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계(異界)와 허계(虛界) -->
여신혈맹의 여주신이든 정령주신이든 결코 정상적인 신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신계관리주신의 위치를 유지할 수 없다.
신족은 정통적으로 남신이 강한데 그런 남주신들을 학살하다시피 처리하고 승리한 여신혈맹을 현재의 주신계가 받아들일 리가 없다.
신계를 잃고 패배하여 정령계로 보내진 정령주신들도 마찬가지인 입장이다.
질서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는 과거의 강자들을 현재의 강대한 투신들이 인정할 리가 없는 것이다.
새로운 신계주신으로 정상적인 예비창조신이 오게 되면 기존의 공로가 있으니 쫓겨나지는 않겠지만 지금처럼 지배층으로 있지는 못한다.
‘외면이나 모독을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겠지.’
다행히 여신혈맹의 여주신들이나 정령주신들도 상황은 아는지 주신계로 가지도 않는다.
차원의 마도신이 행성과 신계를 통째로 주신계 옆으로 옮겨와 주신계의 고위신들과 친분을 맺을 절호의 기회인데도 서로 모르는 척 외면하고 있다.
‘주제파악을 하고 있다는 뜻 일까나?
동등한 주신으로는 상대도 안 해 줄 것이 당연하니 신족들 중 최정예와 지배층들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교류는 고사하고 꼼짝도 못하고 있네.
이런 곤란한 입장이니 이들도 가이아나 외에는 다른 신계주신대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지.’
그래서 지금 가이아나가 하는 여주신들이 자신을 돕게 하려는 생각은 쓸모가 없었다.
자신들을 안 좋게 보고 처분을 하려고 노릴 새로운 신계주신대리가 못 오게 하려면 도울 수밖에 없다.
허나 쓸데없는 고민이라도 하면 할수록 현명해진다.
과거 진리와의 전쟁 외에는 험한 상황을 거의 경험하지 못한 가이아나에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선을 주신전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완공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하아-! 정말 저렇게 만들었네.
도대체 신계주신이 자기 신계에서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네?
주신전이 완전히 별개의 전투요새잖아?”
신계 안에 또 다른 신계가 존재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광경이 거기서 벌어지고 있었다.
하늘 높이 솟아있는 우주수들이 주신전 전체를 수호하듯 둘러싸여 있고 거기서 생산되는 막대한 정기를 바탕으로 끝없이 차원방벽을 만들어낸다.
그 방어막은 접근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분쇄하고 있다.
고위신은 고사하고 주신조차 감당이 안 될 정도의 위력이었다.
‘차원장벽의 무한 중첩이라?
어지간한 주신이라면 접촉하는 순간 갈기갈기 찢겨지겠네.
거기에 아무리 보아도 정령계의 유격화산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아.
말 그대로 철벽이자 건들이면 반드시 죽게 되는 극독을 함유한 방어인가?
철저히 보호되는 자기 신계 안에서 도대체 왜 저런 것을 주신전에 설치하지?’
더구나 우주수들의 생장에 따라서 수없이 신력패턴을 바뀌어서 해제가 불가능하고 강제 돌파를 하려면 수없는 차원돌파의 충격으로 창조신이라도 치명상을 각오해야 했다.
차원의 마도신이 자랐다고 하는 대수림의 대공동처럼 자연적인 것이 아닌 철저하게 외부의 침입을 배제하는 살기어린 방어막이었다.
그리고 들어가는 길은 오직 정문뿐이고 거기에는 문대신 거대한 검은 마력을 내품는 마신전이 위치하고 있었다.
둥근 반구형의 천장을 가진 신전대신 뾰족한 첨탑만이 가득한 마신전 위로 나른한 표정을 한 여마신이 바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시선 끝에는 심상치 않은 마력을 보유한 마신들이 모두 무릎을 꿇고서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는 100명에도 미치지 못하나 그 전력은 엄청난 것이었다.
마신계에서도 명문일족으로 소문난 전율마신족과 진군마신족의 원로들이기 때문이었다.
흉폭한 마신이면서도 워낙 오래 살아서 삶과 권력에 미련을 버리고 힘만을 추구하여서 현역은 아니나 일족의 숨겨진 힘과 같은 그들이다.
‘본래 일족의 명운이 걸린 일이 아니면 나서지 않는 것이 원로들이 전부 왔네.
재생된 소환신이라는 제한이 있어도 영향력은 아직 이상이 없었을까나?
아니 전율의 진군이 소멸하자마자 일족이 기우니 더욱 강해졌겠네.’
전율의 진군이란 일족에서 다시 나오기 불가능할 정도로 불세출의 마신이 재생을 하고 부르자 원로들이 전원 소환에 응답했다.
전율의 진군이 대신족의 주신과 공멸하여 사라진 뒤로 다시 2개로 나누어지고 약화 된 최악의 상황에서 다시 돌아왔으니 당연했다.
그리고 이곳의 신계 상황을 듣고서 바로 충성맹세를 한 것이다.
비록 현역은 아니나 최정예나 다름없는 원로들이 전부 빠져나갔으니 지금 전율마신족과 진군마신족이 어떤 상황인지는 확인을 안 해도 알 수 있었다.
‘벌집을 쑤신 듯 동요하고 있겠지.’
그리고 지금은 원로만이지만 서서히 현역들도 옮겨올 것이다.
오랜 세월 일족을 위해 살아온 원로들의 영향력이란 것은 지배자들이 무시할 수 없다.
정예들이 대부분 원로들의 제자이거나 후계자, 혈연관계다.
그러니 지금의 각 일족의 지배자들도 전율의 진군에게 고개를 숙일 확률이 더 높았다.
누구도 불가능했던 2개 명문일족의 종족권능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전율의 진군의 강함은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면 2개 최상위 마신일족이 신계에 포함되는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마신왕계가 직접 나서는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는데 전율의 진군은 전혀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전율의 진군. 정말 여기에 다시 전율마신족과 진군마신족을 전부 옮겨올 생각인가?
최고위 창조신성이면 누구라도 욕심을 낼 것이지만 창조신계도 가만있지 않을 것인데도 할 건가?
과연 어디까지 할 생각인지 모르겠네.’
마신족 출신의 신계관리주신이 저렇게 대놓고 세력증강을 하는데 신족이라고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가이아나와 같이 신계자아의 도움으로 신계의 정세를 확인하고 있었는데 이건 무서울 정도였다.
여신혈맹의 여주신들을 주신계는 외면했지만 악명도 큰 재산이다.
과거 주신전쟁에 살았다면 이름을 모르는 신이 거의 없을 지경이니 과거의 강함을 기억한 많은 투신들이 모이고 있었다.
그리고 과거에 흩어졌던 그녀들의 세력들도 다시 집결을 하고 있었다.
최고위 창조신계라서 정기문제와 자리가 모자라서 거부할 필요가 전혀 없으니 마구 흡수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었다.
‘최소한 상급주신의 신계전력이 적어도 10개 이상 생겨나고 있어.
이것만으로도 최고위 창조신계와 비등할 정도다.’
과거 주신전쟁의 원수와 마찬가지인 여신혈맹이 저러니 정령주신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신체를 최고위 창조신계의 도움으로 거의 최상으로 복구하고 원래의 전력을 급속도로 되찾아 가고 있었다.
거의 신계주신 출신들이라 과거의 세력까지 어떻게든 모아서 세력을 증강하고 있었다.
여기에 마도신 로키나가 신계전멸요새라는 거대 인공 괴수신들을 마치 찍어내듯이 만들어내고 있는데 질릴 정도다.
혼자서는 아무리 신계주신의 권능을 강화한 이면주신의 마도신이라고 해도 불가능하겠지만 도와주는 정령주신들의 숫자가 워낙 많다보니 하루에 하나씩 만들어내는 식이다.
그 덕에 성벽대신 정령주신들의 거주 지역을 호위하듯이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인공 괴수신들을 보니 머리가 찌근찌근 아파왔다.
‘하나 둘도 골치가 아픈데 저렇게 많으면 나도 어쩔 수가 없어.
더구나 인공신계의 기능까지 포함이라니 말도 안 되는 것을 만들어내고 있어.
아니 저 정도면 거의 대량생산인가?’
저번에 전율의 진군과 힘을 겨룰 때 저 인공 괴수신들을 보고 놀랐다.
자신에게는 큰 문제는 아니지만 주신들이라면 때리다가 지칠 정도로 막대한 생명력과 방어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계파괴에 특화되어 있는지 스치기만 해도 신계가 박살이 났다.
단 2개체가 하루 만에 신계의 절반을 초토화시킬 정도의 성능이었다.
그런데 만약 정령주신들이 탑승해서 인공신계로 권능을 강화시키고 저 많은 수가 전부가 날뛰면 정말 이 신계는 바로 멸망이었다.
‘그러나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이 아니야.
도대체 어디에 있지?
신계주신의 직속세력이라고 신계자아조차 파악을 금지시켜놓다니 이런 경우는 처음 보네.
자기 신계에서 친위세력을 철저하게 숨기다니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지?’
차원의 마도신의 직속세력인 500주우주의 과거 오리진들과 주신급신들의 위치가 확인이 안 되었다.
더구나 이번에 주신전에 공을 세워 받아들인 초월자출신의 하급신들도 대부분 당연하다는 듯이 차원의 마도신의 직속세력이 되어서 행방이 묘연했다.
90만이 넘는 하급신들이 차원의 창조신성에서 신계로 이동되었는데 위치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다.
즉 200명의 주신과 1,000명의 주신급의 신과 마신, 초월자들이 신계 내부에 있는데 마신왕의 감각으로도 확인이 안 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오리진의 자격이 있는 주신 200명, 최고위 마신성의 주신급 1,000명에 하급신 90만이 어떻게 이렇게 신계 안에서 감쪽같이 사라질 수 있지?
이 전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면 다른 여신혈맹의 여주신들이나 정령주신들은 문제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난 힘이다.
그런데 신계주신 대리인 가이아나는........’
찌근-! 찌근-!
이제 정말 농담이 아니고 머리가 아파지고 있었다.
전능신족의 상급 여주신이고 과거의 창조신이라서 개인적으로는 당할 여주신은 없다.
허나 세력까지 합친 전력은 정말 이들과 비교해서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전력은 과거 주신급의 태초의 투신들 100명이 전부인데 그것도 충성도 아니고 여신혈맹이나 정령주신에게 붙을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이쪽이 된 상황이군.
상황이 바뀌면 어찌 될지 몰라.
이러니 도저히 가만히 내버려 둘 수가 없어.
이건 철없는 딸을 둔 어머니가 된 것 같아.’
갑자기 마신왕이 된 신체의 적응에 최고위 창조신급의 신계가 더없이 좋아서 체류를 하고 있지만 이것이 진짜 이유였다.
전능일족의 하나밖에 없는 상급 여주신이 최고위 창조신계의 신계주신대리로 있는데 정말 불안하기가 짝이 없는 것이다.
저 성격상 평화로운 신계라면 상관은 없는데 여기는 절대 평안과는 거리가 멀었다.
서로가 상대를 향해서 끝없이 전력을 높여가고 있으니 언제인가는 터질 것이다.
그 와중에 가이아나가 무사할 리가 없다.
반란 진압은 고사하고 자신의 목숨도 챙기기 힘들 것이다.
‘신족으로서 착한 성향도 나쁜 것이 아닌데 여기 신계가 워낙 폭발직전의 화산과 같으니 가이아나도 어떻게든 전력을 증강시켜야 해.
여기서 조금이라도 약한 모습을 보이면 먹힌다.’
이런 상황이니 창조신계가 이미 신계주신대리인 가이아나에게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했다.
본인이 강해도 세력이 없다면 조직관리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개인의 머리와 권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말을 따르고 호응해줄 세력이 없다면 결코 조직의 수장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지지하는 세력이 거의 없는 수장이 무능하다는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신계주신이 이계로 파견을 나가면 신계관리주신인 가아아나에게 직속세력이 거의 없어 내부 반란 및 위기에 잘 대응할 수 없다는 점이 치명적으로 작용을 한 것이다.
방금 전에 예비창조신을 하나 잡거나 예비 창조신계를 이기면 된다고 한 것은 극단적인 방법이고 실제로는 내란을 진압할 힘을 보여주면 된다.
‘주신도 소중한데 정상적으로 신계주신대리를 맡을 예비 창조신을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지.’
혼자서 안 되면 단독으로 신계주신대리를 수행할 수 있는 강한 세력을 갖추라는 것이 숨겨진 해답이다.
‘창조신계는 아무래도 전능일족이 여기에 전력을 투사하여 정상화를 돕는 것을 바라는 모양이야.
허나 전능신족이 명문일족이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주신들이 봉인과 수련 중이라서 당장 활동이 가능한 것은 자신과 전능의 휘밖에 없다.’
물론 정상적인 몸 상태를 되찾으면 자신만으로도 충분했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마신왕과 창조신이 다른 신계에 아무런 명분이나 대가없이 참전하면 가혹한 징계가 따른다.
용병전투에 참전하는 막대한 대가는 창조신이나 마신왕이나 똑같이 중요 했다.
본인들의 신계운영에 막대한 도움이 되니 그 질서를 어지럽히는 공짜로 참전하는 짓을 용납하지 않는다.
동맹이라도 주변이 납득할 만한 대가는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일족의 도움을 못 받으면 가이아나는 결국 혼자가 된다.
이러니 가이아나의 유사시의 대응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떨어진 것이다.
자신이 객관적으로 생각을 해도 당장 내전이 벌어지면 가이아나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적극 지지해줄 신계주신이 있다면 모를까 부재중이라면 신계주신대리로서 실격이다.
‘서로 각자의 세력이 나뉘어져서 내전 직전인 여기서는 자신만의 세력이 중요해.
신계의 분위기가 이러니 저 강력한 차원의 마도신조차 계속 양보와 침묵을 하면서 자신의 친위세력을 늘려왔겠지?
주신전을 완전히 요새로 만드는 이유도 이제 알 것 같아.
내전이 벌어지면 전략 지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야.’
신계도 전쟁직전이고 신계주신도 준비를 하고 있으니 이미 해답은 나와 있었다.
차원의 마도신은 본인의 친위세력을 당당하기 만들기 위해서 각자의 세력을 만드는데 모든 제약을 풀었다.
마신족인 전율의 진군조차 저렇게 떳떳하게 친위세력을 끌어들이는데 신족인 가이아나가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창조신계의 의사에 말려드는 것 같지만 이제 여기는 포기할 수 없다.’
자기 스스로 해결방안을 찾느라 정신이 없는 가이아나를 잠시 쳐다보다가 자신의 뒤에 서 있는 여주신들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전능일족의 여신들에게 오리진으로서 명령한다.
모든 봉인된 전능신족의 여주신들을 깨우고 여기로 소속시켜라.
가이아나의 직속으로 배속시킨다.
이유는 이제 알려주겠다.”
“!”
깜짝 놀란 가이아나와 여주신들의 표정을 쓱 흩어보고 다시 시선을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마신왕의 살기와 투기를 일으켰다.
그러자 불가해의 8시조를 익힌 성마신이며 마신왕인 자신조차 전율시킬 여마신이 그것을 느꼈는지 자신을 향해 살기와 투기가 가득어린 미소를 지었다.
여신혈맹의 여주신들도 알았는지 각자 투기와 권능을 올리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정령주신들의 거대 인공 괴수신들도 반응을 하면서 각자 괴성을 지른다.
그 머리 위에는 이미 정령주신들이 서서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또 언제 손을 대었는지 각자의 거주지에서 성벽이 돋아나고 방어 장치의 모습이 들어난다.
반짝이는 대신전만이 가득 찼던 화려한 신계가 살벌한 전쟁요새로 변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벌서 2번이나 박살이 나더니 아예 요새로 신축을 해버렸네.’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변형을 보이는 것은 주신전이었다.
차원방벽을 형성하고 있는 우주수의 주변으로 검은 벽돌모양의 마력체들이 떠오르면서 입체적으로 구성된 마법진을 구현한다.
그 마력진에서 풍겨져 나오는 느낌은 지독한 살기와 투기였다.
마신왕인 자신조차 건들면 죽는다는 감이 물씬 풍겨올 정도의 강력한 마력이었다.
그렇게 갑자기 돌변한 신계의 모습에 쳐다보던 가이아나와 여주신들이 기겁을 했다.
“에?”
방금 전까지 평화로운 신계에서 마신왕이 살기를 일으키자마자 순식간에 전쟁직전의 최전선의 요새로 바뀌었다.
전지의 성은 예상대로의 반응에 어처구니가 없으면서도 저절로 마신으로서 미소가 떠올랐다.
하극상과 배신이 일상인 마신계도 이렇게 철저하고 빠르게 전투요새로 전환되지 않는다.
전투준비태세에 점수를 매긴다면 최고 만점이었다.
이제는 신계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여기는 전쟁터의 한복판이었다.
“호홋-! 정말 좋은 전장이네.
보상이 너무 좋으니 위험해도 감수해야지.’
잠시 웃다가 살기와 투기를 거두고 가이아나에게 말을 했다.
전능의 휘가 창조력이 믿을 만 했다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도저히 몇 만 년을 기다릴 여력이 없었다.
‘마신왕이 되자마자 보이지 않는 견제와 압박이 심각해진다.
파악이 되자마자 달려들어 오겠지.
시간이 없어.’
차후에 위협적인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암수와 음모는 마신족의 기본이다.
전능일족은 영웅신인 자신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전력이 없다는 점이 약점이다.
이 약점에 확신이 생기면 철저히 노리고 본격적으로 달려들어 올 것이다.
그러니 다른 마신왕이 함부로 덤빌 수 없을 정도의 세력을 빨리 복구를 해야 했다.
최고위 창조신성의 신계에서 모든 전능일족의 여주신들이 회복하여 자리를 잡는다면 어떤 마신왕도 무시하지 못한다.
전능의 휘에게 맡기면 수십만 년을 걸려도 힘든 일을 여기서는 초단기간에 끝낼 수 있다.
그러니 목숨을 걸기에 충분했다.
가이아나에게 단 하나의 장난기도 없는 엄숙한 어조로 명령했다.
“전능일족의 여신들은 여기서 승부를 보아야 하겠다.
전능일족의 상급 여주신인 너도 죽음을 각오하고 물러서지 마라.
반드시 신계주신대리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
갑자기 신계주신대리의 자리에 목숨을 걸라고 하자 창백해진 가이아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알 것 같았다.
자신도 모르는 새 신계는 이렇게까지 변했다.
그렇다면 자신도 변해야 한다고 납득을 했다.
그리고 치료를 받기 위해 온 같은 일족의 여주신들에게 들은 일족의 상황은 언제나 외줄타기처럼 위태로웠다.
오히려 변방의 독립신계에서 지낸 자신이 편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서 신족으로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마신족까지 되어 일족을 위해 희생해온 자신의 오리진에게 깊숙이 고개를 숙여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