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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260화 (260/1,533)

<-- 기계신에 대한 찬가 -->

기계 황제가 처절하게 외치든 말든 상관없이 빛에 휩싸인 차원의 주신의 목소리가 울린다.

“성단지배종족을 만드시다가 배신을 당하신 것 같은데 이정도면 만족하시리라 봅니다.

확인해보니 10억 중에서 1억 정도만 수명이 남아있으니 카르마와 상관없는 9억 정도를 처분하시면 어느 정도 화가 풀리시겠지요.

나머지 1억도 마음대로 하십시오.”

“........확실히 매력적이군요.

기분 좋은 거래를 하실 줄 알아요.

하지만 급한 것은 신력과 정기의 회복이니 이것은 나중으로 미루지요.”

‘이데아’란 불리는 과거 최상급 여주신의 눈 주위에서 불꽃이 타올랐다.

이미 이 기계인류에게 배신당한 것은 둘째 치고도 인공지능의 역할을 대신하며 겪은 황당한 명령과 무시에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다.

그런데 기계인류의 황제와 인류에게 신으로 인정받은 차원의 주신이 기계인류의 본체 전부가 담긴 ‘머신 판데모니엄’ (Machine Pandemonium)의 소유권을 이전한다고 말한다.

성단의 지배종족으로 올리려고 노력하다 부정당한 신으로서 이보다 더한 보상은 없다.

너무 신력과 정기가 부족하여 우주수의 차를 마셔도 겨우 움직일 정도로 회복된 신체가 요동칠 정도다.

배교자들을 심판할 정당한 복수의 시간을 얻은 것이다.

그러나 복수도 힘이 있어야 하고 지금은 힘이 절실하기에 이것은 뒤로 미루어야 했다.

바로 앞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는 기계 황제가 다급하게 외쳤다.

저 여신이 정말 자신들의 성단의 본래 주신이었다면 이렇게 넘어가면 안 된다.

신을 부정한 자신들이 어떤 취급을 받을지 기계 황제를 부정한 원시인류에게 했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아니 원시인류들은 죽어서 끝났지만 신이란 존재에게는 죽음도 끝이 아니란 것을 직감한 것이다.

그래서 미칠 것 같은 압박감을 누르고 외친다.

“신계서는 인간들처럼의 소유권은 없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어찌 저희들을 물건처럼 넘기시려 하옵니까?”

황제로서의 자부심은 이미 사라졌다.

신이란 존재 앞에서는 인간의 계급이나 우열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단지 의사전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는 것까지 깨달은 것이다.

그 절규에 차원의 주신은 그 말에 무감각하게 대답한다.

“신이 보호하는 것은 이 우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진화를 이룬 강한 정기를 가진 존재뿐이다.

너희들은 무수한 별을 파괴하여 지배하는 성단을 쇠약하게 했다.

본래 처분을 해야 하나 이렇게라도 활용하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도록 하라.”

“저희들은 과학의 발전을 이루었나이다.

병들어 죽어가는 자를 낫게 했고 날개를 달지 않아도 하늘을 날고 우주조차 왕래할 수 있습니다.”

“훗-! 그 대신에 희생된 자들과 자원의 소모는?

수많은 임상실험을 위해 죽은 희생자들에게 당신들로 인해 몇 배의 인간이 살았으니 이해하라고 할 것이냐?

본래 너희들이 자연을 오염을 시키지만 않았어도 생기지 않을 질병들이었다.

소수만이 이용하는 하늘을 날기 위해 들어가는 자원의 양은 또 얼마인가?

우주의 이동?

인류는 사용을 금지하고 기계인류만이 이용을 하지 않는가?

일부의 특권층만을 위해 만든 발전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

아니 그것이 가치가 있다고 해도 너희들이 우주를 이동해서 한 일은 또 다시 자원의 갈취와 학살의 연속뿐이었다.

과학의 발전이 잘못은 아니지만 너희들의 기계제국의 일방적인 발전은 잘못된 것이다.

모든 별이 정기부족으로 신음하고 지배당하는 인류들은 정기를 잃고 약해져만 간다.

그러하기에 이렇게 처분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본인들이 당하는 입장이기에 이해할 수 도 없고 납득할 수 도 없겠지?

그 입장을 이해한다.

그리고 나는 관대한 빛의 주신이기에 기회를 주마.”

차원의 주신이 손을 뻗어 화면을 확장시킨다.

그리고 인류가 살고 있는 90개의 행성을 하나하나 띄웠다.

“이 기회를 잡고 이긴다면 너희들에게 과거의 모든 잘못을 회개하고 다시 시작할 기회를 주겠다.

허나 진다면 계약에 의거 수명이 남은 1억의 기계인류도 남김없이 죽여 정기를 회수하겠다.”

아직도 흐릿한 모습의 여주신이 기계인류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말에 무엇인가 말하려하다가 멈추었다.

지금 차원의 주신의 신력은 너무나 차갑고 삼엄했다.

어디에도 따스한 부분은 없고 전신이기에 결코 자비롭지 않다.

신계를 위한다면 마신들보다 더 잔혹해질 수 있는 것이 투신들이다.

기계제국의 운명은 관리주신인 자신이 주는 복수보다 더욱 처절할 것이다.

무엇보다 어떻게 처분할지 흥미가 생겼다.

기계 황제는 숨을 크게 들어 쉬었다.

미래 예지가 이미 제국의 처참한 파멸을 예고했다.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한다.

어떤 기회라도 잡아야만 살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죽을 함정이라도 시간을 벌어야 했다.

“현재의 행성제압병기는 신들이 들어가 있으므로 사용을 금지한다.

너희들이 자랑하는 과학으로 나의 종속신이 될 ‘마도 기계우상’과 1대 1로 싸워 이길 새로운 기계병기를 만들어내 승리하라.

더 이상의 별을 파괴하는 자원의 소모는 용납하지 않으며 너희들의 모성 안의 개발만 한정한다.

단 이미 사용한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은 승인하겠다.

그리고 90개의 별들 중 하나씩을 걸고서 승리를 할 때마다 그 별의 지배권을 다시 허락한다.

자원을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소모하지 않는다면 자원의 사용역시 승인하겠다.

승부의 주기는 1달에 1번으로 정한다.

90개의 별을 모두 너희들이 얻었을 때 다시 성단 지배종족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그러나 기계제국의 모성까지 잃었을 때 너희들은 모두 처분된다.”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이제 떨림을 수습한 기계 황제는 정중하게 대답하며 고개를 숙였다.

신의 말의 어디에도 속임수는 없다.

자신이 보아도 정말 공정한 기회였다.

투쟁에서 이긴다면 살아남고 영광을 누린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삶의 원칙이 아니던가?

상대가 신을 모시는 예비신도와 ‘마도 기계우상’이라지만 결국은 기계제국이 만든 병기를 기초로 만들고 전력을 기울여 미완성된 기계병기를 동원해 승리를 하면 된다.

성단을 엉망으로 망쳤다고 가치가 없는 쓰레기종족이라고 말하던 신이 주는 기회로는 너무나 자비로운 조치였다.

정말 악마가 아닌 신이 맞았다.

기계 황제가 그렇게 수긍하자마자 모습이 조종실 안에서 사라졌다.

차원의 주신이 전 성단에 흩어져있던 기계인류를 모두 모성으로 공간이동 시켜 보내버린 것이다.

물론 신들이 빙의되어 있던 행성제압병기와 기동병기들 속의 조종자들까지 전부 이동시켰다.

이미 저들의 영혼이 신으로서 인정한 이상 이정도 통제력을 발휘하는 것은 간단했다.

마도로 증폭된 신력과 창조신의 감각과 영역은 이 성단전체에서 기계인류만을 공간이동을 시키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리고 모성에 모인 기계인류들에게는 다시 신탁을 내렸다.

마지막으로 종족의 운명을 걸고 과학의 가치를 증명할 생존 전쟁의 준비를 하라고 말이다.

차원의 주신이 다시 전 성단에 선포한다.

“나를 신으로 인정한 이 성단의 지배종족을 다시 선발한다.

기계제국과 나의 예비신도, 그리고 도전하는 모든 종족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나의 ‘예비신도’와 ‘마도 기계우상’들이여 너희들의 신이 주는 장기 시련이자 목표이다.

기계제국에게 승리하고 성단의 지배종족이 되어라.

이길 때마다 ‘기계 마도우상’을 승급시키고 결국 신이 되게 해줄 것이다.

탑승자역시 초인이 되어 신이 될 자격을 얻을 것이다.

패배한다고 해도 투쟁심을 잃지 않는 한 죽지 않고 다시 살아 도전할 기회를 얻는다.

기계제국의 모성까지 승리하여 얻었다면 너희들이 바로 이 성단의 지배종족이다.

또한 신을 공격한 죄 역시 없애고 자유롭게 해주겠다.

나는 전쟁의 신이며 차원의 주신, 그에게 칭호를 받은 절대자이노라.

그가 말하기를 ‘강자를 찬양하라.’고 하였다.

그러나 처음 도전하는 자들이기에 이렇게 말한다.

승리자에게 영광이 있으라―!”

성단에 신으로 인정된 차원의 주신의 신언이 울리며 법칙으로 새겨간다.

이제 기계제국의 기계병기와 ‘마도 기계우상’의 별의 쟁탈전이 1달마다 벌어지고 승자가 별의 지배권을 하나씩 가지는 것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고 당연히 여기게 된다.

최종 승리자가 이 성단을 지배하게 된다는 사실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신이 가지는 소유의 의미는 바로 사실에 대한 인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이 악을 악이라고 말하면 악이 되고 선은 선이라고 말하면 선이 된다.

지극히 당연하지만 가치관이 다양한 인간들은 각자의 입장에 의해 의미가 바뀌고 변질된다.

신은 그런 혼란을 없애고 오로지 우주의 진화와 발전에 도움이 되게 법칙을 만들어가고 현실에 구현한다.

말 그대로 법칙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 신이 가진 소유권의 의미이기에 이 싸움의 승자가 성단의 지배자라는 진실은 차원의 주신이 소멸하기 전까지 유효한 것이다.

금속으로 이루어진 기계병기와 ‘마도 기계우상’이 성단의 지배와 생존을 걸고 싸우는 새로운 투쟁의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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