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면신수(醜面神手) 헤파이스, 연금의 정령 여주신 -->
‘겨우 최고위 신계에 욕심이 생기고 최고위 주신에서 안주를 무의식적으로 바라다니 나도 어지간히 풀어진 모양이군.
아직 이 주우주에서 최말단 관리자인 주신인 주제에 무슨 평안인가?
창조신들이 죽이려고 달려들면 그대로 끝장이 난다.
주신에 대한 보호도 완전히 믿을 수 없다.
결국 최후의 보루는 나 자신의 힘뿐이다.’
자신이 질투하여 죽이려고 결심할 정도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죄로 부모에게 본질을 왜곡당해 추한 외모와 부자유스런 하체로 살아가는 주신이 눈앞에 있다.
빛의 신족도 결국 이익집단에 불과하다는 증거다.
그런 조직에서 직위의 유지를 바라면 결국 타협하고 정체하게 된다.
끝없는 발전을 거듭하는 조직만이 자신의 갈망을 감싸줄 것이다.
그런 주신들이 그에게 패배하여 그의 영역에 들었을 때 ‘카르마’와 ‘인증전’, ‘대신족’의 유입으로 과거에 싹 물갈이 되었다지만 어디까지나 결코 본성은 바뀌지 않는다.
이 주우주도 슬슬 정체가 되어가고 있다.
곳곳에서 신족내부에서 알력싸움과 세력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하늘 위에 군림하는 주신이 자신이 관리하는 신계에 이권을 탐내 개입을 하려했다는 것이 정쟁의 시작이다.
그럼 가죽주머니에 들은 송곳은 구멍을 낸다고 날카로움을 없애거나 꺼내어 버려질 것이다.
그런 숙청에서 가장 먼저인 것은 그의 칭호를 받았고 중간계 출신으로 아무 세력이 없는 자신이 최우선이 될 것이다.
그것을 막는 방법은 오로지 누구보다 우월한 무력과 대체할 수 없는 효용가치를 유지하는 것뿐이다.
지금 세력을 만들고 동맹을 늘려도 임시방편일 뿐이다.
결국 자신은 신족들에게 너무나 이질적인 존재이다.
그런 입장에서 무슨 질투인가?
어처구니가 없이도 신계 주신이라는 자리에 취했던 모양이다.
‘내가 신족이 된 이유는 오직 하나다.
창조의 권능을 얻기 위해서다.
그래야지 그가 건 승급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다.’
흔들렸던 마음을 다잡았다.
직위와 명예, 권력에 정신없이 취했던 모양이다.
여기의 신계주신이 제압당하고 나서 꼬박꼬박 존칭을 붙여주니 신이 난 모양이다.
그리고 얼핏 ‘그’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이래서 그는 절대 자신에게 존칭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군.
자신을 존대하는 자는 말소시킨다고 공언했을 정도로 자신의 자만을 경계하는가?
정말 당할 수가 없군.’
‘나를 존대하는 자는 말소한다.
약한 자들이여 내게 존칭을 쓰지 마라.
무능한 자들의 존경은 무가치하다.
비록 나를 욕하고 경계할 지라도 유능한 자만이 가치 있다.’
정상적이라면 누구보다도 위대하고 강대한 존재를 그라고 지칭하는 이유다.
만약 이것을 어기면 창조주라도 용서가 없다.
그러니 감히 그라고 부르는 것이 용납되는 것이다.
‘자만은 강자의 특권이자 나태의 독인가?’
입맛이 너무나 쓰다.
자신도 지금은 불가능한 상급신의 신력으로 중급 주신의 신체에 준하는 데몬 아다만티움을 물리력으로만 가루로 만들고 완력으로 새로운 금속으로 조성하는 주신이 있다.
정쟁만 일삼던 신족에 대해 약간은 우습게 여겼던 마음이 싹 사라지고 질투심만을 채울 정도의 재능이 자신의 위기감과 투쟁심을 불러일으킨다.
‘내가 더 빠르게 강해지면 끝나는 일이다.
질투에 할애할 여력 따위는 없다.
저 여주신은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음을 다시 완전히 정리하고 손을 튕긴다.
딱-!
모양은 더없이 좋지만 엄청 부담이 갈 정도로 크기를 가진 젖가슴을 그대로 알몸으로 들어내고 기뻐하던 몸에 완전히 맞는 전신갑옷을 생성시킨다.
망치와 같이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색의 재질에 타오르는 불꽃을 아로새기고 왼손에는 저 완력을 살릴 거대한 건틀릿을 만들었다.
자신이 연금의 신이니 쓸데없는 상관일지도 모르지만 상급신 상태로는 심각하게 방어력에 문제가 있으니 어느 정도 보완이 될 것이다.
들어난 모습은 보통여성의 두 배이상의 상체를 가지고 거대한 망치와 전투장갑으로 완전무장한 여투신의 모습이다.
저 완벽하게 단련된 팔에 걸리면 정말 무사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들 정도로 압도적이다.
전체적으로 뭐 대충 보아줄만하다.
일그러져 추한 얼굴이야 계약을 해보아서 고쳐줄 사항이니 말이다.
다리도 그렇고 공짜 봉사는 사양이다.
“이.........이게?”
손에 쥔 보석과 같은 금속을 보며 좋아하던 것에서 순식간에 입혀진 자신의 갑옷에 놀라는 모양이다.
하긴 주신이나 입을 신기를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창조하여 입힐 정도면 저들이 생각하는 주신의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나의 창조는 이제 겨우 그의 기준으로 주신에 어울릴 정도로 도달했다.
빛의 주신이 된 보람이 있었다.
신계 주신이 되어 남김없이 신계의 모든 지식과 주신계의 연결을 통해 대부분을 얻어냈다.
아직 창조신은 어림도 없지만 대부분의 목적은 이룬 셈이다.
‘남은 것은 신체만 11써클에 어울릴 정도로 강화단련만 하면 된다.
그럼 드디어 완전한 11써클이 된다.
창조신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이고 겨우 소모품 말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영원히 군림하는 마신에게 마기만 받아서 마력의 순도를 높이기만 하면 그에게 받은 마도로 11써클을 완성할 수 있다.
그럼 지금 자신의 위에서 관리자로 군림하는 창조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아니 그들의 전장이 두려워 이렇게 꼭꼭 숨어야만 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저 연금의 여주신이 만들어낸 저 보석금속이 그 기반이 되어줄 것이다.
상급신에서 저 정도의 금속의 연금능력이면 주신이 되면 정말 창조신이상이 착용할 수 있을 정도의 금속을 창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반드시 그렇게 해준다.
까닥-!
오른 손을 내밀어 여주신에게 내밀었다.
자신의 갑옷에 당황도 잠시 황급하게 두 손으로 새로운 창조금속을 넘겼다.
연금의 여주신이었기에 이 정도의 창조가 어느 정도로 어려운지 알기에 약간의 존경의 느낌이 들 정도다.
어차피 그의 마도를 기반으로 구현했으니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다.
생성과정은 남김없이 보았다.
그럼 그대로 나의 창조에 적용이 가능하다.
마신에 근접한 마신족의 본체는 복사가 불가능하지만 그 외에는 가능하다.
내 몸과 혼합된 생체갑옷 기계마도신은 내가 가진 대부분의 데몬 아다만티움을 쏟아 부은 것이기에 마신족의 진혈은 충분하다.
보석을 손에 쥐고서 심장에 대고 영창한다.
“나는 세상에서 단 하나의 특별한 존재이다.”
- 마법계열 : 법칙마법, 구현계, 발현시
- 효 과
10서클 중 최고의 마법이다.
그 권능의 위대함은 감히 마법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어떤 대상을 설정하고 그 대상이 가진 최고의 가능성을 이끌어 구현해 낸다.
금속이 대상이면 드워프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 되고 인간이 대상이면 최고의 용사가 나타나며 엘프가 대상이면 에이션트 하이엘프 퀸이 된다.
그 구현한계는 실행자의 1단계 바로 밑이나 이 마법의 무서움은 그 대상에 신족부터 마족까지 제한이 없고 결과에 비해 들어가는 마력이 터무니없이 적다는 것이다.
목적은 하이엘프 제국과 결전을 벌리기 위해 자신을 보좌할 반신들을 찍어내듯 만들어 내려했다.
그러나 최고의 가능성을 이끌어낸 존재가 부정적 카르마에 의해 자신을 적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고 눈물을 머금어야 했다.
- 처음 발현 후 주인공 한마디 : 정말 살기 힘들다.
흑마법사 이것들을 가만두지 않으리라
꽈드드득-! 푸하하학-!
신혈이 튀고 근육과 살이 찢긴다.
피부 밑에서 투명한 루비와 같은 금속이 튕겨 나오면서 생기는 부상이다.
아직 융합이 아닌 혼합이기에 생기는 부작용이다.
아직 너무나 미숙한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재질의 금속을 얻고서 마도기계신이 완전히 진화를 하고 있다.
과연 최소한 1단계 이상의 재질의 발전이다.
내가 억지로 만들어낸 데몬 아다만티움은 정련에 엄청난 문제가 있었다.
하긴 별을 충돌시켜 그 사이로 갈아 넣었으니 당연하지만 말이다.
그것을 저 ‘무한연금’으로 깔끔하게 처리하니 상급주신이 입어서 최상급 주신의 공격을 방어할 정도의 강도를 가지게 되었다.
자신의 온 몸을 감싼 투명한 루비와 같은 금속갑옷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이 생체갑옷 기계신의 갑옷을 입은 자신의 신체에 타격을 주려면 최소한 최상급 주신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것도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 정도면 어떤 대가를 주어도 아깝지 않다.
“합격이다.
투신 일반 주신과 연금 중급 주신으로 인정한다.
두 개의 보직이 겹치나 수준이 차이 나므로 지불되는 정기는 일반주신의 1.5배다.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라.”
역시 주신계의 공인계약서를 넘겨주었다.
내용은 거의 동일하기에 별 문제는 없는데 무엇인가 굉장히 망설인다.
“부족한가?”
솔직히 아까 죽이려고 했던 생각은 포기했지만 아직 감정은 남았다.
나 그렇게 마음이 넓은 성격이 아니다.
저절로 투기가 일어났다.
그런데 확고한 의지로 대답을 한다.
“저는 투신이 아니니 투신의 대가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아직 상급신이니 그 정도의 대가만 받겠습니다.”
“........진담인가?
적게 받겠다?”
아주 고대 영웅신의 이야기를 써라.
조직이나 상위자보다 자신의 신념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회 부적응자들의 논리다.
하여간 쓸데없는 옛날 신화가 사회성을 다 망쳐놓았다.
상위자가 알아서 후하게 주면 그냥 받을 것이지 자신의 신념과 고집 어쩌고 거부하면서 무덤을 판다.
호의로 주려다 납득하지 못할 이유로 거절을 당한 상위자의 분노는 무섭다.
내가 이래서 그에게 용감하다고 칭호를 받았다는 어처구니가 없는 감상도 생겼다.
물론 상위신으로 계약하고 주신으로 부려먹으면 더 없이 이득이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에이. 그렇다고 사기계약을 할 수 는 없지.
카르마에 미세하게 좋지 않아.’
정말 어이없이 왜 많이 받아야 하는지 설명해야하는 입장이 되었다.
어떻게 이렇게 꽉 막힌 골방노인 같은 여주신이 잘 설명하나?
귀찮기 짝이 없다.
앞으로 수백 명의 면접을 봐야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좋은 생각이 들었다.
꼭 내가 직접 설명할 필요가 없다.
아까 보니 면접을 잘 보게 도와준다고 하고서 주도권을 잡으려한 깜찍한 꾀를 짠 여주신이다.
저기서 상황이 자신과는 다르게 흘러가자 반투명한 로브의 앞면을 자신에게 향한 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저절로 회심의 미소가 지어진다.
“이면주신(裏面主神) 로키나라고 했나?
합동면접이다.
왜 투신 일반 주신과 연금 중급 주신의 대가를 받아야 하는지 납득시켜 처리해 보아라.
이미 돕기로 약속을 했었으니 반드시 설명을 하도록 하라.
이 주신들의 면접을 도와서 정상적으로 다 통과시키면 너도 합격이다.”
“.........”
바로 대답이 없다.
최초 마신왕 후보 출신의 여주신들의 면접을 보고 있을 때 다른 여주신들에게 면접의 조언을 미끼로 대충 사정은 들었을 것이다.
저 정도의 머리가 있는 주신이라면 상황과 모습으로 유추해서 각자를 거의 다 파악을 했을 것이니 차마 대답을 못한다.
모두 지극히 정상이 아니니 말이다.
“차라리 지금 불합격으로 하시죠.”
결국 이런 대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
현재 이곳에 있는 여주신들이 신계 면접을 통과하는 것은 정상적인 신계 주신이라면 절대 불가능이다.
당장 주신이 너무나 절실하게 필요한 나조차 꾸겨서 던져버린 이력들이다.
여기가 아니라면 주신을 구할 수 없는 고립무원의 내 입장으로 다시 줍기는 했지만 저것이 정상이고 어떻게든 써보겠다고 바동거리는 내가 비정상이라는 것을 다시 알게 해준다.
문제는 그럼 저 여주신은 불합격이다.
불가능을 이야기하는 모사출신의 신 따위는 쓸모가 없다.
계략을 쓰는 자는 어떻게든 필패의 전장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다음 대답은 아주 마음에 쏙 든다.
“그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해주신다면 가능은 하죠.
아주 마음에 들게 만들어 드립니다.”
싸늘한 어조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말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는 진심이 느껴진다.
그 말을 듣고서 만족하여 고개를 끄덕이고 사무실의 의자에 앉아서 이력서들을 다시 확인한다.
다음에는 내가 끼어들 필요가 없다.
잘하면 무척 유능한 모사를 얻을 것 같다.
물론 독기도 듬뿍 있는 양날의 검이지만 말이다.
뭐 내가 잘 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
내가 지금 찬 밥과 더운 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