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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407화 (407/1,533)

<-- 올지도 모를 미래 -->

갑자기 신계에 불러들여진 전쟁의 교황이 된 전 용사와 일행, 추기경들은 존재 자체가 으스러질 것 같은 투기와 살기에 완전히 얼어붙었다.

지상에 있는 모든 대신전을 합쳐도 절반에도 못 미칠 거대신전의 중앙에서 그 주위를 감싸고 있는 수십만의 신들의 기운에 그대로 직격을 당한 것이다.

호랑이 앞에 토끼가 꼼짝도 못하고 먹이가 되는 것처럼 사고 자체가 정지될 지경이지만 그래도 성검과 전쟁신의 갑옷으로 하급신의 능력을 갖춘 전 용사는 기절을 면하고 주위를 황급히 살폈다.

용족부터 오크, 하이엘프들까지 전 지성체 종족이 모여 있다.

주위에 소환된 종족과 인원은 부지기수였지만 공통점은 하나가 있었다.

바로 7써클 이상으로서 생명체로서는 정점에 도달한 존재들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신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 식은땀만 흘리고 있다.

그런 와중에 그 모든 살기와 투기를 억누르는 것 같은 광대한 신력이 담긴 목소리가 울렸다.

“'내리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겠지. 전쟁신의 교황이여.”

“예......!”

누군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흑마도사로서 마왕 2명과 수백만의 흑마법사들을 순간에 몰살하고 그 공으로 최상급 신이 된 존재다.

그리고 몇 년도 안 되는 기간 만에 주신까지 된 기적과 같은 흑마도사이다.

본래 사악한 흑마도사는 용사인 자신들의 적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어떻게 꼬이다 보니 모시는 신이 되었지만 갑자기 온 몸에 소름이 밀려왔다.

목소리는 평온한데 느껴지는 감정 상태는 거의 폭발직전이다.

이럴 때 잘못하면 백금신룡 에렌드라님에게 브레스로 또 먼지가 되거나 잘근잘근 씹힌다.

그것만 아니라면 젊음까지 되돌려 받고 어디서나 최고위 대우를 받는 정말 천국 같은 교황생활인데 정말 사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사랑하는 정말 아름다운 전통이지.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 같은 관계 라더구나.

나는 경험해 보지 잘 모르지만 정말 좋은 말이다.”

“좋........좋은 말이지요.”

오삭-! 오싹-!

무슨 뜻으로 저런 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이제 소름 정도가 아니라 한기가 밀려온다.

말 속에 지금이라도 나뛸 것 같은 감정이 섞여 있다.

인간출신의 신은 감정의 변동이 심하고 자칫하면 대참사가 난다고 모두 알고 있다.

아니 지배적인 위치가 된 반신들이 그렇게 했지만 어차피 반신이나 신이나 그게 그거다.

그래서 사악한 흑마도사가 최상급 신이 되자마자 신력을 제한하거나 봉인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주신이 된 지금 거의 미쳐 날뛰기 직전까지 흥분상태인 것이 전해진 것이다.

무구에 기대어서지만 8써클이 되어 하급신이 된 지금은 잘 알 수 있다.

생명체가 아무리 날뛰어보았자 신의 도움이 없이는 정신체를 결코 토벌할 수 없다.

그것이 신계의 주신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이번에 나도 저 까마득하게 높은 윗분에게 ‘큰 상’을 받아서 너희들에게도 나누어주려고 한다.

기쁘게 받아주겠지?”

“안 주셔도 좋습니다.

마음만 감사하게........푸웁-!”

신이 주는 상이라니 가당치도 않다.

자고로 높은 자리에 있는 상급자와는 공적인 친분을 유지해도 사적인 친분은 피하는 것이 좋다.

더구나 상급자에게 하나를 받으면 열, 또는 백을 갚아야 한다.

그런데 신이 ‘상’이라고 말할 정도면 거기에 대한 반대급부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반사적으로 거절을 하려하다 살짝 올라간 신력에 피를 토하고 휘청 거렸다.

거절 따위는 이미 가능할 것 같지가 않다.

거기다 바로 눈앞에 떠오른 것은 분명 26쌍의 빛의 날개다.

성검이 비명과 같은 울림을 지르며 정보를 알려온다.

‘주인-! 창조신이다.

손색이 있어 예비 창조신으로 보이지만 도저히 신력을 추측 할 수 없다.’

‘창조신이라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이야?

얼마 전까지 최상급 신이었잖아?

창조신이면 어느 정도까지 강한 것이야?’

‘창조신은 12써클이다.

11써클인 주신보다 10배 이상 강하다.

통상적으로는 주신이 아무리 많아도 창조신을 결코 못 이긴다.

주신에게 일반적인 신이 절대 못이기는 것과 같다.

이미 신격이 다르다.’

‘..........인간이 창조신이 되면 이건 악몽이야.’

자신의 교황이 공황이 일으키던 말 던 26쌍의 빛의 날개를 활짝 편 차원의 마도신이 허공을 가리킨다.

약간의 압력이 사라지자 모두의 시선이 위를 바라보자 푸르게 반짝이는 거대한 행성이 보인다.

그 주위에 은색으로 번득이는 거대 행성들이 십여 개가 주위를 돌고 있었지만 그들을 압도하는 크기이다.

하급신의 감각으로도 생명력이 넘쳐나는 별인 것 같지만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창조신성에 비해 손색이 있다.

“내가 주신성으로 처음 만들어낸 차원의 창조신성에 부속될 제 1행성 ‘그랑라하’다.

이것을 너희들에게 주겠다.”

그 말에 주위를 둘러싼 신들의 3할에서는 환호성이 4할에서는 터질 것 같은 투기가

마지막 3할은 살기까지 보이고 있다.

전장으로 당장 변해도 이상하지 않을 적의와 투기가 신전을 가득 채우고 있다.

같은 빛의 신들이 이게 무슨 관계인지 모르지만 절대 관여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다.

차라리 어쭙잖은 7써클이면 모르지만 하급신인 8써클에 포함되고 나니 끔찍하다.

그런데 이상하다.

행성을 만들어서 생명체에게 주는 것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신의 기적이다.

그런데 이렇게 강제적으로 소환해서 통보하거나 강요할 만한 일이 절대 아니다.

행성 허공에 나타나서 이 사실을 전달하면 아마 신도가 지금의 10배는 넘어갈 것이다.

신과 교황과 직결되어 알 수 있는 겉으로는 평안하지만 속으로는 잔뜩 뒤틀린 음성이 계속 전달된다.

“창조신성은 가장 뛰어난 종족이 운영해야 한다.

그래서 선출을 한다.

선출방식은 내가 만든 불사불멸의 공간에서 전투를 벌여 최후로 살아남은 승자의 종족만이 현재 너희들이 거주하고 있는 창조신성에서의 지배종족의 권리를 가진다.

그리고 패배한 종족들은 전원 알몸으로 저 ‘그랑라하’로 보내진다.

전원 깔끔하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도록 하라.”

“..........?”

이게 무슨 말인지 정리가 잘 되지 않지만 어떻게든 반문을 해야 한다.

이건 자신만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일생일대의 위기다.

아니 전 지성체의 문제다.

단 한 종족만 빼고 모두 다른 행성으로 추방이라니 이건 말도 안 된다.

“예?

선출전에서 승리한 단 하나의 종족을 제외하고 패배한 종족은 모두 지금 행성에서 모든 것을 빼앗고 추방하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정확하다.

창조신성에 살 자격이 있는 강한 종족을 단 하나만 선발하여 육성한다.

그들에게 현 지성체가 가진 모든 것을 집중시켜 육성한다.

승리 종족의 초월자들은 창조신성 신계의 기반이 되게 하기 위해 7써클의 제한을 풀고 하급신이 될 것이다.

나머지 패배 종족은 정기의 보급과 현 수준으로만 인정한다.”

쿠쿵-!

모인 모든 종족들의 7써클을 초과한 강자들이 입이 바닥에 떨어지듯이 쩍 벌어졌다.

한마디로 승리하면 지성체 들에게 신이 될 기회까지 개방하고 패배하면 있는 것을 모두 빼앗고 내쫓겠다는 것이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하는데 하도 기가 막힌 일을 들었더니 생각이 정지했다.

그런 절망적인 반응을 즐기는 것 같은 태평한 설명이 뒤를 이었다.

“그다지 걱정을 할 것은 없다.

나는 너무나 관대하다.

알몸이지만 빈손으로 쫓아내지 않겠다.

당분간 먹을 식량은 주겠으니 굶어죽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더구나 생물의 번성에 알맞게 적당하게 기온도 맞추어 놓았으니 당장은 얼어 죽을 염려도 없을 것이다.

물론 겨울은 있으니 준비를 부지런히 하도록 하라.

4계절은 참 아름다울 것이다.

참가자격은 여기 소환될 정도로 강한 7서클이상의 존재들로 제한한다.

잘 싸워 살아남아서 창조신성의 지배종족의 지위를 쟁취하도록 하라.”

이대로 넘어가면 정말 끝장난다.

인간종족의 7써클이 많기는 하지만 다른 종족에 비해 수준차이가 많이 난다.

그리고 워낙 악연들이 깊고 성질들이 개차반들이 많아 단결은커녕 모아놓으면 서로 죽일 듯이 싸울 것이다.

얼마나 다급한지 창조신의 신격의 압력조차 근성으로 이겨내고 반론을 하려했다.

“너무나 가혹하십니다.

어찌 이런 시련을 신의 충실한 신도인 저희들에게 내리시려 하십니까?

더구나 창조신성은 주신님의 것이 아닌 모든 존재의 것 입........꽥-!”

까아아아앙-! 풀썩-!

전쟁신의 교황의 머리가 짧은 비명과 함께 엄청난 폭음을 내며 그대로 바닥에 떨구어졌다.

어느새 허공에는 목검이 떠 있었고 그것에 맞았는지 움찔거리며 발발 떠는 전쟁신의 교황 머리위에 얹혀 있었다.

그 위로 차원의 마도신이 울화가 넘치면서 속이 다 시원하다는 듯이 특정 단어를 강조하며 말을 이었다.

“‘차원’의 창조신성은 ‘너희 모두의 것’이 아닌 ‘내 것’이다-!

주신성이 창조신성으로 승급이 그렇게 쉬운 줄 아느냐?

수십조가 넘는 정기가 들어갔고 그것은 내가 죽도록 굴러가면서 살아남은 내 전공에 대한 보상이란 말이다-!

그러니 내 마음대로 한다.

무엇보다 이 싸가지 없는 자식이 전쟁신의 교황이면서 감히 철없는 소리를 내뱉어?

어디서 감히 남의 전공에 공짜로 숟가락을 얹으려고 해?

그러고도 내 전쟁신의 교황이냐?

너도 벌레의 삶을 체험하게 해 주랴?

정기 보급이 수준미달인 지성체들을 다 죽여 정기를 바로 회수 안하고 거주 행성을 주는 것이 얼마의 손해인지 알아?

그래도 관대한 빛의 신답게 ‘내리 사랑’을 실천하고 있지 않느냐?

내-! 리-! 사-! 랑-!

너의 신인 나도 그렇게 ‘큰 상’을 받았으니 관리하는 행성에 사는 모든 지성체들도 그냥 ‘상’ 받아-!”

신이 분노를 노골적으로 보이니 교황으로서 이제야 감정상태가 전해진다.

이건 폭발직전의 화산과 같은 상태였다.

이런 심상만 반복되고 있다.

‘으드드득-! 나만 혼자 끙끙 앓다가 죽을 것 같으냐?

어디 두고 보자.’

주신도 아니고 10배 이상인 창조신의 신력이 듬뿍 담긴 일격에 머리를 강타당한 전 용사가 처음 느껴보는 극도의 고통에 몸부림을 치면서도 벌어지지 않는 입을 벌려 애원을 하려 했다.

이건 멀쩡하게 잘 살다가 정말 알몸으로 다른 행성으로 내쫓겨지면 이런 억울한 일이 없다.

그것도 겨우 1번의 전투로 운명이 결정되면 모든 종족이 결사적이 되어 싸우려 할 것이다.

모든 종족이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참가하는 지독한 전쟁이 흉악한 입을 열려 하고 있었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것이 배교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비록 성검과 갑옷의 도움이지만 하급신의 신격이 있는 자신은 알 수 있다.

행성의 모든 것을 주제하는 신계의 주신이 결정한 이상 어떤 힘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이건 내리 사랑이 아니라 내리 갈굼 이란 말입니다.

제발 빛의 신답게 짜증만 내지 마시고 자비 좀-!

아우우우욱-!

그때 어떻게든 해야 했어.

그리고 이건 뭔데 이리 아파-!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지경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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