘기며 수많은 하이엘프들을 잘라 죽이고 대수림보다 거대한 암석의 늑대가 수없이 뛰어다니며 몸으로 깔아뭉개면 여신의 은빛화살이 무한대로 쏟아지며 주변의 모든 생명을 벌집으로 만들어 소멸시킨다.
거대한 뱀의 여신의 이제까지 들어보지 못한 임신의 권능이 물로 바뀌어 비처럼 자신들에게 쏟아지고 그 퇴로를 모든 것을 흡수하는 머리카락이 막아서면서 자신들의 동료를 배신자로 바꾸어 공격하게 하고 그 수를 계속 수십만씩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절망적인 것은 자신들의 정령력에 기반을 둔 공격이 저들에게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하고 오히려 그 힘을 더해주는 것이 보인다는 점이다.
하이엘프퀸들이 다섯의 정령신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해가면서 이를 악물고 타파방법을 생각했지만 단 하나라면 모를까 2명이상은 방법이 없었다.
"이것이 정령신. 마신이다."
"그건 아니다 계약자여.
저 분들은 분명히 빛의 신들이시다……. 자신은 없지만."
하이엘프퀸들의 절망에 정령왕들도 말을 흐려갔다.
자신들도 강력한 계약자에 합신하여 어느 정도 승산을 점쳤지만 이것은 차원이 다른 능력 차이다.
자신들의 모든 공격이 없는 듯 사라지고 오히려 힘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자신들은 정령신들의 공격이 아무런 속성영향을 받지 않은 채 치명적으로 그대로 들어오는 것이다.
자신들의 공격은 모두 흡수되어 적의 힘이 되고 적의 힘은 치명타가 된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을 만든 것이 자신들의 상급자인 정령신이라는 점에서 그 강력함에 존경을 보내야 하는지 수단의 악독함에 비난을 해야 할지 판단이 아직 안서는 정령왕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