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 생존전략-239화 (239/1,533)

<-- 마탑의 사정 -->

대수림 안의 대공동안에 차원의 교황들과 성녀는 불편한 표정을 숨기지 않고 노려보고 있었다.

반짝이는 금발로 알몸인 몸을 가리고 찾아온 여성은 당돌하게도 차원의 주신님의 왼편에 앉겠다고 요청했던 황녀다,

그래서인지 최상급 신인 성녀와 갑자기 자신보다 강력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구현하는 교황 앞에서도 가벼운 미소를 머금고 쳐다볼 뿐이다.

“그래서 네가 대표로 여기 올라왔다고?”

“배우시는 입장이 아니시니 배우는 입장을 모르시지 않나요?

갈수록 효율이 떨어지고 남은 시간도 얼마 없어서 대표로 왔습니다.”

“맞는 소리.

이대로는 7써클이 될 인원이 나오지 않아.

마도나 오라는 장기간의 수련이 필요하고 신성력만 가능해.

전쟁신의 성녀가 늘어나는 신력과 ‘전장공유’로 그나마 가능성이 있어.”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는 갑자기 늘어난 신력에 정신없이 수습 중이지만 끼어든다.

그 모습을 보며 무한의 정기를 바탕으로 이제 최상급 신이 된 차원의 성녀가 기가 막힌다는 듯 말했다.

“누구는 평생 죽어라 수련해도 7서클이 될까 말까인데 교황이 되었다고 권능은 주신급에다 신력은 주신을 능가하다니 말이 안 돼-!

그것도 운용도 잘 못하는 현자영령에 말이야.

정말 세상이 불공평하네.”

“주신은 무리.

신체가 버티지 못해 대부분 봉인하고 주신급에서 겨우 안정화 상태.”

“그것이 사기라는 것이야-!

신계에서도 주신급이면 특별취급이라고-!

영겁을 사는 신족 중에서도 희귀한데 단지 교황이 되었다고 그것을 주시다니-!”

“너도 안기지 그랬어?

아 참 거절하셨지.

가장 강하고 아름다운 성녀가 되어 모두에게 사랑받으면 안아주신다고 했던가?

지금은 불가능이네.”

“감히-!”

반달 같은 곡선을 보이는 아름다운 분홍빛 눈썹이 그대로 치켜 올라갔다.

분홍빛의 머리카락이 하늘로 치솟으며 신력의 방출한다.

신력과 권능은 당연히 주신급인 회색의 현자가 위이나 운용과 전투경험은 차원의 성녀가 압도적인 우위인 백중세라서 싸움은 벌어지지 않지만 이런 대립이 수시로 일어난다.

황제의 영령이며 교황의 영령이 골치 아프다는 듯 인상을 썼다.

같은 신을 모시며 사이좋게 단합하면 참 아름답고 좋은 일이지만 세상일이 절대 그럴 리가 없다.

스스로에게 만족하기보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상대를 질투하며 사는 것이 인간이다.

자신의 심상확인에 2명의 복잡한 생각이 보인다.

‘왜 나는 중급주신이상의 신력을 온전히 지원받아도 주신급인데 왜 저 차원의 성녀는 아무 도움이 없어도 최상급 신이야.

나 정말 가치가 있는 것이야.’‘나도 이제 최상급 신인데 왜 아무런 관심이 없으시지?

최상급 신 정도로는 안 되나?

아무리 ‘확률 예측’을 가졌다지만 신력의 재능도 없는 사이아나에게는 신력의 절반의 통제권을 넘겨주셨는데?

게다가 난 알몸으로도 유혹하고도 거부당했지.

난 정말 아름다운 것일까?’

상대에 대한 부러움이 시기와 질투가 되고 자신에 대한 의심이 소용돌이친다.

이것이 인간이고 그러기에 서로 충돌하고 반목한다.

황제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가만히 두어야 하지만 지금 그 무서운 차원의 주신의 교황 된 입장에서는 사지로 가는 기분이다.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가 미래를 예측하지 않고 차원의 성녀가 성녀들을 통합하지 않고 있다.

처음에 급속도로 상승하던 교육효과가 지금 아찔할 정도로 정체된 것이다.

최상급 신이상이 된 두 존재의 반목에 모든 영령과 여성들이 눈치를 보고 있다.

결국 이 황녀가 대표자격으로 올라온 것이다.

“이러다 7써클이 단 한명도 안 나오고 성과가 없으면 저희는 모두 돌이 되요.

과거에 기회를 많이 주셨기에 결과가 안 나오면 바로 조치하실 것인데 ‘확률 예측’에 교황님들이나 성녀님은 예외라고 나오나요?

책임자들이시니 더 가혹 하실 텐데요?

어떻게 되나요?”

황녀의 차가운 음성에 한창 주신급의 신력을 올려 압박하던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동안 대량의 연산이 필요하고 머리가 복잡해 멈춘 ‘확률 예측’ 아니 이제 ‘확률 확정’이 된 주신급의 권능이 움직이더니 끔직한 결과를 알려주었다.

“어.......어떻게 해-!

신과의 약속을 어긴 죄로 ‘안티 카르마’로 영령과 인간 모두 소멸당하고 전원 기억말소에 사계추방이야.”

“이 가스나야-!

그걸 왜 이제 이야기 해?”

“너의 권능은 이제 ‘확률 고정’이잖아-!

바꾸지도 못해-!”

“지금 뭐라고 하셨죠?

왜 우리까지 당해야 해요-!”

기억이란 경지의 기초다.

그것이 사라지면 영령이 아닌 평범한 사령이 된다.

겨우 7써클의 경지까지 올라온 모든 경지가 사라지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초인들이나 초월자들에게는 죽음이나 소멸보다 더욱 가혹한 처사다.

모든 노력과 수련의 결과가 사라지고 자신이 과거 어떤 존재였는지도 모른 채 사계에서 언제 돌아올지 모를 전생의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런 처분을 받은 범죄자들에게 전생의 기회가 올지 의문이지만 말이다.

영령들도 이미 한번 죽었던 몸이라 죽음이나 소멸에 두려움이 적지만 이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거기다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가 덜덜 떨며 황제의 영령을 붙잡고 울기 시작하자 단숨에 난장판이 되었다.

상황을 밖에서 듣고 있던 영령대표들이 기겁하며 몰려온 것이다.

“‘안티 카르마’가 뭐야?”

“실패하면 그냥 사계로 돌아가는 것 아니었어?”

“미치겠네-! 그동안 잘 나간다고 정쟁만 하더니 끝장 직전이었다고-!”

말이 좋아 7써클이지 재능을 가진 자가 필사적으로 평생을 수련하고 지원을 받아야 가능하다.

여기 모인 여성들도 재능은 우수하나 솔직히 1년 안에 7써클이 되기는 무리다.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가 울면서 전달하는 정보에 모든 영령이 비명을 질렀다.

마법 중에서 이만큼 흉악한 것이 있을까란 의문이 들 정도의 마도인 것이다.

허공에 빛나는 글자로 써진 마도의 정보는 그야말로 흑마법 그 자체였다.

‘안티 카르마

- 마법계열 : 사령마법/사자소생/제한된 법칙마법, 만능 광역공격계, 발현시

- 효    과

9서클을 초월하여 카르마에게 일부 간섭하는 최고의 마법 중 하나이다.

자신이 쌓아온 긍정의 카르마를 포기할 정도로 원한에 가득한 원령을 소환하여 실체화하여 복수를 하는 대가로 카르마를 받는다.

이 마법에 적용된 자는 자신이 쌓아온 부적 카르마에 비례하여 실체화된 원령들에게 산체로 죽임당하고 사자소생으로 되살려지면서 원혼들이 만족할 때까지 끝없이 복수를 받게 된다.

그리고 복수가 끝나면 과다한 사자소생으로 인해 영혼은 소멸하여 존재 자체가 사라지고 남는 것은 끝없는 고통으로 정화된 정기와 기억밖에 없게 된다.

원한을 푼 원령들은 천계로 승천하게 되나 긍정의 카르마를 시행자에게 지불하여 다시 중간계의 윤회에 들게 된다.

원한에는 선도 악도 없기에 어떤 자도 벗어날 수 없으며  가장 잔인하고 공정한 마법으로 이름나게 되며 모든 존재의 두려움을 사는 마법이다.

벗어나는 방법은 단 하나로서 원령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원령이나 원망이 안 생길정도로 착하게 살아온 영령은 없다.

삶이란 것은 끝없는 투쟁이고 승리하는 자만이 올라설 수 있으니 말이다.

살아있을 때 누구보다 높은 직위와 경지를 이루었던 자신들이었기에 원한을 가진 자들은 수없이 많다.

아니 전쟁터에서 자신들을 저주하며 죽어간 일반 병사만 해도 수만이 넘는 영령들이 부지기수다.

거기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그 설명 옆에 붙은 간단한 주석이 있는 것이다.

사이아나도 언제 저 추가 설명이 붙었는지 몰랐는지 놀란 표정이다.

그리고 그 내용에 완전히 이성을 잃을 지경이었다,

‘확장마탑 영역한정으로 인간과 영령대상으로 자동발동까지 189일 12시간 32분 18초, 17초, 16초.......’

죽음과 같은 침묵이 마탑에 흘렀다.

어디선가 마족들이 날아와 자신들은 제외인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사라지고 대상자인 인간과 영령만 남아 그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쳐다본다.

지금 싸우거나 정쟁할 시간도 없다.

이 확장마탑은 차원의 권능으로 보호되어있어 주신도 못 들어오니 물론 자신들도 못 나간다.

꼼짝없이 6개월 뒤 당할 운명을 회색의 현자가 예측하고 울고 있다.

황제영령이 떨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열며 이야기한다.

“너 '확률 고정'은 정말 결과가 안 바뀌나?

‘확률 예측’은 그래도 죽을 고생을 하면 바뀌었잖아?”

“신의 기적 수준의 오차밖에 없어.

어떻게 해? 응? 응?”

“이 가시나 잡것아-! 진 작에 알려주었으며 싸우는 것을 가만 안 두었다.

난 하급신인 7써클이지 너처럼 주신급이 아닌데 내가 무엇을 해-!”

“난.......난 그냥 힘이 생기고 보니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그런 건데.”

“차원의 주신님께 기간연장을 부탁드리면?”

“즉결처분........확정이야.

우리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신 것은 아니거든.

무능한 자들을 참으실 리가 없어.”

“아으으으으. 진작 알려줄 것이지.

절반이나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어.”

교황들이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자 잠시 충격을 받았던 차원의 성녀가 말을 이었다.

“신이라면 우리다.

기적은 우리가 일으키면 된다.”

“맞아-! 나도 지금 주신급 신이었지.

더구나 시간과 공간보다 상위의 차원의 권능을 가진 신!”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가 얼굴빛이 밝아지면 다시 권능을 발동시켜 재 연산한다.

그녀가 가진 권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황의 가정이 잘못되거나 아무 정보가 없다면 예측이 어긋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런 일이 가끔 발생하여 신뢰를 못 받았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그 확률은 절대적이지만 초반의 실수에 이미 신용을 잃은 것이다.

이번에는 자신이 신이라는 것을 아직 인지 못하고 있는 실수였다.

자기 이상의 존재의 시간을 간섭 하지는 못하지만 이하라면 가능하다.

자신의 차원의 권능으로 일정 공간에 시간의 흐름을 느리게 하고 수련강도를 높이자 희망적인 결과가 나왔다.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밝은 음성이 터져 나왔다.

“좋아-! 가능하네.

집중교육 대상은 전쟁신의 성녀이고 방식은 ‘전장공유’를 응용한 집단대련과 교육.

교육시간이 완료될 동안 시간은 내가 느리게 할께.”

“정신의 회복과 신체강화는 내가 맡도록 하지.”

“전쟁신의 성녀의 재능으로는 예상 교육시간은 25년. 대련횟수는 10만 2천회이하야.

신력으로 연장시킨 시간으로도 아슬아슬한데.”

“영령들을 단체로 투입하면?”

“10년! 대련횟수는 4만 이하니 충분하내.”

“어서 불러-! 바로 시작한다.”

“혹시나 모르니 다른 아이들도 교육을 강화한다.

전 영령들에게 지금 상황을 알리고 사정 봐주지 말고 몰아붙이라고 해-!

비상이다.”

황제영령의 자신의 의지에 따르게 하는 ‘노블리스 오빌리제’의 권능이 담긴 전언이 퍼져나가고 천국과 같은 환경에서 나른해져 가던 영령들과 여성들은 발칵 뒤집혔다.

허공에 ‘안티카르마’의 끔직한 내용과 발동시간의 감소가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불려온 전쟁신의 성녀가 순박한 눈을 깜박이며 두려워하고 있었다.

같은 성녀지만 최상급 신이 된 차원의 성녀가 불타는 시선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고 주신급인 교황들과 영령들이 자신을 둘러싼 것이다.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와 같다.

아직 옷을 입으라는 명령이 없어 알몸으로 지냈지만 아무 부족함이 없는 따스한 마탑 안의 공기에서 한기를 느끼고 긴장감에 식은땀이 날 정도다.

전쟁신국에서 올라오는 신력이 최고위 신급을 넘어서면서 과거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해졌지만 초인이라는 7써클의 벽은 너무나 두껍다.

그것을 넘으려하면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소멸할 정도의 노력이나 수련이 필요하다.

그러고도 대다수가 넘지 못하는 인간의 높은 벽이다.

과거 독한 여신들에게 질린 전쟁신의 이상적인 여성취향대로 순박하고 착한 성녀라 그 벽 앞에서 멈춘 상태였다.

그러나 전쟁신국에서 오는 신력은 이미 7써클을 넘어서서 가장 가망성이 높아서 지목을 당한 것이다.

넘치는 신력에 맞는 그릇만 강화시키면 7써클인 것이고 그것은 수련과 사투가 가장 효과적이다.

위이잉-!

공간에 떠 있는 마탑 위의 공간에 차원의 교황이 시간의 결계를 치고 차원의 성녀가 마치 새끼 사자의 목을 물고서 옮기는 어미 사자처럼 가볍게 들고서 그 결계 안으로 들어간다.

갑자기 마탑 안으로 이동당해 아무 정보도 모르는 전쟁신의 성녀가 겨우 압박감을 이기고 물어보았다.

“저........저어기? 무슨 일이신지?”

“7서클이 될 때까지 수련과 대련이란다.

차원의 주신님의 부신격인 전쟁신의 성녀이기도 하니 열심히 해야지?”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반드시 열심히 하게 된단다.”

분명히 말투는 더없이 자애가 넘치는데 무엇인가 소름이 오싹 끼치는 예감을 느끼며 차원의 교황이 전력으로 형성한 시간의 제어공간으로 들어가는 전쟁신의 성녀였다.

그 뒤를 투기를 흘리며 영령들의 대표들이 따라나서고 하늘에는 ‘안티 카르만’의 발동시간을 알리는 시간의 감소만이 보일 뿐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