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령계 대기소 '유격 화산'(遊擊 火山/Guerrilla Volcano) -->
“쯧-! 위험하니 투기를 함부로 발동하지 마라.
지금 넌 감정이 극도로 올라서 살기가 일부분 섞여 있어 반사적으로 반격을 하니 말이다.”
“알.......알겠습니다.”
기가 팍 죽어서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모습을 보며 혀를 찬다.
내가 왜 저 심정을 모르겠는가?
힘이 없으면 상위자 앞에서 절대 화를 내서는 안 되는 것이 신계 생활이다.
함부로 성질내고 막말을 하면 그대로 죽는 수가 있다.
상위 주신이 모독죄로 증거를 확보하고 끝장을 내주는 것이다.
그 정도는 아니니 이만하고 이제 투신으로서 투기는 쓸 만해졌으니 다행이다.
이제까지는 정말 가소로울 정도였는데 말이다.
이래서야 동맹으로서 의미가 있을지 의문일 정도였다.
“쯧쯧-! 너를 주신계에 고발을 할 생각은 없으니 가서 선발이나 제대로 해라.
미래의 동맹이 될 대상에게 손해를 입힐 생각은 없다.”
“정.......정말이십니까?
주신계에 따로 보고를 안 하신다는 것이?”
“너를 고발해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카르마가 약간이라도 상향이 되면 모를까 여긴 나의 구역도 아니지 않느냐?
고발해봤자 주신계에 골치 아픈 일거리만 안겨주었다고 반감만 사지.
신계 주신은 자신의 신계의 일은 알아서 처리를 하고 결과만 보고하는 것이 맞다.”
자신의 영역이 아닌 곳에서 카르마의 상향은 지극히 어렵다.
상위 주신의 폭거를 막기 위해 대부분 부정적인 처분이 내려지고 실제로 결과도 그렇다.
남이 가진 긍정의 카르마를 양도받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정도다.
그런 나의 말에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말한다.
아마 다 죽어가던 완전 포위된 전장에서 유일한 탈출구를 발견한 기분일 것이다.
“감사합니다.
이번 일만 잘 마무리된다면 반드시 동맹이 되겠습니다.
정령신도 어떻게 해서든 우수한 신으로 뽑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이런 고생을 하는 보람이 없지.
빨리 처리하고 정령신을 선발한다.
징계 대상자 ‘강제 소환’!”
수백만 건의 부정이 연류 된 상황이라서 직접 피해자가 없는 자잘한 것을 제외하고 중범죄만 한정했는데도 상급신이상의 대부분이 끌려왔다.
넓은 결계 안이지만 순식간에 꽉 차는 것을 보니 더욱 기가 막힌다.
이제 반쯤 살이 사라진 뚱보신과 ‘유격 화산’의 권능인 신력흡수에 꼼짝도 못할 정도로 약골들이다.
이제 꼴 보기 귀찮다.
1번에 처리하고 끝내야 하겠다.
“진실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연속발동.”
신체 외부로 마법을 발동시키면 존재를 들키기에 일일이 접촉해서 마도를 새긴다.
어차피 대부분 최상급신 이하라서 수월하게 적용이 가능하다.
자신들에게 걸린 마법의 효과는 당연하게 알려주고서 말한다.
나는 빛의 주신이기에 비겁한 함정 따위를 파서 뒤통수를 안친다.
자신들에게 걸린 마도가 거짓을 말하면 반드시 죽게 되는 것을 이들에게 확실히 알려주었다.
“‘저는 절대 무죄입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용서해 주겠다.
아니면 모두 유죄로 판정하여 죽여서 신격을 깎아 정기와 신력을 회수하고 바로 정령계로 쫒아낸다.”
단지 정정당당하게 앞 통수를 쳐버릴 뿐이다.
강하고 유능한 자에게는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개선의 기회를 준다.
허나 약하고 무능한 자들에게 줄 기회 따위는 없다.
하지만 설마하면서도 입을 놀리는 신들이 있다.
최고위 주신의 권능은 본적도 없고 주신이라고는 반려와 여주신에게 배신당해 모든 희망을 잃고 병든 닭대가리가 된 중급 주신밖에 보지 못했으니 얕보는 마음이 깔린 것이다.
그래서 이동구성으로 외친다.
“오해이십니다. 보시기에 그럴 뿐이지 잘못이 아닙.......”
“맞습니다.
갑자기 이런 식으로 죄인도 아닌 저희들을 징계하실 수 없습니다.-!“
“아무리 최고위 주신이시라 해도 이렇게 무고한 신들을 마음대로 하실 수 없습니다.”
“안 돼-! 정말 죽는다-!
창조신을 바라보는 최고위 주신 앞에서는 주신급 미만의 신 따위는 신도와 같다.
모든 권능이 그대로 적용된다 말이야-!”
이제 뚱보라고 불리기 뭐할 정도로 쪼그라든 최상급 관리신이 다급하게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게 바로 거짓에 대한 심판이 벌어진다.
파가가각-! 파가-!
마법이 각인된 심장이 파열되고 머리 위의 신력의 원이 산산조각이 난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죄를 외면한 자들이 영문도 모르고 피를 토하며 쓰러져 간다.
최상급 신이든 카르마가 ‘극선’이든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부로 보여 지는 것뿐이다.
상황에 맞추어 어쩔 수 없었다고 자신의 결백을 착각을 해도 무의식에 남는다.
자신조차 잘 파악을 못하는 무의식에 화인처럼 새겨지는 죄와 양심의 가책은 신력에 엄청난 영향을 주지만 잘 드러나지는 않고 결과가 발생하지 않는 카르마의 영향도 적다.
하지만 이 마도에 걸리면 무의식이 거짓과 진실을 판단하기에 진실 되지 않은 삶을 살지 않은 자들은 모두 이렇게 된다.
위이이이잉-! 위이이잉-!
신계가 죽어간 신들에게서 정기를 회수하고 신력조차 회수한다.
그리고 모두 상급신 이하로 떨어지고 ‘하위신 징계권’을 가진 나의 결정에 의해 정령신으로 전환되었다.
본신신력이 어느 정도 있다면 이렇게 까지 전락하지 않을 것인데 편하게 착취만 한 대가를 가혹하게 치른다.
얼마나 빼돌려 먹었는지 최상급 신들이 100명 주제에 500억이 넘는 신력이 모인다.
그것을 모두 나의 통제력에 두어 정화와 통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범죄자로 강제 소환된 최상급 신들의 절반이 죽어서 빛나는 광혈이 바닥을 적시고 신체는 정기로 돌아간다.
정신체인 신이 죽으면 신령만이 남고 모든 물질은 신계의 기반이 된다.우수한 정령신을 얻으려면 여기의 정상화가 가장 먼저라는 판단이 서서 내가 이러고 있는 것이다.
이미 넘어갈 수준이 넘어갔고 이들 중에 귀중한 주신급 신이상도 없다.
그래서 비명이 터지는 자신들의 입을 양손을 막은 빛의 신의 길을 벗어난 범죄자들을 보고 말한다.
“묵비권은 죄의 인정으로 본다.
죄가 없음을 고백하지 못한다면 죽어라.”
마도는 사용하지 못하므로 혼합된 마도 기계신을 부분 집중 발현하여 양 손을 강화시킨다.
10써클의 마신의 진체와 아다만티움이 섞인 진홍의 금속 빛이 장갑처럼 양손에 들어난다.
이로서 신의 육체의 유일한 문제인 강도와 공격력이 비약적으로 올랐다.
물론 마신족과 비교지만 방어력에 비해 부족하던 것이 보충된 것이다.
지금의 나라면 상급 주신까지 이 상태로 찢어발길 수 있다.
그러니 투신도 아닌 관리 최상급 신의 신체정도야 종이처럼 갈라준다.
그것이 ‘유격 화산’의 정기흡수에 꼼짝도 못하는 상황이라면 순식간에 처리한다.
띠잉-! 뚝-! 띠잉-! 뚜뚝-!
가볍게 손가락을 풀자 마도 기계신과 혼합된 신체가 금속음과 관절이 부딪치는 소리를 동시에 들려준다.
'역시 미완성이다.
마도 기계신과 신체의 부조화가 심각해.
혼합이 아닌 융합이 되어야지 이런 불협화음이라니 장시간 유지를 할 수 없다.
‘마도’가 아닌 ‘기계’라서 이해력이 부족해.
이 뒤는 ‘이데아’와 종속 여주신들에게서 성과를 기대를 하는 수밖에 없군.'
성공은 했지만 불안정의 극치를 보여주어서 혼합이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출혈과 거부반응이 내는 금속음이다.
허나 금속이 신체에서 울리는 신들에게 엄청난 위협인지 이제 평범해 보이는 몸을 가진 뚱보신이 외친다.
말을 조금만 잘못하면 죽을 것인데도 외치는 것을 보니 나름대로 결정을 내린 것 같다.
하기 이렇게 몰린 상태에서 가만히 있다가는 정말 아무 것도 못하고 죽는 수 가 있으니 발악이라도 해야 한다.
“기.......기다려 주십시오.
신의 이러한 무단 처단은 주신이라고 해도 규정위반입니다.”
“규정 위반?”
“맞습니다. 주신계 규정에 의해 ‘하위신 징계권’을 가진 주신이라 해도 신을 죽여서 본인이 신력을 갈취하면 처단대상이 됩니다.
더구나 그 처단 원인이 아무리 명확해도 그 절차가 분명하지 않다면 무효입니다.”
“........그래서?”
“모든 사항을 보고하고 주신계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그러니 이런 권한남용의 횡포는 그만두셔야 합니다.
아무리 최고위 주신이라도 이정도의 수의 대량처분 및 신력회수는 용납되지 않습니다.”
역시 유능한 관리신이다.
내가 죽여서 모두 신력과 정기를 뺏을 심산이라는 것을 눈치를 챈 모양이다.
하긴 반기를 들려한 여신부 소속 300명의 여신과 집단 이탈을 모의한 최상급 투신 50명을 죽여 최고위 신계로 승급의 기초로 삼았으니 모를 리가 없겠지.
더구나 주신계의 판정이면 지금보다 살아남을 확률이 크고 말이다.
무엇보다 내가 주신계에 아무런 세력도 없이 꼬투리를 잡히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 꺼려하는 것도 안 모양이다.
말 그대로 아무리 이것들이 내게 2번이나 도전하고 이런 범죄를 저질렀으며 신계 주신에게 처분권까지 획득했어도 이정도의 대량처분은 자신의 독립신계라도 문제가 된다.
여기 있는 범죄자 신은 9할 이상이며 신계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허나 잘 못 판단한 것이 있다.
나는 투신이지 관리신이 아니다.
고난은 피하는 것이 아니고 대가를 치루고 돌파해야 강해진다.
자신의 의지를 세상에 관철하는데 어찌 안전만을 추구할 까?
희생이 없는 승리 따위는 없다는 것은 이미 용병신으로 떠돌며 기본으로 하고 다닌 상황이다.
그래서 나의 심장에 마법을 각인한다.
“진실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나 자신에게 걸고 상대방이 진심으로 수용한다면 2써클 이하의 적용제한은 상관이 없다.
잠시 이 상황이 끝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용한다.
이제 나도 약간의 거짓이라도 말하면 죽는다.
그런 나의 행동에 이제 조금 살쪄 보이는 관리신의 얼굴이 완전히 창백해진다.
여기까지 이해한 모양이다.
나의 마도를 스스로에게 거는 이유를 말이다.
“하지만 예외 규정이 있지.
신계가 위기에 처하거나 하위신들이 반란을 진압하여 신속한 처리가 필요할 경우 스스로 공정성을 확보했다면 일괄처리가 가능하다.
그 공정성에 나의 목숨을 건다.”
이제 길게 숨을 들이쉰다.
약간의 미혹이나 사특함도 용납하지 않기에 만약 내가 조금이라도 자신의 마음을 착각했다면 나는 죽는다.
그럼 그에게 영구처분을 당하겠지만 그의 자랑이 되는 것이 먼저다.
사감정과 욕망에 이끌려 오래 산다면 결코 이룰 수 없는 목표이기에 이렇게 정리하는 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나의 모든 행위는 정령계 대기소의 정상화와 내 신계의 발전을 위함임을 맹세한다.
또한 회수한 신력과 정기에 조금의 욕심도 없으며 단지 처벌일 뿐이다.
모든 것은 우주의 발전과 나의 카르마의 개선에 목적이 있다.”
위이이잉-!
무사하다.
나의 마음은 결코 대가없는 투쟁에 나서지 않는 것처럼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탐내지 않았다.
내 심장이 박살나지도 머리도 터지지 않자 뚱보신이 고개를 숙였다.
설마 자신들을 죽인 이 마법을 자신에게 적용할 지는 예상도 못한 것이다.
이후 주신계에서 어떤 시비를 걸어도 자신의 생명까지 건 주신의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이의를 제기하려는 자는 보다 나은 해결방안과 같은 수준의 결의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는 최고위 주신이 정령계 대기소를 마신계 직전까지 만든 관리신들을 위해 생명을 걸고 변호할 것인가?
정기와 신력이라면 감수하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의는?”
“없........없습니다.
완전히 포기한 과거 뚱보신을 쳐다보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 정령계 대기소의 인원들 사이도 몸을 날렸다.
근원학파의 흑마도사의 속력은 모든 직업군 중에서 최고속이다.
최고위 주신급의 신체와 마도 기계신의 혼합된 강도까지 가해지자 끔찍한 결과를 만든다.
파스스스스스-!
스쳐 지나가며 가볍게 휘두르는 손과 팔다리에 최상급 신들의 신체가 진흙처럼 부서진다.
마치 모래조각처럼 흩날리는 신체들 속을 헤집고 내 원래의 자리에 돌아왔을 때 살아있는 신은 끝까지 나를 말과 규정으로 이기려한 절반정도는 유능한 과거 뚱보신 밖에 없었다.
그래도 거짓이나마 가족처럼 지내던 동료들의 죽음과 정령신으로의 전환을 확인했는데 자신만 살아남아있자 의아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주신급이상으로 강하거나 꼭 필요한데 대체할 수 없는 자는 살려야 신계 주신이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할 수 없으며 무자비한 숙청에 아무런 생각도 못하고 멍해진 정령계 대기소 신계 중급주신과 직계 일반주신이 관리업무를 감당할리 없다.
나는 우수한 정령신을 얻고 동맹을 하나 얻기 위해 개판보다 더한 정령계 대기소를 이렇게 손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관리신이 없어 망하면 완전히 본말 전도다.
비록 부정을 위해서지만 새로운 신계구조를 만들었다면 보통 유능한 관리신이 아니고 실력만큼은 주신급 이상이라는 증거이니 잘 써야 한다.
물론 살려만 주지 편하게 해 줄 생각은 없다.
“너 혼자 관리 다할 수 있지?”
가만히 금속성의 장갑이 감싼 오른손을 관리신의 이마를 가리키자 어느새 묻었는지 신혈이 반짝이며 손을 타고 흐른다.
피에 물 들은 오른손의 약지가 이마에 대어지자 바로 도장이 찍힌 듯 붉게 물든다.
그런 나의 말에 이것이 최후의 기회임을 깨달은 관리신이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외친다.
“저 혼자서도 가능 합니다-!
모든 관리는 이미 제가 해왔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그런대로 마음에 드는 대답에 시선을 거두고 포박해져 있는 반란 주신들을 쳐다보았다.
원하는 대로 처벌은 넘치도록 했다.
광장에서 죽어간 신들이 피가 아직도 흐르고 부서진 신체는 정기를 분해되며 사라진다.
아마 그들이 원한 것보다 더한 처벌이기에 불만은 없을 것이다.
“이제 너희들 차례구나.”
나의 말에 그들의 몸에 요동치던 쇠사슬이 짤랑거림을 완전히 멈추고 정적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