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신의 신계포기와 새로운 신계 -->
그 뒤의 일은 폭풍과 같았다.
태초의 투신들과 최상급 상급여신들이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몰려나가고 지식의 신도 재빠르게 계약의 마왕들을 완전히 탈탈 털어서 불공정계약에 준하게 조약서를 만들었다.
완전히 절망에 빠진 계략의 마왕들이 차원의 주신이 계약내용이 너무 심하다고 수정하자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일 정도다.
전쟁의 시작은 방금 죽여 신력을 회수하여 상급신으로 하향된 신세대 투신들과 여신부의 여신들이 재생을 마치면 바로 시작하기로 결정되고 마무리 되었다.
거기에 여주신들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묻는 신들도 없고 오로지 차원의 주신이 여주신들을 어떻게 할지 걱정할 뿐이다.
“전쟁의 준비가 끝나는 대로 총력전을 행한다.
단 하나의 희생도 죽음도 없이 완벽한 승리로 새로운 신계의 시작을 알리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차원의 주신께 영광이 있기를!”
차원의 주신의 말과 함께 중간계의 반신들과 신국의 운명은 그렇게 정해졌다.
모두가 빠져나간 원탁의 회의장에 끝까지 망설이다 떠난 태초의 여신들이 모두 나가고 원탁의 여주신들과 주신급 6명만이 남았다.
주신급들은 아직도 대치중이었다.
“결국 덤비지는 않는구나.
전투경험도 없으면서 상대의 역량을 알아볼 정도인가?
나름대로 괜찮은 수준이군.”
“..........”
결국 여신부의 수장들은 덤비지 못하고 대치가 한계였다.
덤비는 순간 단숨에 패배할 것이라는 감각이 몸을 멈추고 권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방어를 하는 중이다.
허나 권능의 최대발휘는 막대한 신력을 소모하기에 결국 패배할 것이다.
그랑조아의 ‘무한복원’이 없는한 말이다.
무엇보다 상대방이 전력으로 공격을 퍼부으면 막을 수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자신들과는 격이 다른 공격력을 가진 투신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발전의 여신의 ‘권능승급’, 자유의 여신의 ‘권능확산’, 평등의 여신의 ‘권능조정’인가?
엘프의 신 그랑조아의 ‘무한복원’과 맞물려서 여주신들의 전투를 돕는 능력이니 단신으로는 상대가 안 되는군.
아니 원래 4명이 모여 2단계 이상의 고위의 신을 상대하는 권능이라 일대 일은 승부의 밖인가?
물러서라.
지금 이겨도 승복하지는 않을 것 같다.”
차원의 주신의 말이 떨어지고 상대들이 바로 공간을 벌리자 권능으로 소모된 막대한 신력에 휘청거리는 여신부의 수장들이다.
신력이 떨어지지 않으면 어떻게든 막을 수는 있지만 4명이 모이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다.
“일단 조건을 단 가계약으로 완전종속을 해라.
그랑조아가 주신급으로 복귀하면 이들과 다시 싸우게 해주겠으며 승패에 따라 대우를 해준다.
이것이 나를 모욕한 약자에게 내가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관용이다.”
차원의 주신의 최후의 선고에 황급히 여주신들을 쳐다보았지만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원래 신계에서 태어난 주신급은 후계자가 아니면 도전자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주신의 권능에 악영향을 주기에 모두 주신에게 직접 종속제어와 권능제어를 받는다.
이곳이 이상했을 뿐이다.”
차원의 주신의 당연하다는 자연스런 어조에 어쩔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미 자신들은 반역으로 낙인찍히기 직전이며 믿고 있던 여주신들도 차원의 주신에 의해 완전히 힘으로 압도당한 것이다.
여주신들의 주신의 권능에 자신들 4명의 권능통합이면 이길 수 있지만 그랑조아가 빠져 막대한 신력의 소모를 감당할 수 없다.
그랑조아가 하급신으로 떨어지더라도 어떻게든 해서 신계에 잔류시켜야 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후회되는 것이다.
결국 눈물을 흘리며 완전종속계약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차원의 주신의 전신을 감싸며 눈부시게 빛나는 신력의 원이 요동치는 와중에 그녀들의 심상에 신언이 새겨진다.
“불필요한 남신에 대한 투쟁의식과 잡념은 모두 제한한다.
오직 주신이 되기 위해 신력의 단련과 권능의 향상에 힘쓰라.
그 외에는 전과 같다.
새로운 신계의 신세대 여신들을 이끄는 자들이여 결과를 기대하겠다.”
여신부의 수장들이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들이 아는 완전종속계약은 거의 노예와 같이 절대 복종과 사고의 제한을 받는다.
그런데 단지 몇 가지 의식만 제한되고 풀어준 것이다.
“조건부 완전종속이기에 의식 통제 외에 별다른 제어도 혜택도 없다.
그랑조아가 복귀하고 4명이 함께 이들과 싸운 다음 재판단을 한다.
가서 수련하라.”
자기들이 가면 여주신들만이 남기에 반항하려 했으나 커다란 신력의 차이도 있고 이미 종속계약을 맺은 이상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
자신들도 모르게 원탁의 회의장을 빠져나가 수련장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최고위 신계로 승급되어 이제 거의 광활해진 원탁회의장에 차원의 주신과 여주신들 8명이 남았다.
여주신들이 가늘게 한숨을 내뱉는다.
영겁의 세월의 복귀 노력이 이렇게 끝난 것이다.
그것도 신계의 주신에 대한 반역을 벌이고 싸우지도 못하고 말이다.
그나마 자신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직계인 주신급 여신들은 다행히 중히 사용될 모양이니 안심이 되었다.
체념을 하고 처분을 기다릴 뿐이다.
“반란을 벌인 우리들을 죽여 신력을 회수해도 반항은 하지 않겠다.
마음대로 하라.”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전투도 없었는데 신계에 반란이라니?
원탁의 문을 파손한 여주신은 봉급에서 2배로 제하겠다.”
“뭐-! 2배-? 너무하잖아!
저게 얼마나 비싼 건데?
나보고 죽으란 소리........읍-!”
흑발의 여주신이 박살난 원탁의 문을 2배로 배상하라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항의를 하는 것을 주변의 여주신들이 달려들어 입을 막았다.
원탁의 문을 배상하면 반란을 없었던 것으로 해주겠다는 뜻인데 이 눈치 없는 것이 같이 죽자고 난리를 치는 것이다.
흑발의 여주신을 꼼짝도 못하게 제압한 여주신들 위로 차원의 주신의 목소리가 울린다.
“새로운 신계는 이때까지 신계를 발전시켜온 여주신들이 할 일이 많다.
그대들의 이제까지의 공적을 치하하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주기를 기대한다.
공이 크다면 신계관리주신의 자리도 주겠다.
신계를 배신한 반신들과 교국을 처단하고 공을 세우라.”
“알겠습니다.
차원의 주신께 영광이 있기를.”
이제 완전하게 예를 갖추어 인사한 여주신들이 모두 조용히 일어나 자리를 뜬다.
반란을 벌리려다 차원의 주신의 강대한 신력과 행동에 아무것도 못하고 처분만 기다리다 용서까지 받았다.
더구나 자신들이 바라는 신계의 주신보다 더한 신력상승을 가져올 최고위 신계의 관리주신의 자리도 공이 크다면 부여하겠다는 약조도 했다.
일단은 저 자리를 얻고서 생각해야 한다.
복잡해진 상황에 일단 이 자리에서 벗어나 한숨을 돌리고 싶은 것이다.
여주신들도 황급히 자리를 뜨자 최고위 신계의 영광의 자리에 이제 차원의 주신만이 남았다.
그리고 가벼운 한숨과 함께 그를 감싼 전력신력개방의 빛이 한층 더 강해져 눈으로 똑바로 바라볼 수 없을 정도이다.
“정말 개판인 신계이네.
결국 정상화하는데 다 들어가고 남은 것이 겨우 이거야?”
쓸모없는 신세대 신들을 죽여 회수한 신력 2,000억의 신력과 주신계에 관리대가로 받은 500억, 사기꾼 주신에게 회수한 150억, 마신계로부터 되돌려 받은 2,000억이던 신력을 합쳐 총 4,650억의 신력이었다.
신계 승급을 위해 3000억의 소모하고 앞으로 그만큼을 계속 소모하게 된다.
최고위 신계의 혜택이 큰 만큼 신력의 소모가 막대한 것이다.
원탁위에 남은 신력은 겨우 1,650억이다.
이중 천억은 최고위 신계의 자체유지로 들어가니 남은 것은 650억이다.
이것도 500억은 예비로 남겨두어야 하기에 150억 정도가 주신의 신력으로 가용하다.
문제는 이렇게 신도로 모은 신력은 증폭이 불가능하기에 자신에게 별 쓸모가 없다는 점이다.
마법으로 증폭한다 해도 신도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니 문제인 것이다.
그나마 마신계가 재협정의 대가로 바친 2,000억의 마력이 위안이지만 이것도 마신도에게 받은 것이라 증폭이 불가능하다.
결국 어떻게든 본신의 신력이나 마력을 올려야하기에 여주신들도 용서한 것이다.
이 개판인 신계를 관리하는 대가로 받은 500억의 신력도 신계유지에 다 넣어야 할 상황에서 ‘헌신서약’으로 본신신력이라도 증가를 받아야지 겨우 본전이라는 느낌이다.
“머리 좀 식히고 빨리 여주신들과의 계약을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일단 그랑조아를 복귀시켜야겠군.”
신계에 총동원령을 내린 이상 반신들은 더 이상 문제가 안 된다.
혹시 모르니 감시는 계속하고 있는데 신계의 변화는 눈치를 못 채고 있다.
더구난 마신계가 계약서를 신계에 넘겨 자신들을 이렇게 뒤통수를 칠지는 몰랐을 것이다.
덕분에 완전히 명분도 얻고 주신으로서 통제권을 장악했다.
역시 영원히 군림하는 마신다운 선물이다.
이제 내부정리를 마무리 짓고 진정한 주신으로서 일을 시작할 시점이다.
“일단 좀 쉬고 추진하자.”
그마나 이번 신계관리 일을 추진하며 가장 큰 목적이었던 신력 단련에 따른 효과가 최고위 신계의 기본 8배에 신계 주신의 혜택 4배까지 받아 32배로 빨라졌으니 정말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는 중이다.
다만 이 개판인 신계의 관리가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가 없다.
거기다 여주신들의 계약까지 추진하려면 정말 죽도록 일해야 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