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리의 영원한 심판 -->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쳐진 파멸유혼검의 궤적을 본 순간 필사적으로 방어권능을 동원해 방어막을 쳐갔다.
불가해의 팔시조의 모든 공격의 회피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오로지 흑염처럼 육체의 내구력으로 버티던가 아니면 공격을 약화시키는 방법뿐이다.
파멸유혼검에 달라붙게 하는 대신족의 광대한 신력과 권능이 일순 멈칫거리게 하는 것과 동시에 코에 서있는 진리 할아버님의 몸을 위성크기의 오른쪽 주먹으로 쳐갔다.
과거에 반항은 생각도 못했지만 그래도 400개가 넘는 주우주의 지배세력으로 올라선 대신족의 오리진 으로서 이렇게 무력하게 무너질 수 없었다.
아니 수만 따지면 수십억이 넘는 대신족의 창조신들의 광대한 신력지원을 믿고서 혹시나 해보는 일이다.
최소한 신력만으로 따지면 대신족의 오리진인 자신을 능가하는 존재는 몇 없었다.
신력만으로는 10중심조차 능가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그들보다 강하다는 것은 아니다.
신력이 낮아도 전투에 있어서 이길 수 있으리라는 예상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저들이다.
역시 진리의 얼굴에 냉소가 떠올랐다.
“늦다-!
그리고 집중이 약해.
지원세력이 아무리 강해도 본인이 약하면 헛일이다.”
꽈르르르르르릉-! 파드드드드득-!
수천개가 넘게 발현된 조 단위의 신력을 가진 모든 방어권능이 마치 없었던 것처럼 갈라지고 파쇄가 된다.
휘둘러졌던 오른 주먹조차 왼팔에 너무나 가볍게 막혔다.
혹시나 했던 것이 역시나 허무하게 막혀나가자 맥이 탁 풀려나간다.
‘역시 권능과 신체단련의 급이 너무 다르면 신력이 아무리 강해도 소용이 없다.
물리력의 차이는 신체가 상쇄하고 권능의 차이는 신력의 고하를 뛰어넘는다.
써클이 위인 존재에게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원세력의 신력지원은 어디까지나 강해지기 위한 길을 닦을 뿐이다.
오리진 으로서 휘하세력의 지원을 받아 1000조가 넘는 신력을 발동시켜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통제되지 않는 권능 따위는 10중심 급의 존재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이것도 겨우 최고위 일족에게도 막할 힘이지.
그런데 내게 반항하다니 어처구니가 없구나.
쓸데없는 반항은 그만두고 성멸을 제한한 모든 권한을 다시 되돌려라.
일단 한 대맞고 집으로 돌아가라.”
꽈우우웅-!
파멸유혼검의 검 끝이 코끝에 닿은 순간 어마어마한 충격량이 내부를 강타했다.
동시에 의식이 사라지며 신체 전부가 본래 있던 가문으로 강제 전송되는 것이 느껴진다.
‘저의 공격은 진리 할아버님에게 안 통하지만 성멸의 공격은 최고위 일족에게 통했습니다.
행성크기의 압도적인 크기에서 품어지는 파괴력과 비록 자신의 것이 아닌 증폭한 신력의 공격이 완벽하게 동시에 발동되며 10중심 일족의 최고위 일족을 일격에 소멸시켰단 말입니다.
그것은 대신족이 저 괴물 같은 10중심의 일족을 능가할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제가 할아버님을 이길 수 있다는 가능성도 됩니다.
500억년 만에 발견된 흐미한 가능성입니다.
만들어진 인형이든 뭐든 상관이 없습니다.
진리할아버님 부디 자비를-!’
자신의 의지는 분명히 전달되었다.
그러나 결과는 알고 있었다.
아무리 애원해도 대답은 항상 똑같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다.
일단 도망이었다.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도망치면 진행을 늦출 수 있고 최소한 반죽음으로 끝난다.
성멸을 이대로 두면 또 가망 없는 일에 소모될 것이다.
그래서 진리의 거절의 말과 함께 전력으로 차원이동을 발동시킨다.
“안 돼-!
공정성이야말로 지배의 진리다.
능력도 자격도 없으면서 칭호를 완전개방한 절대자들에게는 나의 영원의 심판이 내려진다.
그것이 칭호를 가진 절대자들에게 부여한 유일한 제한이다.
이놈이 제한을 풀고 가라니까 감히 도망을 가려고-!”
대신족의 오리진의 강제 전송이 오히려 가속화되어 사라지자 화가 난 진리가 파멸유혼검을 들어서 빈 공간에 찔러 넣었다.
푸욱-!
공간에 구멍이 뚫리며 저 멀리 도망을 치듯이 황급히 멀어지는 대신족의 오리진을 보며 혀를 찼다.
가진 신력이 광대하다보니 정말 빠르고 전력을 유지하는 것은 발군이기는 하다.
쫓아가서 잡아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인데 그럴 여유는 없었다.
나중에 단단히 버릇을 고치기로 하고 다시 공간을 닫았다.
성멸이 종족권능을 발동시키지 못해도 아직은 변동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치이-!
이 철없는 손자 놈!
그런다고 멈출 줄 아느냐?
그래도 자격은 아직 충분하다.
오히려 난이도를 상승시킨 것은 너인줄 알아라.”
열이 받아 화가 난 진리의 뒤로 한명의 인영이 은밀하게 이동한다.
슬금슬금.
신체도 어느새 거의 투명하게 변해 가고 있었다.
대신족의 오리진을 강제 전송시키느라 잠시 풀려난 마도신의 오리진이 어느새 정신을 차렸는지 몸이 흐릿해지며 조금씩 포복을 하며 진리에게서 벗어나려는 중이었다.
다시 발동된 마도신의 현실부정에 의해 인식이 일그러지는 현상에 10중심들조차 눈살을 찌푸린다.
우습게 도망을 치는 모습이지만 위협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인식조차 어긋나는 것을 보니 공격을 맞추기는 무척이나 힘들 것 같았다.
더구나 느껴지는 신력과 경지는 결코 자신들의 밑이 아니다.
방금 나타났던 대신족의 오리진도 만만치 않았지만 이건 어떻게 상대를 해야 하는지 감이 안 잡힐 정도다.
공격을 맞지도 않고 동일한 공격력을 가진 난적인 것이다.
‘역시 진리의 혈족이다.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아.
하지만 결국 우리가 이긴다.’
마음을 다잡고 서서히 흐려지는 인식을 집중해 마도신의 오리진을 확인해 간다.
하지만 더욱 인상이 구겨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라는 필중의 권능을 가진 흑염조차 이를 부득 가는 것을 보니 어느 정도의 현실부정의 마도인지 짐작이 가지 않을 정도다.
쿡-!
하지만 그렇게 현실에서 자신을 지우고 도망치려는 마도신의 오리진의 허리를 파멸유혼검이 꾹 눌렀다.
진리가 마도신의 오리진의 흐려지는 모습을 그대로 다시 현실에 강제로 구현시킨다.
“너는 지금 당장 토해내지 못하겠느냐?”
누가 마도신의 오리진이 아니라고 할까봐서 조금만 불리하면 도망을 가려고 해?
가능성이 약간이라도 있으면 끝까지 달려들어 승리를 쟁취하란 말이다.
이래서 언제 일족을 만들 것인가?
또 흡수한 차원의 권능과 마도는 어디다 숨겼느냐?
당장 돌려주지 못할까?”
진리의 눈 안에 검게 일렁이는 불꽃에 마도신의 오리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10중심조차 속일 수 있는 자신의 현실부정이 너무나 무력하게 간파되어 이상했는데 저것이라면 이해가 간다.
불완전한 흑염의 절대자가 발동하는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아닌 진리가 발동하는 완벽한 직감의 권능의 총화라면 어떤 마도신의 권능도 무용지물이다.
마도의 힘이 없이는 겨우 10중심급인 입장으로는 저항도 불가능하다.
이래서 혼란 중에 재빨리 도망을 가려고 했는데 완전히 어긋났다.
“아하하하하핫-!
아예 승산이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역시 완전한 ‘언제나 동전의 앞면’에는 현실부정 따위는 전혀 안 통하는군요.
썩을 불공평한 직감의 권능의 같으니라고-!
왜 흑염이 마도신 뿐 아니라 모든 관리신의 천적인지 알려주는군요.
무엇보다 과연 진리할아버님-!
저의 회심의 현실부정의 권능조차 이렇게 파악하시다니 이 어린 손자는 감복-!
감복했습니다.
우리 가문의 자랑이시며 희망이신........꽥-!”
“대화하면서 수를 짜내는 것을 보니 넌 여전하구나.
절대로 도망 못 친다.”
화아아아악-!
흑염의 불꽃의 빛이 그대로 마도신의 오리진의 전체를 비춘다.
다시 흐려지려던 몸이 명확해져간다.
몇 번인가 몸을 다시 투명하게 하려고 했으나 결국 포기하고 의사를 전달해간다.
“그냥 이 녀석은 넘어가 주십시오.
기억을 흩어보니 울보에 겁쟁이입니다.
능력을 아득히 뛰어넘는 본인의 마탑을 쌓으며 이길 수 없는 상대를 능가하기 위한 마도진을 만들면서 어떤 추태를 부렸는지 아시면 정나미가 뚝 떨어질 것입니다.
이 녀석은 단지 끈질기며 포기할 줄 모르고 악착같이 버티는 재질만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마도신 계열은 인재부족이라서 이런 놈도 필요하지요.
거기다 익히기로 악명 높은 차원의 절대급의 마도신이라니 언제 또 생길지 모릅니다.
허락하신다면 제가 대신 영원의 심판을 감당하겠습니다.”
의외의 말에 진리의 눈이 반짝 빛나며 반문을 한다.
주변의 10중심들이 당황하는 표정을 보면서 즐겁다는 표정이 떠올렸다.
능력만으로는 수위에 드는 존재이지만 너무 강해져서 진실에 닿았다.
그리고 그 처참한 진실을 박살내기 위해 현실에 관여하지 않고 수련만을 쌓았다.
그런데 이렇게 직접 현실에 나서겠다는 경우는 처음이다.
마치 세상이 싫다고 방구석에 처박힌 폐인이 거대 회사를 맡겠다고 자청한 경우와 같다.
능력이 안 되면 두들겨 패겠지만 넘치니 고려대상이다.
“호오?
네가?
정말이냐?
그때 이후 어떤 경우에도 현실에 개입하지 않은 네가?”
진리의 물음에 진한 허무와 장난기가 가득한 웃음으로 대답하는 마도신의 오리진이었다.
“카하하하하하하-!
지옥과 같은 현실에 개입할 필요는 전혀 없지만 거기에 이득이 달려있다면 다르지요.
대신 이 녀석의 차원의 권능과 마도는 제가 가지고 있겠습니다.
흑염의 창조대신 성멸의 종족권능이 봉인되고 폭주한 차원의 권능과 마도의 대부분을 잃은 지금은 겨우 창조신급의 마도신입니다.
다시 쌓으려면 장구한 시간을 걸릴 것입니다.
이제 진리할아버님께서 신경을 쓰실 정도가 아닙니다.”
“..........그렇게도 빼내고 싶으냐?
모든 것을 알고 포기한 네가 현실에 다시 개입하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정은 무가치하나 감동은 가치가 있습니다.
현실에 개입하지 않는 마도신의 무정한 오리진에게 승리를 안겨준 마도신에게 내리는 가호라고 할까요?
현재 천적과 같은 흑염의 일족에게 이기고는 고사하고 덤빌 무모한 마도신이나 관리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영원의 심판마저 통과하다니 정말 기쁘더군요.
진리 할아버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제가 대신 채우겠습니다.
과정은 다르나 결과는 원하시는 대로입니다.
아니면 제가 자격이나 능력이 없다고 거부하시겠습니까?”
“아니 너 이상의 적격자는 없지.
아니 넘칠 것이다.
지금의 수준으로도 당장 계획을 시동시킬 정도이지만........”
잠시의 침묵과 함께 진리가 고개를 흔들었다.
“넌 내 혈족이다.
10중심이나 직접 개입하는 나의 혈족은 바람가의 대표 1명만 인정한다.
그 이상은 절대계가 감당이 안 된다.
절대계는 본래 10중심들의 것이지 바람가의 것이 아니다.
또 바람가는 언제인가 끝날 지배도 군림도 하지 않는다.
오직 불가능에 도전하여 가능하게 하는 초월자의 가문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이것이 바람가의 모든 생사여탈권을 가진 대가주이며 혈족의 오리진 으로서 의지다.”
진리가 직접 절대계의 모든 권리가 자신들에게 있다고 인정하며 바람가의 개입을 막는 것을 보면서 복잡 미묘한 표정의 10중심들이었다.
그런 표정을 보면서 마도신의 오리진이 진한 살기가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자신들은 기억도 못할 먼 과거의 인연으로 가진 능력에 비해 과분한 직위와 권한, 특혜를 받고 있는 저것들을 못 마땅하게 생각하지 않는 바람가의 혈족은 없다.
더 괘심한 것은 진리할아버님의 전폭적인 지원과 교육으로 1대 1로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강해졌다는 점이다.
바람가의 인원이 복수로 상대하면 이기지 못할 것도 없지만 그럼 전면전이다.
일족까지 동원된 총력전으로 들어가면 역시 진리 할아버님이 10중심의 일족들에게 직접 부여한 종족권능 때문에 공멸을 피할 수 없다.
그런 사정이 없었다면 이미 끝장을 보았을 것이다.
감히 혼자서 절대계와 전 주우주를 제압하고 영구종속단계를 추진 중이신 진리 할아버님과 혈족인 바람가에게 공공연히 대적의사를 보이는 만만치 않는 적을 내버려 둘 정도로 허술하지 않았다.
‘역시 난점은 1시간의 제한이 있지만 모든 일족이 10중심급의 강자가 되는 절대의 종족권능인가?
각 10중심의 종족의 수는 10억 이상이다.
그들 모두가 10중심 급이 되면 아무리 바람가라도 정면으로는 이길 수 없다.
이것을 넘어설 방법이 없었는데 이제 생겼다.
절대급의 차원의 권능으로 분명 종족권능의 발동을 비틀었었다.
미세하나마 시간차와 효과를 바꾸었어.
내가 확실히 파악하여 틈을 만들면 끝장을 내줄 수 있다는 뜻이지.
그런데 겨우 절대급의 마도신 주제에 기원인 나조차 잠시나마 지체하게 만들 정도의 마도방위체계를 갖추다니 완전파악에 시간이 걸리겠어.
무엇보다 칭호와 마도를 마탑과 일체화시킨다는 미친 생각을 하다니?
덕분에 위력과 잠재력은 비약적으로 증가했지만 그러다 마탑이 부서지면 어쩌려고?
덕분에 제대로 위력을 내려면 마탑까지 필요해.
결국 이 빌어먹을 현세에 어느 정도 머물러야 한다.
그 시간에 저 건방진 10중심들까지 처분을 시도해 본다.’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결국 현재에 개입한 마도신의 오리진의 입장을 걸고서 깔끔하게 처리를 해야 한다.
이렇게 요란하게 나서서 반쪽자리 권능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면 두고두고 놀림감이 될 것이다.
다행히 진리 할아버님이 원하시는 목적은 이미 알고 있었고 통과방법도 준비를 했다.
“그래서 좋은 해결방법이 있습니다.
할아버님의 기준도 만족시키고 저도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입니다.
이 녀석도 편히 살겠죠.
모두 만족할 것입니다.”
“쿡-! 겨우 살기만 하겠지.
겨우 얻은 13써클의 차원의 권능과 마도를 너에게 다 뺏기고 말이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하기에는 차원의 칭호와 마도까지 이미 거의 일체화한 마탑이 문제지?
칭호와 분리가 안 되어서 완전히 파악을 못했구나?
하위 마도신의 권능파악이 안 되는 것은 마도신의 오리진으로서 그런 수치도 없으니 이렇게 보완할 생각이냐?
아니면 너 덕분에 목숨을 건졌으니 그걸 바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할 셈이냐?
마도신으로서 버릇이 또 도졌느냐?
얼마나 맞아야 그딴 약점을 잡아 이득 챙기는 짓거리를 안 할래?
이대로 몸을 반쪽내서 빼기 전에 빨리 뱉고 집에 가라.”
예리한 지적과 함께 등허리를 꾹꾹 누르는 파멸유혼검에 저절로 비명이 나오는 것을 웃음으로 메우고 입을 열었다.
“아하하하하하-!
그럴 리가요?
저는 관대합니다.
그리고 마도신은 마신이 아니고 신입니다.
현실부정의 마도신의 오리진이기에 빛에 속하고 카르마의 수치도 ‘절대선’이 맞습니다.
그런 제가 그런 일방적인 가혹한 조치를 할 리가 없습니다.
보십시오. 이 카르마의 수치..........어라? 아슬아슬하군요.”
이유는 안보아도 안다.
오랜 현실에 대한 외면으로 빛의 신으로서 가져야할 긍정의 카르마의 수치가 부족해졌다는 것은 말이다.
현실을 부정하는 마도신이 카르마를 긍정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 어느 정도 성공한 나중에는 거의 다 마도신을 포기하고 신계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더욱 절대급의 마도신이 적은 것이다.
저기 자신이 대부분의 차원의 권능과 마도를 흡수하여 빈털터리가 된 차원의 마도신의 거지같이 허름한 모습이 보인다.
단기간에 벌인 전투의 여파와 극심한 피로, 에고 아유타를 발동한 대가로 절대계 최강의 흑염의 신체조차 마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열될 정도였다.
재빨리 마도와 권능을 다 흡수를 다 했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자멸했을 것이다.
본래는 영혼과 신체까지 다 흡수하여 집으로 고이 가져가려 했지만 권능과 마도가 마탑에 절반이상 묶여있는 이상 그것도 포기다.
해결방법은 마탑을 넘겨받던가 아니면 직접 제작을 해야 한다.
이제 어느 정도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카르마도 벌어들일 겸 이렇게 나서겠습니다.”
등허리를 누르던 파멸유혼검을 마치 없는 것처럼 통과시킨 투명한 상태의 마도신의 오리진이 몸을 세웠다.
그리고 찬란한 황금빛에 둘러싸인 26쌍의 빛의 날개와 그것을 둘러싼 이글거리는 26쌍의 흑염의 날개가 몸 전체를 둘러싼다.
갑자기 등장한 신력 1천조를 넘나드는 강자의 등장에 일순 비상태세가 걸린 흑염일족을 흩어보며 마도신의 오리진이 말한다.
“제가 흡수한 차원의 권능과 마도, 흑염의 정기를 바탕으로 똑같이 구현한 신력 1천조로 추정되는 장래의 차원의 마도신입니다.
이것으로 진리 할아버님의 영원의 심판을 유지하겠습니다.”
“호오?
재주가 많이 늘었구나.
하지만 그래도 네가 나의 혈족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그렇게 말하던 진리의 입이 한순간 멈추었다.
차원의 마도신의 음성이 터져 나온 것이다.
“나는 차원이자 근원이며 마도이다-!
나보다 나약하고 연산력도 떨어지는 어리석은 존재들이여.
모두 나의 부하가 되어 진리의 가망 없는 목표인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는 개가 될지니 불만이 있으면 덤벼라.
진리에게 도전하는 멍청한 10중심도 예외는 없다.
방해가 되니 나를 따르든지 아니면 닥치고 있던가 하라.”
“..........”
“..........”
갑자기 내뱉은 폭언에 마도신의 오리진이 변한 14써클의 차원의 마도신을 어이가 없는 눈으로 잠시 쳐다보기만 하는데 커다란 웃음소리가 다시 흘러나왔다.
“킬킬킬-!
카하하하하하-!
역시 입으로 자기 무덤을 파는구나.
신력 1천조가 되니 이제 대상이 10중심과 그 이하의 모든 존재가 대상인가?
확실하게 납득할 수 있는 유일한 위인 진리 외에는 모두 적으로 돌려도 상관없다 이거지?
현실을 무시하고 자기 뜻대로만 사는 마도신답지만 정말 이놈은 정말 곱게는 못 죽겠어.
푸하하하하하핫-!”
한참을 웃다가 다시 설명을 이어간다.
“클클클-!
저의 마도의 일부분입니다.
차원의 마도신이 본신신력 1천조와 완전한 14써클을 가졌을 경우의 성격도 똑같이 구현했습니다.
방금 행동은 바로 회색이 되었을 경우에 나온 첫 인사말입니다.
이놈은 누가 마도신이 아니랄까봐서 본인에게 손해만 없으면 화를 풀면서 날뛸 기회만 노리고 있더군요.
더구나 위험이 없거나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이렇게 도전적으로 나옵니다.
어차피 당할 바에는 누가 먼저 죽는지 해보자는 거지요.
결국 가문에 속한 저처럼 물러서지는 않을 겁니다.
또 마도신이지만 칭호를 가진 절대자이며 차원의 신계를 가진 주신이기도 하니 절대로 포기하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진리 할아버님이 원하시는 수준을 바로 구현하였으며 중간에 소멸할 위험도 없습니다.
어떻습니까?”
잠시 눈빛에서 복잡한 빛이 스치던 진리가 입을 열었다.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을 ‘회색’으로 승인한다.
단 지금 구현한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의 성격대로 행동만을 허락한다.
그리고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마도신의 오리진이 아닌 현재의 차원의 마도신이 진다.
이것은 직접 차원의 마도신이 회색의 권리를 행사할 때까지 유효하다.
현재의 차원의 마도신은 주우주로 복귀시킨다.
잘 성장시켜 보아라.”
“감사합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하겠습니다.”
갑자기 회색이 결정되는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에 10중심들이 다급하게 달려들었다.
“진리시여-!
이건 말도 안 됩니다.”
“결국 혈족을 앉히시겠다는 뜻입니까?”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을 구현하여 현재의 임무를 맡기고 책임까지 떠넘긴다니 이런 황당한 발상을 하는 존재를 어떻게 10중심에 임명을 하시겠다고?”
“성격을 구현한다고요?
자기 생각대로 안한다는 보장이 없지 않습니까?”
혈족은 안 되지만 혈족이 구현하여 변한 차원의 마도신을 10중심에 임명한다는 소리에 직접 관련된 8인의 절대자들이 여기저기서 불만을 토로했다.
더구나 처음 하는 말을 보니 자신들과 잘 지낼 생각은 고사하고 아예 대놓고 싸우자는 것을 숨기지 않는데 100억의 신력을 가지고 최고위 일족을 쓰러트렸으니 천조를 넘었다면 그 위험성은 상상이 간다.
더구나 방금 확인한 자료에 의하면 원거리 타격 전문에 기동성과 회피를 극한까지 수련한 마도의 투신이다.
동급이라면 극도로 잡기가 힘들다.
거기에 창조신까지 권능을 가졌다고 확인했는데 자칫하면 세력 전에서까지 밀릴 수 있다.
하지만 진리의 판결은 단호했다.
“된다.
확실하게 신력 1천조를 가졌을 경우에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의 언행과 권능이 맞다.
회색이 되기까지의 긴 시간과 중간 유실의 위험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다른 성격으로 행동하면 즉각 제재한다.
무엇보다 더 이상 회색을 공석으로 둘 수 없다.
회색을 겸임하고 있는 황금이 본래의 권능을 잃을 수 있다.”
자신에게 시선이 모이자 유일하게 ‘회색’이 임명된다는 소리에 반색을 하고 있던 황금이 황급하게 표정을 감추고 입을 다문다.
겨우 10중심의 조율이라는 말도 안 되는 업무에서 해방되는 순간이기에 뒷일은 나중에 감당할 생각인 것이다.
그렇게 정신을 잃고 널브러진 11써클의 차원의 마도신과 자신들에게 살기와 투기를 숨기지 않는 바람가의 혈족이 구현한 14써클의 차원의 마도신을 쳐다보는 10중심들의 표정이 극히 어두워졌다.
아무래도 이대로 밀어붙여질 것 같다.
가지각색의 생각이 10중심들을 스친다.
‘신력 1천조의 차원의 권능과 마도, 거기에 근원의 칭호까지 분명 구현했다.
놀라운 마도이며 능력이로군.
회색을 충분히 감당하겠어.
이제 해방이다.’
‘11써클의 차원의 마도신이 회색이 될 때까지 저 놈과 싸워야 한다는 소리이군.’
‘광역 파괴권능은 상대로는 정말 안 좋아.
일족들이 위험하다.’
‘저걸 어쩌지?
지금 당장 쳐 죽일까?’
‘그러다 바람가의 마도신의 오리진이 완전히 회색을 차지하면?’
결국 하나의 사실로 인식이 모아졌다.
‘진리가 나선 것 중에서 초대형 사고다.
막고 해결해야할 황금이 짐을 덜었다고 저렇게 앞 뒤 안 가리고 좋아하니 완전히 큰일이다.
이걸 누가 처리하지?’
갑자기 속이 꼬이고 머리가 아파지는 10중심들이었다.
이 모든 것이 멍청하게 자기 권능과 마도, 거기에 지식과 성격까지 복사를 당한 차원의 마도신 덕분이며 자신들과 비슷하게 강해지니 막 나가는 행동을 보니 더욱 용납을 하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당장 손을 쓰기는 힘들다.
진리의 영원의 심판의 관리에서 벗어나야 가능하고 그 영향이 어찌될지 예측이 안 된다.
그래서 쓰러진 11써클의 차원의 마도신을 쳐다보는 10중심의 눈에서 살기와 투기가 서서히 짙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