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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27화 (127/1,533)

<-- 여주신의 헌신 서약 -->

회복을 위해 잠을 자고 눈을 뜨면 항상 이 난리다.

전에는 주신이 마신에게 밀려 회복 중에 어쩔 수 없이 참전을 했다.

지금은 나와 거의 대등한 화사하게 차려입은 여주신 8명이 앉아서 나를 노려보고 있다.

휴식실 분위기는 너무나 고급스럽고 좋다.

천장의 거대한 투명 보석판이 하늘의 태양빛을 현란하게 반사하고 아다만티움의 은빛 벽에서 정기가 물밀 듯이 솟아오른다.

물론 앉은 좌석도 아다만티움의 재질에 윤기가 나는 검은 가죽재질이다.

원형탁자를 중심으로 둘러싼 소파에 모두 편한 자세로 비스듬히 기댄 상황이다.

그런데 앉은 엉덩이 부분의 자세를 자꾸 바꾸면서 실룩이는 것이 조금 이상하다.

잘 보면 얼굴도 빨개져 가고 호흡도 점점 거칠어 간다.

정기의 활성화에 심한 영향을 받는 모양이다.

지금 여주신들은 정기의 급격한 유입에 흥분상태로 들어가서 서로 정신없이 의사를 교환하고 있었다.

‘아........아다만티움의 소파라니 정말 이런 호사도 처음이군.

아흑-! 이거 정말 너무 정기가 강해.’

‘이........이거 설마 노린 것은 아니겠지?

소파와 직접 닿은 부위에서 정기가 바로 올라오고 있어.’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본인은 태평하게 계속 흡수하고 있으니.’

‘정말 곤란한데.

최대한 유입을 막고 있지만 기분이.......‘

‘나처럼 몸을 조금 띄워!

이러다 정말 큰일 나겠다. ‘

한 여주신이 소파에서 앉은 자세로 조금 공중에 떠서 방어막을 치는 것을 보여주자

다른 여주신도 황급히 허공에 몸을 살짝 올려 정기를 막았다.

겨우 한숨 돌린 여주신들에게 차원의 주신의 차분한 말이 들려온다.

“상급신중 최상급인 여신을 한명 최상급으로 올려 줄때마다 2배의 신력을 보상하겠다는 겁니까?

이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지식의 신과 같이 업무의 편의만 봐주시면 상관없습니다.”

“지식의 신은 상급 하급에서 중급으로 올라선 것이지만 최상급의 신력은 급이 달라서 절충한 안입니다.

무엇보다 신계에 대대로 내려오는 관습입니다.

무너지면 별로 좋지 않죠.”

어느새 딱딱한 업무형 여신으로 변한 헤라의 음성이 들린다.

다만 이상한 것이 보상을 안 받으려는 쪽과 주려는 쪽이 바뀐 느낌이다.

수고의 대가를 받을 사람은 필요가 없다고 하고 있고 대가를 주어야 하는 쪽은 더 주겠다는 기묘한 상황이다.

차원의 주신도 그 이상한 상황에 잠시 말을 멈추다가 다시 말했다.

“솔직히 주신에 도달한 존재에게 하위신들의 신력은 불순물이 많아 정련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하위신이 주신에게 받을 때처럼 절대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지요.

결국 저는 신력의 정순함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더 들어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여주신님들에게 한명씩 무료로 해드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친분을 위해서였습니다.”

“지속적인 계약을 위해서입니다.”

“지속적인 계약은 거부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저에게 줄 것이 없습니다.

비록 제가 여주신분들이 쌓으신 힘과 권위를 존경한다하나 아무 대가없이 일을 처리하는 것은 근원학파의 수치입니다.

또한 목숨을 걸든 자신의 노력을 걸든 그것은 자신의 의사이지 강요에 의할 수는 없습니다.”

“........”

차원의 주신의 냉정한 말에 일순 분위기가 급랭했다.

헤라에게 들은 이야기와 직접 들은 이야기는 감이 틀렸다.

정말 이 차원의 주신은 업무 외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당장이라도 이유만 정당하면 신계를 떠날 생각인 것이다.

“제가 원하는 것은 전쟁과 엘프의 신으로서 임무를 수행할 때 약간의 편의제공입니다.

그 대가로 한명씩의 신력전이를 약속하였습니다.

지식의 신도 그것을 받아들였는데 여주신들께서는 더한 대가를 원하십니까?

상당히 불쾌합니다.

추가 계약을 원하시면 제가 매력을 느낄만한 제안을 하시죠.

없으시면 나가주시겠습니까.

다음 전쟁의 준비를 위해 힘을 더 쌓아야 합니다.”

무척이나 냉랭한 축객령에 잠시 수치심에 얼굴이 붉어졌으나 이 정도는 예상범위였다.

강자의 오만은 미덕이 될 수 도 있는 것이다.

특히 저 정도의 주신이라면 말이다.

역시 무감정한 헤라의 음성이 다시 들렸다.

그런데 말투는 갑자기 사근사근한 존댓말이었다.

마치 유혹하듯 말하는 것 같았다.

“대신족과 싸우려면 신력이 많이 부족하지 않나요?

주신의 무력이 예상이하라 곤란한 것 같던데요.

아니면 신력과 마력의 보충을 그만 두고 직접 나가 싸울 리 없지요.”

갑자기 나온 핵심적인 사항에 다시 분위기가 바뀐다,

차원의 주신이 가장 고민하는 사항이다.

주신이든 자신이든 더 강해지지 않으면 전략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카르마의 감소를 무릅쓰고 생명력이 남아있는 별을 파괴해야 한다.

물론 저 장기간 놀아서 도움이 안 되는 빌어먹을 주신을 시킬 것이다.

이미 창조신의 자격을 딴 이상 카르마의 부정에 고생은 조금하겠지만 자신보다는 덜하다.

반대하면 신계는 아예 안녕이다.

주신의 반항이 심할 것 같아 아직 추진하지 않은 방안인데 자신의 신력을 증가시킬 방안이 있다한다.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딱-! 딱-!

원형의 탁자에 무수한 음식과 과일, 음료가 나타났다.

의외의 상황에 여주신들이 잠시 탁자를 쳐다보고 이어지는 말에 어이없어 한다.

“특수고객으로 대접하겠습니다.

자체 수련, 신도의 증가와 상위신의 신력전이 외에도 올릴 방법이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 특별한 신력증가방법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지극히 정중한 어조로 바뀐 모습에 다들 약간 황당한 표정을 짓는데 혼자 살아가는데 힘은 필수다.

약간의 힘의 차이로 생사가 갈리고 소멸한다.

주신급의 용병생활 중에 처절한 전쟁터가 아닌 곳이 없었다.

그나마 임무가 끝나면 대가를 받고 바로 되돌려지는 정신없는 생활이었다.

‘썩을 놈들. 조금 자기 차원에서 쉬게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자신이 해결 못하고 타 차원의 존재를 부려 문제를 처리했으니 소문 안 나게 하려는 처사다.

이해는 하지만 정말 전쟁터에서 못 벗어나게 감시하는 것들 때문에 꼼짝도 못했다.

그런 생활 중에서 정말 힘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그런데 여주신의 말은 급격한 신력증가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방법 말고도 말이다.

그러니 태도가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제안하는 헤라의 아름다운 얼굴이 마구 빨개지고 주변의 여주신도 표정이 심상치 않다.

그리고 헤라가 말을 이었다.

“이 정보는 여주신만 알고 있는 사항이죠.

다른 남주신에게 말을 하면 주신계에서 매장입니다.

아니 반드시 소멸시킬 겁니다.”

갑자기 협박하는 헤라와 주변 여주신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수치심과 당장이라도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본다.

갑자기 자신이 거미줄에 걸린 나비와 같은 느낌이 온다.

빨리 발을 빼라고 예감이 아우성친다.

하지만 신력의 급격한 증가다.

저렇게 나올 정도면 보통 방법이 아니다.

이 난국을 타계할 숨겨진 카드가 될 수 있다.

“일반 주신이라면 쓸 수도 없지만 무한의 신력으로 회복하는 당신이라면 가능하더군요.”

“잠시만-!”

아무리 보아도 보통 사항이 아니다.

들으면 빠져나갈 수 없는 최악의 의뢰 같다.

아무리 힘에 대한 갈증이 심해도 저 8명의 여주신은 계약인으로서는 최악이다.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뭉치면 나도 끝장이다.

“제가 해야 할 임무부터 알고 십군요,”

“...........”

잠시 침묵이 흐른다.

그리고 말없이 앞의 음료를 한잔씩 마시고 있다.

표정들이 정말 지독할 정도로 한기가 넘치고 비장하다.

한참 있다가 결국 헤라가 말을 이었다.

“그랑조아를 주신으로 만들어 줄 것.”

“엑-!”

갑자기 들려온 기겁할 만한 조건에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금 주신이 어떻게든 넘기려는 상황에서는 할 수 는 있지만 어마어마한 투자가 들어간다.

그 투자를 감당할만한 가치가 있을지 모르겠다.

“소모한 신력을 바로 보충해주고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완벽하게 보호할 것.”

“윽-!”

어찌된 상황인지 모르나 자신도 아닌 일반주신이 신력을 자연회복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들어간다.

거기에 들어가는 신력은 자신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

그렇다고 직접 신체에 정을 퍼부어도 이정도 신력의 여주신이면 몇 십번은 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조건이 추가로 들어간단 말인가?

“현재 상급 최상인 여신들을 모두 최상급으로 만들어 줄 것!”

“커헉-!”

못 잡아도 100명이 넘어간다.

게다가 상급신에서 최상급으로 넘어가는 신력이 가장 크다.

아무리 내가 무한의 신력과 정기로 회복이 빠르다지만 일이년이 걸릴 일이 아니다.

절로 비명이 나올 지경이다,

“그리고.....,,,,”

아직도 남았단다.

도대체 무슨 방법이기에 이렇게까지 당당하게 대가를 요구하는 거지?

“우리가 독립된 주신이 될 수 있게 할 것.”

“..........”

나를 무슨 창조신으로 알고 있다.

일개 예비주신이 받을 의뢰가 아니다.

단 1가지도 필사적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 대신족도 감당이 안 되어서 고민하는 예비주신에게 할 이야기가 아니다.

이거 정말 들어서는 안 될 이야기 같다.

반드시 거절해야 한다.

잘 안되면 도망가면 된다.

그러나 마지막 말에 입이 얼어붙듯 떨어지지 않았다.

“그 후 그랑조아와 우리를 절대 버리거나 외면하지 말고 적극 도울 것.”

상상을 초월하는 말에 정신이 멍해지는 느낌이다.

제정신으로 내게 하는 제안인가?

이런 조건을 내가 들어줄 것으로 생각하는가?

한 번도 아닌 지속적인 장기 계약은 엄청난 족쇄다.

그리고 이런 조건을 내미는 놈들치고 뒤통수를 안치는 놈 못 봤다.

당연히 박살을 내놓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무언가 말투가 여자가 남자보고 자기를 버리지 말라고 애원하는 것 같다.

“마지막 조건은 상황발생시 재계약으로 바꾸겠습니다.

저는 장기계약은 절대 안합니다.

대신에 최우선 사항으로 저렴하게 처리해 드리죠.”

이제 궁금증이 커질 지경이다.

무슨 방법이기에 이런 임무를 내가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하나?

개미지옥 같지만 정말 들어보아야겠다.

나의 말에 여주신들이 모두 시선을 교환하며 한참 의사를 교환한다.

그리고 마침내 여주 신들의 고개가 모두 끄덕여졌다.

헤라를 제치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구석에 있던 검은 머리카락의 여주신이 물었다.

“앞의 사항은 정말 모두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다만 제 방식대로 해야 하고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들어갑니다.

물론 본인들이 직접 하시는 것 보다는 빠릅니다.

제가 얻을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말하시면 받아들이겠습니다.

단 얻는 방법은 곤란하신 것 같으니 지금 듣지 않겠습니다.

자아-! 저 의뢰를 수행하면 저는 무엇을 얻게 되는 것 입니까?”

“.........”

여신들도 침묵하고 나도 잠시 말을 잊었다.

정리하면 여주신 9명을 만들어야 하고 상급 최상인 여신 100명을 최상급신으로 바꾸어 주아야 한다.

물론 앞의 여주신 8명은 별만 얻으면 주신이 될 수 있기에 내가 별을 만들어 주면 된다.

하지만 생명력이 넘치는 별을 가져다 지성체가 살 수 있게 바꾸는 것은 나도 어마어마한 노력이 들어가는데 8개다.

이것만 해도 불가능에 가깝다.

신계에 와서 배운 자료에 의하면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것만 요구한다.

다시 여주신들과 의사가 교환되면서 결국 헤라가 말을 이었다.

“마지막 조건의 대가는 우리가 정하는 것으로 하지요.”

“허-!”

어처구니가 없다는 나의 표정은 다음 말에 완전히 굳었다.

“최소 40억의 본신신력증가.”

“........”

정말 미칠 지경이다.

이건 목숨을 걸고 해야 될 의뢰가 되어버렸다.

무슨 수로 현재 20억인 나의 본신 신력을 60억으로 올린단 말인가?

시간도 없는데 말이다.

그 정도면 차원의 주신인 나라면 현재 주신과도 대등한 결전을 벌일 수 있다.

그런 나의 반응에 여주신들이 복잡 미묘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계약보수는 먼저 약 5억을 지불합니다.

먼저 그랑조아의 주신승급과 최상급여신의 승급, 별 하나를 마무리 지어 주세요.

별을 가진 주신이 한명 생길 때마다 약 5억씩 지불합니다,

마지막 별이 주어질 때 40억 이상의 신력증가를 약속합니다.

또한 이 계약과 신력전달방식은 절대로 비밀을 준수해야 합니다.”

허공에 황금빛의 두루마기가 펴지며 밝은 빛을 발한다.

휘이이이잉-!

저 끔찍한 카르마의 계약서가 또 떠올랐다.

머릿속이 맹렬하게 회전한다.

정말 신들과 카르마의 계약이면 지긋지긋하다.

그러나 이것만큼 믿을 것이 없으니 끔찍한 일이다.

내 눈에 카르마의 계약서에 한참을 머뭇거리다 서명하는 여주신들이 보이고 마지막으로 나에게 왔다.

뚫어져라 쳐다보았지만 결국 답은 하나였다.

“하아아.”

한숨과 함께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서명을 하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신계와는 이 계약이 완전 만료 될 때까지 인연을 끊을 수 없다.

여주신들도 정말 힘든 표정이고 나도 힘들어 죽을 지경이다.

만약 본신신력 40억에서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정말 뒤집어 버릴 테다.

도대체 어느 정도로 고생을 해야 할지 눈앞이 깜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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