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랑조아의 사정 -->
대수림의 중심부의 대공동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 세계수들이 있다.
그 나무 위의 하이엘프 제국의 중심도시의 가장 꼭대기에서 강력한 신력의 빛이 발산되며 전 제국을 뒤덮고 그 영역을 넓혀간다.
12쌍의 빛의 날개가 세계수를 뒤덮고 장시간의 발산에도 조금의 쇠약도 없이 점점 더 강해지며 하늘을 뒤덮어가고 있었다.
그 중심의 알현실에는 녹색의 머리카락을 일렁이며 생명의 권능을 발산하고 있는 빛의 여신 그랑조아가 있었다.
호리호리하고 날씬한 전신을 휘감고 있는 넘치는 생명의 기운과 성스러운 기운이 갈수록 강대해지고 있고 이미 12쌍의 날개를 완전히 되찾았다.
그리고 ‘무한복원’으로 권능의 발동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급속도로 본래의 신격을 되찾았다.
카르마의 부정의 위협은 이제 최고위 주신을 초과하려는 전쟁의 신의 권능이 막고 있어 문제가 없다.
하이엘프 일족이 20억이 되면 종족을 2배로 번성시킨 공적을 인정받아 다시 ‘극선’이 되어 염원하는 신계로의 복귀를 성취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하이엘프들은 수명이 영구적이라 짝을 지어 아이도 잘 낳지 않고 세계수도 과다한 정기가 소모된다고 보호가 필요한 초기이외에는 탄생시키지 않기에 수가 늘어나지 않아 그녀가 선택한 것은 강제 이주였다.
중간계에 흩어진 모든 하이엘프들과 엘프들의 집합령을 발동하고 습득한 차원의 능력을 발휘하여 공간이동을 시켜 대수림으로 집결시키고 있었다.
물론 중급신으로 올라선 하이엘프 퀸들이 움직인 것은 너무나 당연했고 하이엘프의 수는 급속도로 충원되고 있었다.
차원의 신이 준 우주수(宇宙樹)조차 있기에 일반 엘프도 수액을 먹여 진화를 시키는 것까지 동원하기에 이미 과거의 세력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수없는 공간이동의 빛줄기가 하이엘프 일족들을 실어 나르며 대수림으로 이동시키고 거대 세계수와 연결되며 그녀의 신력의 세례를 받고 신도가 되어간다.
그 과정에 들어가는 신력과 정기의 총합은 이미 수백억을 초과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용한 신력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로 되돌리는 ‘무한복원’권능을 연속 발현하여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엘프의 신이 된 차원의 주신에게 배교하여 정령신들에게 처분당한 하이엘프 5억을 6개월도 안되어 복구해 낸 것이다.
중간계에 그녀를 견제할 신은 없고 반신들도 원탁의 최고위 여신의 직계이며 주신급인 자신을 어쩔 수 없어 방해도 없기에 더욱 빨라지고 있다.
중급신으로 올라선 하이엘프 퀸들의 영상이 그녀 앞에 나타나며 고개를 숙이며 보고를 시작한다.
“그랑조아님. 남쪽 엘프들의 이주는 완료되었습니다.
현재 대수림의 하이엘프들의 수는 10억을 돌파했습니다.”
“동쪽과 남쪽 하이엘프도 이주를 완료하고 있습니다.
예상 소요시간은 일주일입니다.”
“이주하는 모든 엘프들은 우주수의 수액을 마시고 하이엘프로 변화 중입니다.
변화 중에 신앙심의 수면교육을 병행하여 신도로 변화하는 것도 순조롭습니다.”
이제 최고위 신이 되고 차원의 주신의 종속신이 되어 차원의 권능도 어느 정도 사용하여 중간계의 9할의 힘의 감소도 적게 받는 그랑조아다.
그리고 빠르게 중급신이 된 5명의 하이엘프 퀸들과 5억의 하이엘프 제국에게 저항할 수 있는 세력이 다른 지역의 하이엘프들에게 있을 수 없다.
더구나 하이엘프 제국의 전력이 반이 감소했더라도 그 전력은 인간들의 제국 전체보다 강대하다.
물론 하이엘프들을 모두 이주시키려는 움직임에 일부 하이엘프나 엘프를 노예나 시민으로 운용하는 인간제국과 마찰이 없을 수 없기에 전쟁도 벌어졌다.
하지만 목숨만 붙어있다면 어떤 부상도 완치시키는 그랑조아의 신력과 수많은 부상자들이 다시 멀쩡해져 복귀하고 죽어서 영혼이 다시 세계수로 돌아간 자들도 남김없이 재탄생시키고 투입하자 모두 항복하고 말았다.
7써클의 초인과 대등한 수천의 하이엘프 리틀 퀸들과 아무리 싸워도 수가 줄지 않는 정예 수천만의 하이엘프 정예군단은 인간의 제국이 감당할 수 없다.
더구나 8써클의 중급신이 된 하이엘프 퀸들을 막을 전력은 없다.
유일한 인간족의 8써클의 중급신이 된 전 용사도 그 무서운 전쟁의 신의 교황으로서 종속신과 싸울 수가 없으니 모두 눈물을 머금고 해방시키거나 넘길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 중에 들어가는 신력의 부족 따위는 그녀의 ‘무한복원’의 권능 앞에 결코 없고 이렇게 1년간 전력으로 몰아붙여 온 결과 제국의 피해를 거의 복구해낸 것이다.신력 15억이지만 ‘무한’이라 불리는 초월적인 권능을 가진 그랑조아가 보이는 능력에 하이엘프 제국은 왜 하이엘프 퀸들이 무조건 복종하는지 알게 되고 광신도가 되어가는 중이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발생한다.
“고향을 지키겠다고 하는 북쪽 하이 엘프들의 집단 반발의 보고가 있었습니다.
주모자는 처분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수림은 풍요롭고 넓다.
세계수만 보충이 가능하다면 100억의 인구까지 감당한다.
그러나 백년에 한번 발생하는 마계의 문의 개방에 따른 대전쟁은 너무나 위험했다.
그 전쟁을 치루며 사느니 차라리 인간들의 시민으로 살겠다는 자들도 당연히 나온다.
그리고 거기에 따른 그랑조아의 대답은 언제나 하나였다.
숙청이었다.
“이주명령을 거부하는 하이엘프들은 모두 정리해라.
다시 세계수로 영혼을 돌려서 철저히 교육시켜 재탄생시킨다.
그들을 따르고 이주를 거부한 엘프들도 처분하도록 하라.
전투를 거부하는 비겁한 자와 나를 거부하는 자는 필요 없다.”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고향을 떠나기를 거부하는 모든 하이엘프들과 엘프들은 처분되어 세계수로 되돌리고 대수림으로 모든 정기와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그 수 역시 수천만에 달하고 재탄생에 들어가는 신력역시 수백억으로 막대하나 거칠 것이 없었다.
정기와 신력이 제한된 다른 신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만 그녀에게 수만명의 엘프를 하이엘프로 진화시키고 재탄생시키는 수천만 단위의 신력의 회복 따위는 “무한복원”의 권능으로 의미가 없었기에 과감한 처분이 가능한 것이다.
더구나 8써클이지만 힘은 9써클에 도달하는 하이엘프 퀸들이 앞장서자 이정도의 빠른 복구와 발전이 가능했다.
“다크엘프들의 준동이 있었습니다.
엘프들이 사라진 숲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비워진 세계수의 점유를 도모하는 대규모의 다크엘프의 일족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세계수를 모두 이곳으로 옮긴다.
이 곳 외에 숲은 자연성장에 맡기고 세계수의 정기를 끊어 엘프의 수치인 다크엘프들을 고사시킨다.
모든 세계수의 의사를 묻고 동의하지 않는 세계수는 봉인한다.”
우주수를 타고 그녀의 의사가 모든 세계수에 전해지고 대수림의 정련된 정기가 주는 영양을 아는 모든 세계수가 동의했다.
마족과의 전쟁은 정기를 보급하는 그들에게까지 피해가 오지 않고 더구나 하이엘프들이
10억이 넘어간다면 안전을 보장받고 급속도로 성장을 이룰 수 있기에 거부할 의사가 없다.
더구나 그랑조아가 어떤 식으로 하이엘프 제국을 만들었고 발전시키는지 아는 지금 망설일 필요가 없고 무엇보다 봉인시킨다는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에 거절할 수도 없다.
다만 어떻게 거대한 자신들을 이동시킬 것이란 문제가 있었으나 그랑조아의 강화된 권능이 더 빛을 발한다.
“차원의 권능으로 공간을 넘는다.
‘무한복원’ 발동. 모든 사용된 신력을 복원한다.
연속 광역공간이동-!”
신의 기적이 강림했다.
수십 개체의 거대한 세계수가 단숨에 자신이 뿌리내린 대지와 같이 대수림의 안으로 이동된 것이다.
세계수들이 굉음을 울리며 대수림의 외곽을 성벽처럼 둘러싸며 뿌리내려 간다.
대수림에서 제약을 받는 마력이 아닌 신력이 보여주는 기적이다.
공간이동은 본래 법칙을 뒤흔들기에 마도에 속하고 신족은 이 정도로 대규모의 발동은 거의 불가능하다.
차원의 주신이 별을 움직이는 것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차원의 권능을 파악하고 연구하여 여기까지 개발했다.
지난 일 년간 하이엘프 퀸들을 종속신으로 삼으려다 역류당한 수치에 절치부심하며 권능과 신력을 갈고 닦아 과거보다 강해진 상태이다.
하이엘프 제국을 과거보다 번성시키자 카르마도 ‘극악’에서 ‘중립’으로까지 돌아오고 있다.
‘중립’은 하이엘프 신도가 20억이 넘고 하이엘프 제국이 2배 이상의 번영을 이룰 때 ‘극선’이 된다.
그러면 다시 최고위 신이 되어 신계로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다.
그리고 그녀는 느끼고 있었다.
연산이 극도로 많이 필요하여 너무나 힘들게 차원의 권능의 일부를 구현하자 자신의 ‘무한복원’과 연동되어 이제 주신급이 아닌 진정한 주신이 될 길을 연 것을 말이다.
원탁의 최고위 신이 아닌 주신으로서 복귀할 수 있다.
드디어 저 너구리 주신에게 신계의 주신의 자리를 놓고 신위전을 걸고 모든 여주신과 여신의 지원을 얻어 승리할 최소 자격이 된 것이다.
자신의 자랑스럽고 강대한 여주신인 어머니가 제시한 최소의 조건인 일반주신의 벽을 드디어 넘은 것을 깨달았다.
과거라면 꿈도 못 꿀 광역 공간을 마음대로 다루며 무한복원을 자신만이 아닌 공간 개념으로 무제한으로 발현시킬 수 있다.
이 권능과 힘이라면 같은 신력이라면 결코 너구리 주신에게 밀리지 않는다.
원탁의 최고위 신인 여주신들과 최상위 여신들의 전폭적인 권능지원과 병렬신력연력이라면 너구리 주신과 태초의 투신조차 압도할 수 있다.
모든 투신들이 덤벼도 무한으로 신력을 유지하고 정기의 고갈이 없는 자신을 이길 수 없기에 신계의 완전한 제압이 가능하다.
그럼 완벽한 신계의 주신이 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그랑조아의 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나는 신계의 주신이 될 그랑조아다.
동정 따위는 받지 않는다.
빌린 신력은 배로 갚아줄 것이다.
그리고 다시 동등한 존재가 되어 누가 위인지 보여줄 것이다.”
결의를 다짐하는 그녀의 등 뒤에 주신의 증거인 13번째의 날개가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