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면주신(裏面主神) 로키나, 비련의 정령 여주신 -->
어차피 내가 어떤 주신이라도 받아들일 것이라는 것도 눈치는 챘을 것이니 알아서 잘 할 것이다.
지금 문제는 아주 애매한 이 최상급 정령신들 문제다.
일명 신계의 중간관리자 급인데 영 상태가 안 좋다.
‘카르마가 선 이하에 몽땅 권능도 같잖은데 아주 꼴 갑을 해라.
충성맹세 좋아하네.
무엇보다 엇비슷한 능력을 가진 쓸모가 없는 것들을 신계에 갑자기 올렸다가 기존 신들의 반발은 어떻게 하고?
보나마나 기득권 어쩌고 하면서 싸울 것이 뻔한데?
아오-! 내가 왜 이런 것까지 고민을 해야 해?
창조신이 떠넘긴 신계관리를 위해 이게 무슨 꼴이야-!’
창조신이 ‘이 신계에서 나로 인해 생긴 모든 것은 나의 것이다.’라고 그럴 듯하게 말은 했지만 뒤집어 보면 신계의 손해는 모조리 내 책임이란 뜻이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중간계의 신에게 주신성의 상급 신계를 이렇게 완전히 떠맡긴다는 것은 징계성이 크다.
차라리 주신계 직속 주신을 파견을 보내는 것이 합당하지 중간계에서 튀어나온 주신에게 맡기면 어지간한 능력으로는 당연히 말아먹기 마련이다.
자신의 관리에 있는 영역에서 벌어진 반란에 따른 불편하신 마음과 신계가 완전히 아작 나면 정말 끝장을 내줄려는 더러운 심보다.
한 마디로 아차하고 신계를 말아먹으면 빚쟁이로 어딘가의 용병신으로 끌려가는 수가 있다.
저번 사기꾼 주신과 같은 경우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 꼴을 당할 것 같은가?
직접 보니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
신족의 창조를 배우려고 무리해서 신족의 주신이 되려했다가 하인이 되면 본말전도다. 마음속으로 침을 뱉으며 이를 악문다.
‘퉤-! 두고 보자.
내가 그렇게 쉽게 넘어갈 것 같으냐?
이 정도에 당할 정도면 용병신 시절에 끝장이 났다.
기대를 훌륭하게 배반해서 악착같이 발전시켜서 왕창 챙겨주마.’
이를 부득 갈며 최상급 신들의 처우를 결정한다.
이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능력과 카르마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반발이 너무 크다.
‘극선이 아닌 자들을 신계에 들일 수 없다는 것은 규정이기에 반신들의 하위신계에 모두 투입해서 실적을 쌓게 한다.
그리고 아직도 숨기는 것이 있는 것 같은데 어디 거기서도 대충하며 버티어 봐라.
평생 신계에 못 올라올 줄 알고서 말이다.’
거기다 경력에 의심이 가는 최상급 신들을 분류한다.
거의 1할에 가까운 수다.
왜 의심이 가냐고?
어떻게 구분을 하냐고?
간단하다.
경력서가 너무 자세하거나 단출한 것들이다.
남들과 다른 화려하거나 간략한 내용은 둘 중 하나다.
사기꾼이거나 자신을 숨기는 능력자들이다.
거기에 남의 것을 베끼거나 적지 못하는 정말 어리석은 자들도 추가되지만 극소수다.
‘사기꾼과 능력자들의 차이는 오직 하나다.
자신의 능력으로 자신만 이익을 보면 사기꾼이고 상대도 이익을 보면 능력자지.
내용을 아주 잘 꼬아 놓아군.
그러고도 경력과 성질들이 아주 볼만해.
신격만 제외하면 몽땅 엉망이로군.
그러나 사기꾼이 되었든 능력자가 되었든 입만 살은 무능한 것들보다 낫다.
남김없이 박박 바다까지 긁어내어서 활용해 주리라.
나의 평안과 마도수련의 시간의 확보를 위해 초석이 되어라.
그러기 위해서 아예 태어나기 전까지 낱낱이 밝혀주지.’
파르르르륵-!
수천 장의 종이가 휘날린다.
너무 많은 수라 정상적으로 처리가 불가능하다.
나의 현재 능력은 9써클의 마도를 160개를 동시 구현이 가능하다.
과거처럼 죽을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니고 아주 편안하게 말이다.
거기다 나의 권능은 차원이다.
모든 시간과 공간은 나의 하위의 개념이다.
신계의 시간까지 되돌려서 모든 부정 자료를 찾을 정도다.
그런데 개인의 과거 따위야 우습다.
허공에 떠오른 경력서가 기본이 되어서 모든 것을 밝혀줄 것이다.
이미 저것을 넘기면서 본인도 허락을 했으니 마도의 성립조건도 통과했고 말이다.
주신전에 떠오른 160개의 이력서에 찬란히 빛나는 마도가 머문다.
“퍼스날 히스토리(Personal History)”- 마법계열 : 시공 및 차원마법, 기록계, 발현시
- 효 과
마도를 발동하는 순간 태어나 보고들은 모든 사실이 일기 형식으로 작성된다.
어떤 매개물을 기반으로 하여 특정 인물의 특정시점까지 모든 기록을 남김없이 자료화 및 문서화를 하는 마도이다.
그 구현방식은 어떤 가감 없이 본인의 시점으로 보여 지는 것을 자신의 인지로 강제적으로 기록하게 하는 것이다.
억지로 잊은 일도 무의식과 과거를 되돌려서 용서 없이 기록한다.
영상화도 할 수 있으나 너무나 막대한 정보량이 발생되어 본인의 인식하에서 서류화로 바꾸었다.
그래서 더욱 냉정하고 정확한 기록물이 되었다.
인사를 담당하는 모든 관리자들이 바라는 꿈의 마도이다.
그리고 피관리자들에게는 가장 처절한 악몽이 된다.
아무것도 속일 수 없이 자신의 일생이 숨겨놓은 일기처럼 공개되는 것이다.
- 제 한
시간과 공간의 통제가 과거에서 이루어지므로 차원의 권능이 필요하며 가감 없는 정보의 작성을 위해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 처음 발현 후 주인공 한마디 : 이 정도 확인하면 믿을 수 있으려나?
부족하지 않나?
사사사사삭-!
양피지위에 펜이 스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리고 경력서 밑으로 수십 장의 서류들이 동시에 쌓이기 시작한다.
속도는 갈수록 가속화되어 빠르게 문서의 탑이 되어간다.
차원의 주신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산 날들이 길다보니 하루의 일 기준으로 구현하니 양이 장난이 아니다.
여기의 정령신의 삶의 기본이 십만 년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순순히 생략을 할 수 없다.
‘사기꾼도 능력자이든 신계에 도움이 된다면 상관없다.
허나 자신을 속이는 위선자는 용서 못한다.
자신을 모르고 행동하는 자는 혼란만 부른다.
태연히 악한 행동을 하며 정단한 심판이라며 정의를 구현했다고 부르짖는 것만큼 구역질이 나는 것도 없지.’
자료의 급속한 증가로 주신전이 자동으로 공간을 확장하고 넓어진다.
고개를 젖혀야만 볼 정도로 서류의 탑들이 올라가고 울창한 서류의 밀림이 되어간다.
그들의 삶을 하루단위로 작성된 문서다.
정령신이란 대부분 영겁 동안 산 존재들이기에 당연한 결과다.
다만 그 결과가 장관일 뿐이다.
더없이 귀찮은 주신들의 면접을 대신 떠넘긴 여주신도 말을 못하고 쳐다볼 정도의 이적이다.
그리고 내용을 알게 되면 정말 기겁을 할 것이다.
이거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평생 쓴 정직한 일기다.
용도는 하이엘프 제국과 결전을 준비하며 반신들을 찍어내려 했는데 그들을 못 믿어서 과거를 확인하려 한 것인데 설마 이렇게 쓸 줄은 몰랐다.
만들고 나서 절대 나 자신에게 안 쓴다고 맹세한 정말 흉악한 것이다.
아무 숨김없이 쓴 모든 삶의 역사다.
자료의 작성이 다 끝나자 자료를 압축시켜 책으로 만들었다.
손에 들어올 정도의 두께로 줄인 자료를 빠르게 흩었다.
‘역시 최상급이라고 올린 자료 중에 주신과 주신급이 섞여있다.
자신의 과거를 어떤 권능으로 조사해도 숨길 자신이 있다 이거였군.
하여간 자신의 능력을 어느 정도 숨겨야지 살기 좋다는 이야기를 만든 놈을 족쳐야해.
최선을 다해도 살기 힘든 세상에 능력을 숨겨서 뭐 어쩌자고?
그리고 상위자들이 설마 그 정도도 모를까봐?
하긴 나도 용병신 시절에 대부분을 숨겼으니 할 말이 없지만.
정말 병신 짓이었지.
절대계가 관리하는 전뇌계를 멋지게 속였다고 믿었으니.’
주신급 용병신 시절에 실제 최대출력은 상급 주신 미만 이였지만 위험한 의뢰를 줄 것 같아 수준을 속였다.
당연하게 그 결과 전뇌계에서 정말 저렴하게 부려 먹혔다.
차라리 본래의 상급 주신이하로 판정받았고 대가를 받았으면 그렇게 궁핍하게 살지 않았을 것인데 다 알면서 주신급 신으로만 대가를 주고 시키는 것의 위험도는 상급 주신급이었다.
맡은 의뢰마다 11써클의 중간계의 절대자가 상대이지 않나 창조신급 기계신 정리에 투입이 되지 않나 완전 아수라 장이였다.
이제 생각해보니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다.
하위자가 아무리 숨겨도 정말 유능한 상위자라면 능력을 파악하는 것은 너무나 쉽다.
상위 써클의 존재에게 하위 써클의 기만책정도야 애들 장난이니 말이다.
속으로 얼마나 비웃으며 일을 던져주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또 속에 천불이 일어난다.
그냥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했으면 대가라도 잘 받았을 것이다.
자기 꾀에 넘어가 무덤을 계속 파고 있었다.
과거를 생각하니 기분이 극악으로 떨어지고 저절로 차가운 음성이 섞여 나왔다.
“주신과 주신급 신의 면접자 추가다.
단 대가는 최상급 신으로 설정하라.
원하는 대로 해주리라.”
방금 조사한 자료를 저기 멀찍이 눈치를 보고 있던 최상급 정령신들에게 던져준다.
책을 받아들고 들추어본 정령신들의 비명소리가 여기저기 울린다.
정신없이 내용을 들추어보다가 누가 볼까 두려워 숨기고 난리다.
하긴 듣도 보도 못한 마도의 권능일 것이다.
자신의 삶을 일기로 만들어 까발려주는 주신급의 마도라니 기가 막힐 수준이다.
생각해보니 나도 참 과거에 세상을 못 믿고 사악했던 것 같다.
이런 마도까지 생각해서 만들다니 말이다.
그러나 너도 주변에서 무조건 죽이려 하고 첫사랑에게 속아 난자당해 보면 그딴 소리가 절대 안 나온다.
이래서 사람은 험하게 자라야 한다.
그래야 저런 사기꾼들에게 안 속지.
마도는 이상이 없으니 빠르게 밀어붙인다.
위이이이이잉-!
완전 가동한 나의 세상불신의 절정을 보여주는 마도가 이력서 뒤로 화려하게 기록의 작성을 시작한다.
이 기세로 남김없이 파악하여 뼈 속까지 부려먹을 생각이다.
대충 어떤 권능인지 파악한 정령신들의 얼굴이 완전 하얗게 변해간다.
그러게 순순히 자백하고 광명을 찾았으면 서로 좋았지.
어디다대고 되먹지도 않을 수작이냐?
내가 그렇게 곱게 자란 줄 아느냐?
그리고 일단 발을 들인 이상 절대 못 빠져나간다.
주신급 미만은 마음대로 해도 되지만 주신급 이상은 싫든 좋든 남김없이 끌고 가서 신계발전에 이바지하게 해주마.
과거 신계에 거의 공짜로 부림을 당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이가 바득바득 갈리는데 잘 걸렸다.
비록 카르마는 벌었지만 정말 나중에 두고보자하며 수없이 다짐했다.
뭐 그 당사자들은 아니지만 하는 짓은 똑같다.
앞에서는 웃으면서 뒤에서는 뒤통수를 치는 것들이다.
“좋은 말로 할 때 들었으면 서로 좋았지.
감히 누구를 속이려 드느냐?
내가 그렇게 만만히 보이느냐?
어디 또 숨겨보아라.”
차원의 주신의 말에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자신의 개인 역사책만을 꽉 쥐고 있는 정령신들이었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이고 조심스럽게 주신들의 자리로 이동을 시작한다.
그 장면을 본 다른 정령신들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신격을 개방을 시작한다.
비록 빛은 잃었지만 13쌍의 빛의 날개들이 휘날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늘어나는 주신의 숫자를 보는 반투명한 망토를 둘러쓴 여주신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저 년이 여기 있었구나―!
당장 죽여 버린다.”
그리고 거의 바닥나 상급신 밖에 안 되는 신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장난이 아니다.
역시 여기 이 정령계는 그렇게 쉬운 곳이 아니다.
이젠 과거 사연과 악연까지 해결해 주어야 하나?
아직 고용도 안했지만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역시 정령신은 두들겨 패는 것이 정답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