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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572화 (572/1,533)

<-- 반역(反逆)과 충성(忠誠) -->

고민을 잠시 하다가 결국 잘 아는 존재에게 물어보기로 하고 공간이동을 하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그리고 서열전의 결계를 추가로 보강한 바람가의 오리진들은 잠시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회색의 절대자의 코아와 흑염의 절대자의 파호톤의 공격은 완전히 중화하지 못한 탓에 자신들도 피해를 입었다.

거기에 절대계의 피해를 우려하여 주우주와 경계로 날려 보낸 충돌의 여파는 엄청난 결과를 낳았다.

경계를 지키던 방어막은 직격도 아닌데 완전히 붕괴직전이고 거기에 흑염의 절대자가 저 멀리 주우주의 끝으로 날려지면서 뚫어 넣은 커다란 구멍이 결정타였다.

경계막이 붕괴하려는 것이다.

혀를 차면서 너덜너덜해진 단색의 수련복을 복원시킨 바람가의 오리진은 마치 총탄에 관통당한 유리처럼 쩍쩍 갈라지는 주우주의 경계막을 보면서 혀를 찼다.

거의 패닉상태인 주우주의 창조신들이 달라붙어서 보수를 하고 있는데 쉽게는 안 될 것 같았다.

자신들이 도우면 쉽게 되겠지만 10중심의 충돌여파를 막다가 생긴 절대계와 자신들의 피해의 복구가 우선이었다.

손해뿐인 의무의 수행이지만 그래도 큰 소득을 얻었다.

10중심 급이라는 바람가의 오리진들과 10중심들과의 능력의 차이를 깨달은 것이다.

마도신의 오리진이 냉정하게 전력의 차이를 확인하고 결론을 빠르게 내렸다.

“약간의 격차라고 생각했지만 컸군.

확실히 우리들로서는 대체가 힘들겠어.

이번에는 물러선다.”

“확실히 그렇습니다.”

모두들 큰 상처는 없지만 나름대로 자신하던 권능과 오의들이 겨우 충돌여파에 무너진 것에 상당히 놀랐다.

나름대로 각 분야에서 최강이라고 자부했는데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그러나 황금의 절대자와 유일용신제의 결투를 방호하는 유일신황 할아버님과 유일마제 할아버님은 여유가 있으시다.

그런데 자신들은 단 2명의 결투를 감당하지 못하고 저런 피해를 용납했다.

불가해의 8시조의 혈연유전(血緣遺傳)으로 전대보다 나은 재능을 물려받은 후손으로서 답답함을 멈출 수가 없었다.

물론 그동안 피땀 어린 수련으로 쌓아올린 세월과 능력의 차이라는 것을 알아도 마찬가지였다.

‘우위의 재능은 결국 필사의 노력을 이길 수 없나?

하긴 차원의 마도신의 경우만 보아도 회색의 절대자가 된 것이 이상할 정도이기는 하지.’

마도신의 오리진이 심각한 고민을 하려는데 잡음이 들려왔다.

“1대 1로는 승산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저희들보다 윗대의 할아버님들이 직접 나서서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다른 아이들을 동원해서 다수로 밀어붙이면 이길 수는 있습니다.”

“쓸데없는 소리-!

우리들은 바람가다.

바람가는 무가이기에 자신의 의지는 자신의 힘으로서 관철한다.

약한 소리를 할 바에는 차라리 본가로 복귀하도록 해라.”

“죄송합니다. 대안이었습니다.”

말은 바로 거절이지만 속은 달랐다.

지극히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각 10중심들에게 아이들을 10명씩만 배정하면 단숨에 일족까지 제압할 수 있다.

허나 그럴 수는 없지.

강경파인 아이들을 이끌고 노인의 두려움이라고 비판하면서 뛰어든 현재로의 개입인데 힘이 모자라서 바람가에 손을 벌릴 수 없다.’

자신을 제외하고 이들은 바람가에서 가장 젊은 세대에 속했다.

진리 할아버님께서 499주우주 창조신의 필사적인 반항에 10억년 이상을 기다리셨다.

그래서 점유활동의 진행을 늦어진 이후의 세대였다.

확장과 발전은 멈추어졌지만 후손들은 태어나서 늘어나니 문제가 발생한다.

새로 태어난 후손들에게 맡길 영역이 새로 생겨나지 않은 것이다.

맡길 영역이 없으니 후손의 필요성도 가르칠 의미도 퇴색되어 간다.

끝없이 후손을 늘려가면서 강해지기만 하던 바람가가 적체의 순간을 맞은 것이다.

문제해결을 위해 편법으로 바람가의 오리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허락받았다.

당연히 카르마의 긍정과 부정이라는 원칙까지 적용된 철저히 제한된 활동이었다.

선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권리이고 과다한 의무이다.

그래서 이런 어린 손자들의 재롱과 불만 같은 추태들을 허락하셨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람가가 이런 약한 소리를 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지.’

10중심의 결투의 여파를 막지 못한 충격이 그 원인일 것이다.

다들 표정들이 심각하게 굳은 것이 보니 고민이 깊은 것 같았다.

허나 다수로 밀어붙이자는 생각은 아무래도 용납할 수준이 아니다.

‘단독으로 안 되면 다수로 제압한다.

머리수의 우위성을 확보하여 승리한다.

군인으로서는 합리적이나 개인의 발전을 중요시하는 무인으로서는 실격이지.

이 아이들도 지친 것 같아.

아무래도 모두 이끌고 본가로 가서 재 단련을 해야 하겠어.’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마도신의 오리진의 귀로 경박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자신이 넘겨준 차원의 마도신의 권능의 자료를 독자적으로 해석하여 공개함으로써 개입을 허락받은 차원의 오리진이었다.

여기 중에서 가장 어리면서도 가장 강대한 재능을 가진 존재였다.

“캬아하하하하-! 정말 대단하네요.

제 차원결계가 설마 무너질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특히 회색의 절대자가 쓴 공격권능이 코아라고 했지요?

차원권능의 극성인 세계파괴인데 어떻게 자기에게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공격권능으로 삼아서 상쇄시킬 생각을 했을까요?

어떻게 가르치신 것인가요?

재능은 평범한 것 같은데 무슨 수를 쓰셨는지요?”

자신을 능가하는 10중심의 힘에도 전혀 긴장이나 낙심은 없는 모양이다.

젊음의 특권이고 자신감이었다.

“휴식 없이 회색의 절대자가 될 떼까지 수련을 시켰다.”

다들 표정이 입이 딱 벌어졌다.

가끔 말이 안 통하는 바람가에게 내려지는 극한의 강제수련의 연속이다.

가르치고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강제대련과 주입식 교육이 이어진다.

이들도 가끔 본 적이 있겠지만 어지간한 의지로 버틸 수준이 아니다.

‘그걸 10중심이 될 때까지 했단 말이지.’

그래서 어이가 없다는 듯이 한마디씩을 한다.

“어.........어떻게 미치지 않고 살아있을 수 있는지요?”

“허어어어어?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런 이유였군요.”

“제 소속신들도 뒤에서 미친 회색이라고 하더군요.

적당히 하시면 좋았을 것입니다.

마도신 할아버님의 위명에 누가 될 것 같습니다.”

“흐음-! 마도신이 무슨 위명?

승리와 성과만이 전부이니 상관없다.”

“그렇기는 합니다만 너무 과합니다.”

회색의 절대자가 자신의 영역에 벌인 일은 이미 유명하다.

바람가의 오리진들이 간접 개입이고 뭐고 할 수도 없는 일순간에 지배층들이 초토화되었고 대신족의 전면전 상태로 바뀌었다.

그걸 단지 흑염의 절대자를 잡기위한 방법의 하나로서 말이다.

바람가의 의뢰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 망설이다가 그대로 절대계의 10분의 1이 전란에 빠져들었으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허나 불만스런 대답이 들려왔다.

“어라? 어라? 기대하던 대답이 전혀 아닌데요?

차원의 권능은 만능이지만 전능은 아니니 저런 위력은 불가능한데요.

무엇을 추가로 동원하신 것인가요?”

차원의 오리진의 얼굴에 들어난 악동의 미소가 전혀 다른 의미로 반론을 들어낸다.

회색의 절대자의 권능을 구성하는 것은 마도와 차원이다.

그런데 차원의 오리진이 아니라고 하면 당연히 신빙성이 높았다.

결국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의 마도신의 오리진이 대답했다.

“쯧-! 훈련방식은 틀림없다.

허나 마음가짐이 달랐지.

회색의 절대자는 강제가 아닌 자발적인 마음으로 연속수련을 견디어내었다.

흑염의 절대자에게 복수라고 해도 그 의지는 칭찬할 만 했다.

저 권능은 그 결과이다.

그나저나 무엇을 원하느냐?

우리는 가족이니 직접적으로 이야기해라.

이렇게 적극적으로 도왔으니 가급적 들어주마.”

본래 차원의 오리진이 직접 나설 필요가 없었다.

아직 차원의 권능을 개방한 공로에 대한 대가도 받지 못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허나 간접적이나마 개입이 가능하게 되었다면서 자발적으로 와서 도왔다.

‘아마도 10중심을 직접 볼 생각이었겠지만 그래도 큰 도움은 되었으니 상관없겠지.’

차원의 오리진이 정립한 차원의 권능은 절대계에서 나타난 적이 없는 최강의 결계였다.

발현자는 그 결계 내에서 한없이 전능에 가까워진다.

주우주의 전능신족의 능력 범위 내에서 모든 권능의 발동이 아닌 말 그대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권능과 현상을 결계 안에서 구현한다.

개인의 보호가 아닌 광범위하게 펼친 결계조차 10중심이라도 쉽게 파괴할 수 없을 정도의 위력이었다.

그래서 최고의 공격영역을 가진 회색의 절대자와 최고의 파괴력을 가진 흑염의 절대자의 결투의 피해도 이 정도로 끝났다.

“헤헤헤헤헤헤. 이래서 내가 마도신의 할아버님을 좋아한다니까요.

제가 바라는 것은 이것인데요.

꼭 들어주실 것이죠?”

마치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용돈을 달라고 아양을 떠는 모습이었다.

허나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이 아이들은 마도와 권능의 위험성과 응용은 모두 자신이 가르쳤다.

아니 모든 바람가들은 어린아이 때부터 기본을 전원 가르쳤으니 모두 직접 기른 손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차원의 오리진이 기쁘게 폼 속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는 것을 기분 좋게 쳐다보았다.

그런데 아주 약한 경보음이 품속에서 울렸다.

삐이익-! 삐이익-!

오리진과 소속신의 직접 접촉회선이었다.

하지만 현제에 개입을 하기 싫어서 거의 방치한 마도신 계열이다.

당연히 직접 연락할만한 고위의 마도신이 없어서 울린 적이 없는 신호에 누군지 의문이 생겼지만 곧 알게 되었다.

손자의 오래간만의 재롱에 좋았던 기분이 단숨에 바뀌고 은근히 화가 치솟아 올랐다.

“음? 호오? 이 놈 보게?

이제 간이 부었구나.

멋대로 일을 벌이고도 먼저 연락을 하다니?

이번 일만 끝나면 손을 보아주려고 했는데 알아서 오는군.

아니 결과적으로 최상이니 혼을 낼 수는 없지만 일단 이야기 좀 하자.

말로만 하지 말고 직접 와봐라.”

화상은 안 보이고 단순히 말만 전하려고 한 것 같은데 그대로 오리진과 소속신의 연결을 이용하여 공간이동을 시켜버렸다.

꽝-!

굉음과 함께 허공에서 그대로 끌려나온 것은 분명 익숙한 차원의 마도신의 마력이었다.

허나 바닥으로 설정된 공간에 선채로 내려선 존재는 너무 달랐다.

얼굴과 몸 전체를 가리던 흑색의 로브대신 찬란한 황금빛이 일렁이는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거기에 전신을 휘감은 신족특유의 백금 빛의 전신갑옷이 찬란한 차원의 권능으로 빛을 더한다.

아직 소년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지만 극도로 아름다운 흑금발을 가진 미청년의 얼굴도 드러내고 있었다.

흑진주와 같은 마력의 빛이 섞여 빛나는 황금빛의 머리카락에는 황제의 왕관과 같은 찬란한 관이 얹어져 있다.

그 황금관 위에는 신족의 창조신의 증거인 13쌍의 신력의 원이 머리위에서 찬란한 휘광을 드리운다.

흑금발의 머리카락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잘 보니 신력과 마력이 넘실거리는 반지 모양의 장신구로 머리카락도 여기저기 흩어 지지 않게 끝부분을 잘 묶여서 완벽하게 꾸며진 모습이다.

더구나 약간의 화장이라도 했는지 입술조차 붉게 빛나고 있었다.

어디를 보아도 신족의 창조신으로서 아름답고 완벽한 모습이었다.

신격과 신력까지 상당히 잘 정련되어 있어서 모르는 존재가 보면 어딘가의 최고위의 창조신으로 착각할 정도다.

그러나 황금빛의 망토의 중앙에는 11겹의 마력의 원이 흑진주와 같은 빛을 토하여 마도신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여기에 등 뒤에 활짝 펴진 13쌍의 암흑의 날개와 13쌍의 빛의 날개가 부정할 수 없는 차원의 마도신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주우주에 저 정도의 마도신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위대한 마도신의 오리진님을 499주우주 주신장인 차원의 마도신이 뵈옵니다.

맡기신 의뢰의 성공을 정식으로 보고 드리며  그 동안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

너무 변한 차원의 마도신이 양손을 얼굴 앞에 모으고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어디를 보아도 최고위 창조신이 엄숙하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 모습에 마도신의 오리진이 잠시 말을 하지 못하다가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이마를 잡았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마음속으로 욕설이 내뱉었다.

‘또 지랄한다.

저 꼴로 무슨 수로 전쟁을 하겠다고 덕지덕지 붙이고 꾸미고 난리야?

이번에는 무슨 심정의 변화냐?

이놈을 어떻게 해야 쓸모가 있게 만들지?’

자신이 보기에 고집과 도전정신이 특출 나게 뛰어난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어디서 또 남에게 듣기 좋은 소리를 듣고서 나름대로 고민을 하고 그대로 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차원의 마도신을 수련시키면서 본질과 바닥까지 알고 있는 자신의 입장으로서는 가당치도 않은 행동이다.

더구나 마도신의 본성은 결국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하는 투신이다.

고위의 창조신으로서 어울리는 극도로 화려하고 위엄이 있는 모습이지만 투신으로는 낙제다.

슬금슬금 치솟는 짜증에 투기와 살기가 피어올랐다.

꿀꺽-!

자신의 불쾌감을 느끼는지 차원의 마도신이 긴장에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언제나처럼 그대로 파멸유혼검을 불러 들려서 두들겨 팰까 하다가 아이들이 생각나서 주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막 잡아가던 목검의 손잡이를 놓았다.

꾸며진 겉모습이 주변의 아이들한테는 먹혔는지 나름대로 호감이 서린 표정이다.

음침한 검은 로브를 뒤집어쓰고 다녔던 과거라면 있을 수 없는 반응이었다.

‘하긴 외모의 개선도 좋은 생존수단중의 하나지.’

마음에 안 들지만 더 나아지고 바뀌려는 노력은 인정을 해주어야 했다.

그것이 웃어른의 기본이니 말이다.

무모하고 쓸데없는 시도라고 모두  하지 못하게 하면 아이들은 발전은 하지 않는다.

기생오라비 같은 모습은 전혀 마음에 안 들지만 의뢰와 바뀐 모습은 잘했다고 칭찬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경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아-! 499주우주가 절대계를 많이 쫓아왔다고 하더니 정말이네요.

주우주의 창조신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연산력과 처리속도인데요?

아-! 회색의 절대자의 과거가 차원의 마도신이라고 했죠?

그럼 마도신 할아버지보다 이쪽이 더 수월하겠네요.”

만면에 미소를 띤 차원의 오리진이 안성맞춤이 이런 것이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품속에서 자신의 파멸유혼검을 꺼내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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