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의 시작 (대신족의 주신) -->
13쌍의 날개가 이제 눈을 못 뜰 정도로 빛을 발한다.
대신족이 공간고정으로 저항한 덕분에 마력의 소모만 약간 있을 뿐이지 신력은 이상이 없다.
마력만 만전에서 조금 떨어지는 상태다.
“신력의 보급을 전부 방어 쪽으로 돌리십시오.”
“뭐? 신들의 재생은?”
헤라가 당황하여 외친다.
“창조신급의 대신족의 주신입니다.
최상위신들은 죽으면 그대로 소멸입니다.
신계와 중간계가 파괴되면 다음은 없습니다.”
“뭐-! 그럼 당신이 나설 필요도 없잖아?
별을 동결처리하고 주신계에 보고하면 되........ 아-!”
“그랑조아가 중간계에 있습니다.
최고위 대신족의 주신의 토벌에 얼마의 세월이 걸릴지 모릅니다.
창조신급이라면 최악의 경우 동결된 별과 이 태양계까지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그.......그렇지만.”
헤라와 여주신들이 혼란을 겪기 시작한다.
역시 전투경험은 많으나 너무 먼 과거의 경험이다.
대신족과의 전투에 뒤는 없다.
전 우주의 패권을 다투는 마신족과의 동맹까지 이루어질 정도의 사안이다.
그렇게 결사적으로 싸워도 승산은 절반이다.
그래서 대신족의 공격에 밀릴시 별을 동결 처리하여 활용을 못하게 하고 나중에 전력을 모아 토벌한다.
문제는 신들의 시간이라 토벌이 거의 영겁의 세월이다.
더구나 투자한 신력만큼 그 별이 가치가 없다면 소멸 처리한다.
괴물급의 주신과 마신의 연합이라고 너무 자만했다.
“신경을 너무 쓰지는 마십시오.
용병시절 대신족의 주신과의 전투경험도 있습니다.
신계와 중간계만 방어만 하시면 됩니다.”
“10서클의 주신급이 대신족의 주신을 과거에 어떻게 상대했다고?”
“전 주신이기 전에 흑마도사입니다.
‘신멸’은 저의 마도에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경애하는 여주신들이시여.
부디 이제와 같이 신계의 수호를 부탁드립니다.”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날아오른다.
여주신들이 한참을 망설이다 주신계로 보고를 포기하고 신력을 다시 방어로 전환한다.
그녀들에게는 마지막 기회인 곳이다.
여기서 물러나면 다음은 없으며 주신의 신력을 개방해도 바로 정령계로 보내진다.
힘이 있는데도 멸망을 지켜보아야만 하는 고통이 그녀들이 마계와 전투에 별을 파괴하기 직전까지 간 죄의 진정한 대가이다.
여주신들이 나를 보는 눈이 정말로 절실한 감정이 넘친다.
‘태초의 투신과 마황들의 철수를-!’
‘그.......그게 답이겠지. 모두 신계로 철수해’
‘나의 재생도 감당이 안 될 수 있다.
즉각 마계로 물러서라.’
‘왕이시여-! 어찌 혼자 죽으시려 하십니까?’
‘영원히 군림하는 마신이시여!
소멸은 두렵지 않습니다.’
‘닥쳐-! 부활의 정기 소모가 아까우니 어서 꺼져!’
주신과 마신의 의지들이 전해지자 신과 마신들이 반발하는 것 같다.
자신들의 신격이 하락하여 상대가 안 되고 대신족의 주신에게 죽으면 소멸이란 것을 알고 있는데도 저런다.
너구리와 같은 음흉한 주신에 마신족의 충성을 받는 마신이라 정말 이 별은 재미있다.
다수의 이익을 위하여 소수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위선적인 주신과 오직 힘으로만 군림하여 원성을 사는 마신과는 다르다.
휘이이잉-!
13쌍의 차원의 신력이 나를 ‘경계’로 공간이동을 시켰다.
안가겠다고 엎드리거나 무릎을 땅에 붙인 채 버티는 태초의 투신과 마황과 마왕들이 보인다.
그들에게는 믿음직스럽지는 못하나 자상한 주신이고 비교할 상대가 없는 강력한 군주이다.
또한 자신에게 도전할 만한 마신을 결코 살려두지 않는 마신족의 수장의 숙명을 무시하고 강력해진 자신들을 모두 마황과 마왕이라 낮추어 불러 이때까지 모두 살려주었다.
다른 마신들의 견제를 받으면서도 말이다.
물론 따르지 않는 마왕들은 모두 처분했지만 마계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대신족의 주신의 ‘신멸’이 이제 신계에 도달하려 한다.
그들이 자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시간도 별로 없다.
‘강제 신언을 하십시오.
그들을 공간이동을 시키는데 신력을 낭비할 수 없습니다.’
나의 의지에 주신과 마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힘을 일으킨다.
그리고 비록 주신 상급정도로 깎였지만 여전히 괴물과 같은 힘이다.
“주신권한 사용! 신계 강제소환-!”
“마신권한 사용! 마계 역소환-!”
주신과 마신의 주변에서 버티던 모든 주신과 마신이 본래의 신계와 마계로 보내진다.
어떤 장소나 공간, 시간에 있더라도 소속 신과 마신을 강제 소환하는 주신과 마계의 지배자인 마신의 고유권한이다.
그 넓은 경계에 이제 13쌍의 날개가 빛내는 주신 2명과 검은 빛의 마신만이 남는다.
수없이 만들어진 신력포와 마력포들이 방치되고 방어진지만이 무수하게 남아있다.
“허-! 죽어라 고생하며 만들었더니 쓸모가 없군.”
“어차피 신계와 마계의 힘의 대부분은 바로 주신과 마신이 아닙니까?
여기에 모든 주전력이 모여 있고 아군의 피해를 생각해 힘을 제한할 필요도 없습니다.
더구나 이곳은 다음 전쟁에 써야하니 무용지물은 아닙니다.”
“다음 전쟁이라.......지금이라도 동결처리를 신청해야한다는 것이 내 판단인데.
처음에 어떻게든 처리했어야 했는데.”
주신의 눈동자가 심상치 않게 반짝인다.
창조신의 자격을 운 좋게 얻었다.
그런데 주신의 인계도 불가능하고 이제 대신족에게 자신의 신계마저 내 줄 상황이다.
아무리 너구리같은 성향이라도 미쳐 날뛸 상황이다.
우리가 없는 혼자의 싸움이었다면 벌써 대신족의 주신과 공멸했을 것이다.
그것은 내가 원하는 행복한 결말이 아니다.
그런 비극은 수도 없이 보아왔다.
이기심일지라도 나와 관련이 있는 자들이 당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
“그래서 고객 분들은 저를 찾습니다.
주신급이 아닌 주신으로서 정식으로 의뢰를 받겠습니다.
자아-! 의뢰내용과 합당한 대가를 말하십시오.
누구보다 위대한 주신이시여.”
너무나 태평하고 자신감 있는 말에 분위기가 변한다.
주신의 눈이 정상을 되찾는다.
여기 자신과 동격인 마신이 동맹을 맺고 같이 있다.
그리고 새로운 차원의 권능으로 주신이 되어 바닥을 모를 신도 있다.
이정도 전력으로 이길 수 없는 상대는 마신왕 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주신은 나에게 줄 것이 없다.
“지금 차원의 주신에게 당장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창조신이 되어도 형평을 고려해서 ‘주신성(主神星)’은 하나 밖에 못준다.
정말 미안하다.
의뢰를 받지 않아도 원망하지 않겠다.
너에게는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담담하게 말하는 주신의 말은 참담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솔직한 대답인 것 같다.
영겁의 세월동안 주신을 하면서도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주신은 정말 드물다.
남은 것이라고는 자신의 것이라고 하기도 부끄러운 너무나 자유로운 신계와 자신의 가족들뿐이다.
다른 주신들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는데 매진을 하는데 말이다.
“창조신이 되시면 ‘주신성(主神星)’을 하나 받지요.
그리고 지금 선금으로 여러 가지 받겠습니다.”
나의 대답에 주신과 마신의 표정이 변한다.
자신들도 소멸을 각오한 전투에 너무 당연하게 참전을 하려는 것이다.
그것도 무기한 어음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대가를 받고서 말이다.
“여기 태양계의 주신성외의 모든 8개 행성의 권리를 신계와 주신의 이름으로 영구위임 해주십시오.
그 이후 추가되는 행성도 같이 입니다.”
“겨우?”
“생명력이 있는 별이나 달이 없어 대신족에게나 쓸모가 있지 우리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다.
차라리 내가 주신에게 별을 빌려주겠다.”
“‘주신성(主神星)’은 일반 ‘신성(神星)’의 일만배의 가치입니다.
아무리 영원히 군림하는 마신이라 할지라도 무리입니다.”
그 말에 마신도 수긍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 마신왕으로 추앙받던 자신이 변방의 별에 인증전으로 파견을 와서 붙들린 것도 이 별 때문이다.
창조신이 직접 만들어낸 별의 가치는 자연적인 별과는 비교할 수 없다.
마계 단독으로 독자전인 마기보급체계를 만들 정도의 행성인 것이다.
자신 휘하의 마황들이 다른 허접한 주신을 타파하고 얻은 일반 ‘신성(神星)’ 몇 개로는 가치를 비교할 수 없다.
“그리고 그랑조아가 최고위 최상급신으로 복귀할 경우 다음 주신의 후계자로 정식 임명을 해주시고 주신계에 인증하시면 됩니다.”
주신과 마신이 이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마지막은 내가 원하는 것이니 차원의 주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군.”
“왜 불공정한 거래를 자청하는가?
차라리 지금 신계에 모인 신력과 정기의 반을 원하라.
그대가 신계를 만들 때 최상급의 신계를 이루게 해줄 것이다.”
“이 조건으로 저 대신족의 주신과의 전투의 계약을 하시겠습니까?
누구보다도 위대한 주신이시여.”
주신이 자기에게 너무나 유리한 카르마의 계약서를 보고 이를 악문다.
어떤 함정도 불리한 조건도 없다.
이제까지 자신이 주도했던 계약 중에서 최상급의 이익을 보장한다.
이 불리한 전투에 승기를 잡을 수 있다.
그렇게 원하던 신계의 후계자를 내가 만들어 줄 것이다.
여주신들과 그랑조아와 인연으로 얽힌 내가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이다.
자신은 그저 사인과 인증만 하면 된다.
그런데 왜 저렇게 망설이는지 모르겠다.
결국 거기다 몇 마디를 추가로 적는다.
“창조신이 되면 바로 ‘주신성(主神星)’을 2개를 주고 지금부터 그대와 상호방위조약을 맺지.
내가 존재하는 한 나는 그대의 우군이다.”
“너 정말 미쳤냐?
창조신이 될 주신이 일반주신과 동격의 영구 상호방위계약을 한다고?”
“그대의 호의에 답하는 내가 지금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호의다.
받아들이겠는가?”
주신의 얼굴은 이미 왕의 얼굴이다.
단 하나의 계략도 없고 오직 자신의 양심이 이끄는 데로 행한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할 힘과 어떤 고난도 극복할 의지가 넘친다.
과연 이러하니 태초의 신들이 맹종한다.
내가 마법만을 원하는 마도사가 아니라면 충성을 맹세할 정도의 매력이 넘친다.
“무한한 영광입니다.
차원의 주신인 고귀하고 위대한 흑마도사는 누구보다도 위대한 주신의 제의에 만족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인 처음부터 이익인 계약이다.
홀로 살아가는 나는 집단인 그들과 계약할 때 항상 불공정을 감수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적은 대가를 최대한 이익이 되게 보완해 사용했다.
그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니 스스로 만족할 따름이다.
물론 불공정 계약이 끝나면 다시는 돌아보지도 않고 어떤 부탁이 들어와도 재계약은 없다.
불공정한 계약을 맺기 원하는 주신은 얼마든지 있으니 말이다.
카르마의 계약서가 빛을 발하고 사라지고 나서야 엄청난 실수를 했다는 당황스런 주신의 얼굴이 즐겁다.
그 모습을 보며 마신이 머리가 아프다는 표정이 정겹다.
그리고 신멸의 기운을 태양계 전체에 뿌리며 포효하는 대신족의 주신의 얼굴도 이제 푸짐한 사냥감으로 보인다.
수많은 최상급의 대신족들이 경계를 향해 돌진한다.
그들을 바라보는 주신과 마신의 표정이 굳어진다.
자신들의 상대는 안 되나 너무 많은 수인 것이다
이런 불리한 전장에 서 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나의 마력과 신력을 전면 개방한다,
열 개의 원이 방열하듯 빛나고 반투명한 열하나의 원이 그 열 개의 원을 압도하듯 퍼져나간다.
13쌍의 태양빛으로 빛나는 날개가 번개를 일으키며 방전하며 경계와 대신족의 전진기지 행성을 비추기 시작한다.
일단 쓸어버리고 시작한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주신과 마신, 대신족 주신과 자신을 제외한 모든 시간과 공간이 멈추고 음성이 울린다.
“창조신님의 의사를 전한다.”
너무나 장엄한 신언이 나의 심령과 신력에 파고든다.
이건 또 무슨 돌발사태 인가?
다급하게 주신을 쳐다보자 정말 당황하는 눈치다.
대신족에게 별이 파괴가 되어도 주신계가 담당하지 창조신이 직접 의사를 전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무슨 일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