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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02화 (102/1,533)

<-- 전쟁의 준비 -->

옆의 황녀도 호기심이 생기는 전쟁신의 성녀를 쳐다본다.

그러자 더 긴장이 되는지 숨을 크게 쉬고 말한다.

“명령을 다시 부탁드립니다.”

역시 개소리였다.

잠시라도 기대한 내가 병신이지.

역시 신을 광신하는 것들은 쓸모가 없다.

황녀도 어이가 없는지 무표정이 깨졌다.

손을 다시 튕겨 마법진을 가동시킨다.

딱-!

대지의 마법진이 아까 와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발생하며 성녀와 신녀들의 몸을 잠식해 간다.

짜증이 나서 아예 비명을 지를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

마법의 저항력이 떨어지는 신녀들은 이미 완전히 석상으로 변했고 성녀들도 필사적으로 저항하지만 이미 절반이상은 배까지 올라왔다.

그 광경에 완전히 공포에 얼어붙는 황녀들과 기사들이었다.

자신들이 나체가 된 것도 잊고서 주위에 늘어나는 석상을 보고 벌벌 떨고만 있다.

눈앞의 성녀조차 이미 배까지 돌로 변하는 모습에 옆의 황녀가 떠는 것이 느껴진다.

아직 험한 꼴은 덜 본 모양이다.

‘무능한 것! 그냥 그대로 자라.’

나의 의사는 확고하다.

그 신의 의사에 성녀는 반항할 수 없다.

그런데 그 의사를 거부하고 필사적으로 소리치는 것이다.

“그게 아니고 신으로서 명령해주십시오-!”

“응?”

딱-!

의외의 발언에 다시 마법을 취소시킨다.

취소된 마법에 따라 완전한 석상이 서서히 사람으로 돌아오고 반쯤 돌이 된 자들도 다시 돌아온다.

도대체 오늘 이 여자들이 나의 예상을 벗어나는 것이 몇 번째인지 모른다.

석상에서 풀려난 신녀들이 주저앉아 우는 모습과 반신이 돌이 되었다가 다시 돌아온 성녀들이 긴장이 풀려 주저 않는 것이 보인다.

물론 주위 왕녀와 기사들도 상황은 거의 같고 기가 약한 자들은 서로 껴안고 떨고만 있다.

정말 이것들이 쓸모가 있으려나?

슬쩍 황녀를 보니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내 마음을 읽고 있는지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여자다.

약속은 했으니 가만히 두어야 하겠지.

성녀를 보고 다시 묻는다.

“자세히 말하라.”

“예-! 그러니까 신위개방을 하시고 명령을 해주시면 됩니다.”

완전히 군기가 바짝 든 신병 같다.

눈에 이제 독기가 번득이고 빠릿빠릿하게 변했다,

수만 명의 운명이 자기 손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을 경험하니 정신을 좀 차린 듯하다.

뭐 직속 성녀의 마지막 부탁이니 이 정도는 들어주어도 상관없지.

“신위 완전개방-!”

나의 머리카락이 흑금발에서 황금빛으로 바뀐다.

나의 등에서 12쌍의 빛으로 뭉쳐진 날개와 1쌍의 반투명한 날개가 들어났다.

최고위 최상급신이며 주신에 거의 도달한 증거이다.

그 강대한 신력이 나의 마탑을 가득 채우고 황금 마탑에서 쳐다보던 마족들이 모두 도망친다.

하위 마족이 이 신력에 노출되면 그대로 녹거나 치명상을 입는 것이다.

마왕 급이나 어느 정도 버틸 것이다.

눈앞의 성녀가 그 신력에 감화되고 동화되어 눈이 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전원 옷을 벗겨라.”

“예! 신이시여.”

성녀가 신력에 공명한다.

눈앞에 바로 나타난 신앙의 대상에 의해 그 능력이 극대로 끌어올려진다.

일종의 각성상태라고 보면 된다.

‘호오? 하지만 전쟁신의 성녀는 정신지배와 같은 능력이 없는데?’

전쟁신의 성녀의 권능은 말 그대로 ‘전장지배’다,

전장에서 사기를 높이고 능력을 올린다.

원래 그 권능은 아니지만 그런 열화 권능도 잘 쓰지도 못하고 있는 현재의 성녀와 아무 관계없다.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 신성력이 담긴 말이 울려 퍼진다.

“신께서 말씀하시기를 인간은 태어났을 때가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우며 살아가며 죄를 범해 천국에서 멀어진다 하셨습니다.

속세의 물질과 욕망에 집착하면 할수록 신께 멀어지고 마신에게 떨어집니다.

신께 가까워지는 것은 바로 태어났을 때의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갈 때 입니다.”

‘응? 뭐냐 이 장황한 말은?’

마치 교황이나 대주교가 대중에게 설교를 하는 것 같은 경건한 목소리와 신 성력이 울려 퍼진다.

“위대하신 신께서는 속세의 더러움을 모두 벗고 태초의 모습으로 자신을 맞이하라 하십니다.

모두 깨끗한 육체만으로 신을 맞이합시다.

신께 영광 있으라,”

‘어처구니없군.

결국 말장난이잖아-!’

어이 없는 상황에 기가 막힌다.

아마도 나의 신력에 성녀의 친화능력을 올려서 감화를 올리려고 하는 모양인데 저런 말에 옷을 벗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그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도시 아래의 성녀와 신녀들이 아무 망설임 없이 자신의 법의를 벗어간다.

더할 나위 없이 경건한 자세로 눈앞의 성녀가 옷을 벗는다.

마를 멸하는 속성인 은의 실로 짜인 법의가 몸에서 떨어지고 그것을 곱게 접어서 자신의 무릎 옆에 올린다.

드러나는 봉긋한 젖가슴도 다리에도 아무런 욕망이나 감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눈은 신력에 감화되어 황금빛으로 빛나고 드러나는 속옷도 아무런 망설임 없이 벗어서 다시 곱게 접어 자신의 법위 위에 올린다.

머리 위의 성녀의 증명인 은의 관만이 남았다,

머리카락이 은빛으로 빛나고 드러난 젖가슴과 비부도 은은히 신력을 받아 은빛을 발하고 있다.

아무런 의식도 없는 상태에서 행해지는 의식이다.

신에 대한 믿음으로 고양된 정신에서 시작하는 성녀들만의 신의 강림법이다.

알몸이 된 성녀가 조용히 무릎을 꿇고 나를 향해 양손을 벌리며 성가를 부르는 것처럼 말한다.

“신은 위대하시다.

그 분의 의지를 실현하라,”

우윤-! 우윤-!

성녀의 의식이 점점 그 빛을 더하며 높아진다.

“신은 위대하시다,”

마탑 안에 거대한 신성력이 울리며 성녀들이 외치기 시작한다.

“그 분의 의지를 실현하라.”

나의 신력과 동조된 신성력이 강대한 권능을 바라며 우주수로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우주수는 5만의 성녀의 순수한 신성력과 그와 혼합된 나의 신력까지 흡수하여 그 성장을 두 배로 늘렸다,

쿠쿠쿵-!

호수가 약동하고 우주수는 이제 완전한 묘목으로 자라났다.

우주수에서 전해지는 나의 차원의 신력이 몇 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

뜻밖의 사태다.

거의 100억 이상의 신력이 발휘되었고 그것이 일시적으로 나와 결합했다,

“신에 대한 믿음의 일치에 따른 신력통합입니다.

전 엘프의 신이셨던 그랑조아님이 모든 신전에 알려주신 위대한 신의 기적입니다.”

성녀의 목소리에 소름이 쫙 끼치는 느낌이다.

‘나 죽이겠다고 마탑의 차원방벽을 무너트리려고 한 기술이 이거냐?’

정말 가만히 있었으면 죽을 뻔 했다,

발휘된 신력이 주신에 미치지 못하지만 당했으면 6서클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맞다.

신위개방을 해서 맞상대하면 모를까 10서클의 흑마도사로는 답이 안 나오는 위력이다.

그때 10서클을 초월하지 못한 상태였으니 신위개방을 해도 도망치는 것이 다였을 것이다.

그 뒤 마왕이나 신들에게 사냥 당했을 것이다.

금빛으로 번쩍이는 눈동자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보며 말한다.

“위대하신 신이시여 명령을!

비록 지옥의 불일지라도 기쁘게 뛰어들겠습니다.”

이제 이것들이 무서워진다,

수만의 성녀들이 알몸으로 무릎을 꿇은 채 나를 향해 양팔을 벌리고 있다,

들어난 젖가슴이나 비부에는 아무 관심도 없이 눈을 빛내며 나만 쳐다보니 섬뜩하다,

가장 큰 문제는 저것들이 지금 제정신이란 것이다.

단지 성녀로서 각성 상태로 들어서서 모든 이성보다 신에 대한 신앙과 충성심이 최우선 된 것이다.

저 상태에서는 정말 물불을 안 가린다.

신위개방을 풀자 성녀들의 눈빛도 원래대로 돌아온다.

그러나 알몸에서 팔을 뻗은 그 자세는 변치 않는다.

한없이 신을 갈구하며 아까 느꼈던 신력을 원할 뿐이다.

아까 느꼈던 신력을 느끼기 위해서라면 정말 무슨 짓이라도 할 기세다.

눈조차 껌뻑이지 않고 나만을 쳐다보는 수만의 알몸의 성녀들을 보니 제대로 무서워진다.

그리고 전쟁의 신의 성녀가 자랑스러워하는 목소리로 내가 말한다,

“위대한 신이시여!

지시를 수행했습니다.”

“불합격!”

“예?”

당황하여 고개를 드는 전쟁신의 성녀에게 한 곳을 가리켰다.

“너의 생각대로 나의 차원의 신력은 다른 모든 신을 압도한다.

그러나 지금은 주신보다 약하다.”

은으로 만들어진 조각상 같은 미모의 여인이 금실로 장식된 은빛의 법의를 입고 손에는 성물을 들고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용사의 일행이었던 통합성녀였다.

신도수 200억의 주신의 성녀로서 무한의 신성력을 발휘하던 대단한 여자다.

통합성녀가 행하는 무한의 치유와 강화능력은 7서클마스터 수준인 용사들이 9서클인 마왕을 타도할 수 있게 해 준다.

처음에 마주칠 때 나의 서클이 8서클 정도였으면 그 일행들에게 당했을 것이다,

그런 막강한 존재가 전쟁의 신과 다른 성녀들과의 의식 통합을 거부한 채 주신에게만 신앙을 바치고 있다,

전쟁신의 성녀의 생각대로 나의 신력이하의 신을 모시는 성녀들은 모두 나에게 굴복했지만 그녀가 모시는 신은 나보다 신력이 강하다.

그러기에 나에게 경배하는 것을 뿌리친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녀만이 옷을 입고 고고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아까 황녀와 비슷한 상황이다.

일을 하다 보면 항상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법이다.

그래도 이 정도까지 하다니 내가 너무 저평가했던 것 같다.

자아 너도 저 황녀처럼 깔끔하게 해결해 보아라,

“어........어쩌지? 이걸 어째? 어쩌지?”

“........”

공황상태가 되어서 저 말만 반복하는 것을 보니 답이 없는 것 같다.

아 전쟁신의 교단은 어디까지 손을 봐주어야 하나?

정말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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