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령계의 전화 -->
“뭐.......뭐야-!
예비 창조신님을 총사령관으로 최고위 주신님들 9명에 최상급 주신님들이 90명-!
상급주신들도 900명이 넘어?
중급 주신이하는 능력미달로 제외한다고?
저 우주를 쓸어버릴 생각이신가?”
이 전력의 10분의 1로도 저 우주는 제압가능하다.
그런데 그 10배가 넘는 전력이 전뇌계를 통한 공간이동으로 넘어와서 그 위용을 들어낸다.
공간이동을 하며 이동해 오는 지극히 높은 존재들의 신력이 정령계를 요동치게 한다.
본신신력이 1,000억을 초과하는 예비 창조신님과 500억 이상의 최고위 주신들이 품어내는 신력의 파동은 정령계를 터트리듯 압박해 간다.
모습을 나타낸 저들은 모두 자신의 상위자들이기에 지금 영광의 자리에서 거들먹거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황급히 내려섰다.
그리고 이번에는 고개만이 아니라 허리까지 직각으로 꺾으며 예를 취하고 보고를 한다.
과거의 오만한 실수를 반복할 생각은 전혀 없고 여기서 더 떨어지면 더럽게 운 좋게 그의 칭호를 받은 절대자가 소속 중간계에서 주신으로 승격한 뒤 예비창조신의 자격을 갖춘 누구보다 위대한 주신처럼 더 먼 우주로 강제로 팔려간다.
그럼 정말 자신의 신계는 끝장이다.
창조신님에게 쫓겨나 소속도 없는 용병신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시 그 처절한 전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절대 사양이다.
그리고 건방을 떨 수도 없는 것이 저 상위자 중에서 단 1명도 자신보다 약하고 성질 안 더러운 투신이 아닌 존재가 없다.
그 살벌한 인증전을 겪으면서 약하거나 성격이 안 독해지면 그것도 별종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조금만 잘 못 보이면 그대로 찍히는데 지금은 한둘도 아닌 상위 주신들 거의 전부다.
여기서 실수를 하면 주신계 전부에게 평생 찍힌 것과 같으니 망각 기억이 없는 신에게 그만큼 힘든 일도 없다.
창조신님께 허리 안 숙여 인사했다고 지금 자신이 1만년 동안 귀양을 당하고 있는데 그 휘하에서 아무 탈 없이 살아남은 최고위 주신들의 성질이 창조주님에게 뒤질 리가 없는 것이다.
예비 창조신님은 조금은 다르지만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그래서 최대한 공손하게 보고를 들인다.
“정령계 방위 상급주신이 보고드립니다.
현 상황은 정령계 방위 신계에 공격이 가해지고 있고 적 최고위 창조신이 신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신력의 집중이 끝나고 공격을 당하면 방어신계의 방어력을 초과하리라 봅니다.”
“언제나 수고가 많군.
자네의 노고는 항상 감사히 여기고 있네.”
‘절대 선’에 도달하기 직전인 빛의 예비 창조신다운 따스한 격려의 말에 상급 주신 체면에 눈이 시큰해질 지경이다.
보아하니 말만 잘 하면 후임자도 곧 보내줄 것 같은 부드러운 분위기다.
푸푼 기대를 품고 무슨 말을 하려고 올려다 보다 기겁을 했다.
그리고 그럼 그렇지 포기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상급 주신인 자네가 여기를 맡아주어서 다들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지.
후임자가 올 때까지 계속 수고하게나.”
이 귀양지에 자기 신계를 두고서 올 상급 주신이 있을 리가 없다.
제발 구해달라고 애원하고 십지만 슬쩍 올려다보니 예비 창조신님의 말과 표정만 부드럽고 눈빛은 흉흉한 살기에 물들어 있다.
얼굴표정과 신력도 온화한데 눈빛은 누구든지 걸리면 죽인다고 번들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슬쩍 주위를 둘러보니 최고위 주신님도 모두 그 눈빛을 피해 딴 곳을 쳐다본다.
그래서 분노를 받아줄 곳이 없어 갈 곳을 잃은 예비 창조신님의 시선이 적들과 자신에게 향하고 있었다.
몸에서 위기감에 소름이 오싹 올라오고 다시 예비 창조신님의 모습을 잘 보니 여기저기 피가 묻어있고 갑옷도 여기저기 파손되어있다.
저 옷과 갑옷은 분명 최상급 주신이하는 파손이 불가능하고 바로 복원이 가능한 창조신님의 특제품이다.
그런데 여기저기 부서져 있고 투구부위는 무엇인가 둥근 것에 직격을 당했는지 움푹 들어가 있다.
저 갑옷이 들어간 익숙한 모양은 자신도 잘 안다.
창조신님이 마신족과 대신족과의 인증전에 패배한 주신에게 던지는 사랑의 철퇴라고 부르는 징계의 흔적이다.
정통으로 맞으면 어떤 경지의 주신도 죽기 직전이 된다.
처참한 인증전 패배로 창조주님에게 대면보고를 하고 오시면 저 사랑의 철퇴로 당사자를 수십 번을 내려 찍어서 반죽음으로 만든다.
부활시키는 정기도 아깝고 내가 당한 것의 10,000분의 1이라도 당해봐라 하시면서 소속된 전 주신이 보는 앞에서 징계하시는 것이다.
2인자인 예비 창조신 체면에 저렇게 치료나 갑옷의 복구도 제대로 못하고 이동해 온 것을 보니 분명 그렇다.
절로 딱하다는 한숨이 나온다.
‘또 상대 마신왕 후보와 무승부로군.
그래서 창조신님에게 엄청 맞았어.
입 다물고 조용히 있자.
잘못하면 나에게 불똥이 튄다.’
원래 능력과 성격이 정말 좋으신 분이지만 벌써 1만년이상을 상대 마신왕 후보와 결판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능력은 창조신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데 마신족이 보낸 인증전 상대가 너무 안 좋았다.
전능신 일족이라 일반 창조신이상이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니 마신족에서 정말 독하게 물고 늘어졌다.
어이없게도 상대 마신으로 같은 전능신 일족에서 마신으로 전향을 하고 거기다 권능까지 같은 상대로 고르고 골라서 보낸 것이다.
서로 같은 출신인 전능신 일족에 힘도 비슷하고 권능까지 같다.
게다가 알고 보니 과거의 악연이 얽히고 설긴 지독히 꼬인 관계라 조금의 여유도 없이 싸운다.
그러니 승부가 날 리가 없고 처음에는 상황을 이해하며 참아주시던 창조신님이 5천년이 지나자 결국 마신왕 후보하나 못 이기니 무능하다며 무승부 이후에는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실제의 사정은 실적이 없으면 본인이 승급을 못하니 짜증이 나서 이지만 말이다.
예비 창조신님도 이기지를 못하고 있으니 할 말이 없어 입 꽉 다물고 절치부심했지만 상대도 마신왕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상황이라 승부가 나지 않는다.
‘1만년의 무승부’라고 유명하며 창조신 인증전의 승부기록을 갱신하고 계시고 인증전이 벌어질 때마다 다른 예비 창조신들이나 더 윗분들이 구경하러 오는 상황이다.
그런데 능력고하를 떠나 서로 신력과 마력이 고갈될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어 무승부가 되니 그 초라한 몰골에 대부분 비웃음인 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더 열 받은 창조신님에게 맞고 회복한 다음에 수련해서 다시 싸우는 생활의 반복이 1만년 이상이다.
그러니 정말 저 정도로 좋은 성격을 유지하는 것이 대단하다.
하지만 저렇게 맞은 뒤에 잘못 걸리면 정말 처절하게 당하는 수가 있다.
그래서 더욱 허리를 숙이자 예비 창조신님이 속으로 화를 삭이는 것 같은 한숨을 쉬며 명령을 하달한다.
“후우-! 전쟁이 아닌 위력 제압이다.
저 타우주의 최고위 창조신은 창조주의 직계이다.
아직은 동맹이므로 죽여서는 안 되고 제압하여 쫓아낸다.
어디까지나 국경에서의 우발적인 국지전으로 제한하고 도발을 자제하게 하라는 창조주님의 지시다.
강화된 대신족을 상대할 수단을 하달 받고 수련 중이신데 무척 시끄럽고 귀찮다고 하신다.”
“저들이 약하기는 한데 창조신들이라 권능과 신격이 까다롭습니다.
단순한 전투가 아닌 제압이라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으흡-!”
용기 있는 최고위 주신이 한마디 불만을 붙였다가 예비 창조신의 눈에서 살기가 치솟으며 신력이 폭증하자 절로 침음성을 내며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평소는 이 정도 불만제기는 상관이 없는데 지금 저 상태에서 심기를 건들이면 창조신님 이상으로 날뛴다는 것을 깜박한 것이다.
당장이라도 창조신님과 비슷하게 만든 흉악한 거대 전투 망치를 휘둘러 자신의 머리를 갈길 것 같은 서늘함이 밀려왔는데 다행히 아직은 허용범위인 것 같다.
아니 전투 직전이니 봐주는 것이다.
손에 어느새 쥐고 있는 신기가 신력으로 파직거리는 것을 보니 확실하다.
지금은 시키는 대로 입 닥치고 싸우는 것이 사는 길이다.
갑자기 자기가 획득한 별을 수십 개 가지고 있는 최고위 주신이 이런 싸움은 귀찮다고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었던 것이 생각나서 혈압이 솟구친다.
자신은 창조신님에게 주신성을 받아서 거부권이 없는데 그 녀석은 자기 마음대로 산다.
이런 꼴이 더러워서 용병주신을 뛰어서 자기도 개인 별들을 만들까 생각하다 어떤 별도 창조신이 만들어 주는 주신성에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에 고개를 흔들었다.
순탄하고 화려하게 살려면 거대 조직에 소속되어 흐름대로 살면서 자기 실력을 강화하여 승진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법이다.
이렇게 본인의 의지와는 별도로 억지로 싸우게 될 때 짜증은 나지만 말이다.
“창조신님은 불법 침입한 전원을 신력고갈상태로 만들어 공간이동이 아닌 기어서 돌아가게 만들라고 하셨다.
내가 저 타우주의 창조주의 직계인 최고위 창조신을 제압하며 신력을 고갈시킨다.
나머지를 맡아 신력과 정기를 최대한 고갈시키도록 하라.”
잠시 여유를 두고서 말을 이었다.
저런 저질의 상대들과 싸우게 된 불만이 가득 찬 최고위 주신들을 보니 절로 한숨이 나온다.
솔직히 자신도 저런 약한 것들과 싸우기는 싫다.
잘못하면 그 빌어먹을 변절자와 결투로 설정한 전투감각이 망가질 위험도 있다.
인증전은 통과하려면 그 자식과는 어떻게든 끝장을 봐야하는데 자꾸 이런 상대도 안 되는 것들과 싸우면 약해질 우려가 있는 것이다.
지금도 조금만 아차하고 실수하면 거꾸로 자신이 당할 아슬아슬한 수준이다.
죽어도 지긋지긋한 그 전능신 일족의 배신자 자식이 먼저 승급해서 마신왕으로 앞에서 거들먹거리는 꼴은 못 본다.
상대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들고 있다.
지금 생각만 해도 살기가 몰아치고 당장 때려치우고 수련이나 하고 싶지만 자신은 지금 지휘관의 신분이기에 이들에게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
“본인이 제압한 신의 신력과 정기는 모두 자신들의 것이라고 창조신님께서 분명히 약조하셨다.
불시에 강화된 대신족과 인증전으로 부족해진 각자의 신계의 정기를 보충할 절호의 기회다.
죽이면 문제가 되니 절대 죽이지 말고 신력과 정기만 회수하라.”
“알겠습니다.”
그 말에 방위신계를 맡고 있는 상급 주신은 귀가 확 열렸다.
어째 갑자기 높으신 분들이 모두 몰려왔다고 생각했더니 침입해 온 자들을 제압하고 정기와 신력을 뺏을 생각들이다.
죽이지 않고 제압하면서 신력과 정기만 뺏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이러면 가치가 있다.
지금 자신의 신계도 적자라서 정기가 필요하기에 더욱 그렇다.
지금 쳐들어온 저들이 이제 적이 아니라 정기를 보급하는 주머니로 보이고 그것은 예비창조신휘하 최고위 주신들도 같았다.
직위가 높아질수록 먹여 살릴 신들이 많다보니 항상 골머리가 아픈 것은 상급자들의 공통의 고뇌이다.
지금 차원의 주신이 가려는 정령계는 지금 언제나처럼 국지전이 아닌 예비창조신이 투입 된 대규모 위력시위 및 정기 쟁탈전에 들어가기 직전의 상태였다.
그리고 차원의 최고위 주신은 정말 기묘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