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계 주신의 의무와 투신의 방식 -->
26쌍의 빛의 날개와 1개의 암흑의 날개가 빛나며 창조주급의 신계를 비춘다.
이미 항성계 규모를 능가하려는 측정불가의 거대한 행성이며 1,000조를 넘는 신도를 자랑한다.
지성체의 수는 이미 측정이 곤란할 정도로 지금도 무수하게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더 무서운 점은 행성의 크기가 확장되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생명력이 넘쳐흐른다는 점이다.
그 힘의 중심은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10조의 본신신력을 가진 강대한 창조신장 이었고 그가 다스리는 신계였다.
이것이 감히 창조주성이라 이름 붙여진 499주우주의 핵심행성이다.
그런 그가 더없이 화려하고 거대한 창조신전에서 삼엄한 투기를 발산하며 한 명의 창조신을 압박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에는 소환된 수백 명의 최고위 창조신들이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10조가 넘는 신력을 가진 창조신장의 투기가 향하는 것은 분명 신력 1,000억의 일반 창조신이다.
이것은 결코 견디어 낼 수 있는 격차가 아니다.
그러나 당사자는 피식 웃으면서 불량한 태도로 신경질을 내며 대꾸할 뿐이다.
“가람(伽藍)-!
난 휴가 중이라니까-!
내 구역은 이상 없는데 왜 시비야-!”
“진멸(殄滅).
네가 필요하다.
500주우주의 전면전의 선봉을 맡아라.
신족을 위해.”
“아 젠장-!
정말 인물이 그렇게 없냐?
나 같은 한량이나 찾게?
그리고 이 상태로는 어차피 1세대 후에의 종족결정전에도 대신족을 못 이기는 것을 잘 알고 있잖아?
어차피 망해버릴 499 주우주는 그만 포기하고 창조주님을 설득해서 같이 절대계로 가자니까-!
이제 살만하다고 타락과 방종을 하기 시작한 신족 떨거지들은 모두 버리고 양호한 것만 골라서 번성시키고 다시 시작하면 돼-!
그럼 이 주우주는 대신족들이 알아서 정리를 해줄 것이고 우리는 더 강해져서 그들을 토벌하기만 하면 된다고-!
그는 절대 자신에게 강해지기 위해 고개를 숙인 자들을 모독하지 않아-!
오히려 이 계획을 알려주면 지금보다 더한 지원을 해 줄 것이야.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강화된 대신족들을 상대하기에는 이것들은 너무 약해!”
신족이 대신족을 못 이기고 다 망할 것이니 주우주를 버리고 후일을 도모해야 하며 까마득한 상급자인 자신들에게 이 것들이라는 엄청난 소리를 해대는데 어쩔 방법이 없다.
지금 최고위 창조신인 자신들이 화를 내거나 소리를 치기는 고사하고 미동도 못할 정도로 압도당한 상태다.
500주우주의 일로 소환되어서 회의 중인데 갑자기 터진 일이다.
창조신장이 저 창조신에게 이런 참전 명령을 하기 시작하기 시작한 때부터 대전을 처음 느끼는 수준의 흉악한 살기가 가득 채웠다.
신족의 창조신으로서 과거의 수준과는 격이 다른 강함을 보유한 자신들이라도 단숨에 찢어발길 정도로 강대한 살기와 힘이 느껴져서 꼼짝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 발산지가 저기 일반 창조신의 신격을 가진 칭호를 가진 신족임을 이제야 안 것이다.
그 살기와 힘을 견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창조신장임이며 저것이 풀리면 결코 자신들도 무사하지 못할 것임을 알아서 식은땀을 흘릴 뿐이다.
그리고 지금 아차하면 죽거나 소멸한다는 것을 온 몸과 권능이 경고하고 있다.
최고위 창조신들은 이런 무력한 상황에 절로 탄식이 나오며 외부에서 유입된 용병신들은 처참한 감정이 더했다.
‘이 주우주는 이 무슨 괴물들 천지냐.
나 정도면 그래도 외부에서는 거의 무적이라 칭송받는 투신인데 여기서는 저능아와 약자취급이니 못 살겠다.
빚과 신계만 아니라면 정말 도망이라도 치고 싶으나 그것도 아예 불가능하니.’
공통된 허무한 심상을 고려하며 이제 대놓고 투기를 발산하면서 그의 칭호를 들어낸 일반 창조신을 보았다.
그의 투기와 신력이 그리는 문양은 끔찍했다.
인간형이니 기타의 무엇인가가 머리와 팔다리가 분해된 모양의 형상이다.
그것이 뚜렷한 형상들을 이루고 신력 10조의 창조신장의 압박조차 우습게 밀어내며 주위의 모든 창조신을 겁박한다.
지금이라도 피와 죽음이 난무할 것 같은 환상이 일어날 정도로 끔직한 살기다.
신격이나 힘을 떠나서 절대 상대해서는 안 될 성향의 투신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말 그대로 집단 투쟁과 대량 살육에 특화된 권능과 칭호를 가진 창조신인가?
그래서 창조신장님이 선봉을 서라 하시는군.
이제 정말 전면전이군.”
현재 500주우주가 정령신계의 방어 신계를 돌파를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상식적으로는 1,000억 수준의 신력을 가지는 외부의 최고위 창조신들의 수가 아무리 많아도 신력 1000억이 넘는 예비 창조신이 방어하는 창조신급의 방어 신계를 무너트릴 수 없다.
원래 그렇게 설계되어 있고 무수한 정령신들의 정기까지 총동원하여 완전히 기능이 발휘되면 오히려 타도할 수준의 강력한 힘이다.
외부에서 침입하는 무수한 동격의 존재들의 침입을 막기 위한 방어신계이니 당연하다.
그러나 어처구니가 없게도 외부의 창조신장까지 동원되어서 반드시 돌파할 기세다.
물론 500창조주님이 예비 창조신에게 최고위 창조신장들이 죽어나가는 추태에 분노하여 대신족을 일부 받아들인 사정은 알지만 이미 당하고 있는 자신들이 고려할만한 사항이 절대 아니다.
그리고 어떤 저쪽이 어떤 급박한 사정이 있든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용납할 일이 절대 아닌 것이다.
전면전이 벌어져도 이상 없는 사유이며 실제로 전쟁준비는 거의 끝났다.
상대 창조신들을 소멸시키기 위한 합동 절명기 ‘아유타’의 습득이 대부분 완료된 것이다.
비록 마신족과의 합동기가 아니라 2써클 이상의 소멸은 무리지만 1써클 이상의 소멸로도 같은 창조신의 신격이기에 충분하다.
또한 대신족과 영겁동안 싸우며 진화해온 자신들은 외부와는 이미 1써클 이상의 격차가 나있다.
전쟁이 벌어지면 바로 소멸시켜 신체를 빼앗고 신령은 정령계로 보내 상대 창조신들을 완전히 매장한다고 기본지침까지 결정 났다.
같은 인원수라면 어떤 패배도 예상되지 않으나 역시 주우주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기에 망설여지고 있었다.
전황이 절망적이라고 판단된다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고 전쟁은 예측불허가 된다.
그런데 저 끔찍한 살기와 투기를 줄기줄기 뿌리는 그의 칭호를 가진 창조신까지 동원하시려는 것을 보니 끝을 보실 생각인 것 같다.
과연 단호한 음성이 창조신전 전체에 울린다.
“나는 창조신장이다.
위대한 신족과 우주를 수호하고 보호한다.
거기에 후퇴나 양보는 없다.”
허나 저 일반 창조신의 대답은 더없이 무례하고 직설적이다.
욕설까지 섞여 있는 것을 보니 양보하거나 따를 기색은 없어 보인다.
아니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강압한다.
여기 모인 최고위 창조신들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지랄-!
이대로는 발전은커녕 퇴보이고 바로 끝장이 난다는 것을 알면서 헛소리야?
그가 위대한 신족이고 자신의 칭호를 가진 절대자라고 패배한 약자를 용납 할 것 같아?
몽땅 대신족의 재료로 쓰이겠지.
그 앞에는 위대한 신족도 천박한 마신족도 없다.
오로지 우주를 끝없이 발전시킬 만한 강한 종족이라는 것만 남을 뿐이야.
누구보다도 네가 더 잘 알잖아?
그의 전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벌써 잊었어?
그런데 다시 갈 셈이야?
그것도 패해서 강제로 끌려갈 생각이냐고?
이대로 발전이 늦추어져서 주우주가 패배하면 모두 대신족으로 제조되어 강제 참전이다.
그러니 일부라도 건져서 재기를 노리자고.
마신황제인 ‘眞魔’도 이 방법이 좋다고 찬성할 것이 더욱 쉽게 가능하다고.
아니 지가 당장 앞장 설 걸-!”
“나는 창조신장이다.
신족과 신계를 포기할 수 없다.
500주우주의 영역을 얻고 주신성을 늘리며 저 쪽의 신족까지 흡수해서 더욱 강한 창조신들을 만들겠다.
그렇게 대신족을 신족만으로 이길 만한 투신들을 만들고 늘려간다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1세대의 시간까지 더 있다.”
“쳇-! 나태해진 이것들을 데리고 참 가능하겠다.
쉬면서 보니 참 가관이던데.
정쟁에다 되지도 않을 구역싸움까지 하던데 알고는 있나?
뭐 좋아-!
지금은 어차피 네 밑의 창조신이고 500주우주의 신계의 전멸이야 어려운 일도 아닌데 들어주지.
단 그 전에 이렇게 하자.
나는 쓸모없는 전투는 질색이니 말이야.”
잠시 대화가 끊겼는데 그런데 방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되는 살기가 마치 점액질처럼 덮쳐 온다.
그리고 그 이야기 역시 거기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끔찍한 의미로 닥쳐왔다.
있어서는 안 될 내용이 공개적으로 거론된다.
“딱 절반만 대신족을 이길 가망이 없는 창조신들을 죽여 정리하고 전면전을 시작하자.
내가 저들과 전투에 나서면 어차피 이들은 필요도 없고 영역을 확장하기 전에 우리 쪽의 부실한 신족도 정리가 필요해.
그리고 네가 손을 더럽힐 필요도 없어.
내가 다 죽여서 처분하지.
나 역시 이 주우주 출신의 신족이니 폭삭 망하는 꼴을 보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러니 내 방식대로 적극적으로 돕겠다.”
“.......”
최고위 창조신들은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
지금 자신들이 들은 것이 잘 못 되지 않았으면 창조신의 절반을 숙청하겠다는 말이다.
단지 약하고 대신족을 이길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만이다.
그것도 혼자서 창조신들 절반을 죽여서 처분한다고 쉽게 이야기 한다.
문제는 그것이 전혀 불가능하게 여겨지지 않는 점이다.
거기에 살기가 더 진해지면서 창조신전을 뒤흔들 정도로 목소리가 울린다.
“그가 주재하는 종족결정전이 곧 다가온다.
다행히 1세대는 미루어 졌지만 그만큼 대신족은 강화되었다.
나태하고 약해진 창조신들을 데리고 이길 상황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너 역시 알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신족에게 치명상을 줄 수 있는 진정한 강자들이다.
허나 현실에 만족하여 유지에 급급하고 지배의 명분만을 강조하며 이합집산만을 거듭하는 이 쓰레기들의 견제로 인해 오히려 감소할 수가 있다.
이대로는 영역을 두 배로 넓혀 창조신들의 수를 아무리 늘려도 결코 이길 수 없다.
오로지 우주의 발전만을 기준으로 하여 강화된 그의 대신족을 이기기 위해서는 더 강한 기준이 필요하다.
그러니 절반이상을 죽여 신족의 기강을 다시 세워야 한다.
아니면 이제까지 대신족에 의해 정리된 주우주의 대부분의 신족처럼 극소수만 살아남아 멸족의 운명을 기다린다.
그러니 신족의 생존을 위해 내가 모든 오욕을 쓰겠다.
원래 나의 역할과 결심이 그런 것이니 당연하다.
창조신장인 너는 단지 고개만 끄덕이면 된다.
아니 명확하게 말하라.
우주를 번영시키는 신족을 수호하고 단련하는 가람(伽藍)이여-!
신족을 위협하는 적을 모두 죽여 없애라고 명령하라.
외부가 아닌 내부의 적까지 모조리 소멸시키라고 지시하라-!
나는 ‘진멸(殄滅)’-!
모든 것을 무찔러 죽이고 소멸 시키노라.
그것이 그가 나를 쓰고 만족하며 칭호를 내리고 모든 다툼에서 벗어나 있으라는 휴가란 포상까지 내린 사유다.
그의 진정한 전투의 심상을 구현하는 절대자이지만 이 주우주의 창조신이기에 때가 오지 않는 지금은 휴식을 취한다.
그러니 나를 쓰려면 너 역시 상응하는 각오를 해야만 할 것이다.”
“........”
가람(伽藍)의 창조신장의 투기와 진멸(殄滅)의 창조신의 살기가 끝없이 부딪친다.
창조신전이 부서질 듯 흔들리지만 양보는 없다.
자신들의 고향인 이 주우주와 신계, 신족을 위해 아끼는 마음은 서로 같았다.
모든 면에서 신족보다 월등한 대신족의 위협은 너무나 컸고 이대로는 멸족이라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
그래서 그의 전장에 자청해서 같이 가서 강해지고 원하는 칭호까지 받아 귀환한다.
허나 서로 정반대의 칭호를 가질 만큼 방식이 다르기에 한쪽은 창조신장이 되고 다른 한쪽은 스스로 신격과 칭호를 거의 봉인하고 일반 창조신으로 휴가를 빙자한 은둔을 택했다.
아님 둘 중 하나는 사라져야 했고 그러면 마신황제를 견제할 힘도 사라진다.
그러나 이렇게 은둔한 자의 힘까지 필요하다면 스스로 한계를 인정한 꼴이 된다.
지금 마신황제인 ‘진마’를 견제할 필요성까지 없다면 창조신계도 물불을 가릴 상황이 아니다.
그러하기에 이렇게 모든 힘을 드러내며 자신의 방식을 강조한다.
과거에 나누었던 이야기가 지금 다시 떠오른다.
“끝없는 번영에 만족하여 썩어가고 약해지는 신족들은 죽이고 소멸시켜 살아남은 진정한 강자들로 신족을 다시 구성한다.
그것이 선택이며 진화이다.”
“신계의 영역을 넓히고 승급시켜 보다 많은 신족에게 기회를 주고 수련을 시켜 모두가 강해지게 한다.
이것이 발전이며 진화이다.”
사상은 달랐지만 신족이 대신족에게 이기고 지배종족으로 살아남기 위해 더 진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똑 같았다.
그래서 더 과거에 서로에게 말했다.
“우리의 모든 것을 신족의 영광과 생존을 위해 바치자.
친구여”
그리고 그의 전장에 스스로 참전하여 무수한 전투와 위기를 넘고 살아남았다.
그의 인정을 받아 칭호를 얻고 진정한 오리진이라는 위대한 신격까지 얻었다.
그렇게 신족을 홀로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강해져서 돌아와서 마주쳤을 때 서로 깨달았다.
“목적은 같으나 완전히 길이 나뉘어졌는가?
양립할 수는 없고 이제 친구라고 할 수도 없겠군.
허나 우리 모두 신족에게 필요하다.”
신족이기에 희생이 적은 길을 택하자 했고 기꺼이 받아들여 한명은 창조신장이 되었고 한 명은 일개 창조신이 되어 은둔을 했다.
만약 외부의 주우주에 간다면 창조신장은 바로 될 수 있는 강자이며 그 처참함을 감수하며 강해졌는데도 말이다.
신족의 통합과 마신황제를 견제하기 위해 직위를 버린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고향인 신계와 주우주를 위해 봉인과 같은 은둔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마신황제와 지배종족으로서 정식 협정을 맺을 때도 아무 대가없이 나서 주었다.
더 없이 강하지만 자신을 숨기기 위해 신격과 권능을 대부분 봉인하고 수련만을 시행하여 게으르다는 터무니없는 평판이 퍼져도 웃으며 참아주었다.
그렇게 희생만을 해온 과거의 친구였지만 지금은 그의 힘이 필요하다.
500 주우주가 약하나 잠재력은 자신들과 같다.
저 창조신장도 지금은 너무 약하지만 절대 끝장을 낼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신족의 오리진이라 존재고 신족의 위협이 사라지거나 아예 말살을 하기 전까지 끝없이 강해질 존재다.
그리고 장기화가 되면 어떤 강적이 튀어나올지 모르고 그러다 전력이 깎이면 마신족의 견제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전투에 참전을 부탁하는 내게 과거의 친구가 말한다.
“절반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외부 주우주와 전쟁의 승리를 원한다면 이제 드디어 내가 나설 때인 것이다.
그러니 창조신장으로서 명령하라-!
신족의 모든 적에 대한 진멸(殄滅)을-!”
“.........”
차마 대답을 하지 못하는 창조신장 이었다.
그의 전쟁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그의 전장에서 최고의 성과를 올려 포상까지 받은 과거의 친구는 결코 허언도 없고 망설임도 없기에 더없이 냉철하다.
그런 그가 이 기회에 아군의 부실한 절반을 정리해야 대신족에게 최종적인 승리가 가능하다면 그런 것이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은 자신도 알고 있는 사항이다.
그래서 외부 주우주와 전면전까지 계획하고 어느 정도의 감수하려 했다.
피해를 죽이기 위해 은둔한 과거의 친구까지 참전을 원했다.
그러나 적의 전멸은 당연히 고려의 대상이 아니지만 아군의 희생이 절반이상이 나야한다면 절대 함부로 전쟁을 벌일 수 없다.
자신은 신계 전체를 위하는 창조신장이나 빛의 신이기도 한 것이다.
목적을 위한 희생은 필요하나 그것이 대다수여서는 결코 안 된다.
그래서는 강한 소수를 위해 약한 다수가 희생해야 한다는 마신과 다를 바가 없다.
허나 신계를 위해 일부 신족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기에 거부의 즉답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같은 목적을 가졌으나 다른 길을 선택한 두 존재가 다시 갈림길에서 마주친 순간이었다.
그러나 서로에게 적의는 없다.
왜냐하면 신계를 위한 마음만은 변하지 않았다.
서로의 의지가 부딪치고 가는 길이 교차한다.
‘과거의 친구여.
이제 동족 학살자란 오명까지 뒤집어쓸 생각인가?
너무나 힘든 길을 가려 하는구나.’
‘옛날의 친구여.
누군가는 가야할 길이다.
밝은 외길만으로는 결코 신계가 이길 수도 살아남을 수도 없다.’
신계의 운명을 위해 다시 길을 선택할 때인 것이다.
전쟁이란 이렇게 극단의 운명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