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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588화 (588/1,533)

<-- 이계(異界)와 허계(虛界) -->

절대계 최강이었던 용신족은 정체되는데 진화와 발전을 거듭한 다른 일족에게 밀려서 결국 희귀 종족이 될 때까지 진리는 약간의 용서도 하지 않았다.

용신족의 숫자가 단 하나라도 줄어들고 능력이 떨어질 때마다 지독하게 추궁했다.

“개인적으로는 너는 나의 아들이나 공적으로는 상하급자의 관계이다.

절대계의 영원체로서 맡고 있는 영역과 종족의 약화를 부르는 이 추태는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그 결과 다른 10중심들이 수련기간 맞은 것보다 몇 배는 징계를 받았다.

그것을 막으려는 반려조차 용서하지 않고 근신처분을 내리면서한 가혹한 처분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진리에게 두들겨 맞았으면 악감정이라도 가질 법 한데 그런 적이 없다.

오히려 어떻게든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발버둥을 치려다 하다가 하필이면 고른 것이 1대 10중심들에게 단독 도전이었다.

과거에 진리가 무수한 패배를 하게 만든 1대 10중심에게 도전하여 이김으로서 후계로서 자존감을 회복하고자 한 것이다.

아직 무리라고 말리는 황금의 절대자와 자신, 바람가들을 뿌리치고 8륜 봉인을 풀고 이렇게 말하면 시도를 했다.

“아버지에게 드린 실망은 1대 10중심에게 승리하는 것만으로 보충할 수 있다.”

허나 1대 10중심들의 벽은 높았다.

더구나 진리에 의해 이미 죽음을 받아서 신령이 사라지고 아무런 감정적인 제한 없이 폭주하듯이 날뛰는 1대 10중심들의 신체가 내는 위력은 생전보다 더했다.

결국 궁지에 몰려 항성계를 뛰어넘는 크기를 가진 용신족 오리진의 본신조차 해방한 유일용신제가 무참하게 난도질을 당하면서 패배로 끝났다.

그리고 내려진 처벌은 잔혹했다.

그 당시에도 바람가를 안 좋게 생각하고 항상 경계하던 황금의 절대자조차 경악할 수준이었다.

‘바람가의 봉문, 그리고 본인은 본신을 희생한 8륜 봉인의 유지라니?

거의 사형선고와 같았지.’

다시 생각하시기를 요청했으나 패자에 대한 처분은 아들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10중심의 일족은 아니나 진리의 혈족으로서 최강이었던 바람가는 봉문을 당하고 오리진의 활동만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유일용신제 역시 용신제의 오리진의 화신만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바람가의 공석으로 인해서 반사적으로 용신족은 바람가의 부속에서 정식으로 10중심의 일족으로 지배종족으로 자리를 잡았으나 더한 시련이 시작되었다.

‘용신족으로는 바람가를 대신할 수 없었다.

결국 우리도 움직여야 했지.’

바람가가 사라지자 절대계를 유지할 힘이 부족했다.

아니 광활한 영역을 관장하고 질서를 유지할 절대 강자들의 수가 적은 것이 정확했다.

그래서 황금의 절대자가 황금일족을 만들고 자신역시 대신일족을 만들었다.

그리고 진리는 바람성을 주어서 그 수를 10억 이상으로 늘리게 해주었다.

그것은 반려의 종족인 용신족에게 주었던 혜택과 같았고 새롭게 10중심들이 된 일족들에게도 똑같이 부여했다.

10중심들은 서로의 서열전과 영역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 일족들을 강화하고 번성시켰다.

그렇게 다른 10중심들의 일족은 용신족을 넘어서 강해져만 갔고 멈추어있던 용신족은 끝도 없이 추락했다.

그리고 마침내 10중심의 서열전에서 용신족이 유일용신제의 도움은 고사하고 방해가 되는 사태까지 발생하자 이미 종족의 운명은 끝장이 난 것과 같았다.

‘서열전에 참전한 모든 용신족이 아무런 역할도 못한 채 다른 10중심의 일족에게 전멸을 당했다

진리의 절반이라고 평가받던 유일용신제도 화신상태로는 1할의 힘밖에 발휘를 못해서 다른 10중심들을 막을 수가 없었지.

집단이 된 황금의 일족들은 정말 강력해서 유일용신제와 황금의 절대자의 능력의 차이를 메우고 승리를 하는데 기여했다.

그리고 진리의 후계로서 비공식적으로는 서열 1위였던 정식으로 유일용신제가 서열 2위가 된 날이지.’

지금도 그때만 생각이 나면 오한이 날 지경이다.

황금의 절대자와 황금 일족의 총력과 혼자서 싸우게 된 유일용신제의 화신은 패배했다.

그리고 진리는 그때 진심으로 분노했다.

‘생각만 해도 끔찍했지.

혈족에 대한 실망감으로 영원체 상태로 거의 확정될 정도였으니........’

바람가의 오리진들의 필사적인 만류로 겨우 이성을 회복한 진리의 조치는 신속했다.

바람가의 총가주의 상징인 태극천검(太極天檢)이 유일용신제의 등 뒤에서 다시 진리에게 쥐어진 것이다.

꾸우우우우우웅-!

태극천검의 검신에서 붉고 파란 빛이 서슬이 퍼렇게 유일용신제의 목에서 피를 뽑아내고 있었다.

허나 목을 바로 잘라내지는 않았다.

“이 죽일 놈-! 감히 바람가의 총가주의 이름에 이렇게 쉽게 먹칠을 하다니-!

네 놈이 내 아들이며 아버지의 손자가 아니었다면 당장 죽여 버렸을 것이다-!”

진리의 노성에 승리한 황금의 절대자조차 고개를 숙이고 침묵할 뿐이었다.

그리고 유일용신제의 목에 검을 대고 한참을 망설이던 진리는 장탄식을 거듭하면서 결국 다시 태극천금을 되돌려 주었다.

“허-! 혈육의 인연만이 나를 진리인 상태로 두니 어쩔 수가 없구나.

허나 이대로 넘어가지 않겠다.

이렇게 된 이유와 원인까지 모두 뽑아버린다.”

그 말과 동시에 절대계의 중심에서 돌과 나무처럼 아무런 생각도 없이 생활하고 있던 영원체들을 모두 절대계의 외곽으로 쫓아내버리고 주우주를 만들어 창조주로서 관리하게 했다.

영원체들이 집단반발을 하든 아무런 상관이 없이 절대계의 구조를 송두리째 뒤집어엎고서 절대계에 선포했다.

‘절대계는 10중심이 나누어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영역 내라면 어떤 책임도 묻지 않겠다.

나는 영원한 행복을 위해서 절대계라는 영역의 한계를 넘어서 주우주를 새로이 창조한다.’

그리고 절대계를 떠나 서열전이나 10중심의 일이 없으면 돌아오지 않았다.

주우주에서 자신이 절대계에서 추방한 영원체들과 끝없이 경쟁을 유도하면서 일만을 할 뿐이다.

그리고 유일용신제도 변했다.

처음처럼 화신의 상태라고 포기를 하지 않고 끝없이 수련을 하면서 결국 절반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그 힘은 10중심이라고 해도 2명 이상이 모여야 제압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리고 이제 거치적거리기만 하는 용신족은 억지로 참전시키지 않고 단독으로 싸웠다.

물론 바람가의 총가주이기에 바람가의 오리진도 동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결코 그러지 않았고 항상 자랑스럽게 쓰던 태극천검도 사용하지 않고 진리에게 받은 파멸유혼검만을 사용하며 서열전에 임했다.

그렇게 변한 유일용신제를 황금의 절대자와 다른 10중심들이라도 일족과 힘을 합쳐도 결코 패배를 시킬 수 없었다.

단지 서로 너무 피해가 커지고 시간이 오래 걸려 양보만을 받았을 뿐이다.

그제야 유일용신제는 진리의 후계로서가 아니라 본인의 힘만으로 진정한 개인 전투서열 1위가 된 것이다.

그리고 진리의 영원한 행복이란 허황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유일용신제를 이렇게 궁지로 몬 용신족에게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진정한 성인군자라고 할만 했다.

‘겉으로는 용서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속으로 어떤 생각인지 잘 몰랐지만 이제 알겠군.’

회색의 절대자가 서열전에 참전하지 않는 10중심의 일족은 멸족시킨다고 협박하자 본인의 어머니만을 바람가 본가로 대피시켰다.

오리진으로서 일족의 멸족을 외면한 것이다.

이 점은 10중심으로서도 큰 충격이었다.

‘착한 사람이 화가 나면 무섭다더니 정당한 이유만 있으면 멸족시켜 버릴 정도로 화를 내고 있었을 줄은 아무도 몰랐지.

이제 보니 도저히 안 되는 용신족은 배제하고 바람가만을 전력으로 강화시켰군.

그럼 바람가의 오리진들이 저렇게 강력한 것이 이해가 가.

허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

유일용신제가 본체를 되찾는다면 과연 진리에게 대항할 수 있을까?’

거기까지 생각이 가려하자 머리를 흔들었다.

‘너무 나갔군.

여기까지는 진리의 뜻 대로이니 앞으로도 그러하겠지.’

하도 회색의 절대자가 그동안의 고착상태를 뒤흔들어서 숨겨진 사실들을 다 까발려서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누구도 흑염이 회색의 자리를 원하는 것을 몰랐었고 저 인망이 높은 유일용신제가 본인의 일족을 멸족시킬 기회만 노리고 있다는 것도 상상도 못했었다.

그리고 가장 큰 것은 대신족의 대두였다.

대신족은 바람가의 오리진이 만들어서 기존의 창조신을 개조하여 주우주에 뿌린 것인데도 불구하고 거의 중상 급의 전사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최상위의 창조대신(倉曹代神)들은 동급의 신력을 가진 10중심의 일족과 비교하여 막상막하로 평가되고 있다.

최상급 전사가 제거되었다고 하지만 놀랄만한 일이다.

황금의 절대자의 대리에게 관리가 되어 안정적인 발전이 되었던 회색영역이 순식간에 절반이상의 영역을 빼앗기고 악전고투를 하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바람가의 오리진이 만든 대신족이 저렇게 강력하다니?

우리도 안심할 때가 아니군.’

영원한 발전을 목표로 하는 진리에게 약자가 지배층이 된다는 것은 더없는 죄악이었다.

주우주의 대신족에게 10중심의 일족들이 밀리는 일이 발생하면 정말 큰 일이 벌어진다.

유일하게 특별하게 생각하는 혈육에게조차 이렇게 용서가 없는 것을 보아서는 결코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

여기에 대신족은 우수한 전투능력뿐 아니라 모든 10중심의 일족을 능가하는 창조력은 정말 큰 문제다.

절대계의 고농도의 정기를 획득하면 어디까지 번성할지 예측이 안 된다.

소수인 바람가와는 상대도 안 되는 위협이 될 확률이 컸다.

‘아무래도 다른 10중심들과 최우선적으로 대화를 나누어봐야 하겠어.’

흑염과 회색이 서로 폭언과 욕설을 교환하고 있지만 결국 진리 앞에서는 공동운명체다.

문제가 생기면 같이 처분을 당하기에 힘을 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사태를 만든 회색의 현재인 차원의 마도신이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감사드립니다.”

“대신(大神)은 고대신족의 원형이기도 하지.

자네가 신족인 이상 나의 가호는 당연하기도 하네.

그리고 자네를 도우면 차후에 회색에게도 도움을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 너무 부담스러워 하지 말게.

이런 작은 호의도 나중에 곤란할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저금과 같으니 자네도 잊지 말게.

이번에 황금의 절대자의 서명처럼 말이지.”

“호의는 나중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저금과 같다는 점 명심하겠습니다.

대신께서 그동안 쌓아 오신 호의를 제가 소모하게 되었으니 반드시 나중에 갚도록 하겠습니다.”

깊게 생각하며 대답하는 차원의 마도신에게 대신은 웃으면서 말했다.

“하핫-! 절대적인 것은 아니니 너무 맹신은 하지 말게.

최소한 상대가 호의가 귀중한지 알고 이해관계가 명확해야지 효과가 있지.

그런데 자네 준비를 하지 않고 이런 의뢰를 하고 있으니 걱정이 되는군.

파견 준비는 다 했나?”

“예?”

“회색에게 이야기를 아직 못 들었나?

이번 이계로 파견을 가는 것을 자네가 하는 것으로 진리에게 결재를 올려서 통과가 되었는데?”

“!”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내가 이계파견을 왜 가?

난 아직 주신장의 임명식도 못하고 신계도 난장판에서 겨우 복구 중이란 말이야.

이것들이 내가 이계로 파견을 간 것을 알면 또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또 벌어지는 전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는 일의 진행에 마음속에서 소리 없는 비명과 절규가 울리기 시작했다.

완벽하게 굳어버린 차원의 마도신의 표정을 보면서 대충 알겠다는 표정을 지은 대신이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역시 아직 이로군.

이 일은 이계가 10중심 중 1명을 업무협조를 위해 파견을 해달라는 어처구니가 없는 요구였지.

고려할 가치도 없지만 진리가 이계에서 최고 지배층의 자리를 차지하면서도 주우주와 우리들의 일로 항상 공석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는 명분이니 완벽하게 거부하기도 곤란했지.

이 파견임무는 이계에서 진리의 대타라고 보면 되네.”

“!!!”

진리의 대타를 겨우 자신에게 맡기겠다는 소리에 입이 탁 벌어졌다.

그리고 다음 소리에 정신이 아득해질 지경이다.

“물론 파견이니 너무 잘하면 안 되는 것을 명심하게.

계속 보내달라고 하면 곤란하지.

그렇다고 진리의 대리역할이니 결코 못해서도 안 되네.

어디까지나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욕을 먹지 않을 정도로 하게.”

“.......”

뭔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임무이기는 하지만 파견이니 잘해도 안 되고 못해서도 안 된다고 한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차라리 깽판을 치라거나 목숨을 바쳐서 성공하라고 확실하게 하란 말이야.

나보고 뭘 어쩌라고?’

허나 물어볼 수가 없었다.

따지고도 싶었지만 본인에게는 도저히 불가능한 황금의 절대자의 서명을 자진해서 받아준 호의가 무겁게 걸렸다.

거부할 방법을 찾으려는 머리회전을 멈추는 소리가 추가로 돌렸다.

“회색 본인의 현재이니 자격이 있고 이번에 주신장도 되었으니 알아서 잘할 것이라는 자신 있는 추천이니 통과되었지.

철저하게 준비해서 대충 잘하고 오게.”

“........”

또 미래의 자신이 벌인 일이다.

이제 속에서 한탄과 의심만이 솟아날 뿐이다.

‘뭘 대충 잘해?

도대체 무슨 뜻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이놈의 미래는 날 뭘 믿고 자신 있게 진리의 대리로 추천해?

이게 정말 나까지 죽일 작정인가?

혹시 미래의 내가 아니라 미래에서 찾아온 내 원수인가?’

그러나 저 회색의 절대자가 자신의 미래이면서 결국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받은 것이 워낙 많아서 회색의 절대자의 부탁을 거부할 방법도 없었다.

회색의 절대자가 받아준 10중심들의 서명이 적힌 파멸유혼검이 너무나 무겁게 느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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