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계(異界)와 허계(虛界) -->
그리고 모처럼 서열을 올릴 좋은 기회라고 노렸다가 황당한 상황에 처하게 된 관리주신들의 고민은 너무나 심했다.
보고를 미루고 상대방의 신계를 조작해서 반송을 시키려 시도 했다가 역공을 당해 모든 신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니 내용을 바꿀 수도 없었다.
주신장이 직접 호출하기 전에 보고를 해야지 그나마 신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아무리 조금 방해를 받았다고 다짜고짜 전쟁이라 제정신이 아니군.’
그런 공통적인 생각을 하면서 주신전으로 황급하게 이동하고 있었다.
창조신계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창조신장에게 보고를 해야 할 관리 창조신도 고민이 깊었다.
주신계에서 하극상에 따른 주신전의 발생은 이제까지 많았다.
물론 서로 공식석상에서 주신장간에 서로 모욕을 하거나 휘하의 투신들이 죽거나 소멸되는 일이 원인이다.
그러나 업무협조 및 방해가 원인으로 생긴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막자니 하극상은 중죄다.
대신족과 종족전쟁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자와 정예군대와 같은 절대적인 규율이 필요했다.
정식 보고가 된 이상 강자위주의 499주우주의 지침에 의해서 넘어갈 수는 없었다.
‘초임 상급자 길들이기에 대응하는 군기 잡기인가?
드문 일이 아니지.
하지만 상대를 보아서 해야지.
차원의 마도신은 다수로 압박한다고 굽힐 성향이 아니야.
500주우주와 전투를 벌였던 경과를 보면 이렇게 반응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역시 관리주신들이라서 너무 정석적인 관행에만 매달리는군.
그런데 자신을 제외한 2위부터 10위까지 전부를 대상으로 잡다니 심하군.
자신감이 넘치는군.
아니면 이럴 수밖에 없는 상황인가?’
차원의 주신계에서 보고된 공문 내용을 다시 읽어보고 결국 그대로 보고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차원의 마도신에 대한 성향은 500주우주와의 정령계 방어전으로 창조신계에서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그러니 휘하 주신장들의 군기를 잡으려는 의도가 확실하니 추가적인 보고내용은 없었다.
다만 주신전이 벌어질 경우의 예상피해를 첨부를 할 뿐이다.
500주우주와 전투에서 얻은 자료로 차원의 마도신의 권능과 능력을 예상해서 2위와 10위의 합동 주신전에 대한 예상결과를 도출을 해낸다.
“........”
잠시 후 관리 창조신은 할 말을 잃었다.
아무리 서열 1위의 주신계라고 하지만 결국 2위와 3위가 전력을 합치면 열세다.
그런데 9개 주신계의 합동 전력이 차원의 마도신이 이끄는 1개 주신계 전력에 완전히 박살이 난다는 결과가 나왔다.
과정은 차원의 마도신의 권능을 고려하면 무척 단순해서 예측은 쉬웠다.
먼저 예비 창조신들을 ‘창조신의 군세’로 승급시킨 차원의 마도신이 차원의 권능으로 각 주신계를 전격전으로 타격을 했다.
비록 정식 창조신은 아니지만 창조신의 신격을 가진 예비 창조신들이 34명이면 엄청난 전력이다.
그래서 다른 주신계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주신장과 일부의 예비 창조신들만이 후퇴할 수 있었다.
그렇게 차례차례 9개 주신계가 초토화되면서 완전한 승리를 하는 듯 했다.
그러나 아무리 차원의 권능이 기동력이 뛰어나고 광역으로 뛰어나더라도 근본적인 병력부족은 어쩔 수가 없었다.
점령은 가능하지만 제압은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차원의 주신계도 주신장들이 패잔병들을 끌어 모은 최후의 반격에 부서지는 정말 충격적인 결과였다.
비록 2만개가 넘는 주신계지만 종족결정전을 생각해서 엄청난 정기를 투자해서 만들어냈다.
겨우 이런 주신장들의 하찮은 감정과 서열다툼에 10개나 박살이 나게 할 수는 없었다.
아무리 499주우주이지만 위계질서 때문에 이 정도의 막대한 피해를 용납하지 않는다.
아직 정식 창조신이 아닌 주신장들이라서 그런지 어떻게 해야 상위 지배층으로 인정을 받는지 모르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혀를 차면서 보고내용을 수정을 했다.
“쯧쯧-! 쓸데없이 공멸이군.
막아야 하겠어.
그나저나 내가 결과를 내놓고도 못 믿겠어.
설마 대규모 군세를 이끄는 차원의 마도신이 이 정도의 위력이라니?
정말 개인적으로는 주신장이지만 종합적으로는 최고위 창조신과 동급인가?
이러면 주신장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군.
여기까지 감안해서 보고를 하면 좋겠어.
찾아가야 하나?
아니 주신장전이 벌어지기 전에는 돌아오시겠지.”
아직 창조신장님과 고위 창조신들은 절대계와 주우주의 경계로 긴급 소환되시고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대부분 업무를 자신이 대신 처리를 하고 있었다.
평상적인 업무는 쉽게 가능한데 이런 험악한 전쟁의 결정은 무리였다.
창조신계에서도 이런 일은 무척 드물다.
주신계는 끝없는 경쟁사회이지만 창조신으로 직위가 올라가면 다르다.
창조신이면 이미 어느 정도 흔들리지 않을 자리와 권위를 가지고 있고 오리진으로서 일족까지 거느리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리고 창조신계는 서로 각자의 일족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이 주된 임무이다 보니 이런 일로 전쟁이 벌어지지 않고 간단한 영역구분과 조율로 끝난다.
무엇보다 창조신계는 통합 창조주님으로 계시는 진리님이나 499창조주님에게 받은 지시사항을 처리하기도 벅차기에 싸울 여력도 거의 없다.
그러고 보니 진리님에게 받은 파견지시 공문에 따른 하달 공문이 자연스럽게 생각이 났다.
‘진리께서 차원의 마도신을 이계로 파견을 보내라는 지시가 떨어지기는 했는데 자세한 내용은 내 신격이 부족해서 잘 모르겠으니 문제로군.
차원의 마도신이 이계로 파견을 가니 주신계의 대리를 임명하고 최고위 창조신계급인 차원신계도 겨우 상급 주신이 신계주신 대리를 하기는 곤란하니 새로 임명하라는 지시공문에 대한 응답은 없군.
어쩔 생각이지?
기다리던 대리를 임명했다는 응답공문은 안 오고 갑자기 주신전이라니 골치가 아픈 상대야.’
499창조주나 진리님께 받은 지시는 신격이 부족하면 내용 열람조차 곤란하다.
모든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창조신장님이 안 계시니 제목과 간략한 요약만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자연스럽게 처리를 하기 위해 밑으로 하달한 지시공문인데 관리주신은 중간보고도 없고 다짜고짜 전쟁이라니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었다.
이렇게 주신계의 관리주신들과 창조신계의 관리 창조신들을 곤란하게 만든 차원의 마도신도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전쟁 전에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들린 개인 신전에서 뜻밖의 상황을 만난 것이다.
자신이 이계로 파견을 가고 그 전에 시비를 걸어오는 다른 주신계와 주신전을 해서 기강을 잡겠다는 소문이 신계에 쫙 퍼졌는지 참가하겠다는 주신들이 찾아온 것이다.
물론 이계의 정령신들이 주축으로 몰려왔다.
나름대로 자신이 이계의 정령신들의 대표라고 생각하는지 천조대신(天照大神) 아마테라스가 앞으로 나서서 하는 말을 들어보니 어처구니가 없다.
겨우 엉덩이를 공개적으로 두들겨 맞은 정도로는 기가 죽을 리가 없는지 다짜고짜 당당하게 들어와서 하는 소리를 들어보니 가관이다.
“짐과 이들도 그대를 돕기 위해 이계로 가겠노라.”
“나를 돕기 위해 이계로 파견을 같이 가겠다고?
하필 지금 왜?”
계약한 정령신 주제에 충성은 고사하고 대가 없이는 움직이지도 않고 그것도 마음에 안 들면 방해까지 하는 양아치들이 갑자기 돕겠다고 나서는데 좋은 말이 나올 리가 없다.
그런 나의 못 마땅한 말은 완전히 무시하고 자신이 준비한 대답을 한다.
“계약자가 가니 계약한 정령신으로서는 당연히 함께 가서 도와야하지 않겠는가?
지극히 당연한 일이로다.”
“.......”
‘정령신이 정기를 주는 계약자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기는 아는구나.
그런데 그동안 그 짓을 했냐?
아무리 강제계약이었다지만 너무하지 않았는가?’
이계의 정령신들과 강제계약 이후 도움이 된 일이라고 하이엘프들이 배교를 해서 절반정도 처분을 할 때뿐이다.
그것도 신왕으로서 배교자를 용서할 수 없다고 스스로 날뛴 격이었다.
그 외에는 도움은 고사하고 수시로 방해만 되었다.
창조력의 보조만 아니었다면 계약해지를 심각하게 고민을 했을 것이다.
내가 황당해서 아무 반응이 없자 추가적으로 하는 말도 기가 막혔다.
“그대가 이계로 가는 이유는 보나마나 전쟁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힘이 필요할 것이다.
이계와 전투를 하는데 적극적으로 돕겠다.”
“........”
전쟁터가 아니라면 자신이 파견을 갈 리가 없다고 확신을 하는 어투다.
그런데 마땅히 부정을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이것들이 누구를 파괴신에 전쟁광으로 아나?
전투와 창조력 보조 외에는 도움도 안 되는 주제에 주신장인 나한테 할 소리냐?
이번에는 전쟁으로 끌려가는 것 아니거든?
진리대리로서 확실한 지배층이자 관리자로서 가는데 너희들이 무슨 필요야?
하지만 곤란하네.
나도 전쟁으로 해결할 생각만 하니 문제이기는 하지.’
자신이 이계에 진리대신 파견을 간다는 사실조차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았다.
자신의 역할을 미래의 자신인 회색의 절대자는 방관이라고 하니 아직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주신장전은 방어는 고위신들에게 맡기고 자신과 예비 창조신들이 차근차근 하나씩 박살을 내면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이들로 인해 진리대신 이계로 파견을 가야하는 현실을 깨닫자 걱정이 밀려왔다.
‘차라리 진리대신 이계를 박살내라고 했다면 좋다고 날뛸 것인데 나보고 뭘 하라는 거야?
발전을 시키는 것인가?
다 망해가는 이계를 어떻게?
무엇보다 이계가 진리에게 준 영역에는 신은 고사하고 지성체조차 하나도 없어.
영역의 경계선은 철저히 봉쇄하고 있으니 유입도 거의 불가능해.’
이계에서 행동방침으로 고민에 빠지자 나름대로 자신들을 데려가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판단을 했는지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필요하다면 이계의 전쟁에서 우리가 선봉장이 되겠다.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우리를 여기로 추방시킨 신계의 신들을 처리하는 권한과 신계를 만들 수 있는 행성 하나씩이다.
지금의 계약자에게는 이 정도는 별 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 대신 계약자에게 덤벼드는 이계의 신들은 전부 죽여주겠노라.”
“.........”
‘전쟁파견이 아니라니까-!
그리고 말 잘한다.
결국 다 죽이겠다는 선언이냐?
그런데 그런 경우가 안 생긴다고 확답을 할 수도 없으니 문제로군.’
이계와의 전쟁을 아예 기정사실화하고 적은 모두 죽인다는 과격한 말이 나오자 배신선택(背信選擇) 메데이아와 이대신황(二代神皇) 여와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지만 입을 다물었다.
사정은 다르지만 각자 이계로 돌아가서 할 일들이 있었다.
본래 정령신계에서 탈주해서 바로 도망칠 생각이었겠지만 자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신계로 이들을 데리고 온 후에도 모여서 몇 번 이계로 돌아가려고 시도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제 완전히 포기를 한 모양이다.
누구나 나갈 수 있던 엉성한 출입문만 있던 과거와 지금은 사정이 너무 다르다.
이계로 가는 문은 바람가의 본가에 있다.
그것도 상상도 못할만할 전력들이 지키고 있다.
‘이계로 가는 문은 바람가의 본가의 수련장에 있었지.
잠그지도 지키지도 않아서 자유롭게 통행을 할 수 있지만 바람가의 오리진들이 문 앞에서 항상 수련을 하고 있어서 철통처럼 막혀 있다는 표현이 맞겠군.
바람가의 오리진님들을 상대로 이들로는 절대 강행통과는 무리지.
설사 운 좋게 통과를 한다고 해도 이계의 투신들이 주변을 방어막으로 막고 있다.
이 문과 이계의 투신들이 만든 방어선을 통과하지 않고 가는 방법은 차원의 권능뿐이다.
다른 방법은 시도조차 불가능하다.’
바람가의 수련장은 10중심급인 500만 이상의 바람가의 오리진들이 각자 수련을 하느라 모인 곳이다.
이들을 힘으로 통과할 수 없는 이상 남은 길은 진리에게 정식으로 허락을 받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정령신계에서 이계의 정령신들이 벌인 탈주극은 결국 헛짓이었다.
‘강행돌파는 10중심들이 힘을 합쳐도 불가능하다.
아니 이계라는 특성상 절대계와 주우주가 전부 힘을 합쳐도 모두 격퇴되겠지.
문 안에서 쳐다보다가 포기한 모양이군.’
이계의 정령신들은 강하지만 바람가의 오리진님들에게는 비교할 가치도 없다.
이들이 아무리 독종이라고 해도 덤빌 상대를 구분조차 못했다면 지금까지 살아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 완전히 포기했다가 내가 이계로 파견을 간다는 말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달라붙는다.
저번에 엉덩이를 쳐서 계약자에게 덤빈 벌을 준 뒤에 무조건 피하기만 하더니 다른 주신까지 설득해서 오다니 단단히 결심을 한 모양이다.
이계의 정령신들은 이계에 남겨놓은 일을 도저히 넘길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일이라는 것이 대부분 복수거나 분풀이니 문제지.
원래대로라면 완전히 무시를 하겠지만 혼자 가기에는 나의 상황이 안 좋다.’
주신장이 되고 차원의 오리진까지 된 자부심이 충만했던 처음의 상태라면 당연히 콧방귀를 뀌고 무시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계에 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으니 이계출신인 이들을 완전히 무시를 할 수 만은 없다.
하지만 이들이 바라는 기존 신계에 대한 대규모 복수와 전쟁만은 절대 안 된다.
그런 분탕질은 이계에서도 지배의 큰 축이신 진리에게 반기를 드는 것과 같다.
‘이계는 완전히 망하기 직전이라서 점령할 가치도 없다.
그래서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 진리 대신 지배자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도우러가는 것인데 너희들을 어디다 써?
무엇보다 진리의 대리인 나를 제외하고는 바람가의 본가영역을 넘어가기만 하면 이계의 신들이 아귀처럼 달려들 것인데 그들과 바로 싸우려고?
당연히 지지는 않겠지만 진리의 눈앞에서 지배하고 관리를 해야 할 이계의 신들과 바로 전투를 벌이라고?
무능력하다고 진리에게 처분당할 일이 있나?
그렇다고 혼자 가자니 나도 대책이 없네.
이들은 이계출신이며 신왕이고 최고위 신들이었으니 도움은 되겠지.
하지만 믿을 수가 있나?’
당연히 사고뭉치인 이들을 데려가는 것을 이성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본능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랜 용병신생활에서도 가장 믿을 만하던 승리를 위한 희생감수가 경고하고 있다.
이제까지 대부분의 승리를 이끈 권능이 이런 반응이니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감각대로라면 이들만이 아니라 이계에서 최대한 나를 도울 신들과 정기를 준비해야지 내가 살 수 있어.
영역에 아무것도 없고 이계의 지배층들의 방식도 아예 모르기에 지배에 도움이 절실해.
무엇보다 전쟁과 싸움이 아니면 이제 창조신으로서 내 판단을 온전히 믿을 수가 없어.’
이미 경솔하게 하위 주신계들과 전쟁을 하기로 결정한 자신의 문제점을 여러 가지를 발견했다.
지금도 느끼고 있는데 자신의 사회경험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용병신으로만 살다보니 이들의 말대로 전투 외에는 쓸모도 없고 다른 해결방법도 모른다.
하위 주신계와의 마찰의 해결방법도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을 것인데 바로 전쟁을 결정했다.
그리고 어떻게든 전쟁의 명분을 얻고 이기기 위해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했다.
전쟁 외의 해결방법은 아예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까지 이기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던 용병신이 아닌 창조신이면서 오리진이기에 부작용은 심각할 것이다.
그 원인은 자신이 그렇게나 바라던 창조신과 오리진의 특권 때문이었다.
‘창조신은 죽어도 주신으로는 신격이 떨어지지 않는다.
패배해도 직위는 인정되고 회복되면 다시 복귀한다.
거기에 오리진이면 독립영역까지 부여된다.’
이러니 기본적으로 창조신들은 서로 싸우면 거의 손해다.
용병신과 계약주처럼 다시는 안 볼 사이면 상관이 없지만 이기든 지든 계속 상대는 창조신의 직위를 유지하고 언제인가는 또 마주친다.
죽여도 타격을 받겠지만 언제인가는 주신장으로 복귀를 할 것이고 주신계 영역조차 연관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계속 같이 일을 해야 했다.
이런 피할 수 없이 같이 일해야 하는 상대에게 마음에 안 든다고 마구 전쟁을 벌인 안 좋은 결과는 이미 직접 보기까지 했다.
‘내 미래인 회색의 절대자가 10중심의 일만이 아니라 회색의 영역에서 벌인 전쟁을 보면 알지.
지금의 나처럼 부하들의 하극상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전쟁을 벌였지.
그러나 그것이 결국 자기 영역이고 책임이니 진리에게 혼이 나기 전에 정상화하기 위해 후속조치가 끝도 없이 들어가고 있어.
분풀이를 한 대상이 결국 자신의 책임이기에 상위 지배층이 된 이상 전쟁만으로는 안 돼.
그런데 전쟁 외에는 지금 내가 기껏 가능한 것이 과다한 보상으로 호감을 사는 것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군.
이번 주신전도 위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유추하면 끔찍하군.
이걸 어쩐다.’
차원일족의 오리진의 자격을 가진 서열 1위의 주신장으로서 주신전을 하겠다는 순간에는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이계에서 진리의 대리라는 측면으로 생각해보니 자신이 얼마나 성급하고 부족한지 절실히 깨닫고 있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