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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284화 (284/1,533)

<-- 정령계 대기소 '유격 화산'(遊擊 火山/Guerrilla Volcano) -->

얼마나 오래 갇혀서 여유 정기와 신력을 빨렸는지 정리를 못하고 길게 자란 머리카락들이 바닥을 덮을 정도다.

구속의 쇠사슬이 온 몸을 감싸고 나온 것은 추레한 얼굴뿐이다.

그런데 이것들이 보자마자 욕설이다.

“이 간악한 것들이 무슨 너희들이 신이라고-!”

“여기서 풀려나는 순간 주신계에 반드시 고발해서 대가를 치르게 해주리라.”

“반드시 이 원한을 갚겠노라.”

나를 여기 정령계 대기소의 신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여기서 꼼짝 못하고 장기간 갇혀있었는데도 주신의 신력을 유지하다니 이상하다.

‘유격 화산’은 단련을 하지 않으면 정기를 계속 흡수당해 신체가 극한대로 약화되는 구조이다.

아니면 내가 무엇을 놓친 것인가?

힘이 강해진 것은 좋은데 과거처럼 경계심이나 주의력이 떨어진 것이 큰 문제다.

이렇게 방심하다 창조신의 용병 전장에서처럼 1번에 끝장날 수도 있는데 육체가 제한이 풀리면서 생긴 자신감이니 문제이다.

나를 보고 어떻게든 하려고 격렬하게 움직이는 구속된 주신들의 움직임에 쇠사슬이 요동친다.

철컹-! 철컹-! 철컹-!

‘일반 남주신 2명, 일반 여주신 1명인가?’

그들의 온몸을 빈틈없이 구속한 쇠사슬들이 경련한다.

결계는 풀렸고 나는 주신급의 신으로 보이니 탈출의 절호의 기회이겠지만 중급 주신이 전력으로 만들어낸 구속의 권능은 그렇게 우스운 것이 아니다.

일반주신이 풀기는 어렵다.

지금은 다만 이들이 단련도 못하면서 신력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해서 생각에 잠길 뿐이다.

‘악마는 쾌락 속에 독을 섞고 신은 고통 속에 약을 준비한다는 격언이 있었지.

창조신님이 단지 괴롭히기 위해 이런 권능을 만들 정도로 한가한 존재가 아니다.

이 ‘유격 화산’이 단순히 정령신들을 괴롭히고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계상황에 몰아넣는 신체를 유지하는 여유정기 흡수가 단지 우주의 유지와 결전병기의 충전만이 아니라면........강제적인 수련공간이로군.’

가볍게 답은 나왔다.

다시 창조신의 감각으로 주변의 신력과 권능의 흐름을 보니 정기를 흡수하며 신체를 지속적으로 단련하면 강화하고 있다.

여기서 신력을 유지하고 버티기만 해도 신체는 강해진다.

창조신이 정령계에 온 신에게 주는 최후의 은혜이다.

이곳에서는 수없이 주어지는 한계상황에 따라 거의 불가능한 신격의 벽을 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신력을 흡수당하는 고통을 견디기만 하면 강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1단계의 승급만 한다면 정령계 대기소에 영구적으로 머물 권리가 주어지고 다른 신계의 선택을 기다리게 해주는 패배자에게 주는 자비다.

허나 이미 그런 은혜와 규정 따위는 저 가족과 같은 친목을 자랑하는 것들이 망쳐놓아서 쓸데없이 정령신을 괴롭히는 권능으로 변질되었다.

“차원천라(次元天羅). 권능격리 해제.”

꽈드드득-! 꽈드드득-!

나를 발견한 권능이 공간을 일그러트리며 나를 찢어발기듯 달려든다.

절대계의 탐색을 피하기 위해 모든 마도를 사용하는 지금 중급 주신이고 여기 집중된 권능은 더한 부담을 준다.

몸 전체의 피가 밖으로 빠져나가면 관절이 비틀리고 있다.

모처럼의 정신이 아득할 정도의 고통이 밀려왔다.

‘이것은 패배를 한 자들에 대한 창조신님의 분노-!

여기서 버티고 피하기만 하면 안 된다.

그럼 정말 빈사상태가 될 때까지 정기를 빨린다.

승리자는 고통과 희생을 감수하는 자이다.’

쿵-!

양손의 주먹을 꽉 쥐고서 가슴에서 서로 강하게 마주쳤다.

마주친 주먹에서 모든 힘을 모으고 온 몸에 최대한 힘을 주자 여리기만 보이던 소년의 신체에서 세밀한 근육이 들어나며 혈관이 피부위로 치솟는다.

그리고 모든 신체의 힘을 집중해서 빨려나가는 신력을 잡아당긴다.

13쌍의 빛의 신력의 날개가 최대한의 빛을 내뿜으며 흩어지는 신력을 응집시킨다.

밖으로 빨아내려는 창조신급의 권능과 필사적으로 버티려는 중급 주신의 신력이 정면으로 부딪친다.

빛의 날개가 이제까지와는 다를 정도로 빛을 뿌리며 최고위 주신의 신격을 증명한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오류가 생겼다.

‘큰 일 났다-!

나의 신격은 최고위 주신이지만 마도를 쓰지 못하면 중급 주신에 불과하지.

그런데 이 ‘유격 화산’이 나를 최고위 주신으로 인정하고 흡수력을 발동하고 있다.

창조신급의 신체도 이 신력으로는 못 버틴다.

마도로 출력을 올릴 여유도 없다-!

잘못하면 죽는다.’

쏴아아아-!

비교적 여린 피부가 빨려나가는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피가 안개처럼 뿌려진다.

마치 거대한 블랙홀이 나를 빨아들이려하고 나는 어설프게 저항하는 꼴이다.

중급 주신의 신력으로는 최고위 주신으로 상정하고 흡수하는 창조신급 권능을 못 막는다.

마도를 사용하면 되지만 어쩐지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

나의 전투예지가 필사적으로 경고한다.

만약 마도를 발동하여 이겨내면 더한 위기를 당한다고 말이다.

그럼 살아남는 방법은 오직 하나다.

마도사로서 금기인 오라를 발현시킨다.

지금 근원학파의 학칙이고 나발이고 내가 살고 나서의 일이다.

나는 죽으면 편하게 사계(死界)가 아니고 그의 직접 처분을 당하니 절대 그보다 먼저 절대로 못 죽는다.

무엇보다 그보다 오래 살아 그의 마지막을 정리해 줄 의무도 있다.

그러니 학칙은 필요에 의해 무시해도 시비를 걸만한 근원학파의 흑마도사 놈들은 내가 마왕을 토벌할 때 다 죽였고 전대 종주의 영혼들도 소멸했으니 상관없다.

이럴 때는 융통성이 풍부한 흑마도사라는 것이 정말 다행이다.

“마도 오라(Wizard Aura).”

절대계의 탐색을 피하기 위해 소모하고 남은 약간의 마력을 모두 몸으로 투입한다.

대수림의 정순 된 마기와 영원히 군림하는 마신이 계약금으로 준 극소량의 대마신의 마기가 나의 신체를 감싸며 강화해 간다.

순수한 권사나 검사의 오라보다 신체강화에서는 떨어지지만 근원학파답게 회복력은 발군이다.

피가 안개처럼 뿌려지는 것이 멈추고 치료가 되기 시작한다.

허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마도 오라로 신체를 강화해봤자 겨우 상급 주신정도고 시간 벌기다.

아직 미완성이고 실험 중이지만 안정화 시험이고 나발이고 일단 쓰고 보자.

“마도 기계신 혼합(Wizard Machine God Blend)-!”

파지지직-!

나의 아공간에서 마도로도 복제가 안 되는 귀한 10써클의 마신들의 신체를 대부분을 갈아서 만든 진혈과 데몬 아다만티움을 거의 투입한 생체갑옷 기계신이 튀어나와 나의 몸을 감싼다.

윤기가 넘치는 검은 빛의 금속체가 나의 몸을 빈틈없이 감싸고 신체를 추가로 강화해간다.

우우우웅-!

추가 혼합에 나의 마력이 환희에 차 운다.

과거에는 머리에서 시작된 마력의 원이 지금은 전신에서 발산되면 극적인 효율상승을 가져간다.

연산력은 늘어나지 않지만 발동범위와 위력은 2배 정도의 향상이 된다.

아직 미완성이라 원활한 융합이 아닌 내 육체에 금속을 끼워 넣는 식의 혼합이라서 몸에 생체금속 갑옷이 파고들 때마다 극통이 밀려왔지만 이미 창조신의 권능이 한번 헤집은 몸이라서 그나마 타격이 적다.

어차피 고통이야 일상이니 정신에 주는 영향도 적고 말이다.

마침내 완전히 일치가 되자 하얀 피부 밑으로 대부분의 금속이 스며들어 뼈와 혈관 근육을 강화시킨다.

피부를 감싸는 갑옷의 형성은 아직 멀었다.

그리고 최고위 주신에게 적용하기는 마력과 금속 재질의 연구가 부족하다.

내게 멍청하게 중간계에서 1할의 힘으로 도전한 10써클의 마왕 2명의 마체를 갈아 만든 데몬 아다만티움조차 상급 주신이 한계였다.

어쨌든 1단계의 방어력 상승은 이상 없이 이루어져 최상급 주신의 신체정도의 강도를 가지게 되자 신체의 분해가 멈추었다.

우웅-! 우웅-!

머리에 있던 마력의 원이 신체 전체로 퍼지며 새로이 공명한다.

그가 준 의 마도로 인하여 나의 권능은 차원이기에 마력과 신력을 혼합하여 다시 신력으로 만들어 창조신의 권능과 충돌시켜 상쇄를 한다.

그렇게 상쇄가 되어 폭증된 신력은 나의 신체를 더욱 강하게 한다.

마치 수없는 사투를 통해 투기와 신력을 단련하는 것 같다.

비록 고통을 더없이 크나 극적인 신체의 단련효과를 주고 있다.

“후우우우읍-! 이것이 ‘유격 화산’의 진정한 활용법이로군.

강해지기 위해서는 끝없는 투쟁이 필요하지만 그것을 일상에서 숨 쉬는 것처럼 환경을 만들어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신격의 벽을 수월하게 넘게 한다.

이 판단이 맞는가?”

“맞.......맞습니다. 최상급 주신님.”

아까 욕설을 퍼붓던 모습과 대조적으로 너무나 공손한 어조에 태도다.

창조신급의 권능과 나의 신력이 맹렬하게 나의 몸 안에서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은은하게 공간을 울리고 나의 13쌍의 찬란하게 빛나는 날개가 나의 신격을 알린다.

마왕으로 만든 진혈과 데몬 아다만티움제의 생체갑옷 기계신이 피부 밑으로 빨려들었지만 머리카락은 찬란히 빛나는 황금빛과 거기에지지 않을 정도로 검은 금속성의 빛을 발하는 색이 섞여 흑금발이 되어 있다.

과거의 나의 모습에서 어려진 모습일 것이다.

무엇보다 주신의 신체가 기계신의 신체와 혼합되니 날카로운 이성이 되살아 나는 기분이다.

이제까지 신으로서 신도의 갈망과 감정에 알게 모르게 대중적인 긍정적 영향을 받았는데 아주 개인적인 감정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더구나 온 몸을 덮치는 신력 상쇄의 고통은 정신을 날카롭게 저미고 있다.

당장이라도 적당한 상대가 있다면 이 고통을 맛보게 하고 싶을 정도다.

그렇게 창조신급의 권능과 지금도 처절한 상쇄를 거듭하고 있는 나의 신체와 신력이 최대한의 강화를 계속하고 있다.

그 여파는 지금 결계 안을 은은하게 진동하면서 더할 나위 없는 압박감을 준다.

이제 최상급 주신의 신격까지 회복했다.

이제 감히 나를 얕보고 덤비는 하위신은 없을 것이다.

마도를 쓰지 않아도 신체만은 이제 ‘마도 오라(Wizard Aura)’와 ‘마도 기계신 혼합(Wizard Machine God blend)’의 2중 발동으로 최상위 주신의 방어력을 얻었다.

물론 공격력은 마도를 쓰지 않는 이상 중급 주신이지만 여차하면 마도를 전면개방하고 저 아무 가치 없는 정치 전쟁터에 끌려갈 것을 각오하면 되니 상관없다.

설마 방금 전과 같은 급박한 상황이 또 생기겠는가?

돌발적인 실험이었는데 정말 의외의 완전성공에 카르마의 ‘극선’을 찬양하며 구속되어 있는 일반주신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일단 내놓아라.”

“예? 무엇을 말입니까?

저희들은 보시다시피 가진 것이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철저히 구속된 자신들에게 무엇을 달라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들을 보며 친절하게 설명을 붙여 주었다.

“카르마, 신력, 정기를 모두 다 내놓아라.”

“........”

나의 말에 정말 어이없다는 표정을 하는 반란을 일으킨 주신들을 보며 살며시 웃음을 지을 뿐이다.

몸이야 지금도 신력과 권능의 상쇄에 산산이 박살나는 듯 통증이 오지만 이제 죽지는 않으니 일해서 수익을 얻을 때다.

기회 있을 때 악착같이 벌지 못하면 나중에 정말 후회를 한다.

무엇보다 마도 기계신과 융합으로 인한 신으로서 자비심의 부분 제어와 신력상쇄의 처절한 고통으로 마음속에서 투기와 살기가 꿈틀거리면 몰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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