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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557화 (557/1,533)

<-- 반역(反逆)과 충성(忠誠) -->

차원의 마도신의 과거의 이야기는 아기시절부터 지금까지 몇 시간이 이어졌다.

이 정도면 되었다라고 생각하고 슬쩍 눈치를 보면 무표정한 침묵이 바위처럼 내려앉았다.

‘캑-!’

그 압박감은 저절로 속에서 비명이 나올 정도였다.

결국 있는 기억을 남김없이 털어내고 나서야 질식할 것 같은 침묵이 깨어졌다.

그리고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은 한마디를 했다.

“결국 진리님의 변덕이었군.

장난기도 여전하시군.

정말 천만다행이로다.”

“........”

‘내 인생이 진리의 변덕이고 장난의 결과란 말인가?’

목이 마를 정도로 상세히 떠든 과거의 혹독한 평가에 발끈하려고 했지만 이건 도저히 대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신체나 정신, 경험의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느낀 탓이다.

솔직히 격이 달랐다.

신령이지만 서늘한 눈초리에는 일말의 흔들림도 없는 신념의 불꽃과 거체에는 인고의 세월로 쌓아올린 거력이 꿈틀거리는데 잔재주가 통할 상대가 아니었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신체도 없는 신령상태에서 더 강한 것이지?

마치 억지로 적성에 안 맞는 신체를 부여하여 신령을 억제하고 있는 형국이잖아?

미래의 나도 이럴까?

설마 모든 10중심이 이런 상태는 아니겠지?’

그런 의문이 들 정도로 흑염의 절대자의 상태보다 신령이 보이는 강함은 컸다.

물리력 발휘에 제한이 없는 신령이 더 강하다니 이해할 수 없지만 특유의 생존감각은 정확했다.

차원의 마도신의 과거와 회색의 절대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진리의 변덕과 장난’으로 간결하게 정의하고 생각에 잠긴 흑염의 절대자가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자랑스러워해도 좋다.

진리님이 이렇게까지 변덕을 부린 적은 처음이니 말이다.

진리님의 모처럼의 유희에 심복의 입장으로서 기쁘게 동참해야 하겠지.

그래서 일단은 너의 처리는 유보하겠다.

황금의 절대자나 다른 10중심들, 그리고 미래의 너인 회색의 절대자가 처분하자고 나서도 막아주도록 하지.

다른 절대계의 존재들도 개입을 금지시키겠다.

이것으로 너의 과거 이야기의 대가로 삼는다.”

쿵-! 쿵-!

8륜 봉인의 안에서 흑염의 절대자가 일어섰다.

그것은 종족권능을 발동시킬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위압감과 위엄이었다.

거체의 음영이 산으로 변하여 그대로 자신을 덮치는 느낌에 저절로 공포심이 일깨워지고 속에서 비명이 새어나왔다.

‘히이이익-!’

이걸로 확실해졌다.

흑염의 절대자는 흑염의 신체가 없으면 더 강하다.

미래의 자신이 이 사실을 알 것인가?

아니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만을 8륜 봉인에 넣는 것으로 끝낸 것을 보니 잘 모를 것이다.

지금 10중심들은 과거 1대의 신체와는 달랐다.

‘완전히 봉인하려면 8륜 봉인만으로는 안 된다.

설마 현실에 개입하는데 신체가 필요 없는 경지인가?

이것이 영원체를 뛰어넘었다는 증거인가?’

그런 의문을 뒤로 하고 흑염의 절대자가 마지막 경고를 한다.

“허나 이성적으로 이해해도 감정은 다르다.

과거이든 미래이든 결국 하나면서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너희들 따위가 현자의 정점인 회색의 본모습일 리가 없다.

그래서 흑염의 절대자 상태인 나의 눈에 뜨면 가만두지 않을 것 같으니 잘 피해 다녀라.”

그리고 이동을 시작한다.

언제 파악했는지 ‘이그드라실’의 용량초과로 발동한 미세한 흠집의 앞에 섰다.

미세한 흠집을 다시 살펴본 흑염의 절대자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이 정도면 쉽다는 표정이었다.

쿵-! 쿵-! 쿵-!

신체가 없는데 들릴 리가 없는 심장이 뛰는 소리가 울린다.

신령 자체가 맥동하는 소리다.

그리고 신격과 신력이 폭발적으로 급속하게 상승하기 시작한다.

‘설마 폭혈이 신체능력만 올리는 것이 아니란 것인가?

신격조차 올려?’

흑염의 절대자는 가볍게 오른손을 뒤로 들었다.

“너도 일단은 흑염의 일족에 속하니 잘 보아 두어라.

흑염의 폭혈(爆血)의 정식영창은 1성에 폭음(爆音), 2성에 뇌음(雷音), 3성에 멸음(滅音), 4성에 무음(無音)이다.

그리고 안정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것은 1성 폭음(爆音)만이다.

어지간한 신체단련과 제어력으로는 1성도 힘들지만 그래도 폭발의 위험은 전혀 없다.

거기에 파호톤까지 사용하면 이 정도가 한계다.

2성 뇌음부터 아무리 흑염일족의 신체라고 해도 피의 폭발력에 신체가 견딜 확률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완벽한 신체 제어와 권능의 통제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모든 흑염일족은 안전하게 폭음만 사용하게 제한이 되어있다.

부족하지만 50배의 신체증폭을 최고의 육체를 가진 흑염일족이 사용하니 임무수행에 아무 문제가 없었지.

나도 1성만으로도 10중심 외에는 적이 없었는데..........내 자만이었다.”

‘설마-! 50배의 증폭력이 단지 1성만이라고?

그럼 2성은?

설마 100배 이상?’

그 대답은 눈앞에 나와 있었다.

우르르르릉-! 번쩍-!

갑자기 심장의 폭음소리가 그대로 벼락이 떨어지는 소리로 바뀌었다.

신령의 전신에서 뇌성이 울리면서 그대로 검은 불꽃의 흔들림이 벼락처럼 변한다.

검은 벼락이 오른 손가락 끝에 모인 그 순간에 흑염의 절대자는 그대로 흠집에 내려쳤다.

꽈드드득-! 퍼어어어억-!

당연히 8륜 봉인은 저항을 하기 위해서 요동을 친다.

8개의 절대권능이 서로 상호작용하여 반사함으로 내부에서 힘으로는 격파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손가락이 그것을 무시하고 박히면서 흠집이 커져갔다.

속도가 워낙 빨라 반응이 느려 강화는 고사하고 복구조차 늦었다.

손가락이 파고든 그대로 힘을 더 주자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의 팔이 종이처럼 관통을 해버린다.

그것이 노리는 것은 8륜 봉인의 8개의 권능이 모인 중심지였다.

너무나 일순간에 뚫어버려서 8륜 봉인의 자동대응이 늦어버렸다.

반발하는 8개의 절대권능을 모조리 묵살하는 거침없는 손은 봉인의 중심으로 향한다.

꽈아아악-!

그대로 8개의 절대권능을 손아귀 힘으로 압살을 해버린 흑염의 절대자가 기가 차다는 듯이 혀를 찼다.

“쯧-! 역시 다른 권능은 이정도의 수준인가?

역시 회색의 절대자는 1대 정도로군.

아니 마도와 차원의 권능에만 집중되어 있는가?

편중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위력만 높였군.

미숙한 놈. 겨우 이 정도로 본색을 나에게 드러내다니 죽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8륜 봉인에 대해 잘 아는 차원의 마도신으로서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내부에서 단지 힘으로 깨어졌다.

본인인증이고 뭐고 상관이 전혀 없이 순간적으로 문과 자물쇠를 힘으로 통째로 날려버린 격이었다.

너무 빠른 일격이라 반응할 여력도 없어 폭발할 걱정도 없었다.

이제 가장 큰 문제는 외부와 내부가 연결되자마자 흑염의 절대자의 신력이 검은 불꽃으로 타오르는 점이었다.

화르르르르륵-!

이제까지 품격이 흘러넘치던 신령이 검은 불꽃으로 휘감기면서 서서히 질식할 것 같은 투기와 살기가 풍겨왔다.

“벌써 접속이 왔나?

어지간히 위기인가 보군.

넌 잠시 안 보이는 곳으로 피해있어라.”

아직은 현자의 모습이 남아있는 것 같은 정중한 경고였다.

자존심이고 뭐고 재빨리 가장 먼 구석으로 피한 차원의 마도신의 모습에 피식 웃으면서 한마디를 한다.

“흣-! 지혜란 강자처럼 살고 싶은 약자의 속임수일도 있다.

허나 가혹한 현실 앞에서는 모두가 약자이다.

그런데도 누구나 자신들을 강자라고 착각하고 말한다.

이렇게 어리석고 거짓된 이들이라도 올바른 이상을 꿈 군다면 현자는 그것을 실현한다.

현자란 이상을 실현하는 존재다.

이것이 정론임을 명심해라.

이후에 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진리에게 직접 보고하고 처리해 버린다.

회색의 절대자가 막아도 상관없다.

이 정도의 ‘이그드라실’따위는 1대에게나 통하지 2대 중 누구도 묶을 수 없다.

1대 회색을 능가하지 못하면 2대 회색의 자격이 없기에 황금과 나는 반대한다고 너의 미래에게 알려주어라.

그럴 기회가 있다면 말이지.

이제 꺼져라-!

이 후 눈에 띄면........죽인다.”

살기어린 경고와 함께 왼손이 벌어진 틈새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8륜 봉인을 무자비하게 양쪽으로 찢어발긴다.

쫘아아아아아아악-!

힘으로는 파해할 수 없는 8개 절대권능의 집합체가 산산이 사라지고 흑염의 절대자와 차원의 마도신은 그렇게 현실로 복귀했다.

완전히 흑염의 권능이 돌아왔는지 야수의 외침과 같은 고함을 지르면서 본체로 귀환되는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이었다.

그렇게 신체와 합쳐져 가니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차원의 마도신에게 받은 타격과 회색의 절대자의 초장거리 저격으로 인한 받은 막대한 피해를 역류를 무방비로 받은 본체가 받은 상태인 것이다.

고통, 굴욕과 분노가 동시에 밀려온다.

“크아아아아아-! 죽인다. 회색-!”

분노에 찬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이 그렇게 모습이 사라지고 한참을 지나서 차원의 마도신이 나타나서 주변을 살핀다.

경고대로 들킬까봐서 숨도 안 쉬고 봉인의 안에서 흑염의 신체의 상처를 수습하고 있었다.

뚫린 가슴의 상처도 칭호와 권능을 동원해서 재빠르게 수복하고 종족권능이 발동된 여파로 몸 상태는 절 호조였다.

그래도 무슨 위험이 있나 싶어서 주변을 재빨리 흩었다.

휘이이이이이-!

바람가의 오리진들의 절대 권능들의 잔류가 거세 흐름이 되어 있었다.

주변에는 500만 개의 파멸유혼검이 바다 위의 나뭇조각처럼 반짝이면서 아직도 권능을 품어내고 있었다.

다행히 시간은 얼마 지나니 않았다.

‘절대거리 코아’와 ‘이그드라실’을 같이 쓰면서 내부의 시간까지 어긋나게 할 정도로 권능의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최고의 마도와 최고의 현자권능을 동시에 발동한 다는 것은 경악할 수준이지만 흑염의 절대자의 본래의 힘을 엿본 자신으로서는 다시 생각을 해보게 했다.

‘미래의 나는 얼마나 강할까?

과연 흑염의 절대자와 진심으로 싸우면........틀렸군.’

아무리 생각해도 이길 방법이 없다.

결정기로 절대거리 코아를 선택한 것을 보니 약점인 근접전 능력은 아예 포기하고 장점인 장거리 공격력과 기동성을 극대화시킨 모양이다.

흑염의 절대자가 방금처럼 무시하고 방심하면 모를까 적극적으로 전력을 다하면 상대할 수 없다.

‘코아’든 ‘이그드라실’이든 ‘언제나 동전의 앞면’으로 회피하고 달려들면 끝없이 도망을 쳐야했다.

그리고 방금 본 흑염의 절대자의 진정한 전력까지 가산하면 마도신의 오리진님까지 포함해도 이길 수단이 없었다.

신령도 최고수준의 현자이기에 만약 신체를 죽여도 더 강해져서 출현할 것이다.

이건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다.

역시 흑염은 회색과 현자의 천적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아직 서열전이 끝나지 않았을 것이고 유일용신제를 1위로 만들 계획은 추진 중이다.

상식적으로 보면 미래의 자신이고 오리진이시니 미력하나마 가서 도와야 한다.

허나 뒤통수를 때리고 영구봉인을 하려한 회색의 절대자나 그걸 방치한 마도신의 오리진님이나 전혀 도울 마음이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 자신은 의뢰를 달성했고 완전한 생명 3개는 이미 선불로 받았다.

미래의 자신에게 복수하러 갔다가는 거꾸로 당한다.

그리고 어설프게 도우러 갔다가는 높으신 분들의 서열전의 여파에 소멸당하지 않으면 천만다행이다.

마지막으로 흑염의 절대자가 경고한 말이 머릿속을 울린다.

‘보면 바로 죽인다고 했지.

일단은 보호를 해준다고.......’

이제 결론이 나왔다.

가볍게 양손을 마주치고 경건하게 고개를 숙였다.

짝-!

“명복을 빈다.

미래의 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마도신의 오리진님.

부디 무사하시를 바랍니다.

힘이 없는 저는 여기서 승리를 기원하겠습니다.”

차원의 마도신은 불가능한 복수와 상처가 난 인연의 포기는 빠를수록 좋다는 것을 실천했다.

절대로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이 준 위압감에 질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단지 자신이 도달해야할 바른 경지를 본 것 같았다.

냉정하게 눈으로 보고 비교해보니 알겠다.

얼마나 자신이 부족한지를 깨달았다.

흑염의 절대자와 비교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2미터 정도로 축소된 흑염의 신체와 절름발이의 마도로 어디까지 도달할지 모르지만 일단 목표를 찾았다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주신계의 신계자아의 음성이 울렸다.

“주신장이신 차원의 마도신님의 생존확인.”

‘아-! 내가 성공하기는 했구나.

마도신인 내가 영웅신인 전능의 휘를 결국 이겨냈어.’

실감이 나지 않지만 결국 자신은 창조신과 동격이라는 주신장의 직위를 획득했다.

미래가 어찌될지 알고 있다.

쉽지 않고 어렵기만 할 것이다.

그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하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순수하게 기뻐하기로 했다.

자질구레한 하위의 호칭은 사라졌다.

이제 남은 것은 “주신장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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