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 생존전략-293화 (293/1,533)

<-- 정령계 대기소 '유격 화산'(遊擊 火山/Guerrilla Volcano) -->

정령계 대기소의 주신전에는 이제 책상이 단 3개 있다.

기존의 최상급 신들이 범죄자로 싹없어지자 다 필요 없다고 치워지고 차원의 최고위 주신과 정령계 대기소 주신 2명만이 앉아서 업무를 전담하게 된 것이다.

남의 신계에 와서 횡포와 같은 조치에 뭐라고 항의를 하려고 했지만 차원의 최고위 주신이 주먹을 움켜쥐자 울리는 금속음에 저절로 고개를 숙여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용병신에서 벗어난 이후로 약한 자의 설움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역시 아무리 힘들어도 업무는 똑바로 했어야했다.

신계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상위 주신에게 꼼짝도 할 수 없다.

그 후 일만 하게 된 정령계 대기소의 신계 주신은 지금 쏟아지는 업무에 슬슬 과부하가 생기고 있었다.

그동안 반려와 여주신에게 배신당한 충격으로 자포자기상태에서 오랜 기간을 지내다보니 신계 운영에 대해 하나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손을 또 놓자니 앞에서 맹렬한 속도로 수많은 정령신들의 분석을 하고 있는 차원의 최고위 주신이 두렵다.

자신들이 가져온 우수 정령신 명단을 보고 한참 수가 부족하다고 말하며 정령계 대기소의 수백만의 정령신들의 모든 명단을 분석하기 시작했는데 속도가 너무나 무섭다.

어찌된 연산속도인지 보고와 자료만을 가져오는 수백 명의 상급신들이 기함을 할 정도다.

마도사 출신의 주신들은 다 저런 업무능력인가하며 저절로 감탄이 나와 속으로 다짐할 지경이다.

‘나중에 마도사출신의 신들을 모집해서 써야겠다.

일반 투신보다 몇 배나 낫네.’

자신도 부정을 벌이던 최상위 신들이 모두 쓸려나가자 자신에게 부여되는 정기가 백배이상 올랐으니 놀고 먹을 면목이 없어 최성을 다해 일을 보고 있지만 그와 비교하니 직계보기 부끄러울 지경이다.

안돌아가는 머리와 경련이 일어나려는 손으로 업무를 직접 처리를 하니 그제야 신계의 사정이 보였다.

한마디로 개판이다.

‘허어억-! 정말 반신들을 모집한 환락가나 있었어?

그것도 정문을 통해 수시로 들락거리고?

거기다 고정 매출정기의 부분 정기 회수?

뭐가 어째?

신계가 왜 환락가의 매출의 세금을 받아-!

그것도 이익이 아닌 총매출의 부분 강제징수라니 업체가 망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뜻이잖아?

우리가 마신이냐-!

상대방이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강제로 뺏게-!’

물론 신이라고 해도 욕망이 없는 것은 아니고 영구히 사는 정신체의 특성상 자손을 둘 필요가 없어 주신계에서 일부분 강제적으로 강화하기도 한다.

그래서 반려가 없는 신의 경우에는 견디기 힘들기에 필요성은 있는데 왜 거기를 신계가 직접 관리하고 보호세를 받느냐는 말이다.

신도를 통한 신력회복이 막혀있다고 미친 짓을 한다.

이것이 주신계에 알려지면 정말 영구히 환락계의 주신이라고 놀림을 받을 일이다.

이정도로 징계는 당연히 없다.

신계를 완전히 말아먹어 주신계에 정기를 내지 못할 정도만 아니라면 절대 뭐라고 하지 않기에 다행이지만 평판은 최악이 되는데 그것이 더 무섭다.

영원히 사는 신에게 약간의 오점도 두고두고 후환거리다.

‘폐쇄는 불가능하고 일단 관리세를 받는 것은 금지시킨다.

대신 대가로 받는 정기를 그만큼 할인하라고 하고 당장 부족한 정기는 드나든 신들의 봉급에서 제한다.

반발하면 신 주제에 욕망에 질 것이면 결혼이나 하라고 윽박지르고 이번 일로 징계를 한다고 협박해야지.’

슬슬 과거의 용병신시절의 감각이 되살아난다.

절대 손해는 안보고 명분은 챙기는 것이 살아남고 출세하는 지름길이었다.

거기에 상대보다 더 강한 힘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환락계의 일을 그렇게 지시를 적고 넘겨주자 상급 관리신의 얼굴이 완전히 구겨진다.

보아하니 이 관리신도 독신이고 환락가에 순찰을 가야하는 비용을 정산을 받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가져왔다가 완전히 덤터기를 썼다는 표정이다.

부정을 뿌리를 뽑는 법으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으니 차원의 주신이 피식 웃으면서 하는 말대로 하니 정말 별것이 다 튀어나온다.

‘1단위의 정기까지 너의 승인이 없으면 지불하지 못하게 하라.

어차피 어떤 부정도 지불이 승인이 되어야 가능하다.

지불하기 전에 챙기는 것도 어차피 이권을 보장하여야 가능하니 그렇게 감독받으면 자연스럽게 못하게 되지.

너무 건수가 많아 힘들다고?

그럼 망하던가.’

‘.........’

덕분에 며칠간 정말 끝없이 일했지만 덕분에 대부분의 부정을 잡아낼 수 있었다.

가장 큰 일인 환락가까지 마무리 지으니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차원의 최고위 주신도 그 많은 정령신들의 분리를 완전히 마치고 눈을 감고서 재연산중이다.

간간히 나오는 혼잣말을 들으니 역시 부족한 모양이다.

“신계관리여주신들이 요청한 신들의 수는 12,012명.......소멸을 선택한 신의 수는 6,012명, 정령계 대기소에 대기 인원 2,041명, 나머지는 정령계에서 무한대기이고 자체 선발 가능한 신의 수는 상급신 이하 2,015명.......총 8,015명이라면 너무 적군.

더구나 최상급신은 거의 없지만 주신이라도 5명을 건졌으니 다행인가?”

8,015명이면 어지간한 신계 8개를 완전히 채울 숫자다.

그런데 아직도 부족하다니 도대체 어느 정도의 규모의 신계를 가졌기에 저러는지 의문이 갈 정도다.

최고위 신계라도 자체 인원의 어느 정도 있으니 저렇게 많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인데 말이다.

완벽한 부정처리와 업무능력에 이제 차원의 최고위 주신의 완전한 추종자가 다되어 제 아비의 고생은 버려두고서 비서역할까지 자처한 직계가 옆에서 묻는 소리에 귀를 쫑긋 세워졌다.

“부족하신 신의 수가 어느 정도이십니까?

그럼 기준을 바꾸면 가능합니다.

과거에 대해 완벽하게 보고를 하고 신력이 1단위로 확인이 가능해야 하기에 정밀 측정을 허락해야 한다는 기준은 너무 민감합니다.

무엇보다 각자의 사생활이라는 것이 있어 신계에서도 그렇게 세밀하게 확인할 수 없습니다.”

“안 돼-!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

과거가 불분명하거나 신력측정이 잘 안 되는 정령신들은 아무리 유능해도 모두 배제한다.

거기다 정밀 측정을 거부해도 모두 열외다.”

왜 저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사연이 많은 모양이다.

아무리 정령신이지만 정밀 측정을 받아들이면 자신의 과거와 권능, 신력의 모든 것을 밝히는 것과 같아 꺼리는 일이다.

거기다 과거를 모두 거의 년 단위로 밝히고 확인하니 더욱 그렇다.

그런데 저 기준을 악착같이 고수하며 철저히 확인하니 그렇데 절박하게 모여들던 거의 9할의 정령신이 다음 기회를 노리고 빠져 나갔다.

자신이라도 영겁동안 산 모든 신생을 다 까발리라고 하면 아무리 여기가 힘들어도 심사숙고를 할 것 같다.

남에게 밝히기 힘든 부분이 누구나 있으니 말이다.

이런 기준을 세우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것이 심상치 않아 넘어갔지만 정말 무슨 일이 있나 보다.

그런데 다음 말에 입이 딱 벌려졌다.

“어쩔 수 없지.

추가모집을 위해 홍보를 좀 해야겠군.”

“무슨 홍보를 말씀하시는지?”

“신계 광고-!

지금 이것저것 가리면서 살 정도로 이 우주가 만만한지 알아?”

그 후에 맹렬하게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어진다.

아무리 신이 부족해도 그렇지 최고위 주신체면에 무슨 광고인가?

같은 용병신 출신이지만 정말 수단방법을 안 가린다.

그런데 작성하며 나오는 문구를 보니 자신도 혹할 지경이다.

‘주신성에서 막 승급한 최고위 신계에 어서 오세요.

저희 신계는 2단계의 동시승급을 통해 무한한 기회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용병신을 기준으로 자그마치 32배의 신력 신력수련 단축효과를 보장하는 최고위 신계관리주신은 16자리 중 3자리가 공석이며 중급 주신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승리만 한다면 바로 임명이 가능합니다.

자신은 투신이 아닌 관리신이라서 전투에 자신이 없으시나요?

그럼 중급이상의 주신에 합당한 권능을 신계에 무료 공개하시면 평가 후 임명해드립니다.

2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에 도전 하세요.

공석이 다 차면 이런 조건은 불가능합니다.’

저절로 입이 벌어지는 조건이다.

자신이 신계 중급주신이니 신계에서 지원하는 단축효과는 16배다.

신계주신인 자신보다 2배나 대우가 좋은 것이다.

일반신계의 신력증가 단축효과는 일반 신이 2배이고 신계 주신이 4배이다.그것이 등급이 올라갈수록 2배씩 증가하는데 4단계 위인 최고위 신계가 되면 일반 신이 16배, 신계주신이 64배가 된다.

이러니 다들 결사적으로 신계 승급에 목을 달지만 막상 직접 보니 기가 막힌다.

거기에 최상급 신계부터는 일반신의 2배의 지원을 받는 신계관리주신을 임명이 가능하다.

간단하게 최고위 신계관리주신은 최상급 신계주신이 32배의 효과를 받는 것과 동일한 지원을 얻는 것이다.

아무리 최고위 신계관리주신이라지만 눈으로 보니 믿기지 않을 보수다.

옆에서 보고 있던 직계도 입을 다물지 못한다.

미안하게도 직계는 주신이라도 일반적용을 받아 겨우 4배다.

최상급 신계이상만이 신계관리주신을 둘 수 있고 정상적인 추가 보정을 받는다.

그러니 중급 신계주신인 자신과 중급신계의 일반신 대우인 직계도 침이 꼴깍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

“정말 현재의 신계관리주신을 이기기만 하면 됩니까?”

자신도 중급이고 신계주신이 될 정도로 강하니 충분히 자격이 있고 승리할 자신도 있다.

후임자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옮기고 십을 정도다.

최고위 신계의 일반신만 되어도 현재와 동일한 것이다.

그런데 물끄러미 자신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가로 젓는다.

최대출력의 빛에 휩싸여 있어 얼굴도 안보이고 표정을 모르겠으니 영 속마음의 확인이 불가능하다.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편하게 최대신력 전개 상태를 유지가 가능한지 신기할 지경이다.

“후임자가 오고 최소한 최상급 주신을 바라보는 상급 주신이상이 되면 도전해라.”

“예? 그게 무슨?”

“그런 것이 있어.

깊게 알려고 하지 마.

그럼 계속 써볼까?”

자신과 직계의 열광적인 반응에 만족한 듯 바로 추가로 써내려 간다.

‘주신이 아니시라고 실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주신이 될 확실한 기초가 되어줄 주신급을 위한 원탁의 신의 자리의 공석은 70석이며 최상급 신의 자리역시 무수합니다.

역시 기존의 원탁의 신을 이기거나 주신급 권능을 개방하시면 임명이 가능합니다.

일반신조차 16배의 단축효과를 보장하는 최고위 신계의 자리는 너무나 많습니다.

주우주 전체를 통틀어도 역사상 드문 2단계 동시 신계승급에 따른 유일한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마세요.’

자신의 관리신들조차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이 심상치 않다.

범죄를 저지른 최상급 신들을 마치 벌레를 잡듯 남김없이 죽여서 두려움에 떨더니 상상을 초월하는 조건에 마음이 기운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사항에 탄성을 내뱉었다.

‘모든 시험에 떨어지시고 카르마가 ‘극선’이 아니라 신계에 들어오지 못하셔도 기회는 얼마든지 드립니다.

너무나 풍요로워 2조 이상의 지성체의 수를 자랑하는 주신성에 마련된 하위신계에서 신도를 모으고 카르마를 개선하여 다시 도전하세요.

역시 하위신계의 반신들을 동일 조건에서 이기시면 기회를 드립니다.

이 모든 기회가 단지 자신의 과거를 밝히시고 정밀 신력측정을 하시면 주어집니다.

공석이 다 차면 다시 오지 않을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자신의 과거분석과 정밀신력측정을 허락하시고 통과하시면 누구나 기회를 드립니다.

또한 과거의 모든 자료는 면접을 보는 최고위 주신만이 알며 비밀을 보장합니다.’

더없이 좋은 조건에 감탄을 하면서도 의문이 생겼다.

반신들의 상대야 물질계가 아니라면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이런 조건이라면 다른 신계의 반발을 감수하면 얼마든지 빼 갈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왜 정령계에 와서 이런 수고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점이다.

차원의 최고위 주신이 자신이 써 내려간 내용을 보며 검토하고 관리신에게 넘기는 것을 보며 결국 물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신계에도 모집을 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꼭 정령계가 아니더라도 신들이 몰려올 조건이신데?”

“내가 왜 지금은 중급주신에 불과한 너를 동맹으로 삼으려고 이렇게 고생했는지 모르겠냐?

다른 신계의 신을 빼갔다가 평판이 나빠지면 골치가 아프고 만약 잘못되면 카르마도 악영향이 온다.

그리고 이것이 그렇게 만만한 조건이 아니야.

신계관리주신이 되려면 이겨야 하는 상대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더구나 내가 관리하는 신계의 평판이........”

차마 추가 설명을 하지 못하겠다는 듯 말을 줄이고 다시 정령신의 명단에 시선을 돌리는 것을 보며 의문을 일단 접었다.

관리신들이 광고문건을 가져가며 환호성을 지르는 것을 보니 자신의 하위신도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령계 대기소의 관리신은 주신계의 승인이나 후임이 없이 함부로 자리를 옮길 수 없으니 걱정은 없지만 최소한의 달래주는 보상은 필요하니 말이다.

차원의 주신은 자신이 작성한 광고문건에 혹한 신계주신과 이곳의 관리신들을 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광고는 어디까지나 광고지 그것을 그대로 믿느냐?

신력지원은 진짜지만 이겨야할 신계관리주신들이 누군지는 알아야지.

들어는 봤냐?

주신살(主神殺)의 여주신들이라고?

주신급은 또 어떻고?

상급 주신을 상대하기 위해 단련한 주신급들이 상대다.

하위신계?

어설픈 것들은 싹 치우고 카르마가 약간만 개선되면 바로 최상급 신들이 될 반신들만 남겨두었다.

일단 신계에 들어오면 정말 죽어라 노력하지 않으면 정식으로 자리를 잡기 힘들 것이다.

정말 신계의 평판이 개판도 아닌 끝장나기 직전이라는 것만 아니면 어떤 욕을 먹더라도 다른 신계에서 빼내오지 정령계까지 와서 절대 이러지 않는다.

평판을 어떻게든 빨리 개선해야 정상적으로 운영이 가능한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나도 모르겠다.’

저번의 여주신들의 반란직전의 여파와 2단계 승급의 일로 주신계에서 자신의 신계의 사정을 모르는 신계가 없다.

아무리 호조건을 제안해도 신계가 안정되었다는 확신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니 어떻게든 신계 정원의 2할을 겨우 넘는 부족한 신들을 채우고 정상적인 신계로 만들어야 하고 과거의 문제를 반복할 수 없어 철저히 검증을 하다 보니 별 짓을 다한다.

최고위 신계 주신체면에 정령계에 광고라니 말 다했다.

역시 혼자서 구르며 크다보니 최고위 주신에 걸 맞는 위엄과 편안함 따위는 인연이 없다고 한숨만 쉬는 차원의 주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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