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승불패의 전투신 그리고, -->
원안의 삼각형이 끝없이 회전하며 확장을 시작한다.
‘근원(根源)’의 칭호는 말 그대로 모든 일의 시작이며 밑바탕이다.
그것은 생명체에게는 잠재력을 뜻한다.
물론 신에게는 성장의 한계다.
창조신의 직계는 주신이 비교적 쉽게 되지만 아닌 신들은 무척이나 힘든 경우이며 태생의 굴레라고도 말해진다.
그것이 지금 요동치며 확장을 개시하고 있다.
칭호의 원의 문양은 가장 안정된 형태를 뜻하며 세상에서 자신을 지킨다.
가장 강대한 결계로서 자아를 유지하는 것이다.
삼각형은 평지에서 솟아오른 산처럼 하나하나 쌓아 올라가는 노력과 그 성과이다.
과거 그가 모든 진정한 칭호를 가진 존재들을 타파하고 칭호를 회수했을 때 최후의 순간까지 살아남아 전 우주에서 유례가 없던 거대 세력을 만들어 저항했던 위대한 존재의 표식이 지금 가동을 시작했다.
최고위 신계의 신족 지원의 권능과 승가람마의 가람의 칭호의 효과, 거기에 차원의 권능이 발휘하는 법칙의 창조까지 중첩되어 모든 신계의 신들에게 가호가 내려졌다.
갑자기 온 몸을 관통하는 고양감과 신계주신의 변한 모습에 모두 놀란 눈으로 주시를 한다.
몸 전체를 가릴 정도로 커진 근원의 표식은 끝없이 회전하며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 같았고 그 모습은 먼 과거에 절대계의 모든 세력에 맞서 싸우다 스러진 절대자의 모습과 같았다.
그런데 삼각형의 가운데에 흐릿한 인영의 모습이 비친다.
모든 진정한 칭호를 가진 절대자들이 쓰러지고 굴복하여 표식을 바쳤어도 유일하게 모든 것을 걸고서 끝까지 싸우다 이 우주에서 지워진 존재의 자그마한 기억의 조각이었다.
그것이 다시 가동된 자신의 칭호를 느끼고서 흐릿하게 미소를 지으며 자조한다.
‘결국 최후의 약속은 지켜졌는가?
과연 ‘진리(眞理)’이다.
강자라면 패배한 자의 일방적인 약속조차 버리지 않았는가?
내가 보기에 지금은 만족스럽지 않으나 미래가 실망스럽지도 않다.
너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아 끝없이 강해질 것이다.
그렇게 누구보다 뛰어나지 않으나 결국 모두의 위에 선다.
해서 누구의 존경을 받지 못하지만 언제인가는 그 날이 오리라 믿고서 영원히 살아간다.
이것이 내가 진정 원했던 후계자다.
오로지 행복한 미래를 위해 어떤 현실도 참아가며 살아가는 그대에게 나의 칭호를 허락한다.
근원은 오로지 인내하고 노력하는 자들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제안한 왕이 아닌 영원한 신을 자처했던 이여.
결국 나는 그대를 넘어서지 못했으니 깨끗이 인정한다.
그대가 옮았을 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나의 후계도 그대를 인정할지 모르겠구나?
아니 지금이라면 터무니없이 약하니 납작 엎드려 살려달라고 빌려나?
틀림없겠군.
하지만 방심은 하지 마라.
나의 후계가 그대와 바람가의 힘을 넘어서는 순간 입장이 바뀔 것이니 말이야.
언제인가는 올 미래이겠지?
아니 모르겠군.
워낙 약한 후계라서 죽으면 끝이니 말이야.
나의 후계가 이런 불명확함이라니 ?
크하하하하핫-!
이후를 여기서 보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구나.
언제 다시 만나 이야기를 해다오.”
그렇게 웃음소리와 함께 삼각형의 표식 안으로 완전히 흡수된 의지의 파편이 표식을 바꾸기 시작한다.
삼각형이 원보다 커지며 세상 밖으로 터지듯이 튀어나온다.
그리고 마치 허공에 고정된 문양처럼 머리를 중심으로 무색의 삼각형의 문양이 완전히 드러나고 그 안에 원이 새겨졌다.
더 이상 세상에 보호를 거부하고 온건히 자신을 드러낸다.
마침내 근원의 칭호가 본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고 법칙을 각인시켜 간다.
그러나 차원의 예비 창조신은 과거 근원의 절대자가 남긴 의지의 파편이 전한 내용에 험악한 인상을 쓰며 속으로 욕을 했다.
언제의 절대자인지 모르지만 시대를 모르고 있다.
그가 칭호를 가진 절대자들을 쓸어버린 것은 정말 머나먼 옛날에 초창기이고 지금은 그로 통일된 주우주의 시대다.
999개까지 확인된 주우주 중 498개 주우주가 그에게 영구존속을 신청했고 499주우주에서 필사적인 격전 중이다.
그가 직접 나서지 않고 그가 만든 패배자들을 재활용한 대신족을 상대로 이 꼴이다.
그런데 그런 주우주의 까마득한 말단인 자신이 무엇을 한단 말인가?
지금도 499주우주의 창조신이상의 존재라면 이길 자신이 별로 없다.
그런데 그런 존재가 무수한 것이 현 우주의 상황이다.
500주우주의 풍선보다 더 약한 신족의 오리진들이 무게를 잡고 사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결국 시대에 뒤쳐진 낡은 전 세대의 절대자의 헛소리이다.
‘빨리 꺼져-!
결국 패배자.
누가 그와 싸운다고?
어느 세월에?
그리고 누가 누굴 인정해?
남을 평가할 여유는 고사하고 이것들 데리고 살아남기도 힘들어 죽겠다.
거기다 그와 계약한 조건을 완성하는 것만도 토할 지경에 당장 자살하고 싶은 심정이다.
주신성을 만들 수 있는 창조신만 되면 당장 모두 때려치우고 생존 마탑에 틀어박혀 11써클의 마도를 완성시키는 은거생활이다.
강함만이 나를 지탱할 것이다.’
가볍게 전임자에게 ‘결국 패배자’라는 낙인을 찍어주고 싹 무시하고서 바뀐 칭호를 확인했다.
다행히 다른 것은 거의 없다.
다만 칭호의 효과가 개인에서 단체로 바뀌었다.
자신에게 적용되던 효과가 이제 집단에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다는 복잡한 심정이었다.
'근원의 칭호의 잠재력 향상의 권능이 광역이 되었다.
일 났다.'
자신의 권능이 미치는 모든 자에게 근원의 잠재력 강화의 효과가 전해진다.
방금 태초의 투신을 죽이고 권능과 신격을 강화시켜 되살린 것에 비교할 수 없지만 공평하게 전해질 수 있다.
자신의 신계의 신이 강해지면 앞으로의 인증전을 생각하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부지런히 자신의 바뀐 칭호의 문양을 확인하고 있는 전투관리 여주신들을 보는 순간 머리가 아파왔다.
‘과거 신계주신시절을 잊지 못해 언제 반역할지 모를 반골들에..........’
더 높아진 권능에 눈이 동그랗게 변한 정령주신들과 정령신황의 모습에 한숨이 나왔다.
‘잘 나가던 신계를 말아먹은 사고뭉치들과 패배주의자들이라?
아차하면 신계 박살나겠군.’어느새 신기를 꽉 쥐고 경계의 태세를 풀지 않는 이계의 정령신의 모습을 보니 눈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절대 도움은 안 될 양아치에........’
아직도 처음 볼 정도로 호화롭고 거대해진 신계의 모습에 신기한 듯 여기저기 쳐다보는 환수주신들을 보니 이제 맥이 풀린다.
‘어설픈 첩자들이라니 신계 잘 돌아간다.
이들이 신계관리주신에 원탁의 최고위 주신이라고?
당장 자멸을 안 하는 것이 정말 용하다.’
거기에 저기에 앉아있는 최상급 신들의 절반이상이 신체가 없거나 있어도 신앙에 기대 신격만 올린 거품이 잔뜩 낀 상태라서 절대 믿을 것이 못 된다.
덤으로 자신을 따르는 것도 아닌 각자의 본래의 신계주신을 모시는 계파가 완전히 짜여 있어 손도 댈 수 가 없다.
그나마 믿을 만한 것은 가이아나와 지식의 신, 태초의 투신들이라 이렇게 밀어주었지만 잘 버틸지 의문이다.
그리고 정령신들에게 편중된 세력균형도 맞추어야 하고 신체도 없는 정령신들과 본신신력은 거의 없고 신도에만 기댄 기존의 나약한 신들 역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러다 행성이 박살나는 날이면 신계가 멸망할 판이다.
아무리 주신성이라고 해도 이 전력이 날뛰기 시작하면 위험하고 조금만 방심하면 벌어질 일이다.
결국 또 극약처방을 해야 한다.
일단 주신급이하의 정령신부터 처리다.
“신체가 없는 정령신들은 모두 제동된 신전에 들어가 받은 정기로 신체부터 형성을 하라.
대가는 신계에 대한 충성으로 받는다.”
모든 정령신들에게 필요한 만큼의 우주수의 수액을 분배하자 무릎을 꿇으며 받는 모습에 혀가 차졌다.
언제나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투신인 자신에게 어차피 대가를 주고받는 계약의 충성은 의미가 없다.
전 신계 주신이 신력을 대가로 받은 충성도 결국 누군가가 지불하자 끝장이 나는 것을 직접 보았다.
자신의 길은 과거 근원의 절대자가 말을 했듯이 결코 밝은 미래가 기다리지 않는다.
신계의 신으로 있는 이상 따라붙을 지긋지긋한 중간계 출신의 마도신이란 꼬리표는 창조신이 되어야만 어느 정도 사라질 것이다.
그전까지 그야말로 살얼음판에 어떤 강자도 목숨이 위태로운 전쟁터를 전전해야 한다.
주신계의 강압이나 수작이 아니더라도 8조의 승급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런 신계주신이 어떤 대우를 해주어도 호감은 얻을 수는 있지만 목숨이 걸린 이상 각 계파의 주신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각 계파의 주신이 강해질수록 자신의 입장은 신계에서 점점 고립 될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근원의 칭호가 개인에서 방금 과거의 절대자의 남긴 의지가 벌인 수작으로 광역으로 변경되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발전과 잠재력이 상승될 것이고 가장 큰 수혜자는 주신급이상의 강자들이다.
그렇다고 신계주신의 체면상 칭호의 중지와 효과를 숨길 수 도 없다.
자신과 같은 마도의 주신이 로키나와 메데이아가 있고 거기에 관리계열 여주신들의 분석력도 만만치 않다.
그러니 저렇게 놀란 눈으로 쳐다보며 서서히 욕망에 물들어가는 중이다.
하긴 누구에게나 있는 성장의 한계를 높여주는 권능을 광역으로 발동을 하는 신계주신이라니 정작 하고 있는 나조차 놀랄 지경이다.
나만의 독자적인 차원의 권능은 제대로 전수가 불가능하고 워낙 칭호의 권능 수준이 높아서 개발에 포기를 했었는데 이렇게 가볍게 풀리다니 말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반역자 후보에 양아치, 사고뭉치에 패배주의자, 첩자들이라니 환장할 노릇이다.
그래서 차원의 예비 창조신은 입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지시를 이어간다.
“중복되는 신성을 가진 신은 그 자리에 동시 임명한다.
중복 신위를 명령한다.
임무는 각기 시기를 정하여 돌아가며 수행하고 필요시 통합하여 수행하라.
나뉘어 부족해지는 신력은 역시 정기로 보상하니 수련을 시작하라.
본신신력이 신앙으로 얻은 신력보다 우위에 들 때까지 신전에서 폐관을 하라.”
딴 생각을 하기 전에 명령이 끝난 신들을 모두 개인의 신전으로 날려버렸다.
이런 강압적인 수단은 반드시 반감을 부르고 고립을 자초하는 행위이지만 지금 신계에서 자유롭게 이동을 하면 과거 원한을 가졌던 사이들이라 반드시 엄청난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그래서 본래의 신체를 재구성하고 본신신력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모두 개인신전에 보낸 것이다.
용광로의 쇳물에 얼음으로 가림 막을 한 격이지만 어느 정도는 막아줄 것이다.
주신전에 남은 주신급이상의 신들을 보며 단 한마디만 해 주었다.
“내 주신전을 완전 개방해주겠다.
마음껏 사용해도 된다.”
급작스런 조치에 어리둥절하던 전투 관리여주신들이 그 말에 얼굴에 화색이 도는 것이 보이고 다른 주신급이상의 신들이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인다.
신력을 올리는 아다만티움의 대신전과 우주수의 정기가 넘치는 신전공간은 신력을 높이고 안정화시키는데 최적화된 곳이다.
과거의 일로 입장이 금지된 후 가이아나가 완전종속신의 수련을 빌미로 허락을 했었는데 다시 막아놓았다.
지하의 대연무장만 승인을 해주었다.
시끄러운 것은 질색이지만 어쩔 수가 없다.
단지 경고는 가볍게 한다.
내 이마의 근원의 정령신계를 가볍게 가리키면서 말이다.
“단 한명이라도 내 허락 없이 싸우는 날이면 모두 다 집어넣어 버린다.
너희들은 신계의 최고위층이니 과거의 원한과는 상관없이 운명을 같이하도록 하라.”
한명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모두 연대책임을 묻겠다는 선언에 여기저기서 숨이 넘어가게 놀리는 소리가 들리지만 깔끔하게 무시하고 쇄기를 박는다.
언제나 같은 위력시위다.
꽈아아아아앙-!
모든 주신급 이상의 존재의 눈앞을 스치고 거대행성이 압축된 초중력체가 공간을 밀치고 폭발하듯 나타났다.
태초의 투신들이 반응도 못하고 당했던 차원의 권능이 포함된 마도의 위력이었다.
이것이 만약 몸 안에서 발현되었다면 자신들도 속절없이 핏물로 변했을 것인데 아무런 기색조차 느끼지 못했다.
이래서는 아무리 합공을 하려고해도 이유도 모르고 죽어갈 뿐이다.
투기와 살기가 뒤범벅이 된 전투신의 신언이 주신전을 넘어서 신계 전체에 울려퍼진다.
“내 결정이 마음에 안 들면 덤벼-!
여기는 거의 전부가 투신인 신계이니 어울리지도 않는 협상이나 타협 따위를 하다가 또 망할 위기를 겪게 할 수는 없다.
그러니 싸워 이겨서 자신의 뜻을 관철 하라-!
나를 이기면 바로 신계 주신이다.”
대놓고 기분이 나쁘거나 복종을 못하겠으면 도전하라는 신계 주신의 진심이 가득 찬 말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주신급 이상의 신들이었다.
‘뭐 이런 어이없는 경우가?
빛의 예비 창조신에 도달할 존재가 다짜고짜 연대책임에 싫으면 덤비라니?
무슨 마신인가?
아니 마신도 이러지는 않겠다.
이걸 어쩐다?
진심으로 그럴 것 같은데?”
서로 어찌할 바를 몰라 눈치를 교환하며 처음으로 같은 생각을 하게 된 신들과 정령신들 이었다.
막무가내도 이렇게 도가 넘치니 어떻게 처리를 할 방법이 없다.
========== 작품 후기 ==========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아직까지 수습직원으로 생존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