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계 주신의 의무와 투신의 방식 -->
최고의 자리에서 몰락한 일족의 부흥을 원하는 전능의 휘에게는 어떤 임무라도 최상의 성과를 보여야 하기에 자진해서 앞장서는 전투이다.
비록 억지로 앞세워졌다고 하나 이 전장의 모든 것은 자신의 책임이며 공적이다.
카르마조차 이 전장에서의 모든 행위에 대해 자신에게 부과한다.
그리고 오직 하나의 기준을 적용한다.
‘아군의 피해를 얼마나 줄여 승리했는가?’
전장인 별과 지역우주 전체를 파괴하지 않는 한 어떤 수단도 용납한다.
모든 승리에 대한 보상이 온전하게 자신에게 부여되는 것이다.
그것이 신계의 자아 따위에게 내몰림을 당해 투덜거리면서도 나온 이유다.
무엇보다 방어결계가 뚫리는 날이면 자신이 아무리 생각해도 끝장이다.
상대의 수는 자신들보다 압도적이고 허약해도 신격이 높다.
최소한 진정한 투신이라 말할 수 있는 중급 주신이상만이 저쪽의 창조신들을 감당이 가능하다.
더구나 아무리 신력이 1조밖에 안 되는 허약한 창조신장이라도 상대할 존재는 자신밖에 없다.
그리고 저 쪽도 창조신장이 아니라면 자신을 막을 수 없다.
결국 방어할 병력은 적고 막아야 할 적은 많다.
그럼 정문은 연속된 공격을 버틸 수 없으니 침입을 허용할 것이고 안에서의 방어는 분명히 허점을 보일 것이다.
요격전은 필수였다.
자신이 창조신장만 막으면 희생을 최소화하고 적을 타도할 수 있다.
‘어차피 이러려고 했다.
창조신장의 상대로는 아무리 강대한 최고위 독립신계 주신들이라도 버거워.
자칫 단체로 소멸이라도 당하면 정기가 부족해지고 단숨에 전세가 기운다.
직접 보니 나도 상대가 가능할지 의문이로군?
하지만 지지는 않는다.’
꽈지지지지직-!
11겹의 신력의 원을 전력으로 개방한다.
머리로부터 시작된 신력의 원이 양팔의 주먹과 발끝에서 서리며 빛난다.
그리고 반투명한 12번째의 신력의 원이 그대로 전신을 점유해 간다.
신체를 강제로 주신에서 창조신이상으로 끌어올린다.
그리고 13겹의 원이 머리 위에 나타난다.
11써클에서 13써클로 일시적으로 신체를 한정해서 올라선 것이다.
그의 수련을 필사적으로 따라하며 이것을 겨우 완성하고 나서야 감히 말할 수 있었다.
전능신족의 영광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이 전장에서의 승리 또한 기초가 되어줄 것이기에 얼마든지 최전선에 설 수 있다.
“전능신족의 초월권능.
올마이티 옴팔레(Almighty Omphale)!
그 권능은 신체가 허락하는 한계 내에서 2써클의 상승-!
이제 신격은 대등하다.
창조신장이고 뭐고 나의 신계를 위협하는 적은 가만두지 않는다.
잡졸들은 너희들이 맡아라.”
“명령 받았습니다.”
“처리 하겠습니다.”
직속 주신과 용병 주신의 다르지만 복종의 대답을 들으며 일격을 준비한다.
13쌍의 빛의 날개가 유형화될 정도로 압축되며 빛의 칼날로 변화시킨다.
재능과 단련이 극한이 넘어선 오리진들만이 보일 수 있는 신족의 궁극기 중의 하나인 빛의 날개의 칼날이다.
날개의 수만큼 동급의 신력의 존재들을 상대할 수 있다.
빛의 날개가 압축하여 유형화된 칼날은 신체의 강도를 아득히 초월하여 신격이 허용하는한 무엇이든 갈라버리고 막아낸다.
그 빛의 날개가 발하는 신력의 파동에 전면을 덮듯이 날려지는 적의 강대한 신력포를 장난처럼 튕겨내어 버렸다.
‘신력포를 이런 전장에서 보다니 정말 웃기는군.
더구나 나를 상대로 이런 근접에서 쏘다니.
역시 이것들은 너무 약해.’
신족의 신력포는 이미 신족의 방어력을 뚫고 치명타를 줄 수 없으며 신력의 소모가 많아 사장이 된지 오래인데 아직도 사용을 한다.
더구나 문제는 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방어막을 해제해야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무방비가 된다는 점이다.
그 간격은 동급이상의 적에게는 결정적인 공격기회를 부여한다.
이런 허술한 적을 상대를 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일이다.
신력포를 쏘느라 방어막을 스스로 풀어주다니 말이다.
방금 신력포를 쏜 최전방의 최고위 창조신을 인식했다.
이제 창조주급 방어신계의 신계 주신의 지원으로 13쌍의 빛의 날개가 흐릿하게 들어낸다.
꽈르르릉-! 파사사삭-!
튀어나가는 발걸음에 정문주변의 공간이 뒤흔들리며 화살처럼 쏘아지며 13개의 빛의 검으로 변한 날개가 어지러이 휘둘러지며 모든 것을 베어간다.
그리고 공간이 잘려나가고 그 경로에 있는 모든 것이 산산이 흩어진다.
신격은 같을지라도 신력의 집중과 발현이 너무나 차이가 나기에 막아서고 있던 모든 창조신들조차 육편으로 변해 사라져간다.
무엇보다 신력포를 쏘느라 방어막을 일시 해제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어떤 보호도 없이 창조신급의 일격을 받아 즉사했다.
그 수는 한두 명도 아닌 자그마치 4명이다.
좁은 통로로 인해 자신들이 길을 뚫겠다고 호기롭게 나선 창조신들이 그대로 썰려서 죽어버린 것이다.
정문을 지키고 있던 신계주신의 갑작스런 돌격하여 온 기습으로 신력포로 반격하던 4명의 최고위 창조신들이 처참하게 죽어버리자 창조신장의 얼굴이 이제 마신족보다 더하게 흉악하게 일그러져 간다.
또 최고위 창조신들이 겨우 예비 창조신에게 너무나 죽어나간 것이다.
이 수치 때문에 창조주의 분노로 신족 전체가 위기에 내몰려서 그렇게 경고를 했는데 이 꼴이다.
이래서 일족들의 오리진들만으로 가려했는데 과거의 수치를 갚아준다고 억지를 부려 참가하더니 일격도 견디지 못하고 또 죽어나간다.
이제 의표를 찌르는 적에 대한 분노보다 무력한 아군에 대한 원망이 생겨난다.
어떻게 이렇게 아무 대응도 못하고 쉽게 죽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자신의 정면에 어느새 도달한 신계주신의 등에는 분명 26쌍의 날개가 보인다.
하지만 신계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임시적인 신격이다.
창조주님의 말씀대로 권능과 신격만 잘 운용을 했어도 충분히 압도할 상대다.
그런데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한 채 4명이나 일순간에 당해버렸다.
전투경험과 권능의 강함의 격차가 너무나 크다.
만약 혹시나 해서 자신이 앞장서서 진격을 막지 않았다면 전멸을 면하지 못했을 것이다.
‘역시 아무 도움이 안 된다.
그저 자리만 지켜온 이것들은-!’
자신을 노리는 예비창조신의 13쌍의 빛의 날개의 검들을 손에 쥔 신기의 검을 휘둘러 남김없이 쳐낸다.
역으로 자신의 26쌍의 빛의 날개도 역시 검으로 바꾸어 난자를 해 들어간다.
예비 창조신치고는 속도와 강함은 놀랄 정도로 강하나 어차피 신족이다.
신족의 오리진인 자신을 결코 이기지 못한다.
그러나 다음 광경에 어이가 없어졌다.
외부 주우주에서 누구도 파괴하지 못한 자신의 빛의 날개의 검이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고 있다.
퍼어어억-! 파사사삭-!
모든 방위를 점유하고 공격해 들어가는 자신의 빛의 날개들이 가볍게 휘두르는 손과 발의 일격을 버티지 못하고 흩어진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겨우 1조도 안 되는 신력을 가진 존재가 자신의 신격을 압도하고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아무 두려움없이 자신의 공간으로 뛰어들어 수없이 쌓아 준비해온 방어의 권능을 남김없이 깨어 부수며 자신의 신력의 원을 노린다.
정신없이 전력을 다해 뒤로 물러선 순간 4개의 일격이 자신의 이마를 스치고 신혈이 터지듯 흘러나왔다.
양팔과 양다리가 동시에 공격이 들어왔다.
그것도 창조신장인 자신의 신체를 파괴할 정도로 전력을 싣고서 말이다.
신격은 비교할 수 없이 높지만 저 기이할 정도로 강한 신체는 정말 무시할 수 없다.
저 단련된 신체에서 나오는 일격은 결코 방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접근전은 이렇게 쉽게 허용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이런 마구잡이식의 전투에 익숙해지기 전에는 아차하면 끝장이 난다.
철저하게 약한 곳과 방심을 찌르는 전투방식이다.
창조신들이 약해서가 아니고 신족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생소하고 흉악한 전투방식에 당한 것이라는 것을 직접 겨루어보니 알겠다.
다시 가까스로 만들어낸 간격에 수천 겹의 방어의 국소 결계를 형성해서 튕겨낸다.
모든 권능을 깨우고 신체를 강화해간다.
최소한 자신을 상대할만한 투신이라는 것은 인정했다.
자신이 만들어낸 결계를 부수는데 시간이 걸리자 태세를 정비하기 위해 뒤로 물러선 예비 창조신이 겁도 없이 내뱉는다.
“신력의 높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깨달아라―!
어리석은 과거의 동족이여-!”
“감히-! 누구를 충고하느냐-!”
“충고가 아닌 현실이다.
바로 이런 것이지.
아군의 승리다.”
어느새 챙겼는지 갈가리 찢어진 최고위 창조신들의 머리들이 손에 쥐어져있다.
파사사사삭-!
그리고 신력을 가하자 먼지로 변하고 그들의 신력이 남김없이 적의 신계에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
그것을 보는 입장에서는 저절로 입술이 꽉 물려진다.
부활이 가능한 신족의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죽음이 아니다.
보유하고 있는 정기의 양에서 결판이 난다.
부활을 시키지 못하면 끝장이 나기에 죽어도 정기를 뺏겨서는 안 된다.
그런데 여기 방어신계의 정기흡수의 권능은 정말 지독할 정도로 영역 내에서의 신의 죽음에서는 우선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가져간다.
직접 죽여서 흡수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다.
거기다 가만히 있어도 정기를 흡수를 당하고 있다.
그러나 저들은 분명히 정기 흡수의 영향을 받고 있을 것인데 영향이 없는 것처럼 날뛰고 있다.
아군조차 정기를 흡수하다니 이 무슨 지독한 효율성 위주의 방어권능인지 모르겠다.
‘안 좋다.
이미 5천억의 손실이 왔는데 방금 4천억을 추가로 뺏겼다.
그런데 저쪽의 손실은 아예 없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아무리 아군의 전력이 아무리 위라고 해도 반드시 패한다.’
적의 피해는 없는데 자신들의 손해는 이미 입이 벌어질 정도다.
말이 좋아 9천억이지 이미 최고위 창조신이 다스리는 거대우주(Grand Universe)단위로 강탈당했다.
이 전쟁이 끝나면 회복에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미 허무하게 죽어간 최고위 주신에 대한 부활은 대기명령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멈추게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각 신계의 주요종족들이 자신들의 기원이자 최강자인 수장의 부활을 가만히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이 직접 적의 주신들을 죽여서 회복하려 해도 이 예비 창조신이 마치 독이 오른 독사처럼 새파란 살기를 피어오르며 허점을 노린다.
저 지독한 전투방식에 익숙하기 전까지 이런 대치를 해야 한다.
모든 공격을 받아 내서 경험만 하면 절대 창조신장인 자신의 적이 아니다.
그런데 화가 머리끝까지 오르는 사태가 추가로 벌어지고 있다.
“감히-! 다른 신의 권능을 찬탈하려 하다니-!
너희들은 도의도 없는가?
영광된 신족이 악마족처럼 무슨 짓이냐-!”
감히 자신의 권능을 침해하는 광역의 권능영역이 발현되고 있다.
상대방의 권능을 점유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무례다.
설사 적이라고 해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저 무도한 것들이 창조신장인 자신을 침투해 온다.
아니 그 정도의 광역권능을 가진 존재가 어떻게 주신으로 있을 수 있는가?
의문이 생기기도 전에 모든 시야가 파랗게 변한다.
휘이이이이잉-!
우주에서 있을 수 없는 바람소리가 들린다.
눈앞을 온통 채우는 것은 푸른 하늘과 같은 공간이다.
우주가 하늘로 변하고 청량한 공기가 가득 채워진다.
권능의 발동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현상이 통로를 덮쳐간다.
그 기현상을 주관하는 것은 13쌍의 푸른빛의 날개를 활짝 펴고서 예비 창조신의 뒤에서 추가로 덮쳐오는 적의 최고위 주신 중 하나이다.
자신의 권능과 뒤에서 따라오던 아군의 창조신들까지 영역에 집어넣고서 제약을 해간다.
믿을 수 없게도 자신조차 신체의 속도가 떨어지고 권능도 제약이 온다.
적어도 1써클 이상이 이 푸른 공간에서 하락하고 있다.
자신이 가진 무수한 권능 중 예외가 되는 것은 오직 ‘천공(天空)’뿐이고 그 외의 모든 권능의 제약이 광역으로 발현된다.
문제는 창조 신장조차 그 영향에 넣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창조신장이 가진 권능조차 제약이 가능한 존재는 오직 그 권능의 기원의 존재들뿐이다.
더구나 다른 속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이런 강제적인 영역점유는 오직 ‘천공’만이 가능하다.
경악을 금치 못하는 상황에 비명과 같은 탄성이 나온다.
“설마? 천공신족의 오리진이라고-!
그런 존재가 겨우 최고위 주신이라니-!
말도 안 돼-!”
무표정한 얼굴의 파란 빛이 흘러넘치는 머리카락을 가진 최고위 주신이 답한다.
“여기서는 독립 신계의 ‘하늘 위에 군림하는 주신’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미숙한 몸이니 ‘오리진’이라 불릴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저 우스운 당신들의 천공신족의 창조신정도는 유린할 정도는 됩니다.
정말 어이가 없군요.
자신이 가진 신격의 초월권능조차 개발 못한 존재가 창조신이라니?
정말 눈 뜨고 보지 못할 정도로 수치입니다.
그러니 받으십시오.”
몸 앞에서 마주친 양손바닥에서 신력과 권능이 몰아치며 현상을 일변한다.
파아아아앙-!
우르르르릉-!
푸른 하늘로 변한 공간전체에 먹구름이 몰려오며 뇌성음이 울린다.
눈이 날리며 우박이 내린다.
태풍이 몰아치고 폭우가 내린다.
천공에 속한 모든 속성이 극대로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목표로 향하는 곳은 천공의 영역 내에서 유일하게 전력을 발산하며 권능을 해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천공신족의 최고위 창조신이다.
분명 일족 전체의 오리진이자 권능의 기원인 존재인데 도전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모든 속성의 천공 회랑(天空 回廊)의 연속발현........부디 소멸만을 면하시기를.
이런 불효는 용병전장이 아니라면 본의가 아닙니다만 대가를 받은 이상 어쩔 수가 없군요.
존경하는 할아버님."
"뭣이-! 너 설마-!”
갑자기 최고위 주신에게서 터져 나온 말에 천공신족의 창조신의 권능이 흔들렸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앞에서 합장한 손이 어긋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모든 속성의 최강의 권능들이 동시에 발현되며 광역권능의 영향으로 반응이 늦어진 창조신장을 지나 유일하게 자유롭던 천공의 창조신을 직격했다.
“이이이익-! 어떻게 이게 가능한 일인가?
겨우 주신이 모든 천공회랑을 동시 발현한다고?
그리고 넌 우리 일족이었느냐?
내 직계의 직계였다고-!”
노성과 함께 자신을 산산이 분해하려하는 전 속성의 회랑을 받아쳐 간다.
아무리 강해도 주신이 발한 권능이다.
그러니 창조신이 막지 못할 리가 없다.
그것도 자신은 천공신족의 오리진이다.
종족에서 가장 강대하고 권능의 기원이 되기에 결코 당할 리가 없다.
과연 모든 연속된 발현이라도 비교적 약하다.
남김없이 해체하고 저 일족의 배신자를 처단할 생각을 굳힌다.
그런데 더없이 섬뜩한 느낌이 뇌리를 스친다.
전력으로 피하는 신체를 따라 수없는 신계의 빛이 번득인다.
퍼어어억-!
“크허허허헉-!”
갑자기 튀어나와 자신의 머리를 노리는 신기들을 겨우 피해냈다.
대신에 신체의 급소들을 대부분 내어주고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공간에서 튀어나온 신기들은 완전히 회수되어 다시 흐려지더니 본래의 주인에게 돌아간다.
신혈에 젖은 수많은 신기들을 남김없이 전신갑옷에 수납하고 다시 신력을 집중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