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의 준비 -->
영령들의 웅성임이 커져간다.
눈앞에서 영령이 소생했다.
비록 영령이 어이없이 능욕을 당하다는 것을 보다 절차는 놓쳤지만 분명 살아났다.
자신들도 이미 초인의 영역에 든 자들이다.
결코 눈속임을 할 수 없으며 저 이상하지만 주신 급의 흑마도사가 거짓을 말할 리 없다.
그러나 흑마도사들과의 계약은 대부분 마족 이상의 불공정이다.
함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수백 년 이상을 환생의 순서를 기다려온 자신들이 이렇게 망설이고 있는 이유다.
무엇보다 근원학파면 강하고 독하기로 유명한 흑마법의 최고의 학파다.
“손 안 들어-!
당장 사계로 보내줄까?”
‘히이익-! 용서를!’
아까 밑의 알몸의 여성들에게 빙의하려고 했던 마도사들이 영의 옷을 빼앗긴 채 같은 나체로 무릎을 꿇고 손을 들고 있다.
거기다가 허공에서 커다란 마법서를 하나씩 꺼내더니 영의 손바닥 위에 올린다.
황당하게도 그 무게를 느끼는지 손이 벌벌 떨고 있다.
거기에 젖가슴도 매혹적으로 떨리지만 아무 관심도 없는지 사나운 눈빛이다.
하긴 영의 옷을 벗기는 것과 능욕하는 것도 비상식이지.
그 고고하고 냉정하던 마도사 영령들이 방금 마법에 얼이 나갔는지 시키는 대로 무조건 따르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지? 에르피나.’
너무나 화려한 황금빛 궁의를 입고 머리에는 보석으로 장식된 황제의 관을 입은 금발의 영령에게 푸른빛의 머리카락의 영령이 말을 건넨다.
그들은 벌써 수천 년의 시간을 자신의 격에 맞는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 최고위의 영령들이었다.
그리고 질문을 받은 그녀의 입에서 단호한 어조의 말이 울렸다.
‘거짓도 함정도 없다.’
말문이 트이지 마자 주변에 비슷한 영격을 가진 영령들이 몰려온다.
각자 자신의 직업계통에서 최고의 능력으로 대표를 맡고 있는 존재들이다.
어떤 마도사들도 소환 불가능한 이미 신에 가까운 자신들 모두가 단 한 번에 강제 소환되었다.
그리고 사계에서 어느 직업이든 7서클 마스터 수준의 초인의 영령들이 전원 소환된 것이다.
그 수는 거의 20만에 달한다.
자신들조차 못 보던 영령들이 있는 것을 보니 전원 끌려온 모양이다.
와보니 있을 수 없는 주신급의 흑마도사가 자신에게 황당한 계약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곳에서의 한정소생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려.
자칫하면 여기에 영구적으로 붙잡힐 수 있다.
더구나 신도로 들어오라니 이건 또 무슨 소리인지?’
‘계약을 승낙하는 주체는 우리인데 지금 저러고 있는 이유는?
아무런 제약도 걸지 않고 눈앞에서 리브나를 능욕을 하지 않나?
게다가 왜 저 마도사 영령들을 우리 앞에서 괴롭히는 거야?’
‘이 밑에 알몸인 10만의 여자들은 뭐야?
성녀들이 절반이고 아무리 보아도 고귀한 귀족출신들 인 것 같은데 말이야?’
‘이 곳 이상해! 너무 정기가 넘쳐흘러.
영체가 떨릴 정도야.’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자 누가보아도 황제일 것 같은 여성이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러자 모두 쥐죽은 듯 조용해지는 것이 그녀의 권위를 열려준다.
자신을 보고 주목하는 것을 보고 말을 이었다.
‘자신감! 우리가 결코 거절할 수 없다는 자신감이다.’
영령들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그녀의 말이 그렇다면 정확한 것이다.
그것이 그녀의 능력이니 말이다.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솔직히 저 마력을 봐서는 도망칠 수 없을 것 같다.’
자신들의 몸을 지금 붙들고 있는 마법의 구속은 마법무효화 능력이 있는 영령들까지 꼼짝 못하고 있다.
마도사 영령들은 해제도 포기하고 술식만 정신없이 분석하고 있다.
‘그럼 모두 리브나처럼 강제로 능욕당하고 구속 되는데.’
옆의 언제나 방정맞은 현자계의 검은머리의 여성영령의 말에 모두의 얼굴이 파랗게 변한다.
이 영령은 항상 최악의 미래의 결과만을 뽑아낸다.
그리고 그 결과를 피하려면 거의 죽을 고생을 한다.
이 영령의 말은 예언이 아닌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의 확률예측이기에 더욱 미칠 노릇이다.
미래는 바꿀 수 있다며 달려들면 정말 죽는다.
그야말로 현실에서 있을 수 없을 노력과 힘을 퍼부어야 그녀의 최악의 결과를 벗어난다.
그런데 이 현자의 영령이 지금 자신들이 모두 강제 능욕당하고 구속된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자신의 몸보다 커다란 양날 도끼를 가진 거구의 여성영령이 화를 낸다.
‘넌 입 다물라고 했지.
허락받고 예측하란 말이야.’
‘하........하지만 모두 능욕당하고 강제로 마도구에 에고로 투입되어 강제 활용되어버려.’
‘컥-! 제발 하지 마.’
점점 구체적인 비극적인 결말이다.
모두의 눈빛이 영령상태에서도 암울하게 변해간다.
그리고 모두 황제의 복장을 한 영령을 쳐다본다.
그러자 작게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내가 교섭하지.’
‘아-! 능욕은 안당하고 절반은 계약해.
대신 절반은 소멸되는데.’
‘제발 닥쳐-!’
‘하........하지만 말 안하면 저기 리브나와 마도사 영령들을 제외하고 모두 소멸이야.’
황제의 영령도 얼굴빛이 변하는 결말에 검은 머리의 현자를 쳐다본다.
그 말에 주위의 영령도 당황해서 동작을 멈추고 현자의 영령만을 쳐다본다.
황제 영령의 강하고 위엄이 넘치는 말이 신언처럼 주위를 압박해간다.
‘이유는?’
그나마 그녀의 의견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미래를 예측하며 원인도 절차도 모르는 예언자들과 달리 정확한 이유를 댈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그녀의 고유권능인 ‘확률예측’이다.
힘들지만 바꿀 수 있는 운명보다 더욱 지독한 구속력을 가진 자연스런 흐름의 결과를 집어낸다.
모든 인간들이 운명을 바꾸려고 하지만 인생의 흐름은 자신도 모르게 밞아간다.
그 흐름을 읽고 대책을 말하는 것이 그녀의 고유권능이기에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에르피나 같은 타입을 좋아하면서도 굴복시키는 것을 좋아하거든.
앞에 나선 리브나를 강제 능욕하고 나서 챙겨주는 것과 주변의 알몸이 된 아이들의 성향을 보면 확실하지.
빙의하려한 마도사 영령들을 벌을 주는 것도 증명해.
지금 말 안하면 높은 확률로 에르피나의 고유권능이 그의 성질을 건드려서 모두 소멸돼.
그리고 권능을 사용을 안 해도 건방진 에르피나를 굴복시키기 위해서 절반은 쓸모가 없다고 소멸을 시킬 거야.
아마 여기 모두가 되겠네.
악-! 안 돼-!
난 이렇게 소멸되기 싫어!’
말은 정말 거침없고 혼자서 연극을 한다.
황제영령의 이마에 핏줄이 사거리처럼 솟을 지경이다.
이 영령의 말은 정말 사람에 대한 배려 따위는 없다.
자신도 그렇지만 어느 정도는 고려하는데 인정사정도 없이 핵심만 찌른다.
그렇다고 화를 내면 삐져서 이야기 안하고 그러면 자신들은 끝장이다.
자신이 어처구니없이 죽은 이유도 이 현자영령이 말을 안 한 탓이 컸다.
한참 나중에 뺀질거리면서 사계에 와서 아는 척을 해도 차마 어쩌지를 못하고 있다.
최대한 화를 참고 말을 한다.
‘다른 영령이 가면?’
‘그 영령은 강제로 능욕당하고 마도구에 봉인-!
리브나 같은 성녀영령은 능욕 후 활용될 확률이 크네.
신성력이 많이 필요한 모양이니 말이야.
저기 성녀영령님들은 소멸 안하시려면 저기로 이동하시는 것이 좋아요.’
갈수록 가관이다.
옆에서 듣고 있는 영령들의 모습은 이제 완전히 절망에 싸여 있다.
이 빌어먹을 현자영령의 예측은 운명처럼 노력에 의해 빗나가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가장 최선의 결과가 절반이 소멸이란다.
저 무서운 흑마도사는 지금 마도사 영령들을 괴롭히는데 여념이 없다.
“너희들이 들고 있는 마도서에는 8서클의 마법이 담겨있는데.”
‘예에-? 잘못했어요. 보게 해주세요.’
“안 돼-! 이번에는 9서클 하나 추가다.”
‘으아아앙-!’
아까와는 차원이 다른 두께의 마도사를 팔위에 올려 지자 이제 대성통곡을 하고 있다.
꿈에도 그리던 8서클의 신의 마법과 9서클의 마도서의 무게가 영체에 그대로 전해지고 바로 손에 잡혀있는데 손을 내리고 보지 못하자 알몸이 된 설움까지 겹쳐 울음을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
평시에 얼마나 저 마도사 영령들이 독하고 냉정한지 알고 있는 영령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하늘에 뜬 거대한 화면의 흑마도사가 마탑 위에서 10만의 여성에게 명령한다.
“모두 다리 위로 집결하라.
학과를 정하기 위해 직업을 분류한다.”
그러자 밑의 아름답고 수백 개의 거대한 황궁과 신전으로 이루어진 도시에서 십만의 여성들이 알몸으로 황급히 호수위 은빛 다리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일부인원은 어린 공주인 것 같은 인원을 안고서 달리는데 모두 알몸에는 신경을 안 쓰고 전력을 다하고 있다.
십만의 젊은 여성들이 대낮에 드러나는 젖가슴과 비부를 숨기지도 않고 달리는 모습은 정말 기이했다.
그렇다고 원래 알몸이 아닌 것을 아는 것은 여기저기 보이는 옷가지들 때문이다.
결국 강제로 벗기었고 그것을 저들이 기꺼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수많은 세월 속에서 처음 보는 광경에 모든 영령이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그런데 현자의 영령이 또 예측을 했는지 비명을 지른다.
“히이익-! 집합이 끝날 때까지 교섭이 안 되면 모두 강제 능욕 후 소멸이야!
어서가-! 에르피나-!
절반이라도 계약해야 돼.
나는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 해주어야 해.”
차라리 저 입을 다물게 하고 싶다고 모든 영령들이 생각했다.
그리고 황제영령도 당장 자신이 현자영령을 소멸시키고 십은 욕구를 참느라 이를 악물지경이다.
그러나 자신이 인구 10억을 능가하는 사상 최대의 대제국 직전까지 간 가장 큰 공로는 그녀가 세웠다.
그리고 제국이 순간에 무너진 것도 그녀에게 단 한번 화를 냈더니 삐진 탓이다.
결코 화를 내게 하면 안 되는 그녀의 말에 어쩔 수 없이 흑마도사에게 향한다.
속으로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말이다.
‘두고 보자.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
아이처럼 펑펑 울며 두꺼운 마법서를 들고 손을 드는 벌을 받고 있는 마도사 영령들이 자신조차 소름을 끼치게 한다.
강제 능욕당해 거의 기절해서 늘어진 미와 사랑의 소생된 성녀와 그녀를 보살피는 현직 성녀를 보면 자신이 금방이라도 저렇게 될 것 같다.
알몸에 긴 금발로만 몸을 가린 보석의 관을 쓴 황녀가 무표정한 얼굴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작게 한숨을 쉬며 자신을 본다.
그 입의 작은 한숨은 마치 자신의 운명이 처참하게 된다고 하는 것 같다.
저런 수라장과 난장판을 해결하고 교섭하라고 항상 자신을 떠민다.
물론 결과는 좋았지만 생전에는 차라리 죽고 싶은 적이 많았다.
‘잘해-! 에르피나!
우리의 운명이 너에게 달렸어.
절반이라도 소생시켜 줘.’
뒤에서 저런 식으로 응원까지 하는 것을 보니 정말 이가 바득바득 갈린다.
그 빛나는 현자로서의 업적과 지혜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이렇게 말한다.
“빛도 암흑도 아니며 옮지도 그르지도 않다.
진정한 회색의 현자이며 최고의 진리이다.
단 정말 가까이 하기 싫다.”
그런 현자가 자신의 현자였고 단 한번 반항했다가 외면당해 결국 제국과 생명까지 잃었다.
그런 그녀가 죽은 뒤의 사계까지 따라와서 생전처럼 자신을 사지로 몰고 있는 것이다.
눈앞의 저 무서운 흑마도사가 자신을 흥미롭다는 듯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