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리의 영원한 심판 -->
자신도 마도신이다.
이것이 무엇인지 모를 리가 없다.
마도의 기초는 바로 주변의 모든 것을 분석하고 자신의 것으로 하는 것에 있다.
마도신에게 빛과 어둠도 악도 정의도 없다.
모든 것을 자신을 기준으로 하여 8써클의 신성을 얻었을 때 마도신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독할 정도의 자아와 무엇보다 구별 없는 습득력이 최우선된다.
아니 무분별한 포용력이라고
그 이상의 절대급 이상의 권능이 바로 이것이다.
온전히 다른 존재의 모든 것을 흡수하여 자신의 것으로 한다.
하지만 권능과 기억뿐 아니라 운명조차 본인이 차지하기에 사용이 불가능하다.
‘존재 흡수라고-!
설마 내 모든 정보를 얻기 위해서 기억과 인격, 권능까지 모두 먹어치울 생각인가?’
하지만 절대급의 마도신을 통째로 삼킬 허용량이 존재한다고?
아니 이 존재가 마도신의 오리진이라면 가능하다.
제길-! 누가 먹힐 것 같으냐?
날뛰어라. 성멸-!
대신족 서열 1위의 자격으로 종족권능을 발동시켜라.’
카카카카카카칵-!
창조대신의 입에서 신력의 울림이 아닌 비명과 외침과 같은 굉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방금까지 만신창이가 되었던 신체가 눈이 껌벅이는 것과 같은 찰나에 복원된다.
다른 종족은 따라올 수 없는 신족 특유의 방어능력 뿐 아니라 마신족 고유의 회복과 재생능력조차 10배 이상 강화시킨 대신족의 초회복 능력이었다.
이것으로 일반 신족의 10배 이상의 전력을 보여주었다.
본래는 행성생체갑옷으로만 보여주던 능력이 인간의 형성으로 발현되었고 신력조차 복구된다.
우우우우우우웅-!
어느새 바람성 외곽의 우주를 포위하듯 은회색의 대신족의 창조신들이 무수히 떠있었다.
그들이 발산하는 신력이 새로운 창조대신 서열 1위 성멸에게 폭포수처럼 부어지고 있고 그것을 당황하며 막으려는 역시 행성크기의 해방된 창조대신들이 여기저기 보이지만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
아까 몰려왔던 창조대신들이 돌아가지 않고 주변에 숨어있었던 모양인지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봉인된 대신족의 통제권은 해방된 창조대신이 가진다.
상위 서열이 내린 명령을 하위 서열이 막아낼 수 있을 리가 없다.
비록 정식으로 편입된 대신족은 아니지만 전뇌계가 인정하는 전투력 서열 1위이다.
그래서 지원을 겨우 약화시키는 것이 한계였고 어느 정도 귀중한 신력과 정기의 누수를 막아낸 창조대신들의 살기어린 눈빛이 완전히 회복된 성멸에게 집중되었다.
아마도 지금의 사태를 예상하고 있었는지 특히 거대한 대신족이 거대행성을 능가하는 크기의 27쌍의 빛의 날개를 활짝 펴고 분노의 포효를 내질렀다.
쿠오오오오오오-!(저 도적놈을 죽여라)-!
대신족의 창조신장에 가장 근접했던 ‘대의’의 외침에 모든 대신족의 창조대신이 모든 신력을 집중시켜 성멸을 노린다.
하지만 감히 바람성에 접근하지를 못하기에 원거리 타격을 노렸지만 그들 모두의 의지를 꺾는 음성이 신력발동자체를 막았다.
“흐음-! 역시 지금 대신족의 창조대신 1위인 ‘대의(大義)’가 서열뿐 아니라 종족권능의 일제발동의 권한까지 빼앗겼군.
이성을 가진 해방된 창조대신은 무리지만 봉인된 창조대신은 모두 성멸의 제어를 따르는가?
과연 절대급의 차원의 권능이로군.
최소한 다른 권능에 대한 영향력 하나만큼은 모든 권능 중 최상급이다.
해방된 창조대신은 강력하나 전 대신족의 1만분의 1도 안되는데 갑자기 전 세력의 대부분을 잃었으니 길길이 날뛸 만은 하구나.
하지만 어설픈 난동이나 집단행동은 허락하지 않는다.
대신족 이기 전에 너 역시 칭호를 쟁취한 절대자다.
잃은 모든 것을 자신의 힘만으로 되찾아라.
어리숙하게 세력을 동원해서 망신을 당하지 말고.”
“우우우우우우우우?(흑염의 정기로 탄생된 전투를 위한 창조대신을 어떻게 힘으로 이기라 하십니까?)
우우우우웅-!(더구나 종족권능까지 찬탈하고 있습니다-!)
우우우우우.(차라리 싸워 졌으면 모를까 이딴 도둑질을 당하고서 용납할 수 없습니다.)”
자신을 막아서는 불만보다 직위를 갑자기 찬탈한 존재 자체를 용납을 할 수 없다는 분노의 울음이 가장 거대하고 강대한 창조대신에게서 터져 나왔다.
이대로라면 대신족 전체가 멸망을 할 수 있는 비상사태였다.
설마 자신의 전투능력을 뛰어넘는 대신족을 겨우 마도신이 제작하고 변칙 등록을 시켜 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
더구나 서열 1위로 인정받은 존재가 자아도 없는 인형이라니 이런 수치도 없었다.
하지만 진리의 손이 어느새 파멸유혼검을 놓고 등에 매인 태극천검의 손잡이를 잡자 창조대신들의 몸이 굳었다.
절대계에 진리에 대해 내려오는 말이 있다.
“진리가 휘두르는 파멸유혼검은 불멸이라 고통이 있으나 죽음은 없는 시작이며 태극천검은 필멸이라 고통은 없으나 말소뿐인 끝이다.
어떤 경우에도 태극천검을 뽑게 하지 마라.
하나의 종족이 사라지고 새로운 종족이 나타난다.”
태극천검은 권능은 죽음을 허락하지 않고 충격만을 주는 파멸유혼검처럼 별 다른 것이 없다.
충격도 없이 적중당한 상대의 모든 것을 손실 없이 정기로 바꾸어 버린다.
어떤 권능으로도 부활도 복구도 재생조차 안 된다.
완전한 정기로 바뀌어 우주의 기초가 된다.
진리가 우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사건이 벌어져 태극천검을 잡았을 때마다 적어도 하나의 종족이 처분되고 정기로 바뀌어졌다.
어떤 경우에도 죽음을 허락하지 않는 파멸유혼검을 사용하는 진리가 마음이 약하다고 마음대로 행동하려던 모든 일족에게 내려진 공평한 처분은 일족을 이어갈만한 극히 소수의 인원을 제외한 정기로의 교체였다.
저 태극천검에 어느 정도의 생명이 죽어서 정기로 바뀌었는지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다.
그런데 그것이 자신들을 상대로 뽑혀지려 하고 있었다.
“모두 죽고 싶으냐?
다음 세대의 대신족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최소한 너희들보다 2배 이상 강하고 유용하다.
하지만 그 정도의 성능으로는 기존의 것을 모두 없애고 도입을 할 만큼의 수고할 가치가 없으며 자체적으로 강해질 수 있는 너희들의 가능성을 믿고서 미룬 것이다.
허나 집단으로 강해진 동족을 손쉽게 처분하려는 종족에게 더 이상 미래는 없다.
이합집산을 반복하다 사라지겠지.
그것을 기다리느니 모두 처분하고 정기로 바꾸는 것도 좋은 선택지다.”
“우.........우우웅?(진........진리시여, 저것을 동족으로 인정하란 뜻입니까?)
우우우우웅-!(의식도 자아도 없이 조작에 따라 움직이는 인형을-!)”
“그건 너와 성멸이 알아서 할 일이다.
칭호를 가진 절대자답게 1대 1로 우열을 가려라.
그리고 대신족도 흑염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지배종족으로 선택된 것이다.
그 가능성을 증명하여라.”
“우우-!(진리시여-!)
우우우우우.(그리 말씀하다면 싸워 이기겠나이다.)
우우우우-! 우우우-!(날뛰지 마라-! 인형주제에-!)”
어느새 ‘에고 아유타’를 발동시키고 짐승처럼 자신에게 살기를 품은 대신족의 창조대신들에게 달려드는 성멸에게 돌진하는 대의였다.
아무리 판단해도 흑염의 권능을 가지고 대신족의 종족권능의 통제권까지 얻은 성멸을 이길 방법이 없지만 진리가 저렇게 말한 이상 승산은 있는 것이다.
격돌하려는 성멸과 대의를 쳐다보다 진리가 미소를 지으며 갑자기 옆의 흑염의 절대자를 쳐다보았다.
지금 패배한 흑염의 최고위 일족을 당장 죽일 듯이 하더니 슬슬 주변눈치를 보고 있다.
은근슬쩍 머리를 잡은 손을 풀고 일족 속으로 던져 넣는다.
하여간 1대나 2대나 멍청한 척하면서 실속을 차리는 것은 빠지지 않는다.
아무리 문제가 있어도 500억년의 기간 동안 겨우 만든 10명도 안 되는 최고위 일족이다.
나중에 치도곤을 두고두고 내겠지만 일족전체의 전력이 급감하고 다른 10중심의 최고위 일족을 막을 전력이 없어진다.
이성을 잃어도 결국 저렇게 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그게 아니다.
통과라고 허락한 차원의 마도신이 권능을 회수하지 못해 떠나지 못하고 결국 바람가의 혈족들에게 붙잡혔다.
특이한 것과 자신들이 경험을 못한 것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들이니 지금까지도 잘 참았다.
그래서 빨리 보내고 천천히 절차를 준비하려고 했는데 이 놈 때문에 떠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이 욕심 때문에 흑염이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다.
아니 원래 사냥꾼의 출신의 초월자의 권능이라서 이것저것 잘 챙긴다고 해야 할까?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으며 감정대로 살면서 핵심적인 것은 잘도 채간다.
이러니 회색이 결국 당했다.
아니 인간으로 치면 울화병으로 쓰러졌다고 해야 한다.
죽어라 준비하고 싸운 공적과 대충 싸운 공적이 같다면 이성을 잃지 않을 현자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절대로 어림도 없다.
공적을 세우지 않는 자에게 보상 따위는 없는 것이다.
노력하고 기여한 만큼만 얻어야 한다.
그래서 냉정하게 말한다.
“뱉어-!”
“진리시여. 도대체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흑염의 절대자로서 이 자의 죄는 크지만 그래도 부족한 최고위 일족이니 기회를 주겠습니다.
진리께서 주관하신 영원의 심판에 어울리는 처절한 수련을 시키고 떨어진 위신은 제가 직접 나서서 다시 위엄을 세우겠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절대계와 주우주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10중심의 절대자이자 흑염의 오리진으로서 충성서린 마음으로서........”
순진하고 천지난만하게 눈동자를 빛내며 그렇게나 이야기했지만 죽어라 말을 안 듣던 흑염일족의 오리진 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그대로 읽어간다.
어지간히 내놓기 싫은 모양이다.
하긴 장기간 애를 키우는 것만큼 성질이 급한 흑염의 절대자에게 곤혹인 것도 없다.
더구나 1조가 넘는 본신신력을 흡수하기 위하여 최소 1억년의 유아기를 거친다.
이것을 경이적으로 줄일 수 있는 수단이 눈앞에 있는데 포기하는 것은 정말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안 통할 것을 알면서도 더 열심히 일할 것이니 눈 감아달라고 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용납할 일이 아니다.
본래 자신이 주관하는 영원의 심판에 개입한 일만으로도 말소시킨다.
“안 어울려.
차라리 눈을 감아 준 대가로 손을 봐줄 놈을 골라달라고 해라.
그러나 이미 내가 다 손 보았다.
절대계나 잘 관리해라.
에라이-!”
퍼어어어어억-! 울컥-!
“쿠에에에엑-! 쿨럭쿨럭-!”
괴상한 비명과 함께 흑염의 절대자가 상체를 90도를 숙이고 정신없이 구역질해간다.
언제 가격당한지 가슴의 정 중앙에 작은 주먹자국이 그대로 새겨지며 서서히 파고들어간다.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진리의 앞에서 배속의 위액을 정신없이 토해 내고 있는 흑염의 절대자였다.
“1대는 너보다 약하지만 연기는 잘했다.
갑자기 입바른 소리를 하면 누가 믿을까?
그러니 통하지도 않는 입은 그만 놀려라.
그리고 차원의 권능에 당해주는 척하면서 그대로 챙기다니?
일족의 위신이나 10중심의 보다 애보기가 더 싫더냐?
이걸 어찌하면 좋을까?
흑염의 절대자가 될 만한 존재는 네가 유일하다는 것에 항상 감사해라.”
전 신력을 집중하여 겨우 신체가 관통되는 것을 면한 흑염의 절대자가 겨우 속을 다스리고 불만스런 표정으로 일어섰다.
과거에는 이정도의 공격을 맞으면 하루 종일 몸부림쳤지만 지금은 약간만 버티면 된다.
물론 그렇다고 고통은 어디 가는 것이 아니다.
모든 권능과 방어력을 송두리째 날아가고 신체에 주먹만 한 바람구멍이 생기는 것 같은 고통은 참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나마 익숙해져 땅에 구르는 추태를 부리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말로 좀 하십시오.
툭하면 폭력입니까?
아무리 아무것도 모르는 애와 다 알고서 잘못을 하는 어른은 매가 약이라고 하지만 너무 심하잖습니까?’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눈은 자기가 뱉은 위액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저 속에 있는 것은 처음 던져진 아기를 받을 때 겁도 없이 흑염의 절대자인 자신의 몸에 직접 걸은 차원의 권능의 핵이다.
이것이 신체에 달라붙어 흑염권능의 발동확률을 최악으로 떨어뜨렸다.
정말 운이 좋은 일이다.
모든 분야의 권능들의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10중심들에게는 어떤 권능도 하위이기에 약간 무리하면 지금처럼 다른 분야라도 축출이 가능하다.
바람가의 마도신의 오리진이 하위 마도신의 존재를 흡수가 가능한 것처럼 말이다.
물론 다른 분야는 직접 접촉해서 장기간 노력해서 흡수해야 하는데 어리석게도 대부분의 차원의 권능을 자신에게 직접 걸은 것이다.
이게 웬 떡이냐 하면서 재빨리 챙겼는데 역시 진리에게 들켰다.
‘아오-! 잘하면 절대급의 차원의 권능은 챙길 수 있었는데 아까워 죽겠네.
저 정도로 시간과 공간을 조정하는 권능은 정말 드물어.
더구나 바람성의 정기까지 시간 가속 안에서 이상 없이 흡수하다니 그야말로 애보기 딱 인데 다시 얻을 방법이 없나?
없다고?
일단 진리가 손을 떼야 한다고?
진리의 영원의 심판을 무슨 수로?
나도 500억년동안 이 꼴인데?
제길-! 처음 심판을 할 때 일단 죽여서 흑염일족에 강제 편입시킬 것을 괜히 입을 놀려서 시간을 끌어서 이게 무슨 꼴인가?’
흑염의 절대자가 토해낸 위액 안에서 찬란한 황금빛이 일렁이며 빛의 구슬이 떠오른다.
주먹만 한 황금빛 구슬 안에 새겨진 문양은 나무였다.
그 나무가 정육각형의 물체를 뿌리로 감은 모습이 생동감 있게 비추어지고 그것을 바라보는 진리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잘 보니 차원의 마도신의 출신 주신성의 마탑의 모습이다.
본인의 마탑과 차원의 권능을 연결시켜 항시 발동시키고 있는 권능을 보니 더욱 기가 막힌다.
“이것이 새로운 차원의 칭호인가?
허참-! 자기 집을 본인이 만든 칭호의 문양으로 삼는 절대자는 또 처음 보내.
대부분 자기 이름이나 이상적인 강함의 상징으로 만드는데 너는 집이냐?
무엇보다 집이 소중하다 이건가?
거기다 이 이계로 가는 긴급 이탈 권능은 또 뭐야?
거기다 항시 유지?
자신뿐만 아니라 집을 동시에 순간 차원이동을 시키기 위해 권능의 절반이상을 점유하고 있잖아?
그것도 권능이 집과 같이 구성되어 분리나 해체도 불가능?
허허허허허-!
이러니 차원의 파괴력이 이 꼴이지.
철저히 지원과 방어, 회피, 도주에 특화 시켰군.
이래서는 모자라다.
그리고 이 어린 것들이 감히 제멋대로 움직이다니-!”
갈수록 골치 아픈 상황에 저절로 눈썹이 일그러진다.
영역 안으로 공간이동을 해오는 존재는 너무나 익숙하지만 허락을 한 적이 없다.
허공에서 굉음이 또 울렸다.
꽈르르르르릉-!
“크와우우우우웅-!”
흑염의 창조대신 성멸의 비명과 고함소리가 섞여서 울려 퍼진 것이다.
대신족의 창조대신들을 상대로 발동시킨 ‘에고 아유타’는 갑자기 공간을 뚫고 나타난 터무니없이 거대한 손에 의해 가볍게 막혔다.
그리고 그 손은 모기를 잡듯이 거대행성 크기의 창조대신 성멸을 잡아챘다.
꽈드드드득-!
뼈가 부서지고 근육이 파열되는 섬뜩한 굉음이 울리며 발버둥을 치던 성멸이 축 늘어진다.
아무리 흑염의 권능을 가진 창조대신이라고 해도 이런 식으로 뼈와 근육을 모두 부수면 꼼짝할 수 없다.
너무 쉽게 당했지만 상대가 너무 나빴다.
대신족의 신체를 가지고 흑염의 권능과 신체로만 싸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거대한 손의 주인은 499개 주우주의 대부분의 지배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대신족의 오리진이 그 정체였다.
대신족 오리진의 권한으로 대신족의 모든 종족지원을 끊어버리고 대부분의 권능을 봉인시켜버린 것이다.
진리에게 타박을 받고 사생결단을 내려던 대의가 감격에 차서 외쳤다.
“우우우우우웅-!(우리의 위대하신 오리진이시여-!)
우우우우웅.(도움에 진정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오리진의 반응은 영 곤란한 것 같은 음성이 울렸다.
“.........사고를 쳤군.
화를 많이 내시겠어.
이 녀석을 어디 사용하실 것 같았는데 일족이 위험해서 반사적으로 해버렸다.
무엇보다 하위존재들의 싸움에 끼다니 이 무슨 추태인가?
강해지기 위한 희생을 막아주다니 오리진으로서 수양이 아직 부족해.
죄송합니다.
진리 할아버님.
대신 이제 허락 없이 손을 대지 않겠습니다.
또 원하시는 대로 조정을 하겠으니 노여움은 풀어 주십시오.”
탁탁-!
손을 흔들자 사람 손에 잡혀 죽은 모기처럼 납작해져버린 성멸의 몸이 공간으로 떨어져 흔들린다.
아무리 대신족이라고 해도 목숨이 붙어있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중상인데 끈질기게 회복을 하고 있다.
대신족의 오리진으로서도 저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의 생명력이다.
하지만 대신족 오리진의 권능은 통하지만 마도신에 의해 만들어진 일족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변종은 죽이는 것이 낫지만 진리 할아버님께서 주관하는 영원의 심판에 끼어들었으니 오리진의 권리로서도 대신족의 권능만 봉인하는 것도 아슬아슬하게 한계다.
빨리 정리하고 분노를 피해 폐관수련이라도 해야 할 지경이다.
“‘성멸’을 대신족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서열은 제외하고 권한과 의무는 부여하지 않는다.
권능역시 사용금지시킨다.”
“웅?(예?) 웅(예?)”
“모든 창조대신은 빨리 복귀.........흐어어어억-!”
무엇인가 아주 조그마한 것이 손을 만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 순간 공간 너머에 있던 신체 전부가 강제로 뽑혀져 던져졌다.
후아아아아아-! 퍼어어어어어억-!
몇 개의 행성을 몸으로 깔아뭉개고 나뒹군 대신족의 오리진의 코 위로 작은 인영이 내려섰다.
그리고 화가 많이 난 듯 약간 끝이 올라가는 진리의 목소리가 울렸다.
“싸가지 없는 어린 손자 놈들-!
어른들과 아이들 일에 끼지 말고 자기들 일에만 충실하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거늘 어딜 감히 멋대로 나서느냐?
이제 보니 어리지만 그래도 자식을 둔 성인이라고 직접 손을 안댄지가 꽤 되었구나.
그러니 이렇게 겁이 없지.
아무것도 모른 어린애하고 강하고 높은 존재일수록 말보다는 매가 더 효과적이다.
내게 맞은 적은 정말 오랜만이지?
견딜 만큼 강해졌느냐?
어디 보여라.”
어느새 두들겨댔는지 거의 넝마가 된 마도신의 오리진의 목을 왼손에 잡고서 탈탈 흔들며 파멸유혼검을 쥔 오른손이 서서히 허공에 들어 올려 진다.
코 위에 서있는 진리의 모습에 과거 수련시절의 악몽이 되살아난 대신족의 오리진의 얼굴이 하얗게 변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