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리와 이익 -->
마도신의 오리진은 성장과정에서 바락바락 대드는 수준이 아니라 사생결단을 낼 기세로 고집을 부리고 버티어서 죽도록 치도곤을 낸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어떤 의문이나 수련에도 넘어가는 법이 없었고 편집광처럼 달려들었다.
그 결과 너무나 빠르게 신력이 1,000조를 넘어가고 불가해의 팔시조 조차 완벽하게 익혀낸 바람가의 강자였던 것이다.
성인이 되고 직계까지 교육을 끝내도 의문의 탐구는 멈추지 않았다.
징계를 할 만한 윗대가 거의 없어 결국 신족의 오리진인 자신까지 왔다.
자신조차 감당이 안 되면 결국 진리할아버님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무섭게 몰아쳤다.
그래도 바람가의 일원이라고 대놓고 덤비지는 않았지만 지독하게 맞으면서도 버티었다.
정지된 시간 속에서 얼마나 두들겨 팼는지 모른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마도신의 오리진 을 피범벅이 된 파멸유혼검으로 다시 깨워 두들겨 팼는지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몰랐다.
이러는 이유는 성인이 된 바람가의 강자들의 주장은 언제나 똑같았다.
“왜 안 됩니까?
왜 바람가는 현실에 개입을 해서는 안 됩니까?
절대계 최강의 힘은 바로 저희들입니다.
그런데 왜 10중심들에게 모든 권력을 양보해야 합니까?
할아버님들이 나서지 않는다면 제가 나서서 바람가의 위대함을 10중심들에게 증명하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직계를 보아 그들을 숫자로도 넘어서겠습니다.
이런 단일혈통 체계는 결국 10중심들의 일족에게 이길 수 없습니다.
처를 여러 명을 들여서 어떻게든 후손을 늘려야 수적 격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도 숫자가 벌어지는데 더 이상 시간을 그들에게 주어서는 안 됩니다.”
“.........안다.
하지만 안 된다.
이것은 진리 할아버님의 지시다.
절대로 어겨서는 안 돼.
그렇게 개입을 하고 싶으면 한 종족의 오리진이 되어 간접개입만을 허가한다.”
“하-!
진리의 혈족인 저희들조차 승부를 장담하지 못하는 10중심과 그 일족들에게 하위 종족들의 오리진이 된다고 어찌 이길 수 있습니까?
모든 것이 시간의 낭비입니다.
그러하오니 제가 바람가를 대표하여 그들과 전력으로 상대하겠습니다.
제가 세력을 만들고 직계들도 만들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강해졌고 권능을 창조해 왔습니다.
저의 현실부정의 마도는 위력 면에서 숫자만 채워지면 능히 현재의 10중심을 넘어설 것입니다.
바람가는 원래 있어야할 위치로 돌아갈 것입니다.
가문의 지원도 바라지 않습니다.
단지 출가의 허락만을 바라옵니다.”
“더 수련이나 해라.”
“이제 개인수련으로는 한계입니다.
직접 싸워야 합니다.바람가의 상대는 10중심과 그 일족 외에는 없나이다.”
뛰어난 능력에 자부심이 깊고 바람가에 대한 애정이 깊을수록 그 집착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러기에 말로 시작한 타이름은 이제 힘과 힘의 우열로 바뀐다.
바람가는 무가(武家)이기 때문이다.
강한 자가 옮은 것이다.
아니 강해지기 위해 더 노력하고 수련한 그 세월이 가져다주는 판단이 올바른 것이다.
자신의 생각으로는 결코 바람가는 절대계의 지배세력이 되어서는 안 되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진리의 혈족인 바람가라는 우월의식이 문제였다.
진리할아버님의 혈족으로 너무나 뛰어난 재능과 환경을 물려받으니 다른 일족들보다 초월적으로 강하다.
그리고 그 자부심은 곧 선민사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면 절대계와 주우주에게서 반감을 살 것이다.
결국 자연스럽게 절대적인 힘에 의한 폭압밖에 없다.
그럼 발전은 고사하고 퇴보를 안 하면 다행이다.
그러니 지금의 상황이 가장 좋다.
어떤 지배계층도 하위계층의 질시와 모략을 받는다.
당연히 10중심도 힘으로 군림하면서 질서를 유지하는 대신 그만큼의 반감도 받고 있다.
그것은 본래 바람가가 받아야할 질시와 견제를 그들이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은 10중심들을 견제하는 주요일족의 오리진 으로서 존경만을 받고 있다.
바람가의 입장에서는 10중심은 하위일족의 불만을 대신 받아주는 일종의 방패막이였던 것이다.
그런 10중심을 타도해도 돌아오는 것은 대가 없는 관리 업무와 하위계층의 불만을 정면으로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다.
주우주의 정기와 맞먹는 바람성이 있는 이상 물질적으로나 정기에도 어떤 부족이 있을 수 없다.
무수한 주요일족의 오리진이 소속된 가문으로서 끝없는 존경을 받는다.
10중심도 자신들을 절대 무시할 수 없기에 어느 정도 양보와 거래를 한다.
명망 높은 가문이 유지되기에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좋은 상황이다.
실제로 5백억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누구도 비교할 수 없는 명문가문으로 칭송만을 받아왔다.
그런데 단지 절대계 최강이라는 자기만족을 위해 지배세력이 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반전될 수 있다.
최고가 아닌 최상이 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어찌 이 젊은 아이들에게 이해를 시킬 수 있을까?
10중심의 바로 아래서열이지만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가문이 가장 좋은 위치인 것이다.
결국 끝에 나오는 말은 하나였다.
“진리할아버님이 말씀하셨다.
자신을 이기면 마음대로 해도 좋다고 말이다.
그런데 나조차 못 이기면서 무슨 출가냐?
그럼 덤비어라-!
나를 넘어서고 가보아라.”
“무례를 범하겠습니다.
현실부정의 마도신의 권능이 어떤 것인지 증명하겠습니다.”
그러고 시작한 전투는 당연히 신족의 오리진이며 진리할아버님에게 성인까지 직접 교육을 받은 자신의 상대가 될 리가 없다.
하지만 마도신의 오리진의 현실부정이라는 권능은 정말 놀라왔다.
어떤 피해도 현실부정으로 복구하고 어떤 권능도 다른 반대되는 권능을 도구처럼 사용하여 정면으로 타도한다.
더구나 신족이면서 마력까지 사용하기에 권능의 범용성면에서 신족을 능가한다.
물론 위력은 본래보다 떨어지지만 수없는 조합으로 그것을 초월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전능은 아니나 어떤 상황에도 대응이 가능한 만능의 투신이 마도신 이었다.
역시 혼자서 바람가의 영광을 구현하겠다고 나설만한 강자였다.
허나 결국 그 바닥을 들어낸다.
처음에 기묘한 수단들에 당황했지만 마도신의 오리진보다 순수한 강자인 자신에게 치명상을 줄 수 없다.
어떤 권능이나 마도의 조합도 결국 편법인 것이다.
순수한 압도적인 힘 앞에는 무력하다.
마도신은 하위나 동급의 존재들에게는 필승을 자신하지만 상위의 존재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한계를 보인 것이다.
무지막지하게 신력으로만 밀어붙이자 대항할 권능을 마련하지 못하고 그대로 압도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악착같이 버티며 새로운 마도와 권능을 조합하여 만들어내는데 기막힐 지경이었다.
가끔 간담이 서늘할 정도의 마도가 발동되고 그것을 분쇄 할 때마다 치명상을 감수해야 했다.
결론적으로 신족의 오리진인 자신조차 마도신의 오리진은 완전히 제압이 불가능했다.
비록 의견이 다르나 가족이기에 서로 마지막 수단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우열은 명백했다.
그렇게 대부분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여가며 그 의지를 육체의 고통으로 시험했다.
그렇게 힘에 의한 설득의 시간이 끝없이 흘렀고 결국 진실을 알게 되고 나서야 물러섰다.
아니 능가해야할 대상이 10중심에서 이계의 현실로 바뀌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 이후로 현실에 관심을 끊고 오히려 바람가의 계율을 유지하는 쪽에 선 마도신의 오리진이 차원의 마도신의 선전에 저렇게 적극적으로 응답한다는 것이 경이로웠다.
‘하긴 나도 신족중 하나가 상위의 10중심을 이겼다면 기꺼워했을 것이다.
모처럼 외유를 하고 있으니 내가 나서야하겠군.
이렇게 직접 보고가 올라온 것을 보니 아래의 서열이 완전제압이 안 되는 아이인 모양이야.
거기다 신족이라면 어느 정도인지 기대가 크군.’
우웅-! 스르르르릉-!
공간이 열리는 소리가 울리고 사이에서 하나의 목검의 모습이 미끄러지듯 들어났다.
역시 피에 물들어 검붉은 색깔과 풍기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것이 바람가에서 태어난 모든 신족후손들의 오리진을 교육하고 계율을 지켜온 파멸유혼검인 것이다.
자신이 직접 나설 의사를 보이자 자신의 직계인 마신족의 오리진이 깊숙이 고개를 숙여 추가 설명을 한다.
“잘 다녀오십시오.
이번 문제를 일으킨 후손은 조금 특이한 권능으로 오리진을 선택했습니다.
바람성의 결계를 독자적인 방식으로 돌파하고 영역을 구축 중입니다.
아래대의 아이들이 추적하여 제압하고 있는데 도망치는 것을 막는 것이 힘든 모양입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지 그랬느냐?”
“마도신의 오리진을 불러서 맡기시면 좋은데 직접 움직이실 줄 몰랐습니다.
무단출가하면서 방위결계를 무차별적으로 파손시켜 아이들이 특별요청입니다.
마도신의 오리진의 직접교육을 청해왔습니다.”
“허허? 교육담당으로 마도신의 오리진을 직접 지명?
무슨 죽을죄를 지었기에?”
기가 막혀 헛기침이 나왔다.
얼마나 말썽을 부리고 도망쳤기에 어지간한 후손들을 지독하기로 덜덜 떨게 하는 마도신의 오리진을 직접 지명하는지 모르겠다.
잠깐 바람성을 확인을 하고나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이고 이가 갈려졌다.
방어결계가 완전히 박살이 나고 구성하던 시설물들이 완파를 당했다.
10중심이상의 강자들을 막아내기 위한 절대결계다.
그게 취약한 안으로부터 타격이라지만 완전 박살이 나있었다.
이걸 복구하려면 보통 정성이 필요한 것이 아닌데 수리가 아니라 완전 재구축이 필요할 정도로 망가진 것이다.
그 사고를 친 당사자는 얼마 못가 한 지역에 영역을 구축하고 있고 다른 후손들이 도망을 못 치게 막고 있었다.
“으득-! 집의 대문을 다 부수고 나갔다고?
그리고 안 끌려가겠다고 버티고 있어?
재주도 좋다.
어디 이 싸가지 없는 후손을 교육시키러 가볼까?
도대체 어디서 이런 철없는 후손들이 계속 나올까?
왜 조금만 쓸 만해지면 다 한 번씩 이런 반항을 하는데?
누굴 닮아서-!”
“........피가 어디 가겠습니까?
저희들도 다 그렇게 컸지 않습니까?
나이를 먹고 조금 더 진실을 알면 나아지겠죠.
길게 살아가는데 최고보다 최상이 더 났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렇게 기다릴 시간이 없다.
진리 할아버님의 계획에 중추가 될 우리다.
그런데 어떻게 어린아이의 투정을 다 받아줄까?
바람가의 가율대로 교육한다.
이기는 자가 올바르니 힘으로 의사를 관철하라.”
“갈수록 아이들이 강해지니 저러다 뭉치면 힘이 부칩니다.
이번에는 한번 구슬려 보시지요.
어라? 벌써 가셨군.”
마신의 오리진이 골치가 아프다는 듯 이마를 손으로 가리며 전혀 종족과는 어울리지 않는 대사를 했지만 이미 신족의 오리진인 아버님은 이동을 한 뒤였다.
혼자서 서열전의 결계를 유지하게 된 마신족의 오리진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혼잣말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신족의 오리진 이시면서도 급하고 단호한 성격은 유전인 모양이시군.
어디 우리의 마도신의 오리진이 무엇을 하느라 연락도 못 받는지 볼까?
그러나 저러나 정말 신룡족의 참전거부로 혼자 나서신 유일용신제 할아버님을 서열 1위로 올린 생각인가?
그리고 유일용신제 할아버님도 참 우유부단하시지.
감히 일족의 오리진의 참전명령을 거부한 용신족들을 살려두고 계시니 이해가 안 되는군.
쿡쿡-! 10중심의 최상위에 서려면 시건방진 용신족들부터 정리를 해야 하는데 거부라?
어머니의 일족이라고 단호하게 처단을 못하니 저 꼴이지.
어차피 진실은 바람가의 혈연 외에는 의미가 없는데 말이야.
다 아시면서 혈육의 정을 고집하시니 참 이해할 수가 없어.
일단 결계부터 보강해야 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