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신탄생 -->
갑자기 나타난 황금빛으로 타오르는 13쌍의 날개에 영령들은 정신이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태양 속에서 재생과 소멸을 반복하던 신이 사라지더니 갑자기 황금빛 마탑 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신에 속하는 성녀들이 엎드려 절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성녀에 속하는 영령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전과는 격이 다른 신격에 무의식인 복종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주신급이 아닌 정말 주신이라고?’
황제의 영령 에르파나의 넋이 나간 눈으로 저 13쌍의 날개를 쳐다본다.
주신급과 주신은 그 차이가 하늘과 땅의 차이다.
단 한 발짝의 차이이나 인류는 그 차이를 넘지 못해 자력으로 신에 오르지 못했다.
그런데 최초로 신에 오른 이가 주신까지 눈앞에 도달한 것이다.
그리고 옆의 회색의 현자의 등에 달린 6쌍의 날개가 황금빛으로 타오르는 것에 기겁하며 물러섰으나 다행히 열기는 없었다.
그 날개를 보고 잠시 갸웃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모든 날개를 피고 전 인원의 위에 신력의 방어막을 덮었다.
‘모두 인사해.
지금 떠나 실거야.’
‘응? 방어막은 왜?’
‘신력 운용 부족이야.
날개를 접을 수가 없어.”
‘에-? 꺄아아아-!’
13쌍의 날개에서 방사되는 신력의 파동이 마탑을 휘몰아치고 폭풍이 되어 영령들과 셩녀, 왕녀들을 덮치고 그것을 이미 방어막이 막아간다.
그리고 그 방어막이 부서질 듯 흔들린다.
‘이.......이상해. 최대출력이 계속 유지되어 방사되고 있어-!
이런 사례는 없는데.
어떻게 힘의 가감 없이 전력의 신력방사가 지속되는 거지?’
‘힘내라. 이 가스나야-!
지금 밀리면 난리난다.’
‘그........그게 내 신력도 최대출력을 계속 내서 제어가 잘 안 돼!’
‘뭐라-? 너도 신력의 주체가 안 돼?’
방어막이 찢기며 신력이 자신들을 덮쳐오자 공포에 질려갔다.
영령이지만 자신들은 사령이다.
저 무지막지한 빛의 신력 앞에서 당장 소멸인 것이다.
“정말 교황들이란 자가-!”
노한 교성이 터지며 부서진 방어막 안에서 다시 황금빛의 막이 터져 나오며 이중으로 그 신력파장을 막아간다.
전설의 성녀는 분홍빛의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방어막에 가해지는 압력에 기겁을 했다.
“전원 신성방어막 발현!
태양의 신력이다.
약간의 부정만 있어도 소멸이니 전력을 다해-!”
‘태양의 신력-?
급하다.’
모든 악과 부정을 용서하지 않고 불태우는 심판의 상징인 태양이란 소리에 모든 영령들과 성녀들이 전력으로 방어막을 쳐간다.
아무리 자신들의 빛의 신의 성녀라 해도 중급신조차 소멸시키는 태양의 신력 앞에서는 재로 화할 뿐이다.
차원의 교황과 성녀, 모든 영령과 성녀들이 전력으로 발하는 3중의 방어막이 위태롭게 신력의 파도를 막아가며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황금빛으로 타오르는 날개들이 활짝 펼쳐지는 것이 멈추어지고 접혀져서 등에 위치한다.
교황의 날개도 접혀지며 사라지지 않고 등에 위치한다.
신력의 파동이 사라지고 이제 고요만이 남았다.
‘절반정도 수습하셨네.
살았다. 악-!’
쭈우우욱-!
차원의 성녀가 화가 머리끝까지 난 표정으로 회색의 현자의 양 뺨을 잡고서 잡아당긴다.
완력조차 전설급인 성녀에게 상급신이 되어도 반항조차 못하고 뺨을 잡혀 흔들린다.
“절반의 신력이면 얼마든지 방어할 수 있잖아-!
너는 자신의 신력도 운용 못해?”
“우읍-! 우-! 하지만 차원의 신력이나 저 분의 신력은 아무 자료가 없어 예측이 빗나가.
그리고 이정도 신력은 처음인걸!
아파-! 잘 못 했어.”
“모래알만한 신력을 얻으려고 우리들이 어떤 고행을 하는지 알기나 해?
너는 그렇게 쉽게 받고도 사용도 못해.
하급신보다 못하잖아-!”
“잘.......잘 할께.”
‘확률 예측’의 문제점이 이것이었다.
처음 나타난 현상이나 존재에 대해 추측이 확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처음 태어난 차원의 주신에 대해 자꾸 오류가 나고 문제가 발생한다.
아까 발각된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거의 절대적인 확률이지만 지금은 반반의 도박과 같은 확률이다.
주위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소멸될 위기를 겪은 영령들과 부러움과 분노가 섞인 성녀들의 눈길에 저절로 움츠려드는 회색의 현자였다.
‘그만해. 리브나.
사이아나는 최선을 다했다.’
황제영령 에르피나의 ‘심상확인’과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그 이빨을 드러낸다.
심리를 확인하고 거기에 집중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상대의 저항의지를 분쇄한다.
분노가 무너지고 자신도 모르게 사이아나의 뺨을 놓고 물러서는 전설의 성녀였다,
‘상급신이 되어도 나의 권능은 피하지 못한다.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의 가치는 실수 한번으로 사라질 것이 아니야.’
황제영령 에르피나의 금안의 눈이 온통 빛으로 물들어간다.
‘그녀를 심판하는 것은 이제 차원의 신밖에 없으시다.
그분의 교황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으면 성녀라도 용서하지 않겠다.’
사이아나의 눈과 주변의 영령의 눈도 황금빛으로 변한다.
자신을 지지하는 모든 자의 의지를 장악하여 한계까지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진정한 힘을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그녀에게 통제된 사이아나의 신력은 분명 자신을 압도한다.
“........알았어, 실례했습니다.
교황들이시여.”
갑자기 닥친 어이없는 위기에 잠시 이성을 잃었지만 황제영령의 말이 옮다.
사이아나의 권능은 지식과 경험이 쌓일수록 절대적인 권능이 되어간다.
그 과정에 오류가 발생하고 결과가 괴로울지라도 결코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누구도 그녀를 대체할 수 없다.
전설의 성녀라고 불리던 자신도 결코 따를 수 없는 가치다.
‘저 분이 교황을 얻기 위해 준 절반의 신력이 그녀의 가치겠지.’
교황의 등에 접힌 황금빛으로 타오르는 6개의 날개가 눈에 차오른다.
무엇보다 확률예측이 전투에 발휘되면 공포가 된다.
모든 공격을 예측하고 방어하고 방어하기 전에 공격해 온다면 같은 경지로는 결코 이길 수 없다.
신력의 운용과 전투만 조금만 배우면 자신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이 최상급신이 되는 것이 해결책이다.
누구보다 강해지는 것이 교황들이나 다른 자들보다 더 사랑받는 길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저분께 사랑받으려면 정말 힘내야겠네.’
열세 쌍의 날개가 펄럭이며 신계로의 문을 열고 사라지는 것이 느껴진다.
이제 차원의 주신이 된 저 분을 향해 교황들이 정중히 예를 표하고 마탑의 안이 다시 조용해진다.
그리고 영령들이 자신이 맡은 인원을 데리고 움직이는 것을 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자신들의 계약자와 책임자가 주신이 되자 이제 어디에도 불안감이 없고 희망이 넘친다.
“모두가 영원히 발전하는 이상적인 신계라........재미있겠어.”
물론 가장 강하고 사랑받는 것은 자신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