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계 주신의 의무와 투신의 방식 -->
적의 최고위 주신이며 자신을 할아버님이라 부르는 존재가 가진 신력의 파동은 분명 천공신족이며 자신의 혈족이다.
그런데 천공회랑을 동시에 발현할 정도로 강대한 투신은 기억에 없다.
그 정도면 혈족 중에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대하다.
하지만 저 고고한 신력의 파동과 자유자재로 공간을 도약하며 무수한 신기를 운용하는 권능이 너무나 낮이 익었다.
아니 일부로 잊으려 했는지 모른다.
무수한 천공신족 중 극히 희귀한 고유권능을 가진 존재를 어찌 자신이 모르겠는가?
스스로 고유권능을 만들어낼 정도로 가장 빛난 재능과 가장 과격한 투기를 가지고 그 지독한 악마족에게 공포로까지 불릴 정도로 전장에서 군림하던 아이였다.
만약 모계의 신분이 높기만 했어도 후계가 되기 충분할 힘이었다.
그러나 모계가 어떤 이유인지 소멸한 순간부터 변하더니 완전히 미친 투신이 되어 버렸다.
일족의 영역 내에서 악마족을 멸살시킬 정도로 피에 절어서 살다가 힘이 다해 전장에서 스러진 존재였는데 여기에 서 있다.
그것도 일족의 오리진인 자신과 맞먹을 정도의 강함을 가지고 일족 뿐 아니라 신족 전체의 운명을 건 전쟁에 적으로 있다.
모든 잘못을 저 아이에게 돌리기는 서로 너무나 어긋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모계가 소멸한 이유의 조사를 하다가 너무 참혹한 결과에 바로 금지시킨 것이 자신이므로 말이다.
그 결과 일족의 최강의 투신이 적으로 돌아서고 자신조차 풀기 어려운 광역권능으로 아군을 억압한다.
신족 전체의 운명이 걸린 이 전쟁에서 가장 절박할 때 신족을 막아서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도 있기에 그래서 마음속이 찢어질 듯 아파오고 있다.
그런 심정과는 무심하게 말을 건낸다.
“지역권능인 천공아(天空牙)의 광역권능입니다.
창천 천공(蒼天 天空)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이 권능의 영역 내에서라면 어디서든 신기로 공격을 할 수 있고 천공의 권능 외에는 어떤 존재도 1써클을 하락시키고 신체의 활동도 저하시킵니다.
물론 모든 속성의 천공회랑의 발현도 신력이 허용하는 한 당연히 가능합니다.
전 이것으로 이 주우주의 주신성을 가진 독립신계의 최고위 주신이 되었습니다.
마음에 드셨는지요?
친애하는 할아버님.”
어디에도 감정의 조각하나 없다.
이미 돌이킬 수 없음을 확정하고 투기를 일으킨다.
지금의 전쟁은 혈족 하나에게 정을 기울일 수 없다.
자칫하면 악마족 따위는 우스울 정도로 강하고 대화조차 통하지 않는 대신족을 상대로 주우주의 영역을 놓고 싸워야할 상황이다.
그럼 최소한 혈족의 9할 이상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었고 결국 자신까지 자청해서 나설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천공의 광역결계로 신족 전체의 발목을 묶고 있는 지금 저 아이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크으으으읍-! 역시 이 신기의 전 방위의 공간난사는 천공아(天空牙)였느냐?
악마족에게 돌격하다 소멸하였다고 하더니 여기 있었느냐?
그리고 잘도 여기까지 강해졌구나.”
“그 이름은 일족에서 도망치며 버렸습니다.
최고위 용병주신 ‘하늘 위에 군림하는 주신’이라 불러주십시오.
그럼 계속 갑니다.
용병 대가를 받은 이상 친족이라도 용서치 않습니다.”
“역시 천한 짓을 하는구나.
승리를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할 때부터 알아보았다만 이제 완전히 타락한 것이냐?
그리고 일족의 수장과 혈족에게 직접 이를 들어 낼 정도로 원한이 맺혔더냐?
긍지와 명예는 어디로 버리고 아직도 승리와 이익만을 쫓느냐?
그러니 네가 그 자질을 가지고도 배척당한 것을 왜 몰라-!”
“용병신에게 남은 것은 승리로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대가를 받은 이상 효용을 증명할 뿐입니다.
그리고 존경하는 할아버님.”
푸른빛의 신력이 한없이 흔들리며 올라간다.
신계의 지원을 받아서 방금 사용한 최대급의 일격의 연사로 소모한 신력이 전부 회복되었다.
과연 창조신급 신계는 격이 다르다고 말할 정도의 지원이다.
이 정도면 아무리 신격의 차가 크더라도 지지 않는다.
비록 어처구니없이 최고위 용병주신의 신분으로도 신계의 자아에 의해 거점 사수대로 내몰렸지만 여기에 신계 주신인 예비 창조신이 같이 있다.
그는 가장 강하다란 이유만으로 여기 있으면서 투덜거리더라도 앞장서서 싸운다.
과거와 같은 처참한 입장의 전장이지만 외부 주우주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가장 존귀한 총책임자가 가장 위험하고 강대한 적을 직접 상대하며 소멸 위기를 감수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그 모든 것은 직계라도 모계가 천한 자신의 몫이었고 살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자 더욱 평판은 나빠졌었다.
전장에서 명예로운 승리를 추가하는 것은 지배종족인 신족의 품위이고 어기는 것은 금기다.
그런데 이 주우주는 그런 금기를 당연하게 여긴다.
그래서 자신이 이 주우주에 힘겹더라도 남아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신이 그렇게 갈망하던 순수가 아직은 남아있다.
승리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강자에 대한 찬사이다.
원시적인 야만의 약육강식이란 비난으로 더럽혀지지 않은 태초의 투신의 전장이 존재한다.
강하면 어디까지나 올라갈 수 있고 찬양을 받는다.
그러하기에 외부 주우주의 도망자인 자신이 아무 제한 없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외부 주우주에서는 힘과 승리만을 추구 하던 더없이 이질적인 사상과 모계의 신분이 천하다고 아무런 지원도 없이 사지로 내몰리기만 하던 자신이 신계 주신까지 되었다.
그 사실만이라도 이 주우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 줄 수 있다.
너무나 상대하기 버거운 같은 일족의 오리진을 묶고 다른 창조신을 제압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정당한 대가를 받았으니 하는 일이라고 말은 했지만 이미 초과할 정도로 위험성이 높은 전투지만 물러설 수 없다.
겨우 정착한 이곳을 자신들만이 ‘정의’라고 외치는 존재들에게 더럽히게 할 수 없다.
비록 항상 무능한 주제에 욕심이 많아 사고를 치는 직계와 철없는 투정만을 하는 반려와 후궁들이지만 자신의 가족들이다.
항상 경계와 약점만을 찾아 눈초리를 번득이던 혈족이 아닌 자신에게 의지하는 진짜 가족이고 자신은 가장인 것이다.
그러니 어떤 비난도 받아줄 각오는 되어있다.
오로지 가족과 신계를 위한 대가만을 쫓아 싸운다.
그것이 최고위 신계 주신까지 된 용병신의 각오다.
그러하기에 과거 존경하던 일족의 오리진에게 말할 수 있다.
“세상 그렇게 복잡하게 고민하며 살 필요는 없더군요.
패하면 죽어서 사라자고 이기면 영광을 누릴 뿐입니다.
그것이 전부이지요.”
“그런 짐승의 논리를 용납할 것 같으냐-!
너는 명예로운 빛의 신족이다-!
신족에서도 최상위의 천공신족이란 말이다.”
“전 용병신입니다.
대가를 받은 이상 승리로서 값을 치룰 뿐입니다.”
“그래서 배제된 것이다.
악마족을 능가할 정도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너의 잔혹함을 용납지 못한다.
천공신족의 오리진으로서 일족의 명예를 위해 배제한다.
이 권능과 너의 존재 자체를 제거하겠다.”
26쌍의 파란 빛의 날개가 펴지며 주변의 푸른 하늘의 영역을 점유하려 치열한 공방을 벌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신격은 창조신이 높으나 권능의 격은 확실히 높기에 영역이 해제가 쉽게는 안 된다.
그렇게 2개의 천공의 권능이 팽팽히 힘겨루기를 하며 굉음을 토해낸다.
위이이이이잉-! 위이이이잉-!
하늘위에 군림한 주신은 그 광경을 보며 속으로 한숨을 토했다.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탄식이다.
‘역시 창조신이기에 신체의 타격은 거의 바로 회복한다.
역시 아까 기습으로 머리를 완전히 박살내야 했는데 그래도 과거에 고유권능을 개발했을 때 받은 약간의 친절과 배려가 생각나 감정에 흔들려서 빗나갔어.
죽어도 할 말이 없는 꼴이로군.’
치명적인 실수인 것이 저 할아범이 자신의 ‘창천 천공(蒼天 天空)’의 권능에서 천공신족의 오리진이기에 유일하게 벗어나 있고 여유를 주면 해제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까 기회를 잡아서 죽였으면 적어도 일반 창조신까지 신격이 하락할 것이고 예방할 수 있었는데 이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적과 자신들의 신격의 차이가 1써클 이상이 나고 있는 이상 무조건 이 권능을 유지해야 한다.
전투의 경험과 권능의 강대함으로도 우세를 점하는 것도 저들이 익숙해지면 끝장이다.
어떻게든 경험을 쌓기 전에 속전속결로 죽여서 신격을 하락시켜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치명타를 넣기 위해서 신격의 차이를 메꾸어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광역 권능을 결사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더구나 이 주우주의 최고위 주신으로서 기본인 초월권능의 강함도 신족의 오리진들이 나서면 급격하게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저 영감이 짧은 시간에 자신의 초월권능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가고 있는 것을 보니 과연 일족의 오리진이라는 감탄이 나온다.
저들은 본래대로라면 절대 일족에서 나오지 않을 핵심인물들인 것이다.
일족의 자존심이며 최고의 권능을 가진 기원과 같은 존재들이기에 만에 하나 소멸이라도 되는 날이면 전체가 흔들릴 정도다.
저들이 나올 정도면 저 쪽의 주우주도 창조신들이 어이없이 죽고 소멸당해 궁지에 몰린 모양이다.
창조주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창조신장 조차 직접 최전선에서 날뛸 정도면 알만 하다.
‘그러게 왜 죽이고 소멸시키고 난리야.
그냥 몇 대 때려 빈사상태로 만들어 쫒아내면 될 것을-!’
이 모든 사태의 주범인 예비 창조신이 창조신장과 사투를 벌이고 있으니 화도 나지 않지만 갑자기 웃음이 나온다.
자신과 천공의 권능을 겨루며 우열을 다투는 일족의 오리진을 보니 기가 막힌 것이다.
직계지만 모계가 천한 신분이라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고 할아버지라는 칭호도 허락받지 못하다가 수없는 고련 끝에 고유권능을 발현시키자 겨우 조금이나마 인정을 받았다.
‘일족에게서 수치이자 재앙이라 불리던 내가 일족의 오리진을 상대로 여기 서 있는가?
주변의 모진 구타를 참아가면서 친애하는 할아버님이라 악착같이 부르며 애정과 관심을 갈구하던 내가?
그런 내가 적의 핵심전력이 되어 막아서고 있는가?’
“쿡! 카하하하하하하하-!”
미친 듯이 웃음소리를 내며 이제 다시 충전이 완료된 신기를 조준한다.
주변의 독립신계의 최고위 주신들도 비슷한 웃음을 지으며 초월권능과 신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다들 자신처럼 과거의 그리운 인연들을 만난 모양이다.
정말 우습게도 자신들이 견디지 못하고 도망쳐 나온 일족의 오리진들이 다 저기 있다.
다들 거의 같은 운명을 겪으며 어떤 과거와 사상도 상관없이 힘만을 존중한다는 이 주우주의 소문만을 믿고 흘러들어왔다.
처음에는 많은 동료가 있었지만 용병신의 전투 중 대부분 소멸하고 남은 진정한 강자들이다.
그러니 거의 오리진의 직계들이다.
재능이 있어도 환경이 받쳐주지 못해 억압을 받았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자 존재까지 위협당해 도망친 직계들이다.
무수한 신계에서 비슷한 운명들이었고 그래서 이제 감흥조차 없다.
과거의 회상 따위는 현재가 너무나 치열한 이 주우주에서 사치일 뿐이다.
정문을 향해 달려들던 최고위 창조신들의 돌격은 이미 멈추어 섰다.
자신의 광역 권능의 영역에 들어올수록 제약은 커진다는 것을 눈치를 챘다.
모두 자신의 권능과 신력을 남김없이 발휘하며 권능을 배제하고 조금씩 다가선다.
그리고 그들을 상대로 독립 신계의 주신들이 다가선다.
모두 터질 것 같은 웃음을 지으며 허탈한 심정을 감추고서 가장 잘 알기에 상대하기 편한 창조신들을 향해 나아간다.
저들은 자신들을 태어나게 해준 기원과 같고 일족으로서 대항한다는 것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중죄다.
일족에서 무단이탈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죄악인 것이다.
다른 독립신계 주신과 상대를 바꾸는 것도 방편이지만 그런 여유가 이 전장에 없다.
일족의 오리진들은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적이고 각 분야 권능의 최고봉이기에 그것을 능가하는 초월권능을 가진 자신들만이 상대가 가능하다.
이것으로 절대 외부 주우주로는 돌아갈 수 없다.
이래서 자신들의 위기를 감지하는 권능이 그렇게 결사적으로 반대를 했다.
그러나 또 다른 의문이 든다.
아직도 위험의 수치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이미 참전을 허락했고 과다한 대가도 받았다.
그러니 합당한 대가를 반드시 치러 줘야 한다.
그것이 견디지 못하고 일족에서 도망쳐 용병신이 된 자신들에게 유일하게 남은 자부심이다.
강함만이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하기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전투에 임한다.
각오를 굳힌 처절한 투기와 살기와 몰아치며 자신들의 과거 몸담았던 일족의 오리진을 향한다.
이제 완전히 푸른색으로 물들어 버린 신기들을 다시 발출할 준비를 하고 자신의 상대인 최고위 창조신을 노린다.
아마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삶이 흘러갔다면 저 자리에 대신 서서 독립 신계의 주신들과 싸우고 있었을 것이다.
일족의 존망을 걸고서 명예롭게 말이다.
마음속의 갈망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위대한 천공신족의 고귀한 오리진이시여.
저 역시 당신의 옆에서 혈족을 위해 싸우고 싶었나이다.
아무리 냉대를 받아도 일족을 위해 악마족 아니 마신족과 목숨을 걸고 싸우면 언제인가는 모두 알아주리라 믿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허나 철없는 꿈이었습니다.
모두 꿈을 꾸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현실은 결코 이상을 반영할 수 없습니다.’
일족의 부흥을 위해 자신을 건 존재는 고귀하고 아름답다.
일족에게 배척당해 자신만을 위해 싸우는 존재는 천하고 추하다.
이 사실을 거부할 수 없기에 현재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허나 나 역시 일족을 위해 싸우고 싶었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고귀한 자와 천한 자는 저 외부의 주우주에서는 결코 양립할 수 없는데 여기에서는 같이 최전선에 있다.
그리고 원하는 결과도 같다.
오로지 승리만을 바란다.
그것이 그의 영역에 들어 도전하는 주우주에서 원하는 것을 이루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외부 주우주의 어디의 신계 주신이 신계의 자아에게 약점방어를 하라고 내쫓기고도 저렇게 받아들이는가?
그리고 용병신들이 있는데 희생을 줄이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상대의 창조신장을 막아서는가?
그런 신계 주신은 여기 밖에 없다.
용병신에세 강자인 주신이라고 엄청난 대가를 주는 곳도 이 주우주 밖에 없다.
일족을 수호하는 투신으로서 명예를 잃은 자신들을 신계 주신으로 인정해주는 곳은 여기가 유일하다.
그러니 필사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이다.
대가도 중요하지만 말이다.
어쩔 수 없이 용병신이 되면서 수없이 자신에게 반복하던 말을 외친다.
“명분 따위는 용병신에게 필요가 없다.
대가와 승리만이 모든 것이다.”
아까와는 달리 아무 망설임 없이 더없는 살기를 담아서 신기들을 공간 방출한다.
전장에서 감정에 흔들인 실수는 한 번도 죽을 죄다.
반드시 천공신족의 오리진을 죽여 신격을 떨어트려 승기를 보장받는다.
그래서 너무나 아픈 과거 따위는 이 순간 완전히 버리고 달려든다.
신족의 가장 고귀하고 강대한 오리진들과 일족에게 버림받거나 스스로 뛰쳐나간 존재들의 전투가 벌어지는 순간이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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