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신탄생 -->
차르릉.
온통 빛나는 석재로 만들어진 문을 지나자 여상급 천사 하나가 황급히 다가오며 고개를 숙이는 것이 보인다.
그런 모습에 가볍게 답례하고 지나쳐서 자신의 신전문을 지났다.
최고위의 최상급신에게 주어지는 신전은 솔직히 영 작았다.
자신의 과거 마탑보다 작은 크기이니 말 다했다.
이계에서 본 집단거주지를 조금 크게 만든 정도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푸대접이냐?
아니 주신도 조금 화려하고 크지만 비슷하다.
극도로 기능성과 평등성을 중시하는 신전의 구조와 기능이다.
그나마 좋은 점은 신력과 정기가 일반보다 회복이 빠르다는 것이다.
‘정말 싫다. 너무 좁아.’
대수림에서 자신이 개조한 마탑과 비교하니 절로 혀가 차지는 기분이다.
화려하지만 자신의 시야에 넓은 바다가 숲이 아닌 벽밖에 없으니 절로 답답해진다.
그렇다고 임시 거주지에 대규모 개조를 할 수 없다.
간단하게 공간을 넓히고 차원장벽으로 방어를 강화하는 정도다.
“나는 세상에서 단 하나의 특별한 존재이다”
등 뒤의 로브에서 10개의 원이 돌며 가장 위대한 마법을 발현시킨다.
좁은 신전이 10배정도로 넓어지고 극도의 화려함을 드러낸다.
신계라서 그 가능성이 장난이 아니다.
곳곳에 박혀 빛나는 이름 모를 보석과 이름 모를 장식들이 그 모습을 현란하게 드러낸다.
이것이 신계에서 이룰 수 있는 최고로 아름다운 건물인가?
자신이 보아도 장난이 아니게 반짝이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힉-!”
자신의 뒤를 따라왔던 여상급천사가 갑자기 변한 신전에 기겁을 했는지 넋이 나갔다.
정신없이 주위를 돌아보기만 한다.
어디를 봐도 반짝이고 영롱한 보석들에 눈빛도 반짝인다.
‘상급천사라도 보석에 대한 물욕이 있는가?’
보아하니 가만두면 빼 갈 기세다.
상관없지만 시끄러워지는 것은 질색이다.
정신없는 상급천사의 손을 조정해서 양손을 펴게 했다,
갑자기 자신의 손이 멋대로 움직이자 의혹의 시선을 보내다 더할 나위 없이 커져간다.
쫘르르륵-!
상급천사의 손에 건물에 박힌 이름 모를 보석이 쏟아지듯 떨어지는 것이다.
“아-!”
너무나 영롱하고 아름다운 빛에 정신이 몽롱해진다.
자신의 양손바닥에 가득 보석이 채워지자 황홀감이 밀려온다.
이 보석은 신력을 미량이지만 증진시키고 안정화하여 엄청난 가치를 가진 것이다.
하나가 자신이 백년을 일해야 얻을 정도다.
그것이 수십 개가 자신의 손에 가득 채워진 것이다.
자신을 바라보는 새로운 주신의 13쌍의 날개가 너무 성스러워 보였다.
“더 필요 하느냐?
아니면 부탁이 있는데.”
차원의 주신의 말에 무슨 일이라도 할 결심을 하고 쳐다보았다.
색신이라는 소문이 있으나 설사 여기서 정사를 하자고해도 할 생각이 들었다.
상급천사가 신을 모시는 것은 드문 일도 아니고 주신의 정이면 자신도 하급신이 될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살며시 옷고름을 잡아가던 손이 다음 말에 멈칫했다.
“식사와 목욕준비를 해다오.
그리고 찾아오는 여신들은 수면을 취한다고 알려주고 다음에 방문해달라고 하고 연락처만 받아두어라.”
그 말에 실망감과 함께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생각해보니 6개월 동안 모셔본 결과 여신들은 굉장히 많은 수가 찾아왔지만 대부분 차접대와 대화로 끝났다.
자신이 봐도 굉장히 아름다운 여신이 노골적으로 유혹해도 끝까지 정중하게 대하여 상대방이 기분이 나쁘지 않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
무엇보다 전쟁을 위해 별을 이동시키고 있는 도중이라 무리를 할 수 없다는 데에 모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은 찾아오는 여신들이 많이 줄었는데 갈수록 최상급의 여신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신은 감히 쳐다볼 수도 없는 신분의 여성들만 찾아오는 것이다.
그래도 아무 반응이 없는 것이 정말 색신인가란 생각이 들 정도다.
“휴우우우-!”
상급천사까지 옷을 벗으려고 옷의 매듭을 잡자 정말 한숨이 나온다.
나쁜 소문은 하늘 끝까지 가는데 순간이고 좋은 소문은 입주위에서 맴돌다가 사라진다더니 내가 그 꼴이다.
6개월 동안 수없는 여신들이 접근해오는데 정중하게 납득시키고 돌려보내는데 색신의 소문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눈이 높아서 안 넘어온다는 소문이 퍼지더니 이제 미모에 자신이 있는 여신들이 경쟁적으로 몰려오고 있다.
기가 막힌 것은 반려가 분명 있을 여신들도 모른 척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몸을 가운데의 소파에 기대고 가져온 식사를 먹었다.
자신이 휴식을 할 때는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하고 차원방벽까지 걸기 때문에 조용하다.
식사를 마치고 물을 마시며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반려가 있는 여신들은 왜 오는 겁니까?”
잠시의 침묵이 신전에 울렸다.
차원의 주신은 가만히 대답을 기다리듯 한 곳을 쳐다 볼뿐이다.
“딸들 때문이지.”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청아한 여성의 음성이 울렸다.
“자네가 지식의 신의 딸들에게 신력전이를 정말 해주자 반신반의가 확신이 된 거지.
그렇다고 딸들을 보내자니 겨우 상급신이라 눈길도 못 끌 것 같으니 자신들이 직접 나선거지.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딸들에게 정을 줄 생각이야.”
“남신들은 모두 전쟁 중입니다.
상당히 비도덕적이군요.”
“남신들도 이 상황을 거절 못해.
신력은 영원을 사는 신들에게 신분과 같으니 말이야.
그 고루한 지식의 신조차 자신의 처와 딸이 자네에게 정을 받는 요청을 결국 거부하지 못했지 않는가?
고위신일수록 신력의 차이의 냉혹함을 잘 알지.”
“이해는 하지만 납득은 하지 않습니다.”
“원래 신계나 마계나 포장만 다르지 내용물은 결국 진화와 발전을 위한 계단식 계급구조지.
인간의 사고로 이해하면 오류만 일으키지.”
“아 그런가요?
하지만 전혀 받아들이고 싶지 않습니다.”
저절로 이죽거리는 말이 나오자 자신의 뺨에 따뜻한 손이 대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영원을 사는 자들이 계급이 정해지고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어 그 차이를 좁히기 힘들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그런데 누군가가 영원히 고정될 계급을 단숨에 올려줄 것을 준다면 그 까짓 정조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지.
다른 세계의 주신들이 수백의 여신들을 첩으로 거느리고 있는 것은 그의 의사뿐 아니라 여신들의 의사이기도 하지.
여신이 가장 빠른 신격을 올릴 수 있는 길이니까.
다른 남신들도 불만을 가질 수 없는 것이 주신과 여신사이에서 태어나는 여신은 최소가 최상급이니 강제가 아니라면 결코 반대하지 않아.
보다 강하고 아름다운 여신을 아내로 얻을 수 있으니 말이야.
여기 주신이 정말 특이한 것이지 우리들이 이상한 것이 아니네.”
“주신이 가장 제정신이란 말씀입니까?”
“인간기준으로는 그렇지!
신의 기준으로는 주신으로서 보다 강한 신들을 탄생시킬 의무를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방기한 무책임한 신이지.
그렇다고 여신의 입장으로는 비난하기도 힘든 묘한 상황이네.”
“휴우-! 이곳의 여신들의 저에 대한 결정이나 알려 주시죠.”
“......대화하기 편하면서도 참 힘들게 하는군.”
우우우웅-!
공간이 울리며 섬세한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화려한 금발이 일렁이고 고고하고 섬세한 얼굴이 나타나고 그 밑에 화사한 육체가 들어났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나체가 신전의 보석의 빛으로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그랑조아처럼 고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가슴과 엉덩이는 조각가가 혼신의 힘을 다해 섬세하게 조각한 것처럼 완벽하게 황금비율을 이루고 부드러운 지방의 밑에 세밀한 근육들이 그것을 받치고 있었다.
그런 부드러움과 탄력이 넘치는 여체가 자신의 앞에 들어나자 한순간 긴장이 되었다.
한눈에 보아도 엄청난 탄력을 보이는 것이 자신과 동일한 순발력 수련을 한 여신이다.
주신이 된 자신조차 파악이 잘되지 않는 권능과 이 신체의 탄력은 암살자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유두에 붙여 놓은 것 같은 황금빛의 원형의 장식과 음부에도 비슷한 장식이 붙어있었다.
비부의 무성한 황금빛의 음모사이에 붙은 동전모양의 보석으로 장식된 원형장식에 아주 가늘게 쓰여 있는 것은 이계의 신어였다.
결국 주신급의 암살자란 소리다.
아차하면 죽는다.
이제까지와 비교할 수 없는 위기감이 온몸을 덮친다.
그러니 마치 자신의 몸을 과시하듯 드러난 아름다운 나체를 잠시 심드렁하게 쳐다보다 공간에서 새 로브를 꺼내 던져주고 다시 소파에 기대었다.
“입으시죠.
전 아직 죽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이렇게 까지 했는데 이러긴가?”
회심의 수가 안 통하자 실망이라는 얼굴을 하며 로브를 가볍게 입고 소파 바로 옆에 앉았다.
화려한 금발이 찰랑거리며 시야를 어지럽힌다.
그러나 말만 그렇지 얼굴은 전혀 고고한 표정이 흔들리지 않는다.
“미모로는 아직 어떤 여신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영 기분이 안 좋군.”
“건들면 죽인다는 의지나 지우시죠,”
“응? 그게 새나갈 리가 없는데?”
“저에게 있는 ‘전투예지’의 권능입니다.
지금 상황을 전투로 판단하고 있군요.”
“아하하하하-! 재미있는 권능이군.
그럼 나를 파악한 것도 그 것인가?
본래 그 정도는 아닐 텐데?”
“전투경험이 많을 뿐입니다.”
가볍게 차를 마시고 자신의 옆에 앉은 여신에게 차를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들은 여신이 묘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한다.
“그랑조아를 도와준 것은 정말 고마운데 나는 바람둥이주제에 신계에 필요도 없는 인간여자에게 손대는 신은 용서하지 않는다네.
그래서 자네를 죽일 생각으로 잠복하고 있었지.”
“그래서요?”
“만약 무분별하게 찾아온 여신들을 농락했으면 자네는 죽었네.
이 모습의 내 권능은 ‘주신살’이니까.”
쿵-!
심장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신계의 빛의 신에게 ‘주신살’이란 권능이 존재할 수 있는가?
주신이 된 자신의 인지에도 그런 권능은 없다.
아니 가능은 하다.
주신살의 창이 존재하는데 그런 권능도 존재할 수 있다.
다만 그 것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결론은 하나다.
“나의 권능을 본 주신은 소멸했으니 당연히 기록이 될 리가 없지.”
그런 내 생각을 읽는지 한없이 청아한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금빛의 눈동자와 미소가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알려주시는 이유는?
주신살의 권능이라 해도 저를 어쩌지를 못합니다만 이제 더욱 효과가 떨어집니다.”
자신은 흑마법이 주력이고 주신의 힘은 보조이다
더구나 권능을 안 이상 대비책을 세우는 것은 간단하다.
그런 불리한 것을 스스로 감수하며 알려준다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다는 뜻이다.
“지금 주신을 죽이는 것도 힘들고 새로 주신이 된 신도 힘들더군.
더구나 지금 주신은 내 기준으로는 이상적인 남편이고 새로운 주신은 소문은 당장 죽이고 싶은데 하는 행동은 전혀 아니야.”
스르르륵-!
소파에 몸을 기대고 양다리를 조금씩 들어 올린다.
너무나 탄력이 넘쳐 중력을 거부하고 단 한군데도 늘어지지 않는 완벽한 각선미를 가진 맨다리가 서서히 드러난다.
그 다리사이로 풍성한 황금빛 음모로 뒤덮인 음부가 살짝 들어나고 황금장식이 보인다.
그리고 그 다리를 완전히 어깨에 붙이고 팔로 살짝 안아서 고정했다.
지방이라고 하나도 보이지 않는 아랫배와 그 밑에 완전히 들어난 황금빛 털로 덮인 비부에 붙은 금장식이 위태롭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대로 몸을 자신에게 돌려 유혹적인 시선을 보내며 조금씩 음부를 움직이자 청아한 새소리가 들려왔다.
찌릉! 찌르릉!
그 음부에 붙인 금장식이 진동이 오자 새소리가 울리는 것이다.
그 소리에 맞춘 듯 살아있는 듯 분홍빛 음부가 움찔거리며 움직이며 치명적인 유혹의 향기를 내품었다.
그 음란한 모습과 황금빛으로 빛나는 머리칼을 가진 고결한 얼굴이 겹쳐 이루 말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내 남편은 이러자 미치듯이 나를 덮쳤지.
나를 범해도 좋아.
딸인 그랑조아를 도와준 것에 대한 이자니 아무 짓도 안할 것을 스틱스강에 맹세하지.”
“........”
새로운 주신이 말없이 손을 뻗어 자신의 음부에 대는 것을 보고 살짝 눈에 이채가 떠올랐지만 여전히 음부의 장식에서 방울소리를 내며 그 손이 도착하는 것을 살짝 떨며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침내 황금빛 음모를 헤치고 자신의 음부에 손을 대자 화들짝 놀란 듯 몸을 튕겼다.
그러나 방울 소리는 멈추지 않고 자신의 다리를 잡은 손 역시 풀지 않았다.
다만 눈에 기이한 빛이 점점 돌기 시작했다.
그것은 숨겨진 흉험한 살기였다.
그러나 손은 과한 반응에 잠시 멈칫했지만 황금장식을 가린 풍성한 금빛의 음모를 살짝 치웠다.
그리고 거기에 아주 세밀하게 쓰여 있는 이계 신어를 낭송하듯 말한다.
“참을 수 없는 질투와 분노에 스스로를 봉인한다.
무분별한 바람둥이는 결코 용서하지 않겠노라.
주신 헤라.”
그 말이 울리자 눈에서 살기가 사라졌다.
방울소리도 그치고 조용히 다리를 내렸다.
그리고 아직도 음부의 황금장식에 손을 대고서 자신을 쳐다보는 눈을 보며 넋이 나간 듯 말을 이어갔다.
“어떻게 나의 고향세계의 신어를 알 수 있지?
그것도 나의 고유 신명을 어떻게 알지?”
“저는 차원의 주신이기도 합니다.
많은 차원을 보고 배워왔지요.
당신정도로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강한 여신은 기억해두고 있었습니다.
다만 체형과 눈동자가 틀려 설마하고 있었습니다.
위대한 천공의 여왕이신 헤라이시여.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차원의 주신의 아무 감정이 없는 눈에 떠오른 자신에 대한 경애의 감정이 보인다.
너무나 오래만 에 들은 고유 신명과 거기에 대한 순수한 찬양에 정신없이 마음이 뒤흔들린다.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손이 닺은 음부에서 열기가 솟아오른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데 자꾸 얼굴이 달아오르고 있다.
그리고 입안이 말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