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계(異界)와 허계(虛界) -->
그리고 차원의 마도신의 주신계와 신계는 현재 완전히 정상화되어서 운영되고 있었다.
기존의 주요 설비와 관리신들은 모두 주신장전에 예비 주신계로 이동되어 있어서 다시 원상복귀만 하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쟁 중 파괴된 모든 피해는 이미 차원의 마도신이 복구를 완료했기 때문에 단지 주신장이 바뀌었다는 것만 받아들이면 되었다.
허나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부에서는 직접 전투를 보았고 거의 대부분의 통제권한의 원탁의 예비창조신에게 위임되었기에 안정적이나 외부는 절대 그렇지 않았다.
자꾸 이런 여론으로 인해 벌써 여기저기서 마찰이 일어나고 있었다.
‘전능신족의 오리진이며 불가해의 8시조를 익힌 영웅신의 후임을 마도신이 맡는 것을 인정하라고?
차원의 마도신이 비록 10중심인 회색의 절대자의 현재이며 추천이라고 서열 1위가 과연 정당한가?
서열 1위답게 자신의 강함을 직접 증명해야 하지 않나?’
전능의 휘와 치룬 주신장전을 직접 보았으면 이럴 리가 없었다.
그러나 주신이상의 신들의 전투는 지극히 현실을 왜곡하기에 영상의 저장이 불가능하기에 벌어지는 일이다.
직접 보지 않은 이상 어떻게 보면 지극히 정당하지만 전능의 휘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주신장들이었다.
불가해의 8시조는 절대 권능 중에서도 최상에 속하고 창조신정도의 공격조차 무시하고 반격하는 무시무시한 투신의 권능이기에 동급의 주신장이 몇 명이 덤벼도 이길 수 없다.
그래서 전능의 휘에게는 감히 덤빌 엄두도 못 냈지만 마도신의 마도나 신력은 그렇지 않다.
영창에 걸리는 시간도 그렇고 대부분 마도신이 마력까지 익히느라 신력이나 신체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를 대충 익히는 존재가 한 분야에서 정점에 도달한 존재를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전능의 휘와 수차례 직접 싸워서 강함을 잘 알고 있는 서열 2위의 주신장을 제외하고는 다른 주신장들이 서열의 조정을 놓고 주신전을 걸려는 분위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허나 너무 반응이 빠르다.
원인은 저 최고위 창조신성이겠지?’
최고위 창조신성은 499주우주에서도 12개 정도의 보물이다.
일반 창조신조차 가질 수 없기에 주신장들도 욕심을 숨기지 못할 정도다.
더구나 독립신계의 주신이고 차원의 마도신이 완전하게 승급비를 내었기에 완벽한 개인 소유물이다.
차원의 마도신을 주신전을 걸고서 이기면 본인의 것이 되니 다들 참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허나 미친 회색이라는 악명도 도움이 되는군.’
기존 지배자들이 자신에게 덤볐다고 회색의 영역을 대신족에게 개방하여 거의 초토화시키고 있는 회색의 절대자의 추천이기에 직접 덤비지는 않는다.
그래도 여기저기서 자잘한 시비를 거는 통에 주신계의 운영을 총괄하는 관리주신의 얼굴은 펴지지가 않았다.
‘전능의 휘가 일반 창조신이 되어서 본인의 신계를 본격적으로 운영을 하려고 하는 이상 도움도 바랄 수 없다.
아니 후임자에게 주신계를 이미 넘긴 이상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차원의 마도신이 본인은 용병신 활동 때문에 거의 신계에 있을 수 없기에 권력을 나누어 주겠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다른 주신장들은 주신장전의 승부가 끝나면 부상을 회복하기 위해 창조신계로 가서 휴양을 한다.
그런데 차원의 마도신은 마신조차 놀랄 엄청난 회복력으로 순식간에 완전회복이 되어서 어디로 또 의뢰를 나가니 놀랄 일이다.
주신장이 자리에 없으니 당연히 대부분 알아서 해야 했다.
‘완벽한 통제력을 자랑하는 전능의 휘님 시절에는 시키는 일만 잘하면 상관이 없었는데 거의 대부분의 권력을 받은 지금은 책임까지 져야하니 갈수록 마음의 부담만 늘어가는군.’
다른 예비 창조신들도 처음에는 본인들만의 영역을 받았다고 좋아했는데 점점 힘들어하고 있어서 도움을 받을 엄두도 못 냈다.
더구나 자신은 관리신이라 전투력이 떨어져서 다른 주신계와 힘 싸움은 못하니 주신장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직접 보고를 하고 지시를 받아야 하는데 어디에 있는지 확인이 안 되니 속만 타는 것이다.
아니 알 수는 있는데 찾아가기는 고사하고 연락조차 두려웠다.
“차원의 마도신님의 위치는?
아직도 그 곳인가?”
“절대계 10중심의 서열전의 결투장입니다.
바람가의 의뢰를 수행 중이십니다.”
“........”
이러니 일이 진행이 될 리가 없다.
절대계의 하위 전사라도 499주우주에서는 중상급 창조신급이다.
오로지 강함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기에 정말 강력한 존재들인 것이다.
그리고 최고위 지배층인 10중심들은 창조주님들조차 감히 하대를 못한다.
현재 499주우주의 창조주님과 공동운영 중인 진리휘하의 친위세력이며 주우주 100배 규모의 절대계를 10개로 나누어 관리하는 강자들이다.
맡고 있는 영역만으로도 주우주의 창조신장보다 지극히 높은 위치인 것이다.
‘아무리 회색의 절대자의 추천으로 신계에 입문을 했다지만 겨우 주신장이 절대계를 수시로 드나들며 용병신 활동이라니?
그것도 10중심과 연관된 바람가의 의뢰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갈수록 가중되는 주변 주신장들의 압력과 갈등의 해결에 관리주신이 안절 부절을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창조신장님으로부터 명령공문이 주신장에게 직접 왔다고 연락이 왔다.
대부분의 공문은 상황파악이기에 주신계의 자아가 자동으로 보고를 하는데 직접 서류로 도착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다.
‘직속 창조신이신 프로프라이티님이 아닌 창조신장님이라니 바로 조치를 해야 한다.’
주신계의 모든 공문은 일단 관리주신인 자신이 확인을 하기에 바로 허공에 공문을 호출하고 내용을 확인을 하고서 숨이 탁 막혔다.
길고 긴 관리신 생활에서 처음 보는 내용이었다,
도대체 새로운 주신장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꼬치꼬치 캐묻고 싶은 지경이다.
내용은 지극히 짧았기에 소리를 내어 읽어서 다시 확인했다.
“499창조신장으로서 위대한 주신장인 차원의 마도신을 이계로 파견을 명령한다.
주신장의 대리를 임명하는 즉시 출발하도록 하라.”
‘이계 파견명령과 주신장 대리임명 지시라?
이런 명령서는 처음 보는군.
아니 이러면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는데?
다른 주신장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반드시 주신장 대리를 노릴 것인데?’
차원의 마도신인 이계로 파견을 가는 동안 주신장은 당연히 공석이 된다.
대신족의 최종 방어요새인 이곳에 주신장이 잠시라고 없어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래서 대리를 임명하고 출발하라는 뜻이지만 주신장이 그렇게 쉽게 대리가 되는 직위가 아니다.
창조신계의 수문장 중 하나로서 창조신과 동격인 권위와 힘을 가져야 한다.
허나 역시 정식 창조신보다는 처지기에 창조신들이 대리를 맡을 리가 없다.
아니면 다른 주신장이 겸임을 해주는 수밖에 없는데 그것도 결코 추천할 일이 아니다.
자신들의 담당 주신계도 있기에 우선권이 그쪽으로 가서 결코 좋은 꼴을 볼 수 없다.
그럼 예비 창조신이 남는데 그 중에서도 극히 강력한 존재만이 가능하다.
현재 주신계에 있는 34명의 예비 창조신 중 서열 3위인 광휘의 십자검이 가장 유력하나 500주우주 창조신장의 후계와 싸우다 죽었다가 부활한지가 얼마 안 되어서 부상조차 회복되지 못했다.
‘그 몸 상태로는 역시 서열 1위의 주신장의 대리를 맡기는 불가능하지.’
이런 상황인데 차원의 마도신 소유인 최고위 창조신성 때문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다른 주신장들이 가만히 둘리가 없다.
아무나 임명해서 대리를 맡고 있는 상태에서 시비가 붙어서 주신전이라도 벌어지는 날이면 끔직한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이기든 지든 파견에서 돌아온 차원의 마도신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차원의 권능과 행성을 다루는 마도로 다른 주신계가 무너지는 꼴이 보였다.
‘그럼 다른 예비 창조신들은 어떤가?
이번 주신장전을 실시한 결과를 보아서는 도저히 버틸 수 있을 리가 없다.’
모든 가능성을 확인해보아도 대리임무를 할 예비 창조신이 없다.
더구나 차원의 마도신은 용병신 생활만 해서 신계에서 친분도 거의 없고 도와줄 세력도 없다.
비록 회색의 현재라고 하지만 절대계에서 참견을 하지 않거나 외면을 한다고 파악되는 날이면 바로 주신전이 수없이 걸려올 것이다.
힘이 없는데 보물을 가진 죄로서 말이다.
“으으음-!”
저절로 침음성이 나오는 관리 주신이었다.
그리고 그 고민은 차원의 마도신의 신계에서도 똑같이 발생했다.
신계주신 대리로 임명을 받은 가이아나에게도 거의 똑같은 내용의 공문이 도착한 것이다.
“499창조신장으로서 차원신계의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을 이계로 파견을 명령한다.
신계주신의 대리를 임명하는 즉시 출발하도록 하라는 지시입니다.”
“정확한 것이야?
왜 이런 명령이 내려오지?
내가 신계주신 대리로 정식명령이 나있는데?”
“내용은 정확합니다.”
신계주신대리로는 분명 자신이 있는데 이런 명령이 내려온 이유를 도저히 몰라서 아직도 신계에서 휴양 중이신 전지의 성께 다급하게 찾아갔다.
전지의 성은 전능신족의 지혜도 맡고 있기에 오리진에게 조언을 구한 것이다.
전지의 성은 신족의 일이라서 귀찮지만 그래도 전능일족의 여신의 일이라서 명령서를 찬찬히 읽어보고 한참을 말을 못했다.
‘현재의 능력으로는 신계주신대리를 인정할 수 없다.
능력이 안 되면 알아서 물러나라 이건가?
아니면 스스로 힘을 증명하라 이거로군.’
자신도 마신성의 신계주신을 맡고 있지만 이정도로 냉정하게 하지 않는다.
정말 신계의 이런 차가운 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말만 기다라고 있는 가이아나와 명령서를 번갈아보면서 한숨을 푹 쉬었다.
착하기만 해서 잘 극복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휴우우우우-! 정말 신족들은 이런 면에서 마신족보다 더 지독할까나?
하긴 최고위 창조신성에 주신성이 하나 부속된 신계가 창조신계로서도 중요하기는 하지.
이것은 신계주신을 어쩔 수 없이 파견을 보내지만 약간의 혼란도 생기지 않게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할 믿을만한 대리 임무자를 다시 정하고 보고하라는 명령이란다.
정식 임명된 신계주신대리인 네가 있는데 이런 것이 나왔다는 것은 신계주신의 단순한 임명으로는 믿을 수 없으니 증명을 추가하란 소리지.
이려면 내가 나설 수가 없는데........”
“?”
얼굴에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의문만 서린 가이아나를 보고 전지의 성이 안타깝다는 듯이 다시 한숨을 쉬면서 말을 한다.
“하아아아. 제발 이제 정신을 똑바로 차리렴.
넌 지금 변방의 흔하디흔한 중급 독립신계의 아무런 책임도 없는 반려가 아니란다.
지금 499주우주에서도 12개 밖에 없는 최고위 창조신성을 가진 최고위 창조신계의 신계주신대리이며 차후 대신족과 종족전쟁의 전력의 핵심이 될 차원신계의 서열 2위이지.
그 위치는 창조신계에서도 높기에 약간의 방심이나 낙관도 치명적이란다.
‘창조신의 군세’라는 절대 권능을 가진 차원의 마도신의 자격을 의심할 자는 주신장이 된 이상 이제 없으나 신계주신대리인 네가 겨우 상급주신이라는 것이 문제이지.
적어도 예비창조신이라면 이렇게까지는 안했을 것이지만 위에서도 어쩔 수가 없겠지.
그래도 전능신족이라고 기회를 주자고 즉각 해임은 면하게 한 모양이니 다행이다.
창조신장은 최고위 창조신계의 신계주신을 대리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겨우 상급주신인 너의 힘을 믿을 수 없으니 증명하란 뜻이란다.”
“아-!”
가이아나의 입에서 놀람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 정도까지 설명했는데 모른다면 바보였다.
신계주신의 힘이 중급 창조신을 능가하는데 신계주신대리가 상급 주신이라면 말이 안 된다.
당연히 신계가 제대로 운영이 될 리가 없으니 다른 예비 창조신급의 강자와 교체하라는 완곡한 명령이었다.
물론 자신보다 강한 주신은 현재 신계내부에서는 없으니 외부에서라도 임명하란 뜻이었다.
전지의 성은 정말 곤란한 표정으로 결론을 내려주었다.
“네가 신계주신대리에서 자진해서 물러나거나 예비 창조신과 동격의 힘을 가졌음은 증명하란 소리이기도 하지.”
“아아아-! 어떻게 하지요?”
처음 직접 당해보는 시련에 공황에 빠지려는 가이아나를 보면서 전지의 성은 이제 정말 골치가 아파왔다.
자신이 마신왕이면서 여기의 신계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성마신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신계주신대리가 전능신족의 가이아나이기 때문이다.
신계주신대리의 오리진으로서 손님대접으로 있을 수 있는데 만약 가이아나가 서열 3위가 되면 반드시 나가야 했다.
새로운 신계주신대리가 마신왕이 머무는 것을 용납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고위 창조신계의 도움으로 몸의 숙련도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 지금 쫓겨나면 곤란하다.
아니 지금 치료중인 전능신족의 여주신들의 처지도 위험했다.
여주신들이 모여서 남주신의 힘을 올려주는 ‘헌신서약’은 예비 창조신에게도 어느 정도 통한다.
신력의 상승이라면 목숨조차 아끼지 않는 499주우주의 투신들이 물불을 가릴 리가 없다.
여기 차원의 마도신은 창조신이 되어 이미 아무 관심도 없지만 새로 오는 예비창조신이 가만히 있으리라는 보장은 절대로 없었다.
‘여기서 치료를 받고 싶으면 헌신서약으로 대가를 지불하라는 상황이 당연히 오겠지.
그건 안 되지만 거부하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할 여력이 현재 전능일족에게는 없다.
그렇다고 지금 쫓겨날 수는 없지.
진리대리로 이계로 파견을 가면 차원의 마도신이 언제 돌아올지 몰라.
그럼 일족의 부흥도 상당히 지체가 된다.’
차원의 마도신이 이계에 파견이 가서 없고 신계주신대리가 자신과 전능신족의 여주신들을 신계에서 나가라면 버틸 도리가 없다.
전능일족의 오리진이나 마신왕인 자신과 아무런 직위나 일을 하지 않고 치료에 전념 중인 여주신들이라는 약한 입장이 문제다.
주인이 공석이니 손님은 나가달라는 말은 합리적이기에 피할 도리도 없었다.
상황을 알았지만 어떻게 할지 몰라서 허둥대는 가이아나에게 오리진인 전지의 성이 앞으로의 진로를 알려주었다.
“예비 창조신을 네가 하나 잡거나 지금 신계를 이끌고 예비 창조신이 이끄는 신계와 주신전을 벌려서 이겨야 한다.
이것이 최소한의 조건이란다.”
“!”
다짜고짜 나오는 결투와 전쟁의 이야기에 가이아나는 정신이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진행과정이 술술 나오고 있었다.
“네가 전능일족이지만 상급주신으로는 예비 창조신은 어림도 없으니 만만한 예비 창조신계를 찾아보자.
여신혈맹의 여주신들과의 과거 원한과 최고위 창조신성 소유권으로 인해 시비가 많이 걸려온다고 하니 이럴 때는 다행이구나.
아무나 골라잡아도 되겠네.
그리고 여기는 주신들이 강력하니 주신전 쪽이 승산이 더 있으니 그쪽으로 마음을 다져라.”
물론 주신들이야 강력하기는 한데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다.
더구나 자신의 신계주신대리 자리를 위해 싸워달라고 하면 나설 성향들은 절대 아니다.
‘절대로 대가없이 싸울 성격들이 아닌데 어떻게 돕게 하지?’
그런 그들을 이끌고 주신전을 벌리라니 가이아나의 눈앞이 깜깜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전지의 성은 그런 가이아나의 표정을 보면서 전혀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는 표정만을 지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