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념(信念)과 오기(傲氣) -->
주신전 안은 이미 초토화가 된지 오래였다.
초월권능을 가진 주신뿐 아니라 절대급의 권능까지 가진 마신왕이 거의 전력으로 싸우는데 주신전이 버티고 있는 것은 그나마 최고위 창조신급의 신전의 골조덕분이었다.
최고위 창조신전은 주신으로서는 파괴가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상대에게 집중하느라 대인전의 권능만 집중시키느라 부분 파괴만 일어나는 이유도 컸다.
헤파이스와 로키나가 격돌하는 폭음과 충격이 난무하는 공방 중에서도 로키나의 조롱하는 목소리가 울린다.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겨우 이거였어?
신력은 높아졌지만 권능은 그때 그대로네.
입으로만 싸웠던 모양이야.
이면주신(裏面主神) 발동.
완전 마도영창-!
‘나는 나로서 존재하니 너 역시 그러하리라.”
- 마법계열 : 시공마법, 창조계, 발현시
- 효 과
의식이 없는 물질의 형상을 창조한다.
속성을 가리지 않으며 어떤 물건도 모두 최상의 상태로 되돌리고 더한다.
창조계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마력은 10서클 중 최고이기에 잘 쓰지 않는다.
개발목적은 공동에서 생필품이 부족한 주인공이 생활을 위해 만들었다.
- 처음 발현 후 주인공 한마디 : 정말 구질구질하다.
10서클이 되서 처음 만든 마법이 이거냐?
물질창조의 마도에 따라 2개의 번쩍이는 매개체가 형성된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마도영창이 그것을 발동 시킨다.
“영원히 작렬하며 충돌하는 불꽃과 얼음의 대지인 깅능가가프-!
무한대의 파괴공간으로 다른 모든 것을 먹어치워라.”
화르르르륵-! 슈르르르릉-!
갑자기 허공에 나타난 태양과 같은 불덩이와 달과 같은 얼음덩이를 보는 순간 여주신들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혼자서는 절대로 받아내지 못할 위력의 마도를 저렇게 마음대로 쏴대는데 앞에서 무식하게 거대 망치를 휘두르며 가로막고 있는 헤파이스 때문에 어떻게 방해를 할 수 없다.
더구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
로키나의 등 뒤로 이제 너무나 익숙한 신력의 빛을 가지는 빛의 날개가 활짝 펼쳐졌다.
“모든 시간과 공간에서 자유로운 하늘의 날개-!
차원천라(次元天羅)-!”
기겁을 한 여주신들이 전력으로 모든 권능을 동원해서 수십 겹의 방어막을 쳐간다.
차원도약을 통해 오는 공격이라 낭비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해야만 막을 수 있다.
“또 온다―!”
“전 방위로 막아.”
“그랑라하-!
시간결계도 쳐-!
늦추어야 한다.”
파사사삭-! 파스스슥-!
주신조차 죽일 수 있게 증폭된 파괴력을 가진 마도가 인식에서 벗어나서 차원 저편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무작위로 나타나는 공격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찰나와 같은 순간이라 지극히 막기 힘들었다.
이렇게 불필요한 방어권능을 최대한 동원하여 저지하지 않았다면 전멸도 순식간이었다.
우르르르르릉-!
역시 모든 공간방어와 시간결계를 관통하고 자신들을 노려온다.
일반결계로는 차원이동을 막을 수는 없지만 다행히 탐지에는 도움이 된다.
그리고 탐지된 순간 가이아나가 움직였다.
가볍게 휘두르는 일격은 전능신족의 종족권능인 모든 권능을 파악하여 분쇄하는 ‘전지(全知)’였다.
모든 종족 중 최고의 위치에 있게 한 전능신족의 종족권능 중 하나가 그대로 불꽃의 태양과 얼음의 달에 접속하여 그대로 분해하여 버린다.
파스스스슥-! 후아아아앙-!
그러나 반딧불과 얼음 꽃처럼 산산이 흩어지는 마도를 뚫고 엄청난 질량을 가진 무엇인가가 그대로 휘둘러진다.
가이아나는 몸을 그대로 으깨어버릴 기세로 위에서 아래로 휘둘러지는 공격을 막을만한 틈이 없었다.
아무리 종족권능이 발동에 부담이 적지만 그래도 초월권능이다.
발동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본래의 위력이 안 나온다.
그러면 저 마도의 공격을 막을 수 없다.
더구나 저 거대망치는 단순한 질량공격이다.
무게만으로 산을 박살낼만한 질량공격을 바늘 끝보다 더욱 작게 압축시켜 충격을 집중하는 기적에 가까운 기예였다.
어떻게 저런 무게를 저렇게 정교하게 다루어서 충격을 집중시키는지 모르지만 권능만으로 받아낼 수가 없었다.
권능에 집중된 전능신족의 여주신이기에 몸으로 막아낼 수 없고 더구나 전력으로 권능을 발동하여 막을 여력이 없다.
그 위기에 막아선 것은 이미 ‘스톰 오브 버서커’를 발동하여 속옷차림이 되어 설치고 있던 토리나였다.
다른 여주신들이 천박하다고 주의를 줄 여력도 없었다.
주신이 감당 못할 완력을 발휘하는 헤파이스를 그나마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전력신력 전개 상태인 토리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언제나처럼 역시 거대화시킨 망치를 휘둘러서 가아이나 대신 받아내었다.
“이런 제길-!
또 이 방식에 이따위 공격이냐?
정말 악질이잖아!
우와아아악-!”
쿠우우우우웅-!
거대한 망치 두 개가 동시에 허공에서 부딪치자 둔중한 충격음이 퍼졌다.
파가가가가가가각-!
사방을 날리는 충격파가 주신들의 신체와 권능조차 뒤흔들자 황급하게 다시 뒤로 튕기듯이 몸을 날려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이 상황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데 도저히 이기기는 고사하고 돌파를 할 수 없다.
“약점-!
발견한 약점 없어?”
“절대급의 마도와 완력의 조합이야.
도저히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돌파를 못하겠다.”
“그 늑대와 뱀이 나간지가 벌써 반나절이야.
태초의 투신들만으로 제압을 못하고 있어.
다른 하위신들은 상대도 안 돼.
빨리 우리가 나가서 잡아야 해.”
“이러다 신계 또 다 망하겠어.
어쩌지?”
저 미친 마도신인 로키나가 연금되느니 같이 죽자고 내보낸 늑대신과 뱀신이다.
처음에는 무슨 짓인지 몰랐지만 저것들이 본래 신계전멸요새라는 것을 알고 있는 토리나가 미친 듯이 막으려고 달려들었다.
그래서 급한 상황을 알고 당장 잡으려고 했지만 이 2명이 입구를 막아섰다.
처음에는 숫자가 우세하니 밀어붙이려고 했지만 어느 정도 신체를 회복한 이들의 힘은 무시 못 할 정도로 급상승되어 있었다.
아니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의 권능지원과 창조신급의 신계지원의 권능으로 과거 전성기 시절이상의 힘을 발휘할 정도로 강화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한번 이겼던 헤파이스에게 완전히 힘으로 밀리고 있던 토리나가 결국 격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단순한 대장장이 신이라며?
그런데 왜 이렇게 잘 싸워?
처음 싸우던 때와는 완력도 전투감각도 상대가 안 되잖아?
그새 이렇게 늘었다는 소리잖아?
저게 투신이 아니라고?
너희 신계는 주신전쟁 때 전력이 남아돌았어?”
토리나가 울화가 치밀어 그랑라하에게 쏘아붙이듯 말하자 지그시 이를 악무는 그랑라하였다.
제일 아픈 곳을 찌르고 있다.
하지만 헤파이스가 이 정도로 강자일 줄은 정말 예상 밖이다.
그리고 발전 속도역시 눈이 부실 정도였다.
얼마 전에 승리했던 토리나가 이제 정신없이 막기만 바쁠 정도다.
‘신계가 망하는 순간까지 투신으로 절대로 나서지 않았으니까 몰랐지.
아니 일부러 부상을 치료하지 않았을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어.
제우스가 왜 그렇게 기겁해서 죽이려고 했을 때부터 알고 있었지.
그때는 안정이 중요할 때였으니 외면했지만........’
자신의 반려였던 제우스는 헤파이스가 태어나자마자 치명상을 입혔다.
아니 전력으로 죽이려고 했으나 죽이지 못했다는 것이 정확했을 것이다.
신계주신의 전력공격에 바로 이상을 느끼고 나타난 자신의 반대에 죽이지는 못하고 그 상태로 신계추방을 할 때 알아보아야 했다.
다음 세대를 이끌 강대한 주신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성장하여 대장장이 신으로서 신계에 자력으로 복귀했을 때는 제우스에게 당한 상처는 만성이 되어 고칠 수 없었다.
주신이 직접 전력을 다한 공격이 최고위 신의 신체에 영구히 손상을 입힌 것이다.
완전한 신체를 가진 신으로서 있을 수 없는 절름발이에 흉한 얼굴을 가진 최고위 신의 모습에 기겁을 했던 신계였다.
그리고 신계가 몸 상태를 완전히 확인하고 치료가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제우스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자신의 신계주신의 위치를 위협할 존재가 영원히 복구불가가 된 것이다.
허나 시간이 지나자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헤파이스는 위대한 천공일족이고 직계다.
자신의 질투와 두려움으로 영원히 흉한 모습을 가지고 살게 된 처참한 모습은 권력자로서 집착보다 일족의 오리진으로서 후회를 일으켰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애를 가지고도 능력은 아직도 출중하고 소중했다.
대장장이신으로 만들어내는 모든 신기가 모든 신들의 감탄을 자아냈을 정도였다.
신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기술을 보완하는 결정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다.
더 이상 다른 신계에 고개를 숙여가며 신기를 제공받지 않을 정도였다.
결국 화해를 위해 신계주신인 본인조차 탐을 내던 미의 여신을 포기하고 주변의 격렬한 반대와 미의 여신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반려로 주었다.
화해를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한편이 되었지만 마음을 완전히 되돌리지는 못했다.
주신이 되면서 막대한 정기를 부여하면 치료도 가능했지만 거부하고 대장장이 신으로 남은 것이다.
그 모습에 더욱 안심한 제우스였다.
하지만 그 이후 주신들의 질서를 뒤흔든 주신전쟁이 터질지는 몰랐다.
499주우주가 진리의 영역에 들어가 벌어진 창조신들의 결전은 기존 세력의 참혹한 참패로 끝나고 지배층의 완전교체와 지배이념의 변경을 가져왔다.
창조신장조차 바뀌었으니 그 여파는 지독했다.
다음 대신족과의 결전을 위해 안정은 버려지고 발전만이 지상명제가 되었다.
새로운 창조신장이 되신 승가람마님이 전신족에게 보낸 명령서는 단 한 줄만이 적혀있었다.
‘승자인 강자에게만 축복 있으라.’
신족의 최대발전을 가져오는 승가람마님의 축복을 받는 것은 승자인 강자만이다.
패자가 없으면 당연히 승자는 없다.
패배한 신계가 없으면 승리한 신계도 없는 것이다.
지원을 받고 싶으면 싸우라는 뜻이다.
노골적으로 전쟁을 부추기는 이 명령에 모든 신계는 전율했으나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절대계에서 받아온 칭호의 효과는 두말할 필요가 없어서 신계로서는 절대적으로 확보를 해야만 했다.
어떤 신계를 제물로 해서라도 승자가 되어야 했다.
더구나 패배자인 약자들에게는 모든 세력과 신체까지 빼앗기는 정령계가 기다리고 있었다.
승자에게는 모든 패배한 신계의 행성이 정식으로 주어졌다.
결국 하나의 신계가 침공을 시작하자 모든 신계가 총력을 건 전쟁에 나섰다.
지배층도 안정적인 대물림이 아닌 적자생존의 처절한 전투가 벌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거부할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는 변화와 변핵의 폭풍이었다.
모든 지배세력이 교체되는 주신전이 끝나자 대신족과 마신족까지 끼어든 인증전이 벌어질 것이다.
어떤 강대한 세력을 가졌어도 약한 신계주신이라면 버틸 수 없는 전쟁의 연속이었다.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주신의 전력은 귀중했지만 검증이 안 된 실력이고 가능성이기에 끝까지 권유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 겪어보니 정말 주신전에서 전세를 바꿀 정도로 강대한 투신이 되었다.
휘이이이이잉-! 휘이이이잉-!
산을 능가하는 질량을 가진 거대망치를 장난감처럼 손가락사이에 끼우고 돌리고 있는 헤파이스의 눈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마치 신기를 만드는 것처럼 자신들을 분석하고 틈을 찾아서 정확하게 가격한다.
가장 앞선 존재를 일격에 격퇴할 완력도 가지고 있어 도저히 혼자서는 앞장을 설 수 없다.
그것만으로도 합공의 이점을 완전히 끊고서 전진을 할 수 없게 했다.
더 큰 문제는 자신들이 전진을 하지 못하자 완전영창을 통해 마구 발동하는 마도의 공격이다.
그것도 모든 마도공격이 공간과 시간의 벽을 넘어서 무차별적으로 발동되니 이런 난적도 없다.
덕분에 신계주신의 권능을 강화하여 발동하는 이면주신의 권능이 왜 초월의 권능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이 왜 그렇게 강력한지도 말이다.
그것에 가장 심하게 당한 것이 자신이다.
천공의 권능은 가장 차원의 권능에 근접한 시간과 공간의 최상위 권능이다.
그래서 거의 자신이 방어하다보니 피해를 고스란히 받았다.
가이아나가 전지의 권능으로 보조를 해주지 않았으면 이미 대다수의 여주신들이 패배를 당해 쓰러 졌을 것이다.
주신전쟁에서도 보지 못했던 강력한 주신이었다.
“너희 신계는-!
저런 이면주신의 권능이면 신계주신이 2명이상인 효과인데 왜 망했어?
너까지 치면 신계주신이 3명 이상인데 어떤 신계가 그걸 이길 수 있다고?
도대체 어떻게 패배한 것이야?
일부러 지기도 힘들겠다.”
“허어억-!
아.......아픈 과거를.”
토리나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때 자신은 주변 신계를 거의 다 이겨 놓아서 안심을 했다.
말 그대로 신계주신이 될 정도로 강대한 존재가 3명인데 일반적인 신계가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주변 신계의 마지막 세력이 결집한 연합공격까지 모두 이기고 이제 지긋지긋한 전쟁이 끝났다면서 잔당토벌이나 하면서 연회를 즐기던 자신이었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 마도신까지 된 로키나에게 두려움을 못 이긴 신계주신인 오딘과 지배층들이 그녀를 숙청을 하려는 것을 정말 몰랐다.
그리고 어설프게 숙청을 하다가 놓치는 병신 짓까지 할 줄은 상상 밖이었다.
분노하여 제정신을 상실한 로키나가 주변신계의 잔당을 규합하여 다 같이 망했다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다.
그 이후로 잔여세력을 이끌고 여신혈맹에 가입해서 겨우 영역을 지킬 정도였다.
그런 참혹한 사태를 막지 못한 자신의 책임도 무시를 못 할 정도라는 것은 충분히 자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절대로 이정도가 아니었기에 토리나를 두려워한 오딘과 지배층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적으로 맞서보니 신계주신의 지원을 완전히 받은 이면주신의 권능은 정말로 무시무시했다.
더구나 완전히 보호해줄 투신이 있으니 최대로 증폭한 마도의 위력은 여주신들을 능가하고 가이아나가 조력을 해야 동급이 될 정도다.
왜 오딘과 지배층들이 두려움을 가졌는지 확실히 이해할 정도다.
로키나를 골치가 아픈 동료라고 생각했던 자신에 비해 권력의 경쟁자로 생각했던 그들에게는 완전히 다른 의미였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 2명을 돌파해야한다.
반나절 전에 로키나가 제어를 풀어버린 거대 늑대신과 뱀신은 자기가 위력을 잘 안다.
겨우 주신의 영역에 들어선 태초의 투신들이 감당할 상대가 아니다.
아니 어떻게든 이길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 신계가 완전히 박살이 날것이다.
괜히 신계전멸요새라고 불리던 개체들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눈앞에 철벽처럼 버티고 있는 헤파이스를 도저히 통과할 수 없다.
이제 힘과 신체만 믿고 밀어붙이던 애송이는 없다.
완력도 그렇고 신체운용, 신기의 활용까지 이제 거의 주신 중에서 절대급의 투신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이 와중에도 신계가 박살나고 있느니 안달이 나서 더욱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없다.
그런데 로브를 걸친 인영의 질주가 보였다.
그 질주한 인영이 자신들과 헤파이스가 대치하고 있는 공간사이로 뛰어드는 것을 본 것은 거의 같은 순간이었다.
당연히 대치상태였던 헤파이스와 자신의 공격이 그 인영에게 퍼부어졌다.
적인지 아군인지 모르나 일단은 위험요소는 배제해야 하기에 자동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끼어든 인영이 귀찮다는 듯이 양손으로 좌우에서 내려쳐지는 망치를 향해 내지르는 모습이 보였다.
당연히 신기에 손이 으스러져야 하지만 이변이 벌어진다.
검은 불꽃이 잠깐 손에 맺힌 것이다.
파가가가강-! 파그그그극-!
그 불꽃이 맺힌 주먹에 토리나의 신기와 헤파이스의 신기인 거대망치가 산산조각이 나서 흩어졌다.
그제야 환상처럼 박살이 나서 날려지는 주신전의 정문도 보였다.
창조신계의 신전은 아무리 자신들이라도 파괴가 힘들고 신력이 집중된 신기는 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그걸 과자를 부수듯이 박살내는 완력은 도저히 믿기 힘들 정도였다.
그리고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한 로키나가 영창을 멈추고 한발 뒤로 물러섰다.
아직 자신에게 부여한 전면적인 권능의 지원은 이상이 없었다.
더구나 이면주신의 권능으로 누구보다 강해진 차원의 마도신의 힘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같은 마도신이며 이면주신인 자신에게 변치 않은 신뢰와 강함을 가진 신계주신이 복귀했다.
그런 신계주신이 복귀한 이상 전투는 무의미했다.
신뢰를 거두어가면 저 여주신들과 싸울 수 있는 전력은 당연히 없었다.
신기를 잃은 헤파이스도 황급하게 뒤로 물러서서 고개를 숙였다.
일부나마 절대급에 도달한 권능과 몸이 위험을 알려준다.
접근하는 순간 끝장이 날것이라는 확신을 말이다.
그 둘이 뒤로 물러서며 고개를 숙이자 전투는 당연히 끝이 났다.
“너희들은 모두 탈락이다.
자신들의 신계를 지키지 못한 주신은 주신장전에 나갈 자격이 없다.”
차갑게 선고하는 차원의 마도신의 몸이 바로 영광의 자리 앞에서 난전을 펼치고 있는 전지의 성과 이계의 정령신들을 향해 날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