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열의 막내 -->
그렇게 항의를 하던 전용사가 퇴장을 하였지만 차원의 마도신과 회색의 대립은 풀리지 않는다.
아니 처음부터 하급신의 언행은 관심 밖이었다.
차원의 마도신의 입장에서는 비록 뛰어난 재능은 부럽지만 결국 신족이 된 이상 최하급의 신으로 바닥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자신은 이미 최고위 창조신계의 신계주신이며 신계의 지원을 중점적으로 받고 있다.
재능의 차이는 이미 무시할 수준이다.
거기다 칭호를 받은 상태에서 영원의 심판을 통과하여 창조신까지 올라선 이상 자신을 능가할 가망성 따위는 없다.
다만 과거 전쟁의 신의 초기 시절에 방해를 받은 것을 약간의 악감정으로 때려잡은 것뿐이었다.
나중에 차근차근 갚아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다른 신계로 가려고 해도 천한 인간출신의 신을 받아줄리 없고 용병신이 되면 거의 소멸을 각오해야 하기에 떠날 수도 없다.
그러니 문제는 지금 눈앞의 미래의 자신이다.
어디의 시점에서 구현시킨 줄 모르지만 정말 성질이 더러워졌다.
다짜고짜 모든 생명을 죽여 정기로 회수하다니 어디의 마신도 그런 짓을 안 한다.
이렇게 하면 악명은 확실히 날 것이다.
무엇보다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이러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되게 끌려가다 실패할 것만 같았다.
“내가 신계주신이다.
내 별과 신계를 어떻게 하든 내 마음이다.
너는 회색이니 절대계의 영역이나 관리 하시지.
받은 의뢰의 진행도 대부분 내가 중점이니 진행방식과 결과도 내가 결정한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싸늘했다.
“피식-! 또 발버둥 치다 자폭하려고?
이미 해보았는데 안 되더군.
그런데 예비 창조신인 네가 흑염의 절대자에게 통할 것 같나?
그리고 설마 과거의 자신이 죽으면 미래의 나도 사라지니 손을 못 댄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면 착각이라고 알려주지.
마도신의 미래구현이 어떤 것인지 대충은 알 것인데?
그런 상식 따위는 모두 무시하고 결과만 구현한다.
그 상식과 현실이 정상일 리가 없으니 이렇게 강력한 것이다.
그래서 네가 죽어도 마도가 구현되고 있는 한 나는 존재하지.
내가 왜 이렇게 과거의 나와 다르게 나오는지 의문이 가나?
기회조차 주지 않고 심판을 하려하냐고?
대놓고 이야기해서 나는 마도신의 오리진님께서 개입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1주일 후의 너야.
킬킬-! 이대로 조금 있다가 어찌되는지 알고 싶어?”
지독한 살기와 증오가 ‘회색’에게서 풍겨 나온다.
이것은 지금의 자신과는 다른 냉정하고 잔혹한 지배자의 분위기였다.
다른 이야기는 잘 모르지만 하나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미래의 자신은 다른 10중심들에게 경원을 받고 막내취급도 못 받는 최하위의 서열이지만 폭군이 되었단 사실을 말이다.
“너 말이야.
조금 있다가 무슨 꼴을 당하냐 하면.......아하하하하.
말해도 상관은 없지 않습니까?
어차피 이런 정신 상태이면 어떻게 도움을 주어도 힘듭니다.”
“조용히 해라.
둘 다 싸가지가 없구나.”
갑자기 마도신의 오리진이 말에 살기를 풀풀 날리자 막 미래에 대해 내뱉으려던 회색이 갑자기 식은땀을 흘리면서 어설픈 웃음을 지었다.
잠시 잊었는데 마도신의 오리진이 성향은 절대로 온화하지 않다.
아니 마력조차 수단으로 선택하는 신이 정상적일 리가 없다.
성질이 폭발하면 어떻게 되는지 잠시 망각을 했던 것이 실수라는 것을 바로 깨달았다.
돌아가는 꼴을 가만히 보고 있던 마도신의 오리진이 어디선가 목검을 하나 끄집어냈는데 당연히 불살(不殺)의 ‘파멸유혼검’이다.
문제는 거기에 덕지덕지 피딱지가 잔뜩 묻어있었는데 지우기를 포기할 정도로 물 들은 것을 보면 아무리 보아도 한 두 번의 타격으로 저렇게 될 리가 없었다.
그런데 저 피의 흔적에서조차 느껴지는 신력은 절대로 1,000조 이하가 아니었다.
즉 1,000조 이상의 신력을 가진 존재를 무차별로 두들겨 팼다는 뜻이다.
대상은 바로 답이 나왔다.
“이것도 내 직계 교육 후 처음이로군.
그 녀석은 자유로운 영혼 어쩌고 하면서 함부로 입을 놀리며 후손은 보기 싫다고 고집을 부리며 덤볐었지.
감히 할아버님들 앞에서 말이야.
너희들도 정말 버릇이 없구나.
감히 어른 앞에서 살기를 보이다니?
더구나 어딜 함부로 지껄이느냐?
감정에 싸여 결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말을 하는 것이 어디의 마도신일까?
우리 어설픈 회색님이겠지.
그렇게 자폭의 마도신이 되고 싶으신가?
하긴 이제까지 결과만을 봐서는 차원보다 자폭이 더 위력적이었으니 그렇게 개조를 해 볼까?”
“아하하하하. 시키신 대로 과거의 저를 돕기만 하겠습니다.
그러니 이것 좀 제발 치워주시면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오-! 아프다니까요.
자꾸 이렇게 머리만 때리시면 연산력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제 수련이 더 효과가 좋단 말입니다.”
“너 잘되라고 이러는 것이다.
이게 언제 제정신을 차리고 제 몫을 하지?
이건 직계를 다시 기르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손이 많이 가나?”
엄살이고 농담인 것 같지만 진짜였다.
말소된 자신을 다시 구현 후 1,000조의 신력을 가진 몸에 익숙해지도록 교육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실수를 하거나 진도가 느려지면 인지도 못했는데 어느새 목검의 끝이 자신의 이마를 찌르고 빙빙 돌리고 있었다.
이렇게 파멸유혼검이 이마에 꾹 누르고 돌릴 때마다 피가 배어나올 것만 같았지만 절묘하게 힘 조절을 해서 충격만을 두뇌에 전달해서 연산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바람가 특유의 체벌과 단련을 병행하는 방식이라서 능력향상에는 극도로 효과적이지만 고통도 지나치게 크다.
지금처럼 두뇌를 강제로 가속시키면 10중심 중 회색 체면에 토를 할 지경이다.
그러니 차라리 피를 토하며 수련을 하는 것이 나을 지경이다.
그렇다고 이 징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 바람가의 기본능력이 모든 분야에서 절대계 서열 2위의 능력을 가진 전신이자 투신이다.
거기에 마도신의 오리진으로서 권능을 추가로 가지고 계시니 하위의 마도신으로서는 이건 대책이 없다.
흑염의 절대자보다 더 상대가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방금 까불었던 하급신이 바로 사라져서 징계를 못 준 것이 기분이 나쁘셨는지 더욱 심하게 하시니 머리가 돌 지경이었다.
“그리고 차원의 마도신-!
휘하의 하급신 따위에게 공개적으로 이런 헛소리를 듣다니 도대체 부하 관리를 어떻게 하는 것이냐?
겨우 방금 신이 된 최하급이 어떻게 예비창조신급의 신계주신에게 덤벼?
보는 네가 속이 터질 지경이다.
설명해봐-!”
“그것이.......이상적인 신계주신으로서 부하를 제 몸과 같이 사랑하고 존중하면 언제인가는 다들 알아주리라고.
그게 안 되면 최소한 저의 유용성을 알게 되면 상호존중을 하지 않.........허억-!”
미래의 자신이 파멸유혼검에 당하는 꼴을 보니 소름이 오싹 끼친 차원의 마도신이 더듬거리며 대답을 했지만 마도신의 오리진이 원하는 정답이 아니었다.
방금까지 회색의 이마에 대고 빙글빙글 돌리던 파멸유혼검이 자신의 이마에 바짝 대어져 있는 것이다.
“이것도 제정신이 아니네.
철없는 어린 것들이 2명인가?
이걸 언제 철이 들게 하지?
그리고 너 부하관리역시 책으로만 배웠지?
상호존중이 뭐라고?
부하를 네 몸과 같이 사랑을 해?
최악의 경우 유용성을 인정받아?
어느 세월에?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존경받는 이상적인 신계주신?
그게 가능한 존재가 얼마나 있다고 처음 신계주신이 된 어리바리 한 놈이 그걸 선택을 해?
무엇보다 너도 잘 모르고 확실할 수 없는 생각과 마음을 부하들이 어떻게 알아주나?
스스로 확신을 못하니 중간에 마음이 흔들리고 지금처럼 방식을 다르게 해야만 하면 어쩔래?
너만 괴로운 것이 아니고 주변까지 다 끝장이다.
그리고 차라리 철저하게 주고받는 관계에서 시작을 하면 어느 정도 변동은 견딜 수 있는데 주기만 하다가 못주면 부하들이 가만있겠나?
넌 신계주신이 아니고 노예냐?
이러니 신계 주신으로서 존경은 고사하고 이용만 당하다 배신당했지.
일단은 됐다.
이건 나중에 천천히 교육을 하지.
직접 당해보아야 이해가 될 것이니 말은 필요 없지.
그보다 방금 건방지게 지껄인 하급신 놈이 저 별 인간출신이지?”
“아-! 예. 그렇습니다.”
마도신의 오리진이 눈을 아래의 창조신성으로 향한다.
대략 5천억 정도의 인간들이 느껴진다.
정기의 급이 낮기는 하지만 이 정도의 인구를 하나의 행성에서 관리가 가능하다니 역시 주신성이라고 할만은 하다.
그 덕에 가끔 이런 규격외의 존재도 출현하지만 용서는 할 수 없다.
현실에 활동 중인 마도신 중 최강에게 최하급신 주제에 막말을 하며 도전이라니 용납할 수 없는 사태다.
한번 무너진 권위는 어지간해서 되살아나지 않기에 영원의 심판 중 그 난리를 친 흑염의 절대자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래서 창조신성에 사는 모든 인류에게 선고한다.
“신계주신의 공적인 행보에 사적인 반대를 하고도 무사할 수 있는 존재는 주신급 이상의 신외에는 없다.
그러나 인간출신의 용사신은 신계주신에게 하급신이면서 공개적인 장소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밞지 않고 불온한 반대발언을 했다.
이것은 신계주신의 절대적인 권위를 인정하는 신족의 질서와 서열로 유지하는 신계의 안전을 위협하는 반역행위다.
그러나 갓 하급신이 된 존재에게 죄를 묻는다는 것은 잔혹한 일이며 본래의 종족의 특성일 것이기에 개인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그래서 본인의 출신인 인간종족 전체에게 불임의 저주를 1달간 걸어 징계한다.
그리고 신계주신이 납득이 될 만한 성적을 선별에서 내지 못할 경우 전원 처리한다.”
“헉-! 저보다 더하시면 안 되지 않으시지 않습니까?
그보다 이렇게 직접 안 좋게 개입을 하시면 곤란하실 것인데?
현실에서는 카르마의 제약을 받고 계십니다.”
“오리진이시여-!
가장 많은 지성체의 종족을 다 죽이시면 안 됩니다.
더구나 앞으로 의뢰를 위해 남겨두어야지요.”
마도신의 오리진은 선고가 끝나는 것과 동시에 5천억의 인류 전부에게 불임의 저주를 간단하게 걸어버렸다.
그 장면을 보면서 황당한 표정을 한 회색과 기겁을 한 차원의 마도신에게 사무적인 말투로 대답을 했다.
“그런 걱정은 할 필요 없다.
이정도의 현실 개입은 내가 이제까지 절대계에 기여한 공에 비하면 하찮은 수준이다.
그래서 주신성 몇 개를 날려도 나의 카르마의 절대선은 변하지 않으며 진리할아버님의 징계는 없다.
손해는 보지만 이 정도는 하위의 마도신을 위해 사용하도록 하지.
그리고 차원의 마도신이여.
나는 불살(不殺)을 계율로 가진 진리의 혈족이노라.
그래서 학살도 심판도 없다.
단지 불임의 저주를 건 상태에서 현실의 1초를 행성의 100년으로 적용시켜 빠르게 흐르게 할 뿐이다.
주어진 수명인 100년의 노화의 세월을 견디고 살아남은 강한 존재만이 선별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본래 생명체에게 수명이 주어진 이유다.
너의 권능인 차원을 가지고 정상적으로 집행할 뿐이다.”
“아오오오오-! 저는 마도신이지 마신이 아닙니다.
저는 두려움보다는 사랑을 받고.......컥!”
차원의 마도신이 당황하여 그대로 마음에 있던 소리를 내뱉자 바로 징계가 떨어졌다.
퍼어어어억-! 꽝-!
용서 없이 휘둘러진 파멸유혼검에 머리를 정통으로 가격당한 차원의 마도신이 그대로 땅에 처박히고 분노를 숨기지 않은 마도신의 오리진이 고함을 쳤다.
“닥쳐라-!
어리석은 놈-!
이러니 혼자 발악하다가 죽었지.
그걸 막거나 약화시켜보겠다고 나선 나와 ‘회색’이 창피할 지경이구나.
무엇보다 사랑을 받고 싶으면 연애를 하지 왜 신계주신을 하나?
신계주신이 사랑만을 가지고 할 수 있다면 누가 고생을 할까?
감정을 배제한 채 잘못된 것에 대해 심판하고 우수한 자를 선별하고 부하의 희생을 감수하며 발전을 추진하는 것이 신계주신의 기본 책무다.
그런데 모두에게 사랑받고 받는다는 의미는 모든 부하에게 강제적인 지시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신계주신이 신족 모두에게 사랑을 받으면 그 신계는 퇴보 혹은 무너진단 말이다.
그래서 신계주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너지지 않는 권위이며 그것은 이런 잘못함에 대한 단호한 처벌에서 나온다.
하지만 너의 약한 마음은 그걸 거부하겠지.
그럼 묻겠다.
차원의 마도신이여.”
“으으으-! 예.”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키는 차원의 마도신의 얼굴은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결코 적이 아니다.
미래의 자신인 회색과 마도신의 오리진님이시며 자신을 돕고 있다.
10중심의 최하위 서열로서 진리가 지시하는 모든 굳은 일을 맡아야 하고 주신에게 금지된 정신체를 재생시키거나 연금하는 금기를 어긴 자신에게 유일한 아군인 것이다.
그리고 정확하게 미래의 이야기를 해주지 않지만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참혹하게 결판이 이루어졌으며 그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말이다.
그걸 변화시키기 위해 이들이 이렇게 강압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이런 방식을 따르면 자신이 아닌 것이 될 것이다.
수없이 많은 싸움을 견디며 여기까지 왔던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셈이 된다.
“운명은 바꿀 수 없다.
그것은 본인의 성향과 주변의 환경에 의해 결정되었기에 결국 그렇게 될 것이다.
하지만 결과를 늦추거나 약화시킬 수 있다.
그것이 무엇이냐?”
“.........꼭 대답을 해야 합니까?
잔혹하십니다.”
“아님 내게 불손한 언행을 한 저 인간종족뿐 아니라 다른 지성체들도 지금 자연스럽게 도태시켜 줄까?
2초면 좋은 결과가 나오겠구나.”
“아닙니다.
바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