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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08화 (108/1,533)

<-- 전쟁의 준비 -->

이제 울고만 있는 마도사 영령들은 내버려 두고 자신을 쳐다보더니 황녀에게 말한다.

“너의 먼 선조다.

같은 권능을 가졌구나.

거기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을 가졌는데 왜 발동을 하지 않는 것이냐?

건방지게 발동하면 모두 기억과 경험을 뽑고 소멸시키려 했는데?”

에르피나가 입을 꽉 깨문다.

‘빌어먹을 확률예측-!

정말 지긋지긋해-!’

언제나 저 회색의 현자와 일하면 이런 식이다.

마치 체스판위의 퀸이 된 느낌이다.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녀의 예측 범위 내에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쳐야 한다.

“신기하게도 예의까지 갖추었는가?

그럼 그만큼 대우를 하지.”

딱-!

손을 가볍게 튕기자 호화로운 양탄자에 다과상이 나타났다.

그 다과상에 앉자 옆의 황녀가 자연스럽게 다가와 품위 있게 차를 따르고 자신에게도 건넨다.

척 보아도 고귀하고 나무랄 데 없는 황녀인데 시중을 자연스럽게 들고 있다.

전혀 강제도 아니고 불만스런 기색도 없다.

저 정도로 고귀한 황녀가 무조건적으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정말 난적인데.

다음 예측한 것은 절반의 소멸이었지.’

흑마도사가 반쯤 정신을 잃은 소생한 성녀를 가볍게 들더니 자신의 자리에 데려다 뉘였다.

그리고 옆에 안전부절 못하고 따라오는 현직 미와 사랑의 성녀도 같이 데려온다.

그녀를 소생한 성녀의 머리를 허벅지로 편하게 베게하고 자신은 거기에 왼손을 올린다.

그리고 그녀의 젖가슴을 소파삼아 비스듬히 누었다.

그의 뒷머리가 소생한 성녀의 푹신한 젖가슴에 반쯤 파묻히자 정말 기분이 좋은 듯 웃으면서 말한다.

“나는 많은 인원이 필요 없고 10만 명만 개인 교습을 할 영령을 원한다.

너는 통제가 가능한 10만 명을 뽑아라.

성녀의 영령을 제외한 나머지는 지식과 경험만을 뽑고 소멸시키겠다.”

영혼을 소멸시킨다는 잔인한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지만 진심인 것을 느낀다.

오른손으로는 소생한 성녀의 풍만한 엉덩이를 장난스럽게 만지고 왼손으로 현직성녀의 허벅지를 쓰다듬고 있다.

예측을 듣지 않고 저 모습으로 이런 제안을 했으면 화를 내고 소멸했을 것이다.

이러니 저 현자영령의 말을 어길 수가 없다.

‘모두 제가 통제가능 합니다.

저의 말이라면 모두 복종할 것입니다.’

“응?”

‘증명하겠습니다.

모두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어 인사를 올려라.

우리의 새로운 계약자이시다.”

20만의 영령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는 표정을 보이자 흑마도사의 표정이 약간 굳어간다.

이미 전 영령들에게 회색의 현자의 말이 전해졌다.

거절해도 소멸내지는 마도구의 에고로 활용된다는 말에 모두 계약에 동의하고 자신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그녀의 권능은 그 정도로 무조건적으로 신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정말 무섭지. 같은 편인 것이 다행일 정도로.’

흑마도사가 깊은 생각이 이어지지 않게 바로 말을 이어간다.

‘한명이 하나를 맡는 것보다 두 명이 하나를 맡는 것이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원활한 수행을 위해 배려를 부탁드립니다.’

그가 좋아하는 고귀하고 자만심은 높지만 결코 건방지지 않은 모습으로 설득해 나간다.

이것이 지금의 해법이다.

그의 표정이 이제 눈에 띨 정도로 굳었다.

그리고 엉덩이와 허벅지를 만지던 손을 떼고 차를 들고 한 모금 마신다.

“오늘은 정말 예상 밖의 일투성이군,

가장 내게 이득이 되는 것은 성녀영령을 제외한 너희 전원의 경험과 기억만을 마도구에 담아 저들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물론 그 와중에 너희들은 소멸되겠지만 어차피 죽어서 영겁의 세월을 사계에서 대기만 하는 너희들이기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결과라?

십만도 시끄러운데 20만을 추가하다니?

일부만 관리인원으로 받을 생각이었는데 말이다.”

‘마도구의 간직된 경험과 기억만으로는 초인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아직 어린아이들을 관리하기는 인원이 많을수록 좋습니다.

또한 평안을 유지하는데 전원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자신과 흑마도사에게 순종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영령들을 보면서 무엇인가 이상하듯 말을 이었다.

“신기하군. 마치 연극을 보는 것처럼 맞아 떨어지는구나.

너는 내가 무슨 말을 할 줄 아는 것 같다.

그렇지만 하찮은 예지능력은 아닌 것 같고,

시간관련 권능도 아니구나.”

흑마도사의 자신을 쳐다보며 말하는 혼잣말에 온 몸에 긴장이 되려하지만 자신역시 이런 살벌한 협상은 수없이 이겨왔다.

무엇보다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의 ‘확률예측’은 권능이면서 이능이 아니다.

결코 어떤 경지의 존재라도 그녀의 권능을 파악할 수 없다.

‘단지 계약을 잘 수행하기위해 고민한 결과입니다.

맡겨주시면 이상 없이 완수하겠습니다.’

의심이 가겠지만 아무리 조사해도 이능의 흔적이 없고 자신의 권능은 발현하지 않아도 자신의 심리를 보호한다.

인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를 어느 정도 보는 것이 자신은 가능하다,

그러나 자신의 고유권능을 뚫고 볼 존재는 없다,

그것이 자신이 세운 제국의 가장 큰 힘이었다.

“너의 예의가 있는 처사와 뛰어난 통솔능력, 저들의 충성스런 행동에는 무척 만족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이상하지.

마치 누군가가 내 목에 칼을 댄 느낌이다.

그리고 하이엘프퀸들하고 싸울 때도 이정도로 위기감이 든 적이 없다.

허나 너도 아니고 정말 이상하군.”

날카로운 눈과 이능의 감각이 자신과 모든 영령들을 조사한다.

허나 결코 그녀의 권능을 발견하지 못한다.

신들조차 그녀의 권능을 현장에서 발견하지는 못했다.

나중에 알고 놀라워했으나 확인하거나 막을 수 있는 권능이 아니다.

흑마도사가 한참을 조사하다가 탄식을 하며 말한다.

“내가 전쟁을 앞두고 긴장해서 나의 전투예지가 발동이 된 건가?

대신족들이 그 정도 강적이란 말이지.

너희들하고는 상관이 없는 것 같구나.

좋아! 너와 저들의 행동을 믿고 전원 고용을 하겠다,”

‘감사합니다. 반드시 기대에 보답하겠습니다.’

“으음-! 그렇게 하라.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까지 나를 위협하지?

왜 갈수록 위기감이 강해지지?”

흑마도사의 혼잣말을 들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결국 이번에도 자신은 이긴 것이다.

언제나처럼 말이다.

그런데 고민하고 있는 흑마도사의 오른손이 미묘하게 움직이며 잠든 소생한 성녀의 엉덩이로 이동한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의 행동에 의아해하며 흑마도사를 쳐다보는데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괴이한 상황에 놀라는 순간 귀로 회색의 현자의 다급한 의지가 전해왔다.

‘어서 막아-!

저런 권능도 있단 말이야?

막지 못하면 끝장이야-!’

‘뭐?’

엉덩이로 다가간 손이 그대로 분홍빛 음모로 덮인 비부를 파고들며 음부를 젖히고 질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고 파고들어 애무한다.

그리고 그 감각에 소생한 성녀가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아앗-! 이 외도-! 어서 치워라-!”

소생한 성녀가 자신의 질에 파고 든 손가락에 질겁하며 발버둥치차 흑마도사가 더 놀라고 있다.

“응-! 뭐가?

왜 내가 아무 필요도 없이?”

소생한 성녀가 흑마도사의 자신의 질에 파고 든 손을 잡고 발버둥을 치다가 황제영령을 바라보고 애원하듯 입을 연다.

그러자 정신없이 현자영령의 의식이 날아왔다.

‘어서 입을 막아-!

한마디도 하게해서는 안 돼!’

‘왜-? 그가 막고 있는데 어떻게!’

‘어떻게든 해-!

소멸이 문제가 아니게 된다고.’

그리고 그녀의 떨리는 입술이 열리며 말이 터져 나왔다.

“도와줘-! 에르피나-!

그녀가 왜 이건 예측을 못 한 거야?”

쿵-! 쿵-!

그 말에 분명히 없는 심장이 내려앉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그 상황을 보는 모든 영령도 그 소리를 들었다.

‘아.......아.......아!’

현자의 영령이 공포와 두려움에 떠는 의지가 들려온다.

흑마도사의 얼굴에서 감정이 사라졌다.

소생된 성녀의 비부에서 손가락을 빼고 말없이 일어섰다.

그리고 어머 어마한 살기가 그대로 영령들을 덮치기 시작했다.

차갑지만 극도로 분노한 목소리가 대기를 울린다.

“예측이라?

신계에서 자료를 본적이 있다.

신과의 거래에서 유일무이하게 이득을 본 최고의 현자의 권능에 그 말이 붙었지.

‘확률예측’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최악의 미래를 예측하고 거기에 대책을 붙인다.

그 미래는 운명과 달리 흐름이기에 바꿀 수 없다.

단지 흐름만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꿀 뿐이지만 신의 권능을 일부분에서는 능가한다.

이능이 아닌 본인이 쌓아올린 지식과 경험의 조합에서 생긴 고유권능이기에 파악도 할 수 없다.

겨우 하찮은 현자의 권능에 손해를 본 신을 비웃었거늘 내가 이렇게 당할 줄이야-!

하찮은 7서클의 죽은 영혼 주제에 감히 나를 우롱하느냐?

모두 ‘안티 카르마’의 제물로 삼겠다!”

파우우웅-!

머리에서 9개의 서클이 빛나고 하늘을 덮어갔다.

그 강대한 마력이 영령들을 강타하고 그들이 자신에게 아무 이상이 없음을 의아했을 때 소름이 끼치는 소리와 자신들과는 다른 원혼의 비명이 울린다.

“영령이라 할지라도 사람을 죽인 이상 원한을 사고 그 원한은 영혼에 새겨지기에 결코 안티카르마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모두 살려줄 테니 너희들에게 원한을 가진 자들에게 마음껏 고문당하다 소멸하라.”

몸이 얼어붙어간다.

분명 자신들은 모두 소생했다.

그러나 그 몸을 원혼들이 원한의 비명을 지르며 덮쳐온다.

그들은 자신들이 정의를 위해 죽인 용서할 수 없는 악인들이다.

그들도 환희의 비명을 지르며 살아나고 복수의 순간이 온 것을 기뻐한다.

몸은 움직일 수 없고 자신이 경멸하던 자들이 반은 시체의 모습으로 덮쳐오는 모습에 비명을 질러간다.

그 절망적인 상황에 가장 많은 원혼들에게 둘러싸인 에르피나도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들이 영령들을 잡으려는 순간 구원의 목소리가 울렸다.

‘신이시여. 약속을 잊으셨습니까?

그들을 전원 고용하셨습니다.’

웅-! 딱-!

손을 튕기는 소리와 함께 원혼들은 사라지고 영령들도 영혼으로 돌아갔다.

흑마도사가 다과상 옆에 앉은 황녀를 내려다 보다 다시 자리에 앉았다.

쪼르르륵!

빈 찻잔에 따라지는 찻물을 멍하니 보다 그것을 단숨에 마셔버렸다,

그리고 찻잔을 다시 황녀에게 내밀자 다시 차를 채운다.

“하아-! 너를 옆에 두는 것이 아니었다.”

“당신께서는 저의 제국의 주신이 되실 분입니다.

저는 그런 신의 위대함이 손상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신은 누구도 믿지 않습니다.”

”그렇긴 하지.......신이라는 것 참 골치 아프군. “

“제가 돕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영원한 제국을 세워 당신의 위엄을 지킬 것입니다.”

“훗-! 기다려 주마.”

“황녀들을 모두 제압하고 다시 평가를 받겠습니다.”

말없이 황급히 엎드린 에르피나를 한참을 쳐다본다.

아까의 마법과 황녀의 말에서 그가 어떤 존재인지 겨우 안 것이다.

그것도 주신에 근접한 최고위의 최상급신이다.

결코 죽은 영혼이 상대할 자가 아닌 것이다.

그 위대한 신이 다시 차를 단숨에 마시고 말했다.

“일 년 뒤에 7서클이 한명도 나오지 않으면 이번 일까지 포함하여 모두 ‘안티 카르마’에 처한다.

허나 한명이라도 나온다면 모두 잊어주겠다.”

“감사합니다.”

“뛰어난 성과를 보이면 추가 보상을 하마.

이곳은 죽지 않으며 모든 부상이 회복되니 충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 현자를 데려 와라.”

손의 찻잔이 가루로 변해 사라졌다.

패배는 곧 죽음이다.

자신의 숨겨진 권능이 아니었다면 정말 질 뻔했다.

그것도 패배도 인식하지 못하고 말이다.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

유일하게 신을 속이는 것이 가능한 현자를 말이다.”

분노는 가라앉는 것이 아니고 마음속에 침착되는 것이다.

눈동자 속에서 새빨갛게 눈동자가 타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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