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계 주신의 의무와 투신의 방식 -->
그리고 도대체 저 것들이 왜 저렇게 미친 듯이 쳐들어오는지 알아야 하겠다.
높으신 분들의 감정싸움에 트집 잡기식의 지역 전쟁으로 나오기에는 창조신장과 일족의 오리진들은 너무 과하다.
막말로 소모품처럼 쓸 수 있는 전력이 결코 아니다.
일반적이라면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야할 귀중한 자원들이다.
죽거나 소멸되면 복구에 엄청난 정기와 시간이 들어가고 그것은 신족 전체에 거대한 손실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전능신족은 일단 몰락했어도 아직 다른 주우주의 지배종족으로 있는 일족에게 정보망을 가지고 있으니 확인은 가능하다.
간단하게 주신전에 앉아서 일족에게 지시를 하자 바로 보고가 올라 왔다.
이미 일족의 최상위인 자신이 전쟁을 벌이자 관련정보는 모아놓은 모양이다.
‘역시 지원을 하는 일족이 있으니 좋군.
나는 일족의 희망이니 지원도 확실하고 아주 좋아.’
그렇게 자화자찬을 거듭하며 자료를 읽어보다 황당한 혼잣말이 튀어나왔다.
“500주우주의 창조주님이 대신족(代神族)을 미개발지역에 허락해?
아직 그의 영역에 들지 않았는데도?
거기다 방어신계를 돌파를 못하면 전면 허용한다고?
뭐야-! 한 마디로 사생결단을 내라는 것이잖아?
저따위 허약한 상태로 대신족을 어떻게 버텨?
그나마 잘 나가가고 있는 우리 주우주도 죽을 맛인데?”
창조신장이 뛰쳐나오고 오리진들이 최전선에 나설 만하다.
강화된 대신족의 현재 전투력 수준은 동급주신의 15명이다.
그것도 영겁의 시간동안 사투를 벌이며 강화되어온 자신들이나 그렇지 외부 주우주라면 100명이상이 필요할 것이다.
아니 행성수준의 생체갑옷을 뚫고 치명타를 줄 수 있는 마신족이나 강대한 신계 주신들이 없으니 그것도 무승부를 보이는 수준일 것이다.
그 상태에서 대신족들이 창조주의 허락을 받고 정말 별을 침식하고 신계를 대신하기 시작하면 정말 답이 없다.
신족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신 창조주님조차 차츰 대신족이 정련해 바치는 더 많고 강한 정기에 외면할 확률이 크다.
대신족들은 이미 신체조차 개조당해 대화조차 금지되고 도구로 사용되었던 더없이 처참한 경험이 있기에 지역을 완전히 제압하고 일체의 잡음조차 없이 창조주님에게 절대 복종한다.
모든 종족을 초월하는 강함과 복종심을 떠나서 창조주님에게 가장 필요한 정기의 생산도 신족과 비교조차 안 된다.
바로 그 점에 반한 창조주님들이 지배종족을 바꾼 적이 없다는 것이 가장 끝 문제인 것이다.
지배종족이 그들로 뒤바뀌는 순간 정말 마지막이다.
처음에 자신들이 직접 만든 신족에 애정을 보이던 498주우주까지의 대부분의 창조주님들조차도 너무나 허무하게 무너지는 모습에 실망하고 대신족이 대부분의 주우주를 점령하고 안정화한 상태에서 바치는 몇 배의 정기에 만족하면서 아예 방치한 상태다.
그렇게 498주우주까지의 신족들은 거의 전 지역의 지배권을 잃고 극소종족으로 추락하여 멸족은 면하려고 아동 바동거리며 처참하게 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자신들은 그가 준 지식을 바탕으로 창조신님들이 주신성을 만들어서 정기의 생산이 대등이상이지만 저들은 아직도 일반 행성이기에 그 격차는 너무나 크다.
아마 단 한번이라도 허용되면 끝장이 날 것이다.
이익은 감정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사정을 알고 보니 대충 피해를 주면 알아서 물러설 것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판단이 완전 틀렸다.
싸울 힘이 남아 있는 한 끝없이 공격해 올 것이다.
그렇게 그가 직접 만들어낸 신족을 대체하기 위한 대신족에 대한 공포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러면 정말 물러날 수 없다.
전략을 완전 재조명해야 해.
전멸 수준의 끝장을 보아야 해.”
그렇다고 양보할 생각은 전혀 없다.
500주우주가 대신족에게 완전히 대체되어서 소속 신족이 전멸되든 말든 일단 자신의 일족부터 살아야 한다.
자신들이 살아야 동정심이라도 발휘하지 만약 자신이 여기를 고의로 내주면 창조신님에 의해 바로 즉결처분이다.
이런 전쟁에서 고의로 패배하거나 원인을 제공한 종족에게 절대 용서는 없다.
아니 자신조차 용납을 못한다.
그래서 추신이 거슬린다.
원로들이 다른 주우주의 일족의 간곡한 요청이라고 가급적 방어신계의 일부를 열어달라는 요청과 창조신계의 동향이다.
“미친 것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
방어신계를 돌파만 하는 시늉만 하고 돌아간다고?
쳐들어온 적의 약속을 어떻게 믿고서?
그러다 잘못되면 내통죄로 일족이 멸족이다.
그리고 창조신님들이 창조신계로 모두 소집되었으며 창조신급 합동 절명기 ‘아유타’를 집중습득 중이시라고?
설마 침공전인가?”
머리가 띵해지는 기분이다.
정말 감정싸움이 전면전이 될 상황이다.
이 주우주의 창조신장님은 결코 신족의 영역과 권리를 양보하지 않으신다.
대신족의 침공을 막기 위해 마신족과의 협력도 우습게 승인하고 자신의 권능조차 신족의 발전을 위해 모두 개방하셨다.
개인권능이 모두 알려 졌어도 누구도 감히 도전할 신족이 없을 정도로 강대하시고 그에게 받은 칭호조차 신족을 위해 다시 받은 분이시다.
그런 분이 다스리는 이 주우주에서 저쪽이 딱하니 신족의 영토를 약간이라도 양보하면서 협조를 한다?
차라리 일족을 몰살시키지 마시고 저만 죽여 달라고 목을 내미는 것이 빠르다.
더구나 ‘아유타’의 목적의 분석결과는 2써클 이상의 존재의 죽음이다.
즉 강화된 대신족이 상대라면 마신족과의 연합이라면 2명이서 죽이고 신족이라면 4명이서 치명타를 넣을 정도다.
그런데 그걸 창조신님들이 모두 익히고 있다는 것은 저 주우주의 모든 창조신들을 죽이시고 영역을 손에 넣을 생각이시다.
명분이야 침공에 대한 반격이라면 충분하고 창조주님들이야 받은 정기만 늘어나면 관여를 결국 안 하실 것이다.
더구나 마신족과 연합해서 전격전을 치루면 말 그대로 완전 제압이 가능하다.
방어신계가 무너지는 순간 발동될 가장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그런데 그런 전황을 못 읽고 같은 전능신족이지만 아무 상관없는 외부 주우주의 일족을 위해 방어신계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거 안 되겠다.
이 영감들이 전장에서 벗어나 있고 조금 살만하니 체면을 차리려고 하고 일족을 멸망으로 이끈다.
역시 오래된 신일수록 죽음과 가장 가까운 전장에 있어야지 늙었다고 편한 안방에 있으니 썩어서 악취가 나고 주변까지 썩게 한다.
간단하게 결론을 낸다.
“원로들은 당장 모두 참전하라.
이건 전능신족 최상위의 투신으로서의 전시 명령이다.
거부가 가능한 것은 나이상의 투신 외에는 없다.
그 외에는 참전을 거부하면 모두 소멸이다.
너희들뿐만 아니라 직계까지 전부이다.”
이건 투기를 일으킬 사항도 아니다.
간단하게 정식 명령서를 보내고 연락을 마친다.
만약 단 한명이라도 거부하면 이번 기회에 마저 죽일 생각이다.
역시 그때 싹 정리했어야 했는데 하도 일족의 전력이 약화되어서 망부석 역할이라도 하라고 살려놓은 것이 잘못되었다.
적의 사정을 보아 달라는 이딴 소리를 하다니 자신이 형편을 보아달라고 요청한 적들 손에 죽어보아야 정신을 차린다.
그런 결정을 내리는 자신을 보는 독립 신계의 최고위 주신이 머뭇거리다가 질문을 해온다.
이번에 큰 전공을 세운 ‘하늘 위에 군림하는 주신’이다.
덕분에 숨을 돌리고 승기를 세웠다.
그래서 아주 기분 좋게 답변을 할 생각을 굳혔다.
“무슨 일인가?”
“일족의 문제이며 사적인 질문이라 죄송합니다만 전능의 휘께서도 정식후계가 아니셨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일족의 지배층이 되셨는지?
제가 알기로는 신분도 안 좋으셨다고 들었습니다.”
“.......”
솔직히 무례한 질문이기는 하다.
상위자의 힘든 과거의 이야기를 묻다니 말이다.
평소라면 박살을 내줄 사항인데 공이 크니 봐준다.
무엇보다 정말 절실하게 궁금한 모양이니 말이다.
“내가 강하니까 그렇다.
일족이 자포자기로 시도한 그의 수련을 따라한 존재 중에서 기적적으로 성공한 2명 중 하나이니 당연하다.”
“그 뒤에 어떤 제재나 통제를 받지 않으셨습니까?”
“아 그거? 받았지.”
과거에 자신들이 수련에 성공하고 초월권능인 ‘올마이티 옴팔레(Almighty Omphale)’를 완성하자 그 효과가 1써클도 아닌 자그마치 2써클을 상승시키는 힘에 놀란 원로들이 부랴부랴 이것저것 제약을 걸고 맹세라든가 약점을 만들려고 난리를 쳤던 것이 기억났다.
그러고 보니 독립 신계의 주신들도 대부분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
마치 크게 성공한 주신을 쳐다보는 하급신 같은 눈이다.
하긴 용병주신들은 대부분 신세들이 비슷하다.
저 정도의 강자들이 자기 일족에서 잘 나갔으면 무엇 때문에 그 미친 듯이 힘든 용병신의 임무를 자처했을까?
다들 일족의 견제와 압박에 못 이겨 도망치거나 피한 존재들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이들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성공하고 이상적인 상황이다.
강력한 힘으로만 천한 신분을 이기고 일족의 최상위 지배계층이 되었으니 말이다.
“어떻게 그것을 극복하셨는지?
비교할 수 없는 강자라고 하더라도 결코 쉽지는 절대 않으셨을 것인데 방법이 궁금합니다.”
역시 이것이 핵심인가?
강자인 자신들이 일족의 견제를 받다 포기하고 이곳으로 도망쳐 왔는데 자신은 일족의 지배층이 되어 원로들조차 생사를 주관하니 부럽고도 궁금한 모양이다.
뭐 어려운 것도 아니니 대답을 해준다.
“극복한 적 없다.”
“예?”
황당하다는 얼굴들을 한다.
역시 독립 신계의 주신들은 독하고 강하지만 순진한 구석들이 있다.
하도 전쟁터에서만 굴러서 맞상대만 하다 보니 이런 약점들을 보인다.
사회성 부족이라고 할까?
순진하다고 할까?
내가 미쳤다고 목숨을 걸고 얻은 힘에 제약을 걸려고 하는데 용서를 할까?
그리고 다시 창조신이 될 만한 강자가 없다면 멸족이 확실할 정도로 몰린 상황에 강자의 발목을 잡다니 미친 늙은이들이었다.
그때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
“제약을 받자마자 해당 원로들을 다 죽여서 싹 풀었다.”
“헉-!”
독립 신계의 주신들과 주변에서 듣고 있던 모든 주신들이 숨을 확 들어 쉬며 놀란다.
변명하거나 숨길 일이 아니다.
그때 제약을 받았던 나와 그 녀석이 바로 움직여서 해당자들을 모두 죽이고 거기에 찬성했던 관련자까지 모두 정기를 회수하여 일족으로 되돌렸다.
거기에 반대하고 비난하던 자들까지 모두 정리하고 일족 전체를 손에 넣은 순간이다.
그것이 대부분의 최고위층들이 그와의 전쟁에서 자멸하고 신계 주신도 하나 없어 다 망해가는 상황이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확인해보니 하위 일족들은 당장 정기가 없어 말라죽어가는 상황이라 그나마 원로들을 죽여 정기를 회수하기를 천만다행이었다.
결국 일족의 왕이 된 영광의 순간의 감상은 고사하고 바로 용병 주신이 되어 일족을 위해 정기를 확보하느라 이 정도의 강함으로도 수없는 위기와 소멸의 위기가 시작된 고난의 시작이었다.
그때와 그 이후를 비교하며 생각하니 차라리 시키는 대로 제약을 받고 조용히 사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단 두 명이서 아무리 줄었다고 하지만 그 많은 일족을 먹여 살려야 했으니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오늘은 마신족의 인증전이고 내일은 대신족의 인증전, 틈틈이 중간계의 정리도 해야 했다.
거기에 높은 대가만을 주는 곳을 찾다보니 난이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고 덕분에 이 정도로 강해졌다,
“다 죽이셨다고요?”
“그래 아주 쉽더라.”
“........”
과거를 생각하니 자신도 모르게 지긋이 눈이 저절로 감기고 감상에 빠질 정도다.
완전히 부도나기 직전이 아니었으면 정말 일족의 왕이 되어 잘 살았을 것인데 아무리 많이 벌어도 워낙 일족의 수가 많으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그때는 자신이 일족의 최고 지배층인지 하인인지 구분이 안 갔으니 말이다.
더구나 자신과 대등한 그 놈까지 있으니 경쟁이 붙어서 더욱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