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급신의 인수인계 -->
멍하니 선채 돌처럼 굳어버린 교황의 귀로 새로운 전쟁신의 목소리가 울린다.
"허나 너희들은 아직 나에게 도전하지 않았다.
좋다-! 기회를 주마."
굳은 교황의 귀에 천국의 복음 같은 대답이 들려왔다.
황급히 다시 엎드린 교황의 귀에 흑마도사의 영창이 울렸다.
"자신을 돌아보니 과거와 현재가 같도다."
늙은 교황의 몸에서 빛이 터져 나왔다.
얼굴의 주름이 사라지고 피부가 탄력을 되찾았다.
하얗던 머리가 윤기 나는 검은 색 머리로 변하고 빠진 이빨이 다시 솟아난다.
근육이 부풀어 오르고 축 쳐졌던 배가 다시 단단히 당겨진다.
팔과 다리에 과거 전쟁터에서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단련하여 강철과 같았던 근육이 돌아왔다.
늙어 왜소해진 육체에 맞추어진 교황복이 부풀어 오르며 찢어질 소리가 났다.
무엇이라도 해낼 것 같던 그 젊은 시절의 강한 육체가 돌아온 것이다.
젊어진 육체에서 솟구쳐 오르는 고양감과 위대한 신의 기적이라고 할 만한 마법에 감격하는 교황의 눈에 흑마도사의 목소리가 울렸다.
"전쟁의 신의 교황은 중간계 최강이어야 한다. 동의 하는가?"
"당연하옵니다. 가장 강한 자가 전쟁신님의 교황입니다."
감격에 찬 자신이 무슨 소리를 내뱉는 줄 모르고 있었다.
"3일 후 교황 선출식을 행하라.
모든 종족의 구분이 없다.
용족부터 마족까지 받아들여라."
"헉-!"
상상을 초월하는 지시에 입이 벌어졌다.
마족까지 받아들이면 모든 신전이 자신들을 비난할 것이다.
아니 마족이 교황이라니 중간계의 공적이 될 수도 있었다.
"전쟁신의 교황은 7서클 마스터급이란 조건 외에는 아무 제한이 없다.
나를 신으로 받들지 않아도 좋다.
단지 강함만이 그 자격이며 교황이 된 자에게 이것을 주겠노라."
우웅-! 웅-!
흑색으로 빛나는 검은 전신 갑옷이 모습을 드러냈다.
영롱한 검은 빛이 일렁이면서도 갑옷 전체에 새겨진 마왕의 목이 잘려지고 창이 관통한 문양이 흉악함을 드러냈다.
그리고 아무 바람도 없는데 피처럼 붉은 망토가 펄럭이고 있었다.
"마왕의 진혈과 순수 데몬 아다만티움으로 만들어진 '전신의 가호'이니라.
전장에서 투기를 흡수하여 7서클이하의 모든 공격을 튕겨내고 착용자의 서클을 한 단계 올려준다.
내가 그를 교황으로 인정하는 한 죽지 않으며 늙지도 않을 것이다.
단 착용대상은 내가 인정한 7서클 마스터급의 강자밖에 없다."
현재 인류가 가진 최고의 마법은 7서클이다.
그것을 튕겨낸다면 이 갑옷의 가치는 거의 무한대이다.
그리고 착용자의 서클을 한 단계 올려준다면 이건 이미 신기의 영역을 넘어선다.
비록 7서클 마스터의 착용한계가 있지만 바로 8서클 마스터의 하급신으로 승격시키는 것이다.
8서클은 신의 영역이며 주신이 직접 내린 '듀렌달'도 8서클의 힘을 다루지만 용사를 하급신으로 강화시키지는 못한다.
중간계의 수호자라는 용황이 8서클 유저인 이 중간계에서는 최강인 되는 것이다.
그 신기를 하사받으면서 전쟁신의 신관이 아닌 다른 자도 입을 수 있게 한 자신의 혀를 뽑아버리고 싶었다.
"이건 단지 교황의 증명일 뿐 진짜 보상은 이것이노라."
영롱하게 반짝이는 검은 보석이 달린 반지가 나타났다.
"너에게 방금 시행한 10서클의 '자신을 돌아보니 과거와 현재가 같도다.'가 영구적으로 걸린 마왕의 데몬 하트로 만든 '전신의 맹세'이노라.
이것을 착용한 자는 영원히 젊음과 불멸을 누릴 것이다.
그 대상은 제한이 없다.
그가 나와 교황의 이름을 걸고 싸워 승리할 때 추가로 부여한다."
입이 벌어져서 다물어 지지 않았다.
중간계 최상위 종족에 비해 단생종인 인간의 가장 큰 꿈은 불로불사였다.
반신이라는 7서클 마스터조차도 두 배의 수명인 200년이 한계였다.
그것이 저렇게 간단하게 눈앞에 있는 것이다.
떨어져 내리는 갑옷과 반지를 보는 순간 온몸이 떨려왔다.
갑옷을 얻기 위해서 영혼을 팔겠다는 강함에 목마른 강자들이 넘칠 것이고 저 반지를 얻기 위해서라면 왕국을 바칠 왕조차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이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었다.
그런데 이것을 상품으로 내걸고 자신이 약하기 때문에 교황 선출전을 해야 한다.
눈앞이 아득해지기 시작한다.
전신 강림소의 거대한 광장에 마법진이 떠오르며 빛이 광장전체를 밝히고 은은하게 울리기 시작한다.
노래하듯이 울리는 것은 마법의 영창이었고 빛의 장벽이 광장을 둘러쌌다.
"같은 마법이 걸린 광장이다.
저곳에서 싸우는 자는 죽지도 부상입지도 않는다.
투지가 있다면 영원히 전투를 벌일 수 있을 것이다.
저 곳에서 모두 모여 결정하라."
다시 기적이 강림한다.
새로운 전쟁의 신은 정말로 강한 자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약하므로 해서 이 보물들이 신국을 떠날 수 있다.
신앙도 없는 자가 '전신의 가호'를 입고 교황이라 불리면서 전쟁터에서 환호를 받는 것이 그려지고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는 자신과 신관들이 비참하게 그려졌다.
반지와 갑옷을 잡은 손이 터질듯이 부풀어 오르며 그것을 잡아갔다.
"그것을 원하느냐? 임시교황이여?"
"원합니다. 신이시여. 제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젊어진 몸에 따라 감정이 미친 듯이 요동치는 것 같았다.
언제였던가?
이 정도로 신에게 미친 듯이 원하고 갈망하던 때가 있었던가?
그 감정이 자신을 격앙되게 하고 자연스럽게 대답하게 하고 자신의 정신을 깨운다.
이제까지 느끼지 못했던 신성력이 자신의 몸에 임하였다.
신에게 바치는 극한의 감정이 신성력으로 돌아와 다시 강성해진 육체에 머문 것이다.
"이겨라. 전쟁은 승자에게 천국이나 패자에게는 지옥인 것이다.
나의 신력은 싸우는 자들의 것이며 나의 교황과 신도가 싸워 승리하기를 원하노라."
"반드시 싸워 이겨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신이시여!"
이미 상대방이 인간출신의 흑마도사라는 생각은 사라졌다.
마왕들을 죽이고 사악한 흑마법사들을 소멸시키고 하이엘프 제국을 단숨에 멸망시켰다.
자신의 몸에 직접 행해진 것은 마법이라는 이름의 위대한 신의 기적이었다.
그리고 그 신의 기적을 행하는 물건들이 바로 앞에 있었다.
자신의 마음이 완전히 눈앞의 신에 귀의하는 것이 느껴지고 그것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광신을 넘는 신앙이 자신의 마음에 새겨진 것이다.
허공이 갈라지고 신께서 그 속으로 걸어가신다.
"뒤는 맡기겠다.
나의 뜻을 온전히 시행하라.
흔들릴 경우 지금 내가 행할 일을 기억하라."
신의 말씀에 깊숙이 고개 숙여 예를 표하고 눈에서 투기와 살기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신께서 행하라 하신 말에 젊은 시절의 피와 상처가 가득하던 전쟁의 기운을 느낀 것이다.
"전쟁신의 싸움에 자비는 없도다.
오직 죽음과 굴복만이 있을 뿐이다."
피바람이 전쟁신의 교국에 일기 시작한다.
계급고하를 가리지 않는 숙청이었으며 신성력이 약한 자는 모두 남김없이 하위 신관으로 내쳐지고 부정을 행한 자는 모두 추방되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반항하는 자는 모두 사형이 언도되었다.
수만의 고위직의 목이 베어져 신전의 벽에 전쟁신을 따르지 않는 배덕자라 하여 매달리고 수십만이 벌판으로 추방되었다.
신성력이 높은 자가 채워지는데 걸린 시간은 겨우 하루였다.
그동안 비리를 참고 있던 모든 신관과 성기사들이 임시교황에게 직접 고발한 것이고 임시교황은 진실여부를 신성력으로 확인하고 반항하거나 부정하는 자는 사형을 언도했다.
단 하나의 자비도 없는 것이 지금도 하늘 위에서 비치는 전쟁의 신에게 반기를 든 하이엘프의 참상의 연속 때문이었다.
그 누구도 저렇게 되고 싶지 않기에 모든 신국인들이 그가 말하는 악을 뽑아버린 것이다.
========== 작품 후기 ==========
2.자신을 돌아보니 과거와 현재가 같도다.(시공마법, 치유계, 발현시)
- 의식이 있는 자가 기억하는 자신의 가장 최상의 모습으로 되돌린다.
육체의 손상, 마력이나 체력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항상 최상의 상태를 유지한다.
신의 기적을 마법으로 구현한 것이다.
개발목적은 치유와 생명력에 특화된 엘프의 신 그랑조아와 결전용이다.
첫대면시 벌인 전투에서 그랑조아의 가공할 회복력에 마력이 부족해 이기지 못했다.
- 처음 발현 후 주인공 한마디 : 너만 회복하냐? 이제 나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