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 생존전략-281화 (281/1,533)

<-- 정령계 대기소 '유격 화산'(遊擊 火山/Guerrilla Volcano) -->

더없이 황당한 일이다.

아무리 변방이라 해도 수백 명이 넘는 최상급 신들이 정령 여주신의 유혹에 넘어가 신력을 자의로 넘겨주었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뚱보신도 처음 듣는지 입을 딱 벌리고 있다.

관리 주신도 면목이 없다는 듯이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말했다.

“지금은 그나마 여신 직계들이 커서 늘었지 초창기에는 여신이라고는 구경도 못할 정도로 오지였습니다.

거기다 이 여주신들이 워낙 유혹계통의 권능이 강해서 다들 넘어간 것입니다.”

“신력을 회수하고 주신계에 신고하면 되잖아?

그런데 왜 불법감금을 하고 번거롭게 신력과 정기를 자체 회수하고 있어?”

“그들은 저희가 감금한 것이 아니고 갈취한 신력을 지키고 본신신력으로 흡수하기 위해 스스로 봉인을 건 것입니다.

권능제외 표기도 있고 갈취한 신력을 부분이나마 흡수하니 거의 중급 주신이라 저의 힘으로는 강제해제가 시간이 너무 걸리는 바람에 보고시기를 놓쳤습니다.

봉인 해제도중 2명다 중급주신까지 회복되어 제 능력으로는 감당이 안 되어서 지금은 결국 결계로 막아놓고 흡수권능만 발동시킨 상태입니다.

그후 어떻게든 해결을 하려다보니 시간을 여기까지 끌게 되었습니다.”

자꾸 한숨이 나오는 소리만 반복된다.

자신들의 치부와 관계되는 일이라 어떻게든 해결을 하려했다가 상대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쳐 시간이 걸렸고 보고시한을 놓쳤다는 소리다.

거기에서 상대가 더 강해지니 결계로 막고서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상위자인 창조신님에게 찍혀서 위배를 당하니 반려에게 배신을 당해 신계를 통째로 털리고 정령신 반란 사건을 완전히 진압을 못 시킨 상태에서 여주신에게 반려계약 사기까지 당하니 차라리 죽어서 여기서 벗어나겠다고 덤비고도 남는다.

무슨 신계가 가만히 있어도 신력과 정기를 빨아들여 한계상황에 몰아넣고 신계 주신은 죽어도 벗어나겠다고 이길 수도 없는 상대에게 덤비나?

정말 암울하다.

대충 상황이 이러니 정상적인 운영보다 가족과 같은 화목한 분위기에서 어떻게든 현실에서 편히 살자고 이런 식으로 편법으로 운영을 하지?

정령계에서 사고치는 문제 있는 정령신을 초보 신계 주신들에게 우수하다고 속여서 보내고 신계에서 사고를 치니 그렇게 평판이 나쁘다.

게다가 신계가 혼란한 상태라서 인증전을 패배하면 증가된 인원으로 정령계로 보내지고 멀쩡한 신도 악만 살아서 사고뭉치가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러니 정령계가 완전히 엉망이 된 것이다.

오래만에 대량의 정령신을 데려가려는 어리숙한 최고위 주신이 왔다고 특별관리 대상부터 명단을 짜서 가져온다.

이것들은 나중에 후환을 어떻게 감당을 하려고?

하긴 여주신들처럼 처음에는 조심을 하면서 세력을 만들고 독하고 유능하니 찍어내기도  힘들겠다.

거기에 사기꾼 주신이 완전히 당한 것이다.

그런데 의문이 또 있다.

“왜 이 사실을 이 관리신만 모르나?”

그러자  뚱보신도 정말 왜 나에게만 이야기를 안 해주었냐는 얼굴을 한다.

신계 주신이 한숨을 푹 쉬며 말한다.

“그때 신력을 갈취당한 남신들만 결계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아서 모르게 한 것입니다.”

“도대체 몇 명이나 당하고 얼마의 신력을 가져다 바친 것이야?”

“저 관리신을 제외한 최상급신 이상 전원이 20억입니다.”

“20억-! 최상급 신의 신력 전달이 가능한 제한이 1,000만이니 200명이상이라고?어떻게 그렇게 될 동안 모를 수가 있냐?

아무리 다들 여주신에게 눈이 멀어도 그렇지?

그렇게까지 눈치를 못 챘다는 것이 말이 되나?”

“.......워낙 유혹권능이 강했습니다.

거기다 다들 여신들을 장기간 못 보아서 저항력이 약한 상태에서 당해서 정신을 못 차렸으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결국 저 뚱보신만 신력갈취 제외였다는데 이것을 본인은 기뻐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얼굴이 시뻘개 지며 부들부들 떠는 것을 보니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하긴 자기도 최상급 신인데 유혹대상으로 완전히 배제되었으니 저럴 만도 하다.

그러나 저러나 이걸 어떻게 풀어야 좋을지 모르겠다.

주신계에 지금 이 문제들을 정식보고를 하면 나의 위치가 발각된다.

그럼 참전하라고 끈질기게 달라붙을 것 같고 그러다가 절대계의 관리자들도 나를 파악하면 분명히 내게 영향을 미치려 들것이다.

그럼 바로 저 황당한 전쟁터로 거의 대가도 못 받고 끌려갈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 서로 좋게 문제를 풀고 해결해주는 것이 좋겠다.

오죽 골치가 아프고 삶이 힘들었으면 내게 죽으려고 덤볐겠는가?

반려라는 여주신은 잠깐 상황이 안 좋아지니 재산 다 들고 튀어버리고 악소문까지 내었다.

그래서 외롭게 살다가 자신이 관리해야할 정령 여주신에게 반려 계약사기를 또 당했으니 정말 살맛이 안날 것이다.

거기다 신계가 이렇게 개판이 되니 당연히 부하들 눈치를 보고 안 살수가 없다.

상위자에게 찍혀 가정이 끝장이 나고 그 영향으로 힘든 상태에서 자기 업무도 엉망이 되어 하위자들 눈치를 보는 신세라니 정말 눈물이 날 정도다.

역시 이 우주는 너무나 살벌해서 아차하면 끝장이 난다.

신계주신이며 남신으로서 그 힘든 심정이 십분 이해가 가니 관대해질 결심을 하고 말한다.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내 분석능력이 아무리 높아도 여기서 직접 관리한 이들의 안목도 무시할 것이 못되고 무엇보다 여기서 훈련을  받고 있는 정령신이 너무 많아 시간이 너무 걸린다.

일단 누구와도 가급적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조직에서 승승장구하는 길이다.

“주신 5명과 갈취된 신력을 다 해결해 줄 것이니 정령계 대기소의 최우수 정령신으로 내어 주고 무료로 하자.

내가 간 후에 정식으로 사고 상황과 완료보고를 하고 마무리 짓도록 하라.

지금 주신계는 정령계 전쟁으로 바쁘니 자체 해결을 했다면 큰 문책은 없을 것이다.”

“정.......정말 감사합니다.”

“뭘 이정도 가지고-!

같은 신계 주신끼리-!

고마우면 최고로 우수한 정령신만 최대한 넘기도록 해.

앞으로 서로 잘 해보자고.”

“특별히 제가 직접 뽑아내도록 하겠습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중급 주신은 내가 갑자기 관대하게 나오자 안 믿긴다는 얼굴에서 정중히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한다.

나도 너희들이 과거에 보낸 특급관리 대상이던 여주신들 때문에 골치가 아파서 그 죽고 싶은 심정은 모두 이해하니 제대로 업무처리를 해다오.

내게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는 주신에서 시선을 거두고 아직 새빨간 얼굴로 식식거리는 뚱보신에게 나직이 말했다.

정령신을 보내는 것이 공짜라는 소리에 감정을 주체 못한다.

어이가 없는 것이 정령신의 고용비용은 어차피 정령계 대기소에 소개료 개념이다.

좋은 신을 소개시켜 달라는 뇌물의 개념도 있는데 이번에 못 챙기니 화가 나는 모양이다.

역시 머리를 쓰는 것들은 사이좋게 지내보았자 소용이 없다.

잘 지내가다고 조금만 손해를 보면 바로 저렇게 해코지를 하려고 하니 말이다.

투신이 아닌 자신은 상관없지만 반란 주신들에게 죽어서 신격이 하락되고 여주신들에게 속아서 바친 신력의 회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까짓 재물보다 말이다.

“이번에도 허튼 수작부리면 문제 정령신 1명에 왕복 1회다.

특별히 선두에 세워주고 내가 직접 격려해 주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언제 화가 났는지 모르게 다급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뚱보신을 쳐다보며 혀를 찰 뿐이다.

기계적인 대답과 억울하다는 것 같은 일그러진 신력의 파동을 보니 분명히 훼방을 놓아서 어떻게든 대가를 챙길 모양이다.

머리를 쓰는 것들이 결코 자신의 이득을 포기하는 법이 없다.

딱 보니 아직 머리를 굴리려고 하는 눈치다.

정령계 대기소 총괄 관리신이면 많이 해먹을 것도 없지만 그래도 꽤나 이권이 얽힌 자리다.

아마 청탁도 많이 받았을 것이니 이 정도로는 자기 입장을 결코 포기 못한다.

“내가 떠나기 전에 살을 다 빼고 죽고 싶으면 언제든지 수작 부려라.

‘진실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마법계열 : 백마법, 정신계, 발현시

-효 과

진실이 아닌 거짓말을 하면 죽는 트루 엔드 데스(True and Death)의 강화마법이다.

진실이 자신의 신념과 달라도 무의식까지 반영하여 사실여부를 파악하고 약간이라도 거짓이라 판단되면 죽음으로 이끈다.

진실만을 말해도 자기 속마음은 자신이라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다.

막는 방법은 대답을 하지 않는 묵비권 밖에 없다.

-제 한

본인이 승낙하지 않으면 2써클 이하의 상대만 강제발동이 가능하다.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어도 무의식이 거짓이라고 하면 죽기에 이 마법에 당한 상대는 거의 묵비권을 한다.

절대적인 진실이 꼭 현실에서 진실일 수 없기에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강압적인 취조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어 대부분 입을 닥치게 하고 싶은 상대에게 사용한다.

- 처음 발현 후 주인공 한마디 : 세상에 믿을 놈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해야지.

지기 말에 자신이 없으면 닥쳐라.

간단하게 진리만을 말하게 강제하고 거짓을 말하면 죽게 마도를 걸어준다.

이거 백마법 주제에 굉장히 살벌한 마법이다.

자신이 말하는 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말 진실이 아니라면 바로 죽기 때문이다.

누가 자기 마음을 정확히 알고 행동이 올바르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그 미묘한 마음의 흔들림조차 용납하지 않고 바로 죽이는 마법이다.

트루 엔드 데스(True and Death)라 불리는 이 마법의 유래는 가십이나 다른 사람의 나쁜 소문을 주변에 퍼트리기 좋아하기로 유명한 입이 싼 마도사가 사실의 진실여부를 빠르게 확인하기 위해 만든 정신계의 일종이라서 악랄하기는 흑마법도 저리가라다.

마법에 걸린 채로 피시전자에게 약간의 거짓말을 하면 바로 죽으니 말이다.

웃기게도 이 마법을 개발한 마도사도 여기에 걸려 죽었다.

자신이 나쁜 소문의 진실을 규명하고 널리 전파하는 것은 알고자 하는 자신의 욕망이 아닌 대중의 알 권리의 보장을 위해서라고 지껄이고 다닌 것이 문제였다.

그가 퍼트린 소문에 피해를 본 고위 마도사 중 하나가 열을 받아서 공개적으로 이 마법을 서로에게 걸고 청문회를 벌려서 결국 죽음으로 이끌었다.

그때 그 마도사가 자신의 말이 거짓인 줄도 모르고 대답한 답은 유명하다.

‘나는 나의 욕망이 아닌 대중을 위해서 한 일이다.

대중은 이 세계의 진실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인간은 더 현명하고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리고 저렇게 대답하자마자 바로 피를 토하고 죽으면서도 자신의 거짓을 믿지 못했다 한다.

분명 자신은 그렇게 생각했다고 믿었으니 말이다.

혹시라도 마법이 잘못되었는지 수식을 확인하는 다 죽어가는 마도사에게 상대 마도사가 비웃으며 독설을 퍼부었다.

'어리석은 마도사여-!

정말 대중을 위한다면 자기 마도나 모두 공개할 것이지 남의 감추고 싶은 비밀을 들추면서 까발리고 다니느냐?

정말 대중을 위한다면 타인을 웃음거리로 만들지 말고 자신부터 희생하라-!

결국 너는 타인도 아닌 자신의 진실한 마음조차 모르면서 이런 마법을 만든 대가를 치룬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추악한 욕망조차 제대로 인지 못한 어리석은 마도사의 최후라고 두고두고 비웃음을 당했다.

그런데 정말 웃긴 것은 마법의 창시자조차 죽게 만든 마법이 만든 자가 백마도사라고 백마법으로 분류되었다는 점이다.

흑마법사조차 아무 문제없이 발동되는 흉악한 악의가 깃들어져 있는데도 말이다.

그것을 11써클에 도달한 내가 개조해서 10써클의 마법으로 만들어 걸었으니 9써클의 최상급 신 정도야 완벽하게 걸려든다.

그것도 원래의 발현 시만이 아닌 상시 유지 형이다.

자신의 심장에 새겨지는 나의 마도에 뚱보신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그래도 최상급 신이라고 대충 파악은 한 모양이다.

관리신에게 저 마법은 그야말로 사형선고다.

진정한 관리신이란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조정하는 자이기에 단 한마디도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일 잘하면 갈 때 풀어준다.”

나의 말에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뚱보신을 보며 이제야 만족한 웃음이 나온다.

‘어떤 진실서린 말을 해도 너 정도의 관리신이면 죽을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을 것이니 정말 기대가 되는구나.

얼마나 버틸지 말이다.’

난 나를 속이려는 자를 쉽게 용서해줄 생각이 없다.

그것이 주신급이상의 강자도 아니고 내게 도움이 안 된다면 더욱 그렇다.

과거에 힘이 없을 때야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은 철저히 갚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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