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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527화 (527/1,533)

<-- 승리(勝利)와 패배(敗北) -->

딱-!

화면은 급속도로 바뀌어 원탁위에 방금 만들어낸 전장이 축소되어 입체적으로 보였다.

각 전력의 자질구레한 숫자들을 제거하면 결국 하급신의 군세 100만과 고위신 군세 1만의 대결이다.

수로는 100배로 비교도 안 되지만 능력을 보면 대등하다.

기본적으로 10명의 하위신이 1명의 1써클의 상위신을 감당한다.

그러나 상위신이 2써클 위라면 100명이 필요하다.

물론 상위신과 대등한 수준의 권능을 가져야지만 성립되는 산술적인 전력의 기준이었다.

일반 권능을 가진 하위신들은 2배 이상의 위력을 가진 우월권능을 가진 고위신을 상대하려면 여기에 또 2배의 전력이 들어간다.

일반권능을 가진 하위신 200명이 2써클 위의 고위신 1명과 사투를 벌여야 한다.

그리고 주신계의 고위신들은 대부분 창조신계의 신들의 직계로서 기본적으로 우월권을 가지고 있다.

주신을 노리는 최고위 신이면 초월권능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는다.

그에 비해 하급신이 된 초월자들의 군세 중에서 제대로 권능을 일깨운 것은 집중적으로 지원한 용사신과 일행뿐이다.

그럼 이런 전력의 기준 따위는 무의미하다.

‘지금 하급신들의 전력은 주신계의 신들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

더구나 권능의 수준까지 고려하면 3할에도 못 미쳐.’

만약 자신을 반대하는 고위신이 1할인 1만이 넘어서 더 많았으면 어떤 방책도 무의미할 정도의 전력 차이다.

그러니 고전은 필연적이다.

허나 비책은 있다.

권능도 없는 하급신들은 아무리 부활해도 어떤 부작용도 없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이다.

고위신은 죽어서 부활하면 권능과 신격에 심각한 손상이 오기에 목숨을 아낀다.

찬성하면 엄청난 해택을 약속했다.

반대하면 아무런 이득도 없이 귀찮음을 감수해야 하는데도 저 길을 선택한 저들은 결코 하급신들에게 자신이 죽을 리가 없고 자신이 약속한 정도는 다 가지고 있는 기득권층이다.

그러나 죽음에 따른 권능과 신격의 손상은 바로 직위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지금은 인간출신의 신이 주신장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감정에 따라서 선택했지만 그런 큰 손해를 감수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니 1번만 죽어도 다시 전장에 복귀할 가능성이 적다.

하급신들을 100번을 죽어도 전력이 유지되는데 고위신들은 1번만 죽어도 감소된다.

또한 하급신들은 수준이 너무나 낮기에 고위신과의 전투 중에도 많은 것을 배워 성장할 수도 있다.

이걸 끝없이 반복하면 승리할 수 있다.

자신은 결코 물러설 수도 포기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을 만들어 주면 된다.

복잡한 생각과 고려가 머리에 스쳤지만 결국 결론은 하나였다.

죽음의 고통과 목숨을 도외시하는 배수진이 하급신들의 군세의 유일한 승기였다.

거기에 신계주신인 자신이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협박이었다.

“불굴의 용사신이여. 그리고 각 종족의 대표로 구성한 초월자들이여

선별을 시작한다.

방식은 간단하다.

전투를 포기한 초월자가 1명이라도 포함된 종족은 모두 탈락시킨다.

모든 것을 빼앗고 알몸으로 새로 만든 주신성으로 추방된다.

허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설사 선발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모든 것을 가지고 이동될 것이다.”

간단한 협박에 초월자들의 군세가 요동치기 시작한다.

그래서 신계주신인 자신에게 향하는 것은 호의나 존경이 아닌 적의다.

주신성이 창조신성으로 승급된 이상 행성에 속한 지성체들은 수확은 피할 수 없다.

본인들이 원망하는 선별조차 자신이 엄청난 부담을 감수한 자비가 넘치는 조치라는 것을 말이다.

무엇보다 신계주신이 다른 존재였다면 신계로 받아들여질 가망성은 고사하고 신이 될 자격도 없는 행성 지성체들의 행동은 배은망덕한 짓이다.

허나 이런 자신의 행동자체가 정상적인 신족으로 태어나 신계로 올라와 신계주신이 되기까지 모든 것을 배우고 제대로 익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이런 무례를 용납하지도 않고 모두 심판을 하여 이러한 번거롭고 수치스런 일 자체를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나약함과 부족함에서 기인하고 있다.

허나 바꿀 수도 없고 이제 자신의 나약함으로 악의를 받는 것이 익숙해져 버렸다.

아니 얻을 수 없다는 것에 미련을 버렸다는 것이 정확했다.

불굴의 용사신에게 은밀하게 의지를 보낸다.

‘너의 뜻대로 만들어준 전장이고 상황이다.

악역(惡役)은 익숙하니 내가 해준다.

그러니 선역(善役)로서 너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라.’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러니 반드시 승리를-!

주신장으로 가시는 길을 열겠습니다.’

불굴의 용사신이 깊숙하게 허리를 숙여 경의와 감사를 표하는 모습을 본다.

계략으로 불가능한 의뢰를 성공시켜 의뢰자의 단 하나의 지지를 얻고 승리를 얻어도 다른 모든 존재의 적의를 산다.

나중에 주변사정이 바뀌면 의뢰자에게조차 원망을 산다.

흑마도를 익히고 성격조차 이 꼴인 마도신인 자신은 결국 이렇게 된다.

아무리 자신이 호의를 가지고 세상의 대우는 변하지 않는다.

어떤 선의를 주어도 자격이 없는 자가 베푸는 것은 오해를 받고 역효과를 일으킨다.

‘거지는 다른 거지에게 적선할 자격도 없다.

좋아. 받아들여주지.

끝까지 내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서 이번 의뢰를 모두 성공시킨다.’

이제 믿을 것은 오직 자신뿐이다.

지금의 자신의 모습과 너무 다른 미래의 자신이 회색의 절대자가 되어서 하는 행동을 보고 유추한 결론이었다.

본래 생존본능에 특화되어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자신과 지금의 회색의 절대자의 행동은 완전히 다르다.

회색영역에 다른 10중심들이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대신족을 독단으로 투입하고 대놓고 적대시하고 있다.

회색의 절대자는 현자계열이라 절대로 혼자서는 다른 10중심을 못 당한다.

다른 10중심과 협조와 동맹인 필수적인데 뒤처리나 목숨 따위는 도외시하고 악의를 마음껏 발휘한다.

그 목적조차 어처구니가 없다.

미래의 자신을 소멸시킨 적이 있던 흑염에 대한 복수만을 원한다.

‘복수?

자신이 죽으면서 상대를 죽이면 그것이 복수인가?

단순한 자해행위지.

웃기고 있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저 정도로 미쳐 날뛰려면 보통의 경험가지고 안 된다.

어떤 끔찍한 미래가 자신에게 올지 정확히 보이고 있으니 더 이상 고집도 욕심도 부릴 수 없다.

‘결국 얻으려고 했던 모든 것에 배신당했는가?

그래서 현실 전부를 부정하고 자신조차 부정하고 있는가?

미래의 나여.

나의 최후도 너와 다를 바가 없겠지.

참혹한 결과를 알고 있다고 해도 결국 나는 그 길로 가겠지.

그것이 나의 성향에 따른 선택이고 운명이니 말이야.’

하급신들의 군세가 전진을 시작한다.

예상외로 수가 너무 적어서 당황하던 반대파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들 역시 주신계의 주 전력이 될 만한 강자들이였다.

단지 실전경험이 너무 적은 것이 문제일 뿐이다.

하급신들의 많은 수에도 전혀 긴장하지 않고 오히려 양떼를 노리는 늑대무리처럼 기세를 살리고 있다.

오히려 하급신들이 상위신들의 신격에 서서히 압도를 당하는 형국이다.

자신의 협박에 포기하지 않는다는 결의가 생겼지만 그 이상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반드시 싸워 이긴다는 결의가 있을 리가 없다.

용사신이 불굴의 권능을 통해 아무리 전의를 올리려고 해도 대형을 유지하고 전진하는 투지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한계다.

‘고생하는군, 불굴의 용사신.

아무리 네가 모두에게 사랑받는 존재라도 이건 안 될 것이다.

아무리 일족의 운명이 걸리고 반드시 이겨야한다지만 이건 주신장이 되기 위한 나의 전쟁이니까.

결국 남의 일이지.

더구나 협박만 해대는 상급자 따위가 어찌되든 알게 뭐냐는 식이지.

쿡쿡-! 쿡쿡-! 아주 좋아. 잘되고 있어.’

여기까지는 너무나 순조로웠다.

조금만 있으면 서서히 상대에게 접근하던 군세가 부딪칠 것이다.

극적인 순간은 바로이다.

그래서 미래의 자신의 신세에 한탄을 할 여유조차 생겼다.

‘허참-! 추구하던 이상에 배신당하고 신생(神生)은 완전히 실패하여 세상에 삐져서 모두 같이 죽어보자고 미쳐 날뛰는 미래의 자신을 직접 보고 있으니 참으로 기분 더럽도다.

이걸 어이할꼬?’

보면 볼수록 암울한 미래의 자신의 모습에 세상 다 산 늙은이의 기분이 되어 잠시 감정에 빠져 있다가 이를 부득 갈았다.

‘으득-! 아무리 계산을 해도 미래의 나의 방식대로 하면 여분의 생명은 고사하고 아차하면 소멸에 말소이다.

당장 적자라고-!

이건 복수라는 자기 기분만 생각하고 억지로 만든 의뢰야.

무엇보다 진행과 결과는 있지만 후속조치는 없는 반쪽자리야.

10중심과 일족, 절대계까지 뒤엎어 놓았으니 뒷감당은 너무나 무겁다.

분명 성공을 해도 그냥은 안 넘어가겠지.

바람가가 보호를 해준다고 해도 나에게까지 엄청난 부담이 올 것인데 그걸 배려한 부분이 전혀 없어.

결국 이 놈이 기분만 풀고 모두 과거인 나에게 떠넘길 생각이란 것이지.

자기는 현실에서 편하게 사라지면서 말이야.

그러나 내가 나에게 당할 것 같으냐?

이미 끝난 너는 그렇다 치고 나라도 혼자서 잘 살아보게 넌 복수만 조용히 마무리 짓고 가라.

너를 보니 나도 이제 큰 것 안 바래.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이번 의뢰는 마도신의 오리진님과 회색의 절대자가 세운 계획이다.

그러나 최고의 마도신이며 현자들인 그들이 세운 계획으로는 너무나 미비했다.

의뢰도 너무 좋고 여분의 생명이라는 막대한 대가는 더 좋은데 미래의 자신에게 미끼도 아니고 버리는 떡밥취급을 당하다고 있다.

물론 미끼야 자신이 하는 것이 당연하고 합리적이지만 완전히 삶을 포기한 미래의 자신하고 같이 일하다가는 같이 망할 것 같다는 확신만큼 기분 더러운 것도 없다.

더구나 후속조치도 없는 계획 따위를 믿을 수 없어 끝없이 상상하고 유추한 결과였다.

‘미래의 나는 흑염과 같이 말소될 작정이다.

그럼 그 와중에 나라고 무사할 리가 없다.’

시키는 대로 하자는 수동적인 모습에서 급격하게 노선을 변경하고 악착같이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는 이유였다.

자신의 감정과는 반대로 흐르는 흐름에 치솟는 분노와 짜증을 이렇게 계속 다독였다.

‘처음 신계에 올라왔을 때 실속만 챙기고 조용히 써클이나 올리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원래 이러려고 했잖아.

그러니 조금만 참아.

곧 끝난다.’

그렇게 자신을 다독이며 냉정을 되찾고 인간출신의 신이 천대받는 신계와 정면으로 마주하자 없었던 길이 보였다.

인간출신의 신을 믿지 못하고 배척하는 신들의 선거에서 7할이상의 압도적인 지지와 주신계를 이끄는 전능의 휘에게 승리를 해야 하는 결코 불가능한 장벽들에 생긴 그야말로 바늘만한 구멍이었다.

그래서 무리에 무리를 하며 여기까지 와서 결국 선거는 통과했다.

승리와 감정에 대한 집착과 욕망을 버린 계획대로라면 승리는 눈앞이다.

창조신과 동격인 주신장이 되어 과거에 신격을 초월하여 벌였던 모든 문제를 정식으로 권한으로 부여받는 것이다,

미래의 자신과는 다른 빛의 신으로서 성공의 길이다.

그러나 미래의 자신은 과거의 자신과 같다.

자신의 성향과 본질에 의해 선택이 쌓여서 다가오는 운명은 변하지 않으며 단지 뼈를 깎는 노력으로  늦출 수 있을 뿐이다.

지금은 잠시 길에서 벗어나 길가에서 쉬고 있을 뿐이었다.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살기 시작하면 다시 미래의 자신이 걸었던 파멸의 길로 갈 것이다.

그걸 한시도 잊지 않고 있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그런 수없이 변화하는 감정에 따라 신력의 파동이 진동하고 있었다.

현재에 부정적인 혼돈은 곧 마력이고 마도이다.

지금 현실부정의 권능을 가진 마도신의 마도는 어느 때보다 더욱 높아져 있었다.

그리고 차원의 마도신이 무슨 생각인지 권능으로 파악하려고 했던 전능의 휘가 혀를 찼다.

근접투신인 자신은 도저히 저 감정의 폭풍과 정신방벽을 뚫을 수 없다는 것을 깨끗이 인정하고 포기한 것이다.

‘쯧-! 이건 정신병자도 아니고 심리상태가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모르겠군.

그냥 신념을 정하고 그대로 살면 되지 뭐 이렇게 고려하는 것이 많아?’

아직 미숙하지만 전능일족의 창조신의 권능으로 차원의 마도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려다 마음속에 소용돌이치는 수없는 욕망과 부정적인 감정들을 직시했다.

빛의 신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번뇌와 고뇌들이 끝없이 중첩되며 높아져 가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정신방벽을 돌파하고 생각은 읽기는 고사하고 약간 바라본 것만으로 속이 울렁거릴 정도였다.

‘이러고도 용케도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구나.

아니 이미 미친 상태가 아닌가?’

마신도 아닌 파괴신이라고 해도 이보다 정상적이라고 말할 만한 정신 상태였다.

폭주를 언제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래서 저절로 미친놈을 경계하는 시선으로 변한 전능의 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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