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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593화 (593/1,533)

<-- 이계(異界)와 허계(虛界) -->

모두 신력이 1,000조가 넘는 영원체들이 품어내는 신력이 하늘을 뒤덮을 것 같았다.

아니 이미 거의 포화상태인 듯 행성바깥까지 영향을 끼치면서 이계의 신들이 막아놓은 결계를 뒤흔들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파열될 것 같은 방어막에 비친 공포에 젖은 이계의 신들의 얼굴이 마구 떨리고 있었다.

그들의 수준은 아무리 보아도 10억의 신력을 가진 주신들이 대부분이고 창조신은 거의 없다.

그런데 1,000조가 넘는 신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절대권능까지 보유한 영원체를 감당이 가능할 리가 없다.

더구나 하나 둘도 아니고 500만이 넘으니 정말 견디기가 불가능한 압박일 것이다.

결국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투신들이 부지기수였다.

그 광경을 화면으로 비추고 있는 회색의 절대자는 스산한 비웃음을 보냈다.

“쿡쿡쿡-! 약하군. 정말 약해.

투신 주제에 투기에 기절을 하다니 어디의 잡신(雜神)들이신가?

저러니 10중심들이 이계를 쳐다보지도 않지.

그래 바람가의 본가를 본 감상이 어떤가? 현재의 나.”

“.........”

차원의 마도신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당연히 숨이 넘어갈 정도로 놀랐다.’

말만 10중심급이 500만이지 직접 보니 어처구니가 없는 힘이다.

거기에 모두가 영원체라고 감안하면 10중심과 90억이 넘는 일족들이 절대계의 주도권을 놓고 골치를 썩는 이유를 알만했다.

‘아니 마도신의 오리진님 정도의 강자가 18명만 넘어가도 끝장이다.’

9명이 10중심의 발을 묶고 나머지 9명이 각자의 바람성을 타격하면서 장기전에 돌입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

일족 전부를 10중심과 동격의 신격을 부여하는 절대 종족권능이라고 해도 시간제한이 있다.

최고위 일족이 겨우 1시간이 한계이고 하위 일족이라면 몇 분 정도다.

그 짧은 시간제한 안에 저 수많은 바람가를 타도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저기에 서열 2위이지만 개인 전투력은 1위인 유일용신제가 가세하면 10중심이라도 위험하다.

더구나 영원체는 말 그대로 영원하다.

어떤 강한 힘에 당해도 신력의 소모도 신체의 죽음도 아무런 의미가 없이 원상복귀가 된다.

현자계열 최강의 오의인 이그드라실이 아니라면 감당이 불가능한 존재이고 10조 정도의 신력을 가진 영원체들이 주우주의 창조주를 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런데 100배의 신력을 가진 존재들이 저렇게 수백만이 우글거리면서 아직도 부족하다고 수련에 매진을 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바람가에는 1,000조의 신력을 가진 영원체들이 500만이 있다.

그리고 1만년에 1명씩 늘어난다고?

영원체에 오리진의 권능까지 가진다면 도대체 우리는 왜 필요한 것이지?

바람가의 극히 일부만 동원해도 절대계와 주우주, 이계까지 점령하고 다스리는데 아무 이상도 없겠다.

도대체 뭐 하러 10중심들과 일족들이 필요한 것이지?’

그런 의아스러움이 생기는 것이 당연한데도 진리가 하는 일이니 그냥 넘어가야했다.

괜히 알아보았자 머리만 아프다.

여기서 머리가 아프다는 것은 정말 두들겨 맞아서 아프다는 뜻이다.

진리에게 직접 물어볼 수 없으니 마도신의 오리진님에게 여쭈어야 보아야 하는데 절대 곱게 알려주실 리가 없다.

아니 본인조차 모르는 것을 물었다고 치도곤을 당할 확률이 컸다.

“이제 믿을 수 있겠냐?

내가 그랬잖아?

진리의 대리라고 해도 큰 문제는 없다.

진리가 이계를 박살을 내고 받은 영역은 생명체가 아예 없는 죽은 우주다.

암석과 가스행성밖에 없으니 아무 할 일이 없지.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지배자들의 협조요청인데.........”

회색의 절대자의 로브에 가려진 입에서 살벌한 웃음소리가 들리고 잔혹한 조치를 말한다.

“킥킥-! 싹 무시해.

영역에 허락 없이 들어오는 놈들은 모두 죽여 버리면 조용해질 것이다.

거기에 지배자 중의 책임자들을 반 죽여 놓아서 다시는 못 오게 해.

그렇게 몇 번 본때를 보이면 제발 돌아가 달라고 사정을 할 것이니 그때 되돌아오면 돼.”

“........”

이계에 파견을 간다고 하니 진리가 직접 ‘차원 창세신 코아’라는 이름까지 내려주자 갑자기 이렇게 친절해진 미래의 자신이다.

현재 이계의 상황과 진리의 의도, 더구나 대리임무를 수행할 곳까지 차원의 권능으로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옆의 10중심들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전혀 상관이 없다는 듯이 거치적거리는 것들은 전부 죽이라고 말하고 있다.

진리의 대리파견이 무슨 파괴신의 임무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데 다른 10중심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니 진짜 그런 모양이다.

무슨 속사정이 있는 것이 확실한데 그보다 갑자기 친절하게 변한 미래의 자신이 거슬렸다.

무엇인가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그런데 10중심이 겨우 주우주의 창조신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 황당하다.

“무슨 생각이냐?

아니 뭘 원하나?”

“아-! 그게 말이지....... "

허를 찔린 것처럼 잠시 말을 멈춘 회색의 절대자의 입에서 결국 본론이 나왔다.

“흑염 창조대신 성멸(黑炎 創造代神 星滅)을 내게 주고 이계로 가라.

아니 성멸과 동화한 회색의 바람성이 필요해.

이계에서 성멸이나 바람성이 필요할 리가 없으니 내가 맡아서 잘 활용해 주지.”

“.........”

바람성은 주우주의 근원의 일월과는 비교도 할 수 도 없는 막대한 정기와 신력을 무한대로 보충한다.

회색의 바람성은 지금 성멸과 일체화되어 있으며 지금 자신이 급격하게 강해지는 주원인 중 하나였다.

성멸과 자신은 한 몸이기에 바람성의 정기를 거의 독점하면서 폭주하듯이 신력과 신체의 수준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보물은 10중심이라도 결코 무시할 수 없고 마도의 수준이 높을수록 엄청난 정기와 그에 비등한 신력이 필요하기에 14써클의 마도신에게도 소중하다.

‘회색의 절대자가 마도신의 초고속 자연회복 속도로도 감당이 안 갈 정도로 마도를 남발하기는 했다.

하지만 결국 또 그거냐? 끈질긴 놈.

자살희망자 주제에 처음부터 바람성만은 어떻게든 자신이 챙기려고 했지.’

하도 기가 막혀서 황당한 시선을 보내는 자신에게 회색의 절대자 발끈했다.

“이거 왜 이래?

마치 도둑놈을 보는 것처럼?

달라는 것도 아니고 빌려달라는 것 아니야?

아니 원래 너와 나는 하나니까 그런 것도 아니지.

어차피 하나인 우리 사이에 무슨 네 것과 나의 것을 따지냐?

무엇보다 회색의 바람성은 회색의 절대자의 것이지 주신장인 너의 것이 아니야.

솔직히 벌인 일이 너무 많아서 나 혼자서는 안 되겠어.

일단 저것들부터 대충 최전선에 창조신장성 몇 개 던져주고 갈라놓아야 하겠어.”

회색영역은 아직도 대신족과 절대계의 주요 종족들의 사생결단의 사투 중이다.

주우주의 모든 창조대신이 집결하고 최소 방어 전력을 제외하고 남은 대부분의 주신들을 총동원한 총력전의 태세다.

거기에 최상위 전사들을 회색의 절대자에게 몰살당하고 기습을 당해 절반이상의 영역을 순식간에 빼앗긴 절대계의 세력들도 만만치가 않다.

비록 황금의 절대자의 대리의 지배 하에서 평화롭게 지냈으나 절대계답게 창조대신과 비견될 만한 강자들이 속속들이 나타나 전투에 참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 의해 강력한 창조대신들도 일부가 소멸되고 당연히 상대도 그 이상의 타격을 받아서 흉험하기 짝이 없다.

‘서로 정신없이 치고받다 보니 최고위 지배층들도 죽어나가서 양쪽 다 눈이 뒤집히기 직전이군.’

그래서 이미 좋은 말로 말릴 수 없는 살벌한 전쟁터였다.

회색의 절대자가 다시 나서면 바로 끝날 상황이지만 성향과 권능을 고려하면 반드시 대량의 희생이 생긴다.

그러면 회색영역의 발전도가 아슬아슬하다.

이제까지는 직위나 강함에 비해 과다한 정기를 소모하던 무능한 지배층들을 일소한 셈이나 이제 우량의 실세들까지 죽어나가면 회색 영역의 전력은 급감한다.

자신의 영역에서 무슨 짓을 해도 용납되는 자유가 주어진 10중심이지만 단 하나 퇴보만은 용서받지 못하니 회색의 절대자가 저렇게 나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아니 어떻게든 이계로 파견을 보내려는 이유도 이것인지도 모른다.

‘창조신장성이란 먹을 것을 던져주고 일단 멈추게 하겠다는 뜻이군.

전쟁으로 인해 부족해진 정기와 강자의 수를 창조신장성으로 보충하겠다는 것인가?’

바람성에 비할 수 없지만 일반 행성보다 1만 배의 정기를 가진 주신성, 100만 배의 창조신성, 1억 배의 창조신장성의 가치는 절대계의 어떤 행성보다 높다.

전쟁 중에 당한 피해를 복구하고 남을 정도다.

그런 창조신장성이란 먹음직한 먹이가 있으면 바로 양쪽의 전력이 그 곳으로 집중될 것이고 행성파괴를 피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화해를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회색의 절대자가 짜증을 내면서 말하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그러니까 내놔-! 이 자식아-!

어차피 제대로 쓰지도 못할 것 뭐 하러 가지고 있어?

그런데 이놈이 나이니 줄 리가 없지.

아오-! 이 나를 어떻게 해야 철이 들게.........”

반드시 뺏기는 해야 하는데 인증은 나로 되어있다.

더구나 성멸에게 동화까지 시켜놓았으니 강제로는 무슨 수를 써도 불가능하다.

여기에 절대로 손해를 보지 않는 본인의 성격까지 생각을 해보니 해답이 없어서 열을 받는 모양이다.

물론 절대로 넘겨줄 생각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다.

허나 조금 생각이 변했다.

‘맞는 소리지.

나는 최하위의 주신성을 만드는데 최소 1년 이상 걸린다.

허나 바람성을 가진 회색의 절대자라면 며칠도 걸리지 않을 것이고 1만 배의 기간이 더 필요한 창조신장성조차 1년 안에 완성될 것이야.

전쟁의 시작과 종전은 힘보다 이득에 의해서 좌우될 것이니 지금은 창조력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나에게는 아군이 더 필요해.’

겨우 주우주지만 그래도 상위층이라는 주신장이 되고 보니 얼마나 자신이 마음 편하게 살았는지 알겠다.

자신도 모르는 주변의 평가에 따라 그야말로 목숨이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이번 일도 10중심과 좋은 관계만 형성하고 있었다면 웃으면서 넘어갈 일인데 워낙 흉악하다 보니 이계에서 진리의 대리부터 시작해서 유일용신제가 포기한 용신족의 부흥까지 떠맡아 버렸다.

무엇보다 자신이 보아도 미친 짓만 하는 회색이 나서면 결투부터 벌이는데 대신이 나서면 못 이기는 척 들어주는 모습에서 느낀 점이 컸다.

‘호의를 베풀어서 빚을 만들어 둔다고 했던가?

이것도 투자이겠지.’

그리고 이계의 상황을 보니 자신도 반드시 준비해야할 것이 있었다.

회색의 말처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요청은 묵살하는 것도 방법이나 그렇게 했다가 주우주에 나쁜 소문이 나면 감당이 안 된다.

이계의 진리의 영역에 아무것도 없으니 준비를 철저히 하고 가야한다.

‘진리처럼 무시하고 파업을 하면 나는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다.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엉망진창으로 임무수행을 한 자신에게 누가 다시 기회를 줄 것인가?

차원신족의 오리진이 되어서 일족을 만들기까지 나는 혼자이니 탁월한 성과는 반드시 필요해.’

10중심 정도만 되어도 다른 존재의 평가 따위는 묵살해도 좋지만 그 외는 극히 조심을 해야 했다.

그리고 자신은 그 외에서도 최하위에 속했다.

회색의 현재이기에 직접적으로 뭐라고 할 존재들은 없겠지만 주변평가마저 막아낼 도리는 없다.

그래서 아직도 자기 혼자 열이 받아 횡설수설하고 있는 미래의 자신에게 말을 한다.

“빌려주지.”

“그래. 이 자식아. 주기 싫은 것 아는데 그래도 내 놔-!

이번 의뢰도 도와주었잖아?

나는 이렇게 해주는데 넌 치사하게 안 쓰는 것도 안 빌려 주냐?”

“빌려준다고 말했다-!”

회색의 절대자가 이미 자신이 안 빌려준다는 대답을 하리라고 확정하고 엉뚱한 대답을 내뱉자 저절로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번 의뢰의 일을 또 들먹이는 것을 보니 얼마나 우려먹을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응? 내가 빌려준다고?”

그런 자신의 고함소리에 놀란 회색의 절대자가 잠시 후에 반문을 했다.

방금 전에 자신이 회색에게 한 말과 똑같은 어투와 질문이었다.

“무슨 생각이냐?

아니 뭘 원하나?”

“아-! 그게 말이지....... "

역시 똑같은 어투와 곤란한 요청이라 어물거리면서 몰래 의지로 대답하는 자신에게 회색의 절대자의 눈이 점점 사나와졌다.

그리고 결국 욕설이 튀어나왔다.

“에라이-! 이 미친놈아-!

대리임무 파견이니까 가서 적당히 잘 하란 주변의 친절한 조언과 공정한 충고는 또 묵살이냐?

또 네 멋대로 하다가 무슨 난리를 내려고 그런 것을 달래?

주신장이 되었다고 완전히 돌았지?”

“아 젠장-! 미친 회색이라고 공인되기 직전인 네가 주신장인 나에게 그런 소리를 하면 안 되지!

그 말 취소하지 못해-!”

현재인 차원의 마도신과 미래의 회색의 절대자가 서로 미쳤다고 욕하는 장면을 본 흑염의 절대자는 입에서 거친 언사가 튀어나왔다.

“현재와 미래가 쌍으로 미친 것들. 상종을 하지 말자.”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미친놈들은 상대를 하면 할수록 자신의 격만 떨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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