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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286화 (286/1,533)

<-- 정령계 대기소 '유격 화산'(遊擊 火山/Guerrilla Volcano) -->

저것이 진심이다.

반려에게 배신당해 신계를 잃고 10만년을 이를 갈며 참아온 한과 그동안 거짓이나마 마음을 위로해주던 하위신들에 대한 배신감으로 겨우 본마음을 이야기한다.

이제야 겨우 병든 닭에서 투신다운 투기와 살기가 몰아친다.

그런데 구속되어 있던 일반 주신이 중급 주신이 마신이 되는 사태에 경악을 하며 소리를 친다.

“빨리 멈추게 하십시오.

최상급 주신이시여.”

“강대한 주신이 마신이 되게 해선 안 됩니다.

지금 죽이십시오.”

“빨리 처리하셔야 해요.

이성을 잃고 날뛰면 정말 위험합니다.”

직계인 주신이 구속된 주신들의 말에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그들을 노려보고 나에게서 부친을 보호하겠다는 듯 가로 막는다.

도대체 이것들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야?

그의 우주 초창기에 정령계에 오더니 세상 돌아가는 꼴을 모른다.

지금이 과거처럼 신과 마신이 본능을 못 이겨 서로 죽이는 관계인 줄 안다.

일부는 그렇기도 하지만 저 강대한 대신족(代神族)이 주우주(Master Universe)의 지배종족이 되겠다고 호시탐탐 노리며 창조주님께 간이라도 빼 줄 것처럼 아부를 하고 있는 이때에 미친 짓이다.

만약 신족이나 마족이 지배종족의 자리에서 쫓겨나면 절대 다음 기회 따위는 없다.

창조신이상의 존재들은 모두 대신족으로 바뀌어 다른 주우주로 재투입되고 신들은 전부 정기로 바뀌어 우주의 기초가 되기에 모두 본능을 억누르고 계약을 통해 필사적으로 대항하고 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주신 하나가 마신으로 바뀌는 것이 무슨 큰일인가?

신족과 마신족 모두가 대신족을 혼자서는 당하지 못하고 연합전선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그래서 하도 어이가 없어 대답을 해 주었다.

“신계 주신 포기하고 용병 마신이 되면 나중에 정기만 주고 고용해 쓰면 되는데 왜 막아?

마신은 대신족의 인증전의 공격진에 필수적으로 필요하지만 마신왕들이 전투에 지기만 하면 대부분 죽이고 정기를 회수해서 언제나 용병마신이 부족해.

대체해서 신계 주신이나 마계 마신을 고용하려면 엄청 비싸서 적자라서 못해.

더구나 단기 고용이 동맹 유지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그리고 위험?

하-! 중급 마신이 폭주해보았자 상급 마신이고 용병마신이면 마신계의 지원도 없다.

덤비면 1분 안에 죽여주지.”

“그........그게 무슨 소리이신지?”

“바깥의 우주가 어떻게 변했기에 신이 마신이 되는 것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습니까?”

“상급 마신이 1분도 못 견디다니 진심이십니까?”

역시 너무 장기간 갇혀 있어서 말이 안 통한다.

나의 말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분명 분노를 못 이겨 마신으로 바뀌던 중급주신에게 전해졌다.

“흐으으으읍-!”

나의 현실을 일깨우는 말에 짐승과 같이 울부짖으며 마신으로 변화하려던 정령대기소의 신계 주신이 당혹성을 내뱉으며 변화를 멈추려 한다.

그러자 다시 빛의 날개가 검어지려다 회복하고 다시 물드는 것이 반복된다.

나의 말에 자신의 한심한 상황을 완전히 깨닫고 어떻게든 다시 되돌리려 한다.

주변에서 막으면 오기로라도 변할 것인데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하고 용병마신이 되면 싸게 고용하겠다고 하니 이성이 돌아온 것이다.

용병신으로의 경험도 풍부한 것 같으니 처지의 비참함이야 잘 알 것이다.

간단하게 전장의 소모품 그 이상이 아니다.

아무리 신계 주신의 입장이 힘들어도 제일 잘 나가는 용병신 보다야 100배 낫다.

주신계의 지원이 있고 없고가 너무 다른 것이다.

그런데 용병 중급마신이 신계 중급 여주신에게 복수?

분노해서 날뛰려 해도 기껏해야 중급 용병마신정도야 주신계에 넘쳐나는 신계 주신 대기자들에게 가볍게 끝장이 난다.

약간의 정기와 명분만 주면 용병 중급 마신 따위는 대신 죽여주겠다는 신계 주신도 많다.

주신계의 개입이 없다 해도 홀로 떠도는 소모품과 같은 용병마신 주제에 신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신계 여주신에게 대항은 꿈도 꿀 수 없다는 말이다.

거기다 여기 하위신에 대한 복수?

마신계 소속의 마계 마신이라도 신을 함부로 죽이면 바로 처리된다.

마신왕이 주신을 이유 없이 본능에 못 이겨 죽여 대신족 대항동맹을 뒤흔들었다가 그의 처분을 받아 하급신이 되버릴 정도다.

그런데 용병 마신이 아무리 범죄자지만 주신계 소속 신을 죽인다?

주신계와 마신계에 의해 공동으로 말소될 사건이다.

결국 바라는 복수를 하려면 어떻게든 지금보다 힘을 더 키워서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용병마신이 되면 영원히 불가능하다.

결정적으로 마신계나 마계의 지원이 없이는 결코 주신계와 신계의 지원을 받는 신들의 발전 속도를 따를 수 없다.

개인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집단의 지원을 받는 존재들을 이기기에는 이 우주가 너무 발전되어 버렸다.

더없이 발전된 이 우주에서는 어떤 개인적 재능과 노력을 기울여도 무수한 신이 집중된 주신계를 이길 수 없다.

나처럼 그의 지원을 받거나 주신계보다 더 상위의 조직의 지원을 받는다면 모르지만 말이다.

그것을 신계주신이 모를 리가 없으니 용병마신을 언급하는 나의 말을 듣자마자 저렇게 필사적으로 이성을 회복하여 다시 되돌리려고 하는 것이다.

‘원래 현실이 잔혹한 법이란다.

개인이 집단을 극복하는 아름다운 동화는 먼 과거에 끝났어.’

나도 동료가 거의 없는 중간계 출신의 주신으로서 쓴 맛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지금의 나 역시 독립 신계 하나는 감당해도 주신계 전체를 이길 수 없고 거기에 속한 신 또한 어쩔 수 없다.

과거 나를 핍박하는 신계를 멸망시키려 달려들 수 있었던 이유도 그곳이 독립신계였기 때문이다.

사기꾼 주신이 수많은 전공을 세우고 창조신에게 포상으로 받은 주신성이니 가능했지 만약 주신계 직할이었으면 아예 마탑을 다른 우주로 옮겼다.

이러니 내가 오죽하면 가급적 양보하고 적을 안 만들려고 하겠는가?

다 현실이 이따위라서 그렇다.

창조신이 되면 조금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크으읍-!”

정말 조금 전과는 완전히 다른 강철과 같은 의지를 보여주며 다시 주신으로 복구했다.

극한까지 끌어 쓴 빛의 신력이 중급 주신의 권능과 기원을 알려주었다.

외부의 주우주에서 용병 주신으로 들어온 신이다.

이러니 용병신의 현실을 정말 뼈저리게 느끼고 만약 마신이 되면 그 후의 운명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분노를 강제로 배제하고 제 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어느 정도 회복하자마자 무슨 일인지 감을 못 잡는 직계 주신에게 소리쳤다.

“너는 가서 정령신들을 선발해라.

나는 임무수행 저조로 죄를 청할 것이니 신계 주신대리로 임명한다.”

“아.......아버지.”

“누가 아버지냐-!

전 신계 주신으로 불러라.

그리고 어서 가지 못해.”

참으로 둘이서 감동적인 쇼를 한다.

하도 부정이 커서 신계 주신이라도 감당이 안 되니 자기 직계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죄를 혼자서 뒤집어 쓸 생각인가 보다.

하긴 가장 좋은 판단이다.

신계 주신이기에 어떤 죄를 물어도 1단계 신력회수와 주신으로서 신분은 유지된다.

직계가 비록 개판이 된 정령계 대기소지만 신계주신이면 복귀할 기반이 된다.

‘유격 화산’의 권능의 유지는 직계는 불가능하지만 자신이 여기서 도우면 감당이 되기에 가능하다.

주신계도 여기에 또 다른 최고위 주신을 보낼 수 없기에 신계 주신의 박탈과 1단계 신력하락만 감수한다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그런데 그것이 내게 무슨 이득인가?

공짜로 일해 줄 생각은 전혀 없고 내가 원하는 것은 장래의 최고위 신계 주신과의 동맹이지 상급의 신계 관리신은 전혀 관심이 없다.

“시끄러우니 그만 하고 같이 일하러 가봐.”

“차원의 최고위 주신이시여.

이 모든 일은 저의 잘못이기에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주저리 떠들며 정말 신파극을 찍으려 한다.

이것들은 연극이나 동화를 너무 봐서 다들 이런다.

같잖게 앞에서 서로를 감싸주면 사태가 해결되나?

일이 더 꼬이려 하니 성질만 더 오르잖아?

그렇지 않아도 신력상쇄의 고통 때문에 갈수록 화가 오르고 있는데 말이다.

마신이 되려다 신계주신으로 가까스로 돌아오고서 아직도 분위기와 현실 파악이 이렇게 안 되나?

한숨을 푹 쉬며 말한다.

“휴우-! 넌 신계 주신을 포기하면 최고위 주신이 못 돼.

잘 되어야 상급 주신이야.

그럼 동맹으로 삼을 가치가 없어.”

“에?”

“신계주신에게 부여되는 2배이상의 신력향상보상과 주신계의 각종 혜택이 없으면 승급이 불가능하다는 소리이다.

너도 그걸 알고서 이 주우주로 온 것 아니야?

외부의 주우주의 허약한 신계로는 성장한계까지 지원이 불가능하고 주신계도 없으니 수련만 할 수도 없지.

창조주의 세력이 없는 직계이니 주변에서 가만히 안 놔둘 것이고 마신족이나 아니 외부에서는 악마라고 한다며?

그런 악마들과 항상 싸우고 다른 주신들과 무의미한 전쟁도 치루니 그마나 모자란 정기를 대량 소모하니 발전은 고사하고 현상 유지에 급급하지.

그러나 우리 우주는 그에 의한 카르마의 직접 관리, 주신계의 운용, 전뇌계와 기계신의 지원, 인증전의 시행, 대신족에 대한 대항동맹 등으로 발전하여 이미 1단계 이상의 차이가 난 상태니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신계 주신만 되면 정말 한계까지 성장하지.

결국 너의 고향에서는 신격을 올릴 방법이 없어 여기로 와서 용병신으로 죽도록 고생하다 마침내 신계주신이 되어 방심하다 이 꼴이 된 것이잖아?”

“어........어떻게 그걸 다 아시는지?”

자신의 과거를 그렇게 잘 아느냐는 표정이다.

역시 이것들은 자신이 무슨 비극의 주인공인 것으로 안다.

특별한 운명을 가진 주인공 따위는 그의 우주에 없다.

오직 악착같이 노력하고 필사적으로 수련하며 현실이라는 절벽을 기어오르는 자들밖에 없는 것이다.

그 절벽이 아무리 높고 험해도 결과와 보상은 너무나 달콤하고 공정하기에 모두들 달려들고 있다.

나 역시 그 중 하나였다.

주신급의 용병신으로서 쥐꼬리 정도의 카르마의 긍정을 얻기 위해서 전쟁터를 70년을 떠돌았다.

그때의 묻히거나 도련님들에게 가로채여진 전공은 카르마의 집단평가가 흑마법사들의 종주로 판단되어 ‘극악’만 아니었어도 어느 한적한 독립신계의 신계 주신이 되어 편히 살고 있었을 정도다.

그랬으면 정말 행복했을 것인데 말이다.

다 상황을 잘 모르고 카르마의 계약서에 서명한 죄다.

“흔한 일이다.

외부에서 온 용병주신들은 다 그런 이유다.”

“저의 사정이 흔한.......일입니까?”

“너무나 많이 있는 일이지.

넌 그나마 신계 주신이 되었으니 정말 운도 좋고 대단하구나.”

“제가 운이 좋다고 하셨습니까?

이런 꼴이 되......”

퍼어어어어어억-!

막 투기를 올리려던 중급주신 주변의 공간이 찢겨 나가고 대기가 폭풍이 되어 결계 전체를 뒤흔든다.

그리고 그 대상은 얼음동상처럼 얼어붙었다.

자신의 머리 바로 옆을 스치고 나의 주먹이 일격을 가한 것이다.

결계의 일부가 날아가고 공간이 찢긴 궤적을 보면 맞았다면 최소한 머리는 박살이 났다.

겁주려는 것이 아니고 미약한 살기에 나도 모르게 반응을 한 것이다.

일단 살기를 피는 존재는 무조건 공격하고 보던 과거 용병신의 반응이 되살아나고 있다.

역시 ‘마도 기계신 혼합’이 주신계의 긍정적 감정통제를 막고 있다.

이 정도 살기에 무의식적으로 죽이려고 공격을 하다니 말이다.

마도 기계신과 융합하여 신체강도가 최고한도까지 강화된 상태라서 마지막에 공격을 비틀지 않았으면 머리가 분쇄되었을 것이다.

인지도 제대로 못하고 죽을 위기를 겪은 중급 주신은 그 사실을 깨닫고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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